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과 가치 판단이 첨예해지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워진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 문제와 쟁점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건설적인 토론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자기주도적 문제해결역량 함양,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평가·탐색 능력은 지금 사회가 학교교육에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으며, 학교도서관은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공간이다. 이러한 취지로 윤리교사와 함께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사회문제탐구 과목의 교과협력수업을 2년간 운영해 왔다. 해당 수업사례를 통해 학교도서관이 민주시민교육 공간으로 기능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업 의도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점을 충분히 형성하기도 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이분법적인 사고와 혐오 표현에 노출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인 ‘정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최근 학교에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견디기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명분으로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만, 사교육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며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권은 교육문제를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한 뜨거운 감자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보면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지, 추구하는 가치가 타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진정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교육개혁이 아닌 변죽만 울리는 개혁에 그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교육영역은 사회의 문제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그런데도 갈등이 심각해진 학교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가장 늦게 마련되고 시행된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오히려 웅변한다. 정치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에서 목소리가 큰 집단,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집단을 먼저 신경 쓰는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정치의 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교육이 중요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의 1891년 작품 편지(The Letter)는 책상에 앉은 여성이 편지를 부치기 위해 봉투를 봉인하고 있는 순간을 담은 판화 작품이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으로 가늘게 느껴지는 흙 내음이 봄의 소식을 실어 나르는 2월이다. 한 해의 시작이 얼마 전이었건만, 졸업과 종업, 즉 배움의 마감이 있는 시기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마무리하느라 여념이 없고, 교실 안의 공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은 들떠 있고, 교사는 바쁘다. 그사이 설렘과 허전함이 교차한다. 한 해의 시작을 알렸던 1월의 결연한 다짐들이 조금은 익숙해질 무렵, 학교 현장은 다시 한번 ‘이별’과 ‘정리’라는 거대한 변화의 시간을 마주한다. 졸업장 위에 찍히는 붉은 관인, 아이들의 한 해가 기록된 생활기록부의 마지막 문장들, 그리고 정들었던 제자에게 건네는 짧은 편지까지. 2월의 교실은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거창한 선언보다 내밀한 진심이 필요한 이 시기에 멈춰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 미국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의 작품은 우리의 의미 있는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인재양성을 이야기할 때 ‘AI’라는 단어 없이는 곤란하다. 정부 부처는 AI 인재 수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대학은 앞다투어 AI 학과와 전공 트랙을 신설한다. 기업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고 말하고, 언론은 ‘AI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직면한 인재 문제는 결국 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AI 인재양성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인재양성 전략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재 문제의 본질을 가릴 위험이 있다. 현재의 위기는 특정 기술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이 성장하고 축적되며 활용되는 사회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이다.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는 기술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오늘의 핵심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되거나 대체될
국가장학금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야당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자 교육부가 즉각 해명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은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맞춤형 국가장학금 예산을 4400억원 감액 편성했다고 밝혔다. 조 간사에 따르면 이번 감액에는 대학생 근로장학금 예산 1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그는 이를 두고 “청년의 미래 예산을 깎아 오늘을 메우는 방식은 가장 쉬운 정치이자 가장 위험한 국가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조 간사는 정부가 예산 조정 사유로 ‘수요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점을 들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치가 숫자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근로장학금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성장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는 청년에게 단기적인 소비를 위한 현금보다, 스스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 간사는 등록금과 주거비, 교통비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생활 여건을 언급하며 “요즘 청년들의 일상은 버티는 데 맞춰져 있다”며 “국가가 청년에게 제공해야 할 것은 잠깐의 위로가
