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고했던 대로 지난 6일 예고했던 대로 전국의 초등돌봄전담사들이 파업을 강행했다. 그 과정에서 교육부와 각 시ㆍ도 교육청들이 ‘관리자 등의 자발적 지원’, ‘담임 상주 교실 개방’등 사실상 ‘교원 대체’ 지침을 일선학교에 시달해 큰 혼란과 불만이 야기됐다. 담임이 상주한 교실에 있는 돌봄 학생들은 누가 지도하는가.
돌봄 파업과정에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이 또다시 ‘교원 대체 투입’ 등 위법적 지침을 내려 비판을 받고 있다. ‘학교 관리자 등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돌봄 지원’, ‘담임 상주 하에 학생이 교실에 머물 수 있도록 개방’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상 교원 대체 투입을 반강제한 것이다. 학부모 등 수요자들도 교육당국의 미봉책 대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더구나 이번 파업과정에서 일부 시ㆍ도 교육청에서는 ‘관리자가 1일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공문을 내려 보내고, 교육감이 ‘교사 투입은 법적 문제가 있으니 관리자가 참여해 주시고, 저도 파업 당일 돌봄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서신까지 보냈다. 이 때문에 전국의 상당수 학교에서는 파업 당일 관리자, 담임, 돌봄업무 담당교사 등이 어쩔 수 없이 대체 돌봄을 수행했다.
분명히 아무런 법적 판단 제시 없이 ‘반강제’대체투입 지침만 시달해 결국 관리자, 담임, 담당교사들 어쩔 수 없이 대체 돌봄 수행하게 하는 게 정상적인 교육행정은 아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관리자 자진 참여라는 미명 아래 교묘하게 법령망을 피해갔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사실 교육부, 시도 교육청이 사실상 대체 투입을 강제하는 무책임한 지침을 내려 보내 학교 관리자, 돌봄담당교사, 담임교사 등이 또다시 대체 돌봄을 수행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서 문제다. 왜 교원들의 대체가 가능한지 명확한 법적 판단도 제시하지 않은 채, 교원들을 노조법 상 ‘대체근로금지’ 위반 행위로 내몬 모든 법적 책임은 교육부장관과 교육감들이 져야 할 것이다. 만만한 게 일선 학교 교원들이냐는 자조적인 푸념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교총은 돌봄파업 시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의 투입도 노동조합법상 대체근로금지에 저촉되고,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을 누차 밝혀왔다. 또 교육부, 교육청의 위법적 대체 지침으로 만에 하나 학교와 관리자, 교사가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돌봄노조측의 파업 위협에 떠밀려 또다시 학교와 교원들만 희생양 삼아 ‘등잔 밑에 있는 학교 교원들’을 대체 투입하는 무책임 행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법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학교의 자발적 지원 등 으로 에둘러 책임회피성 꼼수까지 펴며 결국 학교와 교원을 범법행위로 내몰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돌보노조측과 교섭해야 할 짐을 애먼 학교와 교원들에게 전가시킨 것이다. 분명한 점은 학교 관리자, 돌봄담당교사, 담임교사 등도 엄연한 교원들이라는 사실이다.
분명히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돌봄파업 시 교원 대체 투입은 노동조합법상 ‘대체근로금지’에 저촉되며, 학교와 교원을 범법행위로 몰아넣는 위법적 지침으로 이 역시 위법인 것이다.
한편, 그동안 돌봄노조 측은 파업 전, 대체근로자 투입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체 근로를 안내‧조장하고 실제로 초래한 교육부장관과 시ㆍ도 교육감들을 고소‧고발해야 한다. 그것이 권한에 맞는 책임을 지는 일이다. 만약 돌봄노조측이 교육부장관, 시ㆍ도 교육감들을 고소‧고발하지 않는다면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눈 감는 일이자, 향후 교육감들의 대체근로 행태만 더욱 방치‧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번 교육당국의 파업대책과 관련해 학습자인 학생들을 볼모로 잡은 파업을 미리 막지 못한 것은 문제이며, 탁상공론으로 장기적 대처를 하지 못하고 파업 전날 전국의 학교와 돌봄 학생, 학부모 등이 큰 혼란에 빠지게 한 행정 난맥을 반성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간헐적으로 대두되는 돌봄 문제의 완전한 해결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법령ㆍ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돌봄을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언제든지 재발할 우려가 있는 돌봄파업 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완벽한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
무릇 돌봄 대상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라는 점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현재처럼 학교에서 돌봄을 운영하는 체제에서는 돌봄 파업 등은 재발이 불가피하다.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 일선 학교와 교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돌봄 파업 시 교원 대체 투입에 대한 법적 시비가 재발치 않도록 조속히 원만하게 결론지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교육당국과 돌봄노조측이 머리를 맞대고 항구적인 돌봄 발전과 운영책을 도출하는 것이다. 물론 그 기저에 죄 없는 학교와 교원들이 강제 동원ㆍ불법적 행정에 동원되는 일탈을 방지하는 방안이 자리 잡아야 한다.
이 문제의 완전한 대책 마련 없이 미봉책으로 일관한다면 ‘돌봄노조 파업’은 ‘학교교원 반강제 대체’ 등식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학교와 교원들을 본연의 책무인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 돌봄도 넓은 의미의 교육이라는 억지 논리가 아니라, 학생들이 교육과 돌봄 역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