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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도시농업 토종작물 교육 현장을 찾아서

이번 교육실습의 최종 목적은 바로 ‘채종’

 

도시민의 로망 하나는 무엇? 가까운 곳 조그마한 땅에 농작물을 손수 가꾸는 것. 그 땅에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고 가꾼다. 가꾸면서 자연의 신비를 느낀다. 수확물을 식탁에 올린다. 식사시간 가족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본다. 도시농부는 수확물 얻는 것 이외에 농사 자체가 힐링이다. 헌데 농작물을 가꿀 줄 모른다. 전문가로부터 도시농업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수원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교육에 참가했다. 토종작물 교육과정이다.

 

기간은 4월 5일부터 11월 1일까지. 장소는 수원시 탑동시민농장. 교육대상자 30명이 총 12회 24시간 동안 격주로 실습장소에 모여 1일 2시간씩 농사의 이론과 실제를 배운다. 교육대상자는 수원시 거주자, 교육 참여 열의가 있으며 텃밭 조성부터 수확 및 활용교육까지 적극적으로 참여 가능한 자,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 비대면·대면 교육 병행 참여가능한 자 중에서 선정했다.

 

4월 5일 1회차 첫날 교육장소를 찾았다. 농장 내 토종종자원이다. 국내 토종 종자를 보존하고 증식시키는 공간이다.  센터 담당자의 인사에 이어 전문강사가 소개됐다. 수원시텃밭보급소 남궁진영 강사다. 그는 이 과정의 목표는 채종이라고 강조했다. 식용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토종 이외의 작물을 사다가 심으면 안 된다고 한다.

 

 

오늘 작업은 부여된 자기 땅을 일구는 것. 삽으로 땅을 뒤집고 가축분발효부숙퇴비 한 포를 섞는다. 쇠스랑으로 땅을 고르고 이랑을 만든다. 이랑 폭은 60~80cm 또는 100~120cm다. 배수로는 밭의 경사를 보아 나란히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랑 세 개를 만들었다. 강남콩과 완두콩을 심었다. 공동텃밭에는 씨감자를 심었다.

 

4월 19일 2회차 수업이다. 강사는 이곳에서의 3금(禁)을 말한다. 비닐, 농약, 화학비료를 쓸 수 없다는 것. 그래서일까? 첫수업 밭을 일구는데 지렁이 두 마리를 보았다. 밭이 살아있는 것이다. 강사는 밭에서 채집한 잡초를 들고 하나하나 소개한다. 꽃마리, 지칭개, 냉이, 별꽃, 바랭이, 광대나물, 소리쟁이, 망초, 명아주, 토끼풀, 환삼덩굴, 질경이, 메꽃 등이다. 강사가 되려면 농작물 아닌 잡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나 보다.

 

다음은 실습시간, 상추와 대파를 심는 것이다. 상추모종 3종을 보았다. 이름은 처음 듣는다. 개혓바닥 상추, 구술상추, 메꼬지 상추. 오늘 파종은 근대와 아욱이다. 강사의 시범을 보았다. 모종을 트레이에서 뽑기, 모종 손으로 받쳐들기, 구멍파기, 물주기, 모종심기, 흙덮기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다 심고 나서 물주는 방법도 시범을 보인다. 모종에 직접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둘레에 홈을 내어 주는 것.

근대씨앗은 점뿌림이고 아욱씨앗은 줄뿌림이라고 알려준다. 처음 파종실습을 하니 신비롭기만하다. 씨앗의 소중함을 느낀다. 강사는 배부하는 굵은 씨앗을 갯수로 센다. 참으로 귀한 것이다. 나에게 근대씨앗 3개를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꼭 열매 맺게 가꾸어서 씨앗 반납해 주세요" 첫시간 '채종'이 목표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우리집과 농장과의 거리는 차로 10분 거리다. 1회차 수업 이후 내텃밭이 하도 궁금하여 자전거 라이딩으로 방문하였다. 강남콩, 완두콩 새싹의 흔적조차 없다. 씨감자도 마찬가지다. 내가 마음이 너무 급했나? 농사는 기다림 아니던가. 이 농장은 밤 10시가지 개방한다. 궁금하면 언제라도 와서 볼 수 있다.

나는 수원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혜택을 두 차례 보았다. 코로나19 기간 중이어서 비대면이지만 신규농업인 귀농귀촌교육, 건강치유 밥상교육을 받았다. 줌이나 밴드를 이용한 교육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강사와 교육자가 대면하고 질문하고 답변하고 교육 받고 실습하는 이번 교육은 하나하나가 생생하기만 하다. 초보 도시농부가 되어가는 것 같다. 

 

교육 소감으로 박선화 교육생은 "항상 종묘상에서 씨앗과 모종을 구입하여 심었는데 우리 먹거리에 중요한 토종작물 씨앗을 심고 재배하여 채종을 해 볼 수 있다고 하니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이 되겠다"고 했다. 이진형 교육생은 "아들의 꿈이 농부라서 먼저 배워 가르치고 싶어 신청했는데 역시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며 배우니 중요한 것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 교육과정을 만들어 시민에게 제공한 수원시와 수원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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