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고교등급제와 사학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교육비상시국 상황으로 간주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선언문을 13일 오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발표했다.
윤종건 교총 회장은 고교등급제와 사학법 개정과 관련, "평등과 수월성은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대학과 사학의 자율성은 훼손할 수 없다"는 기본원칙을 천명했다.
◆"대입시 대책기구 구성하라" 윤 회장은 "평준화제도에서 고교등급제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한 교육적 차별과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뿐"이라며 "고교등급제 적용에 명확히 반대한다"고 밝히면서 "물의를 야기한 대학은 공식 사과하고, 일부 단체는 갈등만 증폭시키는 등급제 논란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간 학력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정부는 실상을 공개하고 대학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 행정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력 차이 해소를 위해서 정부 차원의 대책기구를 조속히 구성할 것을 요구하면서, 현행 대학입시 문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고교입시지도교사단과 학부모단체 등이 참여한 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을 대학교육협의회(회장 박영식)에 요청했다는 내용도 밝혔다.
또 학생선발에 대한 대학 고유의 권한은 존중돼야 하고, 학생들의 대학입시 이중 부담 해소를 위해 최소 학력검사 수준으로 완화된 수능의 자격고사화를 검토할 수 있으며, 3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대학별 본고사 시행도 궁극적으로 대학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전국 초·중·고 교원 1478명을 대상으로 교총이 지난달 20일부터 이 달 2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 본고사 도입에 찬성한 교원은 52.0%, 반대한 교원은 31.8%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총은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2008학년도 이후의 대입시 방안을 조속히 확정·발표해야 한다"며 "2학기 수시 모집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금년도 입시가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공정성 시비가 일수 있는 교사별 학생 평가의 2008학년도 도입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관련기사 2면
◆"정부·여당의 사학법 개정안에 반대" 윤 회장은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사학의 자주성보다는 민주성과 공공성에만 치우쳐 균형된 시각을 상실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교총의 개정안을 제시했다.
교총은 교원임면권은 현행대로 이사회의 권한으로 하되, 교원 공개 전형을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사회 구성은 현행 7명에서 초·중등 11명 이상· 대학 15명 이상으로 분리해 상향 조정하고, 다양한 인사가 참여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회의 친촉 비율은 현형 1/3에서 1/4로 축소하고, 이사 중 1/3 이상은 교육경력 5년 이상인 자로 자격요건을 강화할 것도 요구했다.
교총은 비리임원의 복귀시한을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복귀 승인시 재적이사 2/3 이상의 찬성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교회계예·결산서를 학교구성원에게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결산서 제출 시 감사 전원이 날인한 감사증명서를 제출토록 하는 내용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