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8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포럼을 통해 '더 놀이 학교'란 것을 제안했다. 제안의 요지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휴식시관과 놀이 시간을 현재보다 더 늘려서 오후 3시쯤 하교하자는 것이다.
현장교사로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교육행정의 문제점이 현장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마치 학교를 보육기관으로 착각하는 게 아닌 가 싶다. 솔직히 단위학교에서 초등교사들은 해야할 게 참으로 많다. 게다가 현행 초등돌봄교실로 유휴교실이 없어 담당교사는 돌봄 전용교실이 없어 초등보육전담사에게 겸용교실로 내어주고 여기저기 빈 공간을 찾아 헤매고 있다. 게다가 안전사고와 학교폭력의 문제도 커진다.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은 무조건 학교에 들이대면 다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오랫동안 각종 공모전을 지도해온 담당자로서 범부처에서 학교로 들이미는 공문들이 산더미같아 매우 부담스럽다. 최근에는 교원 업무 경감차원에서 실적위주의 행정을 지양하라는 조치가 있은 후부터 많이 준 편이다.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의 제안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려면 현장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실환경도 바꾸어야하고 유휴교실 확보도 필요하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인측면에서 교사가 오롯이 아이들의 교육에 몰입하려면 초등돌봄교실과 같은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맡아야 한다.
그동안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해왔던 현장교사들에게 더 이상의 짐을 지어주지 말아야한다. 쓰레기 더미에서 장미를 꽃 피운것처럼 대한민국이 세계 교육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현장교사들의 희생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 이상 학교를 벼랑끝으로 밀지 말았으면 한다.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