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스킬은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이다. 지난 호에서는 인공지능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인류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스킬의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감성 영역과 관련성이 높은 소프트 스킬 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교육은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라고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까지의 교육활동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의 기억력에 비중을 두는 지필평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다. 그래서인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가 공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으 로 표현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습된 지식이나 정보를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라는 의미의 소프트 스킬이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 스킬이 인공지능시대 교육의 핵심역량 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표현해주는 자료가 있어 소개하면 <그림 1>과 같다.
X축은 지식 기반의 정보를 표현하는 축으로 인지(intelligence)라 표현하기로 하고, Y축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오감을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각성(alertness)을 감성이라 표현하였다. 먼저 X축을 비교해보면 알파고 제로나 소피아와 같은 인공지능 이 인류(humans)를 이미 앞질렀음을 보여주고 있고, Y축과 관련된 감성 영역에서는 인류·반려동물·식물·스마트폰의 Siri·인공지능의 순으로 인류의 경쟁력이 아직까지는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프트 스킬은 미래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이다
경험과 체험을 강조하는 학습활동에서는 인지적(Cognitive)·정서적(Affective)·심 동적(Psychomotor)으로 구분하여 행동목표를 제시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스킬과 의 관계를 정리해보면 <그림 2>와 같다.
신체적 역량(A)은 신체의 손이나 발 등과 같은 운동기관이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성향의 강약에 따라 정서적 역량과 인지적 역량의 연계 아래 이루어지는 의식적 행동(④+⑥+7)과 그러하지 않은 무의식적 행동(①)으로 구분하였다. 정서적 역량(B)은 자신의 내면에 주관적으로 내재된 채 표현되지 않는 태도나 생각들을 잠재적 정서(②)로, 그리고 인지 및 신체적 역량과 연관되어 밖으로 표현되는 것들을 표현적 정서(④+⑤+7)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인지적 역량(C)은 간접적으로 습득한 지식이나 지혜를 이론적 인지(③)와 직접적인 체험이나 실습과 이를 수반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와 함께 형성되는 경험적 인지(⑤+⑥+7) 로 각각 구분하였다.
일반적으로 스킬이라 함은 신체적·정서적·인지적 역량들 사이의 공통변량 전체 (④+⑤+⑥+7)로 정의할 수 있으며, 소프트 스킬은 이들 중에서 인지적 역량과 정서 적 역량의 공통변량(⑤+7)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인지적 역량과 신체적 역량의 공통변량(⑥+7)을 하드 스킬로 개념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킬에서 가장 중요 한 영역은 세 가지 핵심역량의 공통변량인 7영역이라 할 수 있으며, 소프트 스킬 에서는 ⑤가, 하드 스킬에서는 ⑥이 각각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순수 변량 영역에 해당된다.
다시말해 인지하고 있는 지식이나 습득된 정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나 의지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아직 실행하지 않은 상황이라 가정한다면 이 두 영역의 공통변 량(⑤+⑦)은 소프트 스킬이라 정의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지식을 바탕으로 차질 없이 실행해 냈다고 가정할 경우, 이 두 영역의 공통변량(⑥+⑦)은 하드 스킬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킬(skills)과 관련된 한글 표기로는 기능·기술·숙련·재주·솜씨·기예·노작·역량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중에서 대표적인 기능과 기술의 개념적 관련성 또한 <그림 2>에 제시하였다. 일반적으로 기능이라 함은 ‘육체적·정신적 작업을 정확하고 손쉽게 해주는 기술상의 재능’으로 정의하고, 기술은 ‘과학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자연 의 사물을 인간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이라 정의한다. 위계적으로 기능은 기술의 하위 요인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그림 2>에 제시한 바와 같이, 기능은 신체적 역량과 주관성이 강한 정서적 역량의 공통변량(④+⑦)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기 술은 신체적인 역량과 객관성 및 합리성이 강한 인지적 역량의 공통변량(⑥+⑦)과 관련성이 있다. 예컨대 자신이 느끼고 있는 정서적 역량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재주나 능력을 기능이라고 한다면, 과학적 사실이나 지식 등과 같은 인지적 역량을 바탕으로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낼 수 있는 능력을 기술 이라 규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술과 하드 스킬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의 꿈 실현하는 실용 스킬 교육 필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선진국들의 교육 쟁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교육현장에 서 스킬(skills) 학습을 강화할 것인가?”였다. 미국의 교육부는 스킬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에 민·관·학 공동으로 21세기 교육위원회(P21; The Partnership for 21 century skills)를 설립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는 가장 적절하면서도 유용하며 적용 가능한 스킬들을 엄선하기 위해 출범했다. 아울러 20세기와는 달리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이 체득해 야 할 스킬들이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기본적인 발상에서 이 운동 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스킬 중심의 활동이 학교와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이 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스킬의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으며, 교과내 또는 교과간 내용을 교차 융·복합(cross-disciplinary)시켜 학습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교사 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의 입시체제가 여전히 신체적 및 정서적 역량보다는 인지적 역량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역량들과 스킬의 관계 및 경계가 명확하게 규정되질 않아 교사들의 교차 융·복합 스킬을 강화시키고 교육과정 을 개선하는 데 있어 한계를 느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패러다임이 지식에서 스킬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논쟁의 시발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그림 2>와 같 은 ‘교육에서의 핵심역량과 스킬의 관계 모형’을 개발하여 제시하게 되었다. 특히 경 험과 체험을 강조하는 교과의 경우 다른 교과에 비해 스킬과 관련된 학습내용이 대부 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각 학문 영역별로 단원별·차시별 핵심역량을 스킬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 로 하는 실용 스킬들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학습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그리고 <그림 2>에 제시된 관계모형에서 신체적·정서적·인지적 역량들 사이의 공 통변량(④+⑤+⑥+7)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수전략을 수립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들 중에서도 정서적 및 인지적 역량이 신체적 역량 안으로 확대되어 궁극적으로는 7번 영역이 극대화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모색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소프트 스킬은 선언하고 정의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하드 스킬에 비해 객관성이 다 소 떨어지며, 측정의 일관성과 안정성 또한 낮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평가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소프트 스킬을 통해 인성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인성과 관련된 용어에는 ‘선천적으로 결정된 정서적 또는 인지적 경향성’으로 정의 할 수 있는 기질(temperature),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개인의 일상적인 행동 유형’ 의 의미를 갖는 인격(personality),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형성된 자아 동조적이면서 합리화된 행동 유형’으로 설명되는 성격(character) 등이 있는데, 여기에서 인성이라 함은 인격과 성격이 융합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선천성이, 인성은 자신의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후천성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소프트 스킬은 기질보다 인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부연설명하자면 소프트 스킬은 개인이 삶을 영위하거나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인성요소를 후천적으로 보완해주는 교량적 역할을 수행한다. 인성과 소프트 스킬의 관계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면 <그림 3>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