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여름휴가 때 아내와 지리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이틀만에 험한 산길 30여㎞를 걷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동자꽃, 원추리, 노루오줌, 꿩의다리, 산수국 등 지리산 야생화를 원없이 보니 힘든 줄을 몰랐다. 노고단 고개에 올라 주황색 동자꽃과 노란 원추리 군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석산장 주변도 동자꽃, 원추리, 둥근이질풀, 터리풀 등 귀한 야생화들이 널려 있었다. 금방이라도 빙글빙글 돌 것 같은 물레나물도 지천에 있었다. 수목원보다 꽃이 더 많았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을듯 했다. 동자꽃은 한여름인 6~8월에 주황색 꽃이 피는데 제때 지리산을 찾은 것이다. 지리산 동자꽃은 특히 햇볕을 충분히 받고 영양상태도 좋아서인지 선명한 주황색이 짙을대로 짙었다. 야생의 동자꽃을 처음 본 것은 딸들을 데리고 강원도 인제 곰배령에 갔을 때였다. 진동리에서 강선마을을 거쳐 곰배령에 이르는 길은 5.5㎞로,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에게는 힘든 코스였을 것이다. 작은딸은 중간에 울어 엄마 등에 업혀서 돌아갔다. 큰딸도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오를 때는 거의 울듯 했다. 그러나 마침내 곰배령에 올라 너른 평원에 동자꽃, 둥근이질풀 군락이 환상적으로 펼쳐진 것을 보곤
황송하게도 한 학기에 많으면 두세 번씩 대학교에 특강 형식으로 강의를 나간다. 그때마다 과연 내가 이런 자리에 가당하기나 한 것인지 의문을 갖는다. 그럼에도 거절한 적은 없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주제는 ‘K팝과 시장경제’로, 내용은 간단하다.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mp3라는 새 압축 기술의 발전으로 한국 음반 시장은 일대 위기를 맞이했다.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故 신해철을 포함해 권위 있는 사람들 모두가 가요계(그땐 K팝이란 말이 없었다)의 멸망을 개탄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채 20년이 지나지 않아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은 멋진 일들이 일어났다는 내용이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심도 있는 연구가 전개되진 않았다. 경제·경영학과 교수들도 이제 막 호기심을 갖는 단계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고 나에게 멋들어진 강의 기술이나 전문지식이 있을리 만무하다. 따라서 나는 그저 경험과 기억에 의존한 음악 이야기와 내 나름의 가설을 두세 시간에 걸쳐 얘기한다. 10대 시절부터 지켜봐 왔던 한국 대중음악의 변천사, 중요한 분기점, 혜성처럼 나타나 유성처럼 사라진 이들에 대해 목격자처럼 얘길 전한다. 그리고 멋진 음악을 학생들과 함께 듣는다. 존재만
교사의 말하기 (이용환·정애순 지음, 맘에드림 펴냄, 308쪽, 1만5000원) 수업은 대부분 교사의 '말'을 통해 진행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교사의 언변은 누구 못지않게 뛰어나다. 하지만 교사의 말하기는 좋은 기술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자기보다 어린 학생을 상대하므로, 항상 자기 말의 무게를 느끼며 일방통행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상대의 마음을 여는 지혜로운 말하기 방법을 소개한다.
과학을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지만, 과학수업이 재미있고 우리의 삶과 매우 연결된 교과라는 걸 느끼는 아이도 많지 않을 것이다. 과학교과전담을 맡은 올해,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재미·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면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고, 3년 전부터 공부해 온 ‘질문중심수업’을 접목하기로 하였다. 왜 질문일까? 모든 수업에는 질문이 들어있고, 질문 없는 수업은 없다. 질문이 교사의 발문이든 학생들이 수업 중에 하는 질문이든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질문중심수업은 교사의 의도된, 수업을 이끌어가는 토대가 되는 질문을 말한다. 본 수업에 적용된 질문은 크게 핵심질문·출발질문·전개질문·도착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 핵심질문 수업을 관통하고, 그 수업에서 이루고자 하는 ‘주된 배움의 목표’를 제시하는 질문으로 ‘수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핵심질문은 기존의 학습목표와는 다르게 좀 더 세련되고 간결하며 수업의 핵심을 다루는 질문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 ● 출발질문 수업에 초대하는 출발질문은 수업주제와 아이들의 삶을 연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수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질문으로 구성된다. 요란한 동기유발을 위해 교사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하는 이유는 현행 승진제를 보완한다는 취지가 강하다. 즉, 교사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으로 교원임용고시가 생겼듯이 학교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도입했다. 그러면 과연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이에 얼마큼 부합하는지 현재까지 진행된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 학교엔 교장이 될 사람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어떤 단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교육감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사, 더해서 어떤 학습공동체와 함께하는 교사라고 한다. 이런 교사보다 뛰어난 교원이 응시하지 않았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교사, 교감, 장학사 등을 거쳐 객관적으로 교장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교원이 탈락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교사의 자질과 교장의 자질은 다르다. 교사의 자질에 ‘무언가1 ’가 더해져야 교장의 자질이 된다. 그래서 현행 교장제도에서 ‘무언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교사들은 많은 노력을 한다. 