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교원인사제도 개선 공청회가 전교조의 방해로 무산되면서 교장임용제도, 교원평가, 수석교사제 도입 등 교원정책을 둘러싸고 교육계의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 날 공청회는 작년 7월부터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주도하고 교총, 전교조, 한교조, 교장회, 학부모단체 및 교육전문가가 참여하여 논의한 '교원인사혁신을 위한 국민여론수렴사업'의 일환이었다.
때문에 공청회를 주최한 한국교육개발원의 기조강연과 발표내용은 그 동안 8차례씩이나 밤샘까지 하면서 논의한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고, 이에 기초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이 날 기조강연에 포함되어 있는 '교장선출보직제'는 교원인사제도개선협의회에서 그 동안 수 차례의 토론과 논의를 거쳐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예견되어 도입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의견이 모아진 사항이다.
따라서, 한국교육개발원측이 공청회 자료를 통해 '교장선출보직제의 실험적 도입'을 제시한 것은 그간의 논의결과를 심각히 왜곡, 변질시킨 것이다. 또한, 전교조도 논의의 한 주체로서 워크숍에 계속 참여해 놓고 교장선출보직제가 참여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못하자 협의의 틀을 깨고 밖으로 뛰쳐나가 그들 주장과 다르다고 반 개혁적이니 수구세력 운운하는 것은 당당한 자세가 아니다. 더욱이 공청회 자체를 물리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저지한 것은 교원단체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따라서, 한국교육개발원은 공청회가 무산된 데 대해 단순한 입장을 표명을 넘어 그간의 논의결과를 왜곡, 변질시킨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 전교조도 자신들의 주장을 물리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관철시키겠다는 독선적 행태를 버리고 협의의 틀에 당당히 임해야 할 것이다.
교원인사제도는 교원들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사항이며 교육의 질적 향상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정책의 본질에 충실해야지 여론몰이나 물리적 힘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상식도 통용되지 않고 힘의 논리로만 교육문제에 접근하고자 한다면 교원인사제도 개선은커녕 이로 인한 교육공동체의 갈등과 혼란만 야기시킬 것이다.
국민들이 가뜩이나 교원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 다른 것도 아닌 교원인사제도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여 교원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서야 되겠는가. 지금은 각 단체의 주장만을 지나치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교원인사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