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 권유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 ‘선거 관련 문자 4번뿐’이라던 교사가 사실은 십수 년에 걸쳐 정치편향 수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의 한 중학교 한문 교사로 재직 중인 백 모 교사는 지난해 12월 18일 제자들에게 특정 정당 투표를 권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광주지법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에 징역 6개월의 선고 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백 교사 본인과 전교조 광주지부,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았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등은 ‘졸업생에게 선거 관련 문자 4건을 보냈을 뿐’이라며 형이 가혹하다고 호소해왔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백 교사는 십수 년에 걸쳐 정치편향 수업을 해왔다. 2007년 한 지방지의 기사에 따르면 백 교사는 당시 미군 장갑차 사고로 사망한 여중생 사건을 들어 ‘천인공노’라는 한자성어를 맞추는 시험문제를 냈다. 미군들이 고의로 학생들을 죽였다는 관점이다.
또 시험 직전에 ‘건곤일척’이라는 한자성어를 설명하며 ‘반통일 부패세력 한나라당’이라는 예시를 들었다. 그는 이후에도 휴대폰을 받을 때 ‘반민족 반통일 반민중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백OO입니다’라는 멘트를 했다.
2003년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부하 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자살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아름다운 재단’을 만들었을 때도 그는 앞장서 지인들에게 기부를 권할 뿐 아니라 수업 시간에 이를 사례로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기부 참여를 권유한 바 있다.
백 교사의 선거 동원 문자를 제보한 학생에 따르면 그는 최근까지도 이런 정치편향 수업을 해왔다. 제보자는 “천안함 침몰을 미국의 음모라고, 맥아더 장군은 ‘전쟁에 미친 놈’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국군이 위협적으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북한이 어쩔 수 없이 대응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권 때 돌아가신 백남기 씨도 경찰이 일부러 그랬다는 식으로 말했다” 등의 증언을 했다.
그는 2019년에도 광주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다 우연히 옛 제자를 만나 “민주시민이라면 (조국수호집회) 참석해야 한다”는 등의 말로 집회 참석을 권했다.
선거에 개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백 교사는 2017년 1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당시 지역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포럼광주’ 출범식 토크쇼에도 진행자로 나서 문 대통령의 대선 행보를 도왔다. 당시 행사장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 반가워요, 문재인, 광주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등의 문구가 붙어 있었고,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파란모자를 썼다.
같은 해 12월 10일에는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의 광주시장 경선을 지지하는 성격의 모임인 ‘광주전남상생포럼’의 사회를 맡았다. 2018년 3월 3일에는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 사회를 맡았다. 조 의원은 당시 광주 북구청장 출마 예정자였다.
2018년 3월 11일에는 NL계열 전교조 위원장 출신인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예비후보 신분으로 출판기념회를 할 때 사회를 봤다. 현직 교사가 교육감 후보의 선거를 노골적으로 도운 것이다.
그의 노골적인 정치 성향은 그 외에도 여러 차례 드러났다. 2003년 발표한 그의 창작극 ‘북견우 남직녀’는 “미국놈들의 북한 압살 책동”, “미국놈들 전쟁 협박”, “나는 남에 가서 미국놈들 몰아낼 터이니 양키고홈 퍽킹 유에스에이 이 소리 나거든 난 줄 아오” 등 전형적인 NL 운동권의 반미친북적 정서가 표현됐다.
그가 2012년 민주노총 주최의 ‘통일골든벨’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민의 원수’,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를 ‘공천헌금 받아 처먹은 년’ 등으로 표현하며 학생들에게 이들에 대한 욕설까지 시킨 일로 벌금형을 받은 사건은 유명하다.
같은 해 MBC 파업 콘서트에서도 지정남 씨와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경제 살린다고 미친소 타면서 설치제 미쳤군 미쳤어” 등의 발언을 했다.
2019년 7월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평화홀씨마당’에서는 북한과의 북방한계선인 NLL을 폐지하자는 내용으로 개사한 심청가를 불렀다. 12월 16일에는 “윤석열 시벌로마”, “자한당 놈들아 삼육, 십팔”, “개떡검들아 삼육, 십팔” 등을 어린이들에게 외치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