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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어릴 적 <스승의 은혜>를 학교가 떠나가도록 목청껏 부르면서도 선생님이 자랑스러웠고 ‘나도 이다음에 커서 선생님이 되어야지’ 라며 교사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교사가 되어 어느 순간부터 이 노래가 왠지 부끄럽게만 들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자는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4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것도 현직 교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청원의 주요 골자는 개교기념일을 스승의 날로 옮겨서 그날만큼은 교사가 학교에 안 나오게 하자는 것이다. 학교에 있으면 청탁금지법 의심을 받게 되고 스승의 날이 오히려 사기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내용이다.
 

27년의 오랜 교직생활을 반추해보면 현장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성실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껴왔다. 대한민국의 애국자가 많이 있지만 교사란 직업도 분명 애국자임에 틀림없음을 자부할 수 있다.
 

부끄럽지만 초임시절 수많은 방황과 갈등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일수록 학생들이 내 아들 딸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일종의 사명감까지 생긴다. 그런데 요즈음 교사에 대한 자부심이나 긍지가 예전만 같지 못하다. 교권은 무너진 지 오래되었고 학생 인권 조례까지 제정하여 아예 현장 교사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교사 경시 풍조가 교육을 망치고 있다. 교권 신장은 학생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인데 말이다.
 

국가의 중요한 교육 정책을 추진할 때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묻고 싶다. 당장 최근에 빚어진 일만 해도 그렇다. 교육부는 대입 제도 개편안마저도 현장 교사 없는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하라고 책임을 떠넘기기고 있다. 교육 개혁을 추진할 때 늘 개혁의 대상은 교사였고 가장 중요한 대입 제도는 손도 대지 못했다.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학 입시 제도가 올바로 방향을 잡아야 초중등 교육이 제대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이다.
 

곳에서 일어나는 교사 패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서글픈 일이다. 해마다 교권 침해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폭행, 폭언·욕설, 성희롱, 수업 방해 등 학생, 학부모 의한 교권 침해 행위는 1821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폭행과 성희롱 등은 해마다 발생 빈도가 늘고 있다. 현장교사들의 무력감과 사기 저하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죽해야 헌법에 교권을 명시하자는 주장까지 나올까?
 

스승의 날, 진정으로 스승을 존중하고 우리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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