어떤 교사들은 이 ‘무언가’가 비합리적이고 바른 교사 되기를 포기하게 하고 심지어 가정까지 버리게 하는 제도라고 비난한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사가 교장이 되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는 자립형사립고등학교에서 역사를 찾을 수 있다. 원조 자사고는 김대중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특성화된 학교를 확충해 교육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어 대거 확대되었다. 교육은 다양성과 수월성이 있어야 하고,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서 외국으로 유학 갈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대 취지였다. 또한 고교평준화 문제를 보완하여 학생들의 학교선택권 보장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하향평준화 교육에 대한 우려도 자사고 도입에 한몫했다. 그러나 자사고는 귀족학교 논란과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들어선 2014년부터 폐지 논란이 심화되었다. 자사고 논란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학생선택권 보장과 고교서열화를 부추긴다는 것이 그것이다. 자사고는 출범하자마자 우수한 학생들을 싹쓸이 한다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초기에는 지원 자격으로 내신 성적 기준을 두었으나 이후 대부분의 자사고에서 내신 성적 기준 없이 지원이 가능하고, 1차 전형에서 추첨에 의해 2차 면접전형에 참여할 학생들을 선발한다. 사실상 누구나 지원이 가능한 학
관점 VS 관점 (이종보 지음, 개마고원 펴냄, 248쪽, 1만4000원) 과학기술의 발달이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AI를 둘러싼 논쟁이 가장 활발하지만, 유전자나 우주자원, 빅데이터 등에 관한 갑론을박도 치열하다. 과연 미래 사회의 모습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양측의 주장을 통해 생각을 정리해보자.
[문제] 다음은 A 중학교 초임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장의 특강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부분이다. 발췌한 특강 부분은 학교경쟁력 차원에서 학교조직과 동기이론, 학생의 이해차원에서 정체성 지위이론과 진로발달이론 그리고 교육과정과 평가차원에서 학교교육과정 개발모형과 교육과정 평가모형에 대한 내용이다. ‘다양한 요구에 직면한 학교 교육에서 교사의 과제’라는 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춰 논하시오.【총 20점】 [제시문]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학교의 다양한 역할수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립 중·고등학교는 학교조직의 특성 때문에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에 로크(Locke)는 목표를 성취하려는 의도가 동기형성의 동인이라고 주장하고 목표를 통한 동기유발을 강조하였고, 이 이론에 근거하여 목표관리기법(MBO)이 대두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초·중학교 때부터 고민해보면서 찾아본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 학업에 보다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으며, 이러한 흥미와 관심이 직업 분야까지 계속 연계되면서 전문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새롭게 떠오르는 면접, 완벽하게 공부합시다 합격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이 과거에는 채용과정의 형식적인 통과의례 정도라고 생각했었지만, 최근에는 최종 면접 과정에서 상당수의 지원자를 탈락시킬 정도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이나 교장·교감 승진을 앞둔 교원이 선발 절차에 따라 마주해야 하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매우 고민이 되는 부문이다. 주어진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을 부각시키거나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면접 시작부터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당황해서 면접을 망쳐버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필자는 면접을 대비하는 동료나 선배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면접을 대비하는 마음가짐과 최근 면접의 경향, 면접의 종류에 따른 대응 요령과 실전 연습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심층면접에 대한 이해 조선 후기 야사를 주로 기록한 대동기문(大東奇聞)에는 영조가 정순왕후를 직접 간택할 때의 일화가 수록돼 있다. 영조는 정비인 정성왕후가 승하하신 후 66세에 정식으로 중전 간택을 통해 김한구의 딸 15세 정순왕후를 왕비로 책봉했다. 본인이 직접 왕비를 간택하기 위해 규수를 모아
수업은 언제나 어렵다. 4년째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르치는 학년이 달라지기도 했고, 같은 학년도 매해마다 다른 내용으로 수업을 채우게 되어 늘 첫 해 같은 마음으로 수업을 고민하게 된다.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를 고민하게 된 것은 세계화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면서 우리의 삶이 단일 국가의 경계를 넘어 긴밀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 없이 는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를 넘어 인류가 전 지구적 공동체로서 온전히 기능하도록 개인과 사회의 관점을 변화시키고 필요한 소양과 역량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의 수업목표는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 다름의 인정과 존중에서 출발하여 빈곤·인권·환경·평화 등의 글로벌 이슈에 관해 배우고, 이를 통해 세계시민으로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며,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역할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구성된 학급에서 한 학기동안 진행한 ‘세계시민교육 교과 융·복합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번 호에서는 수업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