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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라이프&경제] 신용관리,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일상적 의미의 ‘신용(信用)’은 ‘언행이 틀림없을 것으로 믿음’(동아 새국어사전), 혹은 ‘사람이나 사물이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음, 또는 그런 믿음성의 정도’(네이버 사전)를 가리킨다. 이 같은 설명은 모두 신용의 요체가 ‘믿음’에 있음을 의미한다.

 

일상의 사회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신용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나의 어떤 측면을 보고 그렇게 평가하는 것일까?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조건의 하나로 약속 잘 지키는 걸 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일을 잘하고 가진 게 많아도 손바닥 뒤집듯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어긴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신용 있는 사람이 되려면 지킬 수 있는 걸 약속하고, 약속했으면 지켜야 한다.

 

‘신용’이라는 말은 일상대화에서도 쓰지만, 현대 경제사회를 ‘신용사회’라고 부르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요즘은 금융용어로 더 널리 이해되는 듯하다. 금융용어로서의 신용은 위에서 본 사전적 의미의 신용과 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금융은 기본적으로 돈거래를 다루는 분야인 만큼 ‘돈거래와 관련한 약속을 지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신용을 다룰 뿐이다.

 

돈거래와 관련한 약속이라면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는 약속’이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따라서 금융에서의 신용은 ‘돈을 빌리거나 물건을 사고 나중에 갚는 것, 또는 나중에 갚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신용이 좋은 사람이란 돈을 갚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니 이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줘도 괜찮을 것이다. 반대로 신용이 나쁜 사람은 돈 갚을 약속을 지킬 수 없을 테니 이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 떼일 위험이 클 것이다.

 

 개인별로 신용을 점수화

 

신용의 의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신용은 돈을 빌리는 활동, 즉 대출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신용 자체는 추상적⦁정성적 개념이지만, 금융회사는 신용에 영향을 미칠 제반 요소를 계량함으로써 개인의 신용을 점수화한다. 이를 개인 신용점수, 또는 개인 신용평점이라 한다.

 

개인 신용평점은 상환능력과 관련이 있는 각종 개인신용정보를 종합하여 산출한다. 구체적으로는 대출금이나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한 적은 없는지(채무불이행 정보), 대출이나 보증 규모 또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적정한지(금융거래 정보),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지 또는 재산이 있는지(능력 정보), 세금이나 공공요금을 체납한 적은 없는지(공공기록 정보) 등이 모두 고려 대상이다. 개별 금융회사나 공공기관이 보유한 개인신용정보는 한국신용정보원으로 집중된 뒤 신용조사회사의 가공을 거쳐 1~1000점의 신용점수로 환산된다.

 

개인 신용평점을 내는 대표적 신용조사회사로는 KCB(코리아크레딧뷰로)와 NICE(나이스평가정보)를 들 수 있다. 개별 금융회사는 KCB와 NICE가 생산하는 개인 신용평점을 공급받는 외에 자체 기준에 의한 신용점수를 별도로 산출해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인 신용평점은 해당 개인이 돈을 빌리고자 할 때 상환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서 점수가 높을수록 돈을 제 때 갚을 수 있으며 신용도가 높다는 뜻이다. 신용평점은 신용대출 가부를 결정할 뿐 아니라 대출한도와 금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에 따르면 2022년 11월 14일 현재 최상위 신용등급자(1000 점 만점에 900점 이상)는 은행에서 4%대 중반~6%대 초반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최하위 신용등급자(300점 이하)는 은행은 말할 것도 없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같은 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아예 안 되거나, 대출되더라도 법정 최고금리인 20% 가까운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다. 1000만 원을 대출 기간 5년,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조건으로 빌리는 경우 금리 20%를 적용받는 저신용 대출자가 매월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금리 5%를 적용받는 고신용 대출자보다 40% 정도 많으며, 5년간 갚아야 하는 이자 총액은 약 4.5배 더 많다.

 

따라서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용점수에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 또한 나의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 금리가 모두 다르므로 원하는 시점에 낮은 금리로 필요한 금액을 대출받고자 할 때 신용점수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지금까지 한 번도 대출받은 적 없고 앞으로도 대출받을 계획이 없는 사람도 자신의 신용이나 신용점수에 신경을 써야 하느냐는 점이다. 정답은 대출과 무관하게 누구나 자신의 신용에 늘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대 경제사회를 가리켜 신용사회라고 하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신용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신용이 필수인 예는 무수히 많다. 신용카드는 현금이 없어도 일단 카드사로부터 돈을 빌려 물건을 사고 나중에 갚도록 설계된 지급결제 수단이다. 신용카드 사용은 비록 소액이라 하더라도 대출을 수반하기 때문에,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저신용자에게는 당연히 카드 발급이 제한되며, 카드를 발급받은 후에 신용점수가 하락하면 한도 축소 등에 따른 불편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신용카드 사용으로 생활의 편리함을 누리려면 평상시 신용점수를 잘 관리해야 한다. 현대인의 생활필수품인 휴대전화의 이용도 신용을 바탕으로 한다. 소비자가 휴대전화 개통 시 고가의 단말기 기기 대금을 일시금이 아닌 할부로 살 수 있는 건 보증보험사의 보증이 있기 때문이며, 보증보험사는 소비자가 기기 대금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보증을 서는 것이다. 만일 소비자의 개인 신용평점이 현저히 낮아 기기 대금 상환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보증보험사는 보증을 거절할 것이며 따라서 휴대전화 사용에 큰 불편을 겪을 것이다.

 

신용은 경제 문제와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분야에서도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생의 짝을 찾아주는 결혼정보업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점수를 회원 가입 조건으로 내세우는 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결혼 성사 후 뒤늦게 당사자 일방의 신용 문제로 결혼이 파탄 나 그 책임이 결혼정보회사에 돌아오는 걸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신용점수가 낮으면 결혼하기도 힘든 시대이다.

 

신용관리를 위한 팁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신용이 이렇게 중요한 요소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 신용점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역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예를 들어 부채 총액을 줄이고 비은행권 대출의존도를 낮춰야 하며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문제는 개인 신용평점이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개인신용정보의 결과물인 만큼 한두 가지 행동 변화만으로는 단기간에 신용점수를 올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신용점수를 올리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거래 행태 개선 방법을 찾아내 습관화하는 게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본인의 신용점수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신용점수가 어떤 요인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면 내게 부족한 점을 알아내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KCB와 NICE 모두 비회원에게 1년에 3회 무료 신용조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서민금융진흥원 앱과 같은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신용점수 확인이 가능하므로 관심 있는 독자에게 활용을 권한다.

 

그 외에 신용관리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학습하기를 원한다면, 서민금융진흥원 금융교육포털(https://edu.kinfa.or.kr) 온라인교육에서 일반학습자 교육-신용생활의 ‘생애주기별 신용교육’ 등의 강의를 통해 신용과 신용점수 관리법, 신용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문교육 신청을 통해서도 학교에서 현장 강의로 아이들에게 신용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2023년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 새해 다짐으로 신용점수 관리는 어떨까.

 

※서금원은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1항에 따라 서민의 금융생활 관련 상담, 교육 및 정보제공을 하기 위해 찾아가는 금융교육(방문‧온택트) 및 온라인 금융교육 운영, 전문강사 선발‧교육, 금융교육 콘텐츠 개발, 금융교육포털 운영 등을 실시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금융교육을 희망하는 개인 또는 기관·단체는 누구나 서민금융콜센터1397 또는 서금원 금융교육포털(https://edu.kinfa.or.kr)에서 언제든 신청할 수 있고, 영상교육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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