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수업 속으로 들어오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는 초등 3·4학년 국어(가)에 독서단원이 있다. 이는 그동안 독서를 강조해왔으나, 교육과정 속에서 체계적인 수업으로 자리 잡지 못한 학교 독서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각자 읽고, 홀로 독후활동하고, 개인적 경험에 국한됐던 독서를 교과서 속 단원으로 개설함으로써 함께 읽는 독서, 깊이 있는 나눔, 범교과적 융합과 소통의 경험을 확장하는 한편, 제대로 읽는 ‘한 책 함께 읽기’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2019년에는 5·6학년 국어교과까지 확장돼 초등 교육과정 안에서 4년 동안 ‘한 책 함께 읽기’ 수업을 실시함으로써 학교 독서교육을 내실 있게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1·2학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학기 초에 2학년 집중수업을 맡아 계획을 하면서 3·4학년에 개설된 독서단원의 ‘한 책 함께 읽기’를 1·2학년 수업과 연계성 있게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초등 1·2학년은 독서흥미 발달과정상 한 학기 동안 함께 읽을 중편 이상의 동화를 선정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 가능한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 안에서 성취해야 할 기준은 해당 학년의 평균수준 학생이기 때문에 책의 형태상 그림책류가 바람직하다.
또한 한 학기 동안 한 권 함께 천천히 읽기 수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학생 스스로의 지적 호기심의 발견과 확장, 범교과적인 융합과 유연한 사고의 요구 등이 1·2학년 학습 수준에선 자발적으로 발현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월별 ONE-테마를 정해 관련 책들을 함께 읽고 다양한 방법(한 책 읽기에서 시도해 볼 만한 건전한 샛길 빠지기)으로 주제를 확장해나가는 수업을 계획했다.
4월 ‘친구’, 5월 ‘가족’, 6월 ‘비’로 각각 ONE-테마를 정한 후 관련된 책을 살펴서 함께 읽고 나눌 것이 풍부한 수업에 적합한 도서를 선정하였다.
1·2학년 ONE-테마 함께 읽기용 도서선정 기준
월별 4~5차시에 해당하는 수업용 도서이므로 4~5권씩 선정한다.
① 수업시간 안에 모두 읽어줄 수 있는 적정한 분량의 그림책
② 테마의 시작, 기원 등을 다루는 내용이 있는 책(1차시에 활용 : 예를 들어 ‘친구 사귀기’에 대한 것, ‘부모님의 결혼 또는 아기의 탄생’에 관련된 것, ‘비’의 전설에 대한 것)
③ 테마를 다룬 동시 또는 의성어·의태어, 반복되는 어구가 재미있게 나열된 책
④ 테마와 관련하여 재미있고 기발한 상상과 모험이 드러난 책
⑤ 테마와 관련하여 ‘나’도 경험했을 법한 주변 생활의 모습이 드러난 책
⑥ 원화전시 신청이 가능한 책 또는 작가 초청이 가능한 책 위의 기준을 설정 후 테마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미시적인 것에서 거시적인 것으로의 확장, 참신한 아이디어로 일반적 사고의 틀을 깨며,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을 차시별로 특색 있게 다룸으로써 ONE-테마를 한 달 동안 충분히 내면화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