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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도시학교서 되레 전학 와요"

매년 25교 선정, 7억 원씩 지원
원어민 수업, 시설개선 등 변신
학생수 8%, 1학년 22%나 증가


12일 창신초 (교장 윤석찬·6학급) 2학년 교실. 4교시는 전교생의 생활영어를 책임지고 있는 윌리엄 마크(35·미국) 교사의 시간이다. 아이들의 영어 이름이 적힌 카드를 주고받으며 영어로 부르고 대답하는 것이 꼭 노래를 부르는 듯하다. 마크 교사는 매주 재량 1시간에 1∼6학년 생활영어를 가르치고, 3∼6학년 정규 영어수업 때는 영어 초빙교사와 팀티칭을 하는 보조교사로 활약하고 있다.

바로 옆 1학년 교실에서는 가야금 수업이 한창이다. 경기도 국악협회서 나온 강사의 지도로 현을 뜯는 아이들의 솜씨가 제법이다. 가야금 외에도 3∼6학년은 국악분야 특기적성교육으로 주2시간씩 풍물, 정가(시조창), 단소를 경기도립 예술단원 등에게서 배운다.

창신초는 체계적인 영어, 국악교육을 위해 현재 특별교실인 국악실과 어학실을 짓고 있다. 윤 교장은 "이밖에 컴퓨터, 연극 강사 등 8명의 외부강사가 특기교육에 나서고 있다"며 "교육 문화적 소외감을 벗어내고 사교육 경감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창신초는 통학버스 운행, 인라인 스케이트장·생태연못 조성, 교실 리모델링, 교육기자재 확충 등 '하드웨어'도 업그레이드했다.

그 결과 분교 위기로 치닫던 학교가 되살아나고 있다. 2000년 111명이던 학생이 지난해 85명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70여명이 될 처지였지만 학교의 '대변신' 소문이 퍼지면서 학생 수가 올해 100명으로 급증했다. 전년보다 1학년 신입생이 5명 늘고 도시에서 전입한 학생도 10명(전출생은 2명)이나 된다.

올 3월 평택시내 평택초에서 전학 온 2학년 지혜미 양은 "엄마가 이곳이 좋다고 하셔서 왔는데 시설도 훨씬 좋고 배우는 것도 더 맘에 든다"고 말했다. 역시 평택초에서 전학 온 문혜림(5학년) 양은 "예전엔 아빠가 등하교를 시켜주셨는데 이제는 통학버스가 있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커 가는 학교를 보며 그간의 몸 고생, 맘 고생마저 털어버렸다. 송기덕 교무부장은 "예산이 없어 평소 마음으로만 그쳤던 다양한 교육을 실제로 하게 되고 좋은 환경을 마련해 준 데 희열마저 느낀다"고 말한다.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변모한 창신초. 그런데 이런 성공은 지난해 '소규모학교 지원사업 추진교'로 함께 선정된 도내 24개 초등교도 거둔 일이다. 지난해부터 경기도, 시·군, 교육청이 공동추진하는 소규모학교 지원사업이 교육 내실화와 신입생 증가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사업 원년인 지난해 9월에는 도내 소규모 초등교(읍·면 소재 6학급 이하) 25곳을 선정, 교당 6억 7100만원씩 모두 167억 7500만원을 지원했다. 예산은 도가 50%, 시·군이 30%, 교육청이 20%를 부담했다. 지원교는 367개 소규모 초·중학교 가운데 도선정위원회가 학교의 발전가능성, 프로그램의 충실도, 학교공동체의 실천 의지를 주요 요소로 평가해 선정했다.

이에 각 학교는 원어민을 채용해 외국어교육에 나서고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해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펼치는 한편, 다목적 학습관을 건립하고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등 학교교육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를 탈바꿈시키고 있다.

화성 청원초는 유치원생, 초등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원어민 영어교육은 물론 외부강사가 방학중에도 3∼6학년에게 일본어·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또 김포 금란초는 겨울방학 중 2∼6학년을 대상으로 수학공부방을 운영하고 용인 남곡초 등 6개교는 미니 골프연습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25개 학교 전체 학생 수는 지난해 9월 3249명에서 지난 달말 3501명으로 7.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학년 신입생은 지난해 443명에서 올해 539명으로 21%, 병설 유치원생은 387명에서 453명으로 17.1%가 증가해 도시 이탈현상이 역전된 것으로 분석됐다.

도와 교육청은 이 달 말 5개 중학교를 포함해 2차 년도 지원교 25곳을 발표하는 등 2006년까지 매년 25개교씩 총 100개교를 선정해 모두 671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 학교에는 특기적성강사료, 통학차량 유지비 등으로 매년 7600만원씩의 운영비를 2006년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들 학교는 2006년 이후 사업이 완료되면 운영비 지원이 중단될까 우려하고 있다. 창신초 윤석찬 교장은 "현재 추진 중인 교육활동은 중단될 것이고 학교는 다시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운영비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가능성 있는 학교에는 계속 지원하도록 도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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