학생과 교사가 직접 쓴 책의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가 교육청 주도로 마련됐다. 대구교육청은 3일 대구 수성구 교육청 행복관에서 학생과 교직원 저자를 위한 ‘2026 학생·교직원 저자 출판기념회’를 열고 학교 현장에서 탄생한 책 50편의 출간을 함께 기념했다. 행사에는 학생 저자와 교직원 저자를 비롯해 학부모 학교와 출판 관계자 등 4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읽고 쓰는 배움을 실천해 온 학생과 교사들이 저자로 성장한 과정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교육청의 출판 지원을 받아 발간된 도서는 학생 저자 41편 교직원 저자 9편 등 모두 50편이다. 이날 학생과 교직원 저자들은 자신이 집필한 책을 직접 소개하고 교육감에게 전달하며 집필 과정에서의 경험과 소감을 나눴다. 교실과 일상에서 시작된 생각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자리로 현장에는 따뜻한 응원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는 가족이 함께 참여한 책쓰기가 처음으로 지원돼 세대가 함께 쓴 시집 가족의 기억을 담은 여행 이야기 가족 공동 창작 그림책 등도 출간됐다. 학교를 넘어 가정과 지역으로 확장된 책쓰기 경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또한 창의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는 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행정통합 지역에서 앞날을 여는 교육 체제를 만들기 위해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의 충분한 숙의와 참여가 꼭 필요하다”며 “주민의 뜻을 묻는 공식적인 여론 조사와 숙의 절차를 지금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합 과정에서 교육 주체 의견 수렴 부족으로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운동본부의 주장이다. 이들은 단순히 합치기만 하게 되면 거대한 관료 중심의 비정상적 교육청이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영재학교, 특목고 등 설립 특례 권한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일반 학교 약화, 서열화, 사교육 심화 등이 잇따를 수도 있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교육이 흔들릴 위험이 농후한 상황인 것이다. 실제 행정통합 대상 지역에서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이에 교육 예산의 독립성, 인사와 정책 결정의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정책 등의 장치를 특별법에 담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이 교육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교육 주권이 살아 있는 진정한 교육특별시를 요구한다”고 강
춘천교대 제9대 총장에 박성선 교수가 지난달 30일 취임했다. 박 총장은 서울교대에서 교육학 학사를 받았으며,한국교원대에서 교육학 석사 및 박사를 취득했다. 2003년부터 춘천교대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과장 및 입학처장을 역임하고,교육부 주관 글로벌브릿지사업단 단장과 한국초등수학교육학회 회장직을 수행하며 초등교육 및 수학 교육 발전에 기여해 왔다. 박 총장의 임기는 4년이며, 취임식은3월 초 교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인천교육청이 새 학년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설계를 돕기 위한 맞춤형 자료집을 개발해 학교 현장에 보급한다. 인천교육청은 올해 초등 전 학년에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안정적인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한눈에 보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핵심 이해 자료’와 ‘읽걷쓰 프로젝트 운영 사례집’을 제작했다고 3일 밝혔다. 두 자료는 2월 중순까지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 배부될 예정이다. 자료집에는 학교자율시간 운영 방식과 진로 연계 교육, 정보 교육 강화 등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변화가 정리돼 있다. 특히 인천교육청이 중점 추진 중인 ‘읽걷쓰’ 교육과 연계한 교육과정 설계 방향을 시각적으로 구성해 교사들이 새 학년도 교육과정 계획 수립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리플릿 형태로 제작된 이번 자료는 복잡한 개정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해 현장의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교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방향을 보다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교육청은 자료 보급에 그치지 않고 5개 교육지원청과 협력해 ‘학교로 찾아가는 교육과정 설계 워크숍과 컨설팅’을 2월 중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교별 교육과정 수립 과정
박숙희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을 마주한 날은 유난히 추웠다. 마산의 구도심 창동의 곰탕집에하얀 연기가 오르고 갈치를 굽는 냄새가 났다. 처음 본 시집에는 그녀가 직접 그렸다는 붉은 양귀비꽃 한 송이가 처연히 웃고 있다. 양귀비는 잠, 망각, 죽음 뒤의 안식이라는 원형적 의미를 지닌다.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딸 페르세포네를 납치당한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는 깊은 시름에 빠져 대지를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잠의 신 히프노스가 고통을 잊게 해주는 양귀비꽃을 주었고, 그녀는 그 꽃의 향기를 맡고 잠시나마 슬픔을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표지에 고독하게 핀 한 송이 양귀비는 세상의 소란 속에서 내면의 정원을 지키려는 고립된 자아의 원형으로읽힌다. 그녀의 시는 아프고 슬프고 외롭다. 로그인 시의 울림은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즉, 시의 주된 기능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가스통 바슐라르는 몽상의 시학에서 말한다. 문학은 존재를 생성케 하는 힘을 포함하고 있다. 자신의 언어가 새로운 존재가 되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표현인 동시에 존재의 생성이기도 하다. 박숙희의 시는 언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생성하는 과정 있다. 시에 등장하는 섬, 시,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