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작성과 글쓰기 글쓰기는 창조적 표현 행위다. 글쓰기는 쉽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존 스타인벡의 말처럼 ‘첫 문장을 쓰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인지는 모두 겪어봐서 알 것이다. 글쓰기는 퇴고의 연속이고 거듭이다. 퇴고하려면 일단 무언가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꿈을 꿔야 하고, 기억해야 하며, 생각해야 하고, 상상해야 한다. 글쓰기는 적막하고 고독한 공간이 확보될 때, 가속도가 붙는다. 글감은 경험이 토대가 되며, 경험을 통한 느낌과 생각이 한 문장으로 농축되어 표현된다. 펜을 들고 공격하라. 과거와 현재에서 나는 누구였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써 내려가라. 글쓰기를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기록하고 좋은 친구에게 편지 쓰듯이 글을 쓰라. 글쓰기에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의 의무는 독자를 사랑하고,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글쓰기는 공예이고 매직(magic)이다. 산만한 단어는 기꺼이 내려놓아야 한다. 글쓰기는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며, 머리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작업이다. 엉덩이로 쓰는 글이 진득하다. 탁월성은
‘AI 탈활용 전략’이 필요한 이유 AI가 업무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어 우리 삶과 분리하기 어려워졌다. AI 활용 증가에 따라 의존성과 중독증, 나아가 AI 관련 정신질환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줄이려면 ‘AI 탈활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탈활용법이란 필요한 구간에만 제한적으로 AI를 투입해 과의존을 예방하면서도 성과의 질은 높이고자 하는 자기조절형 활용 전략이다. 인간이 AI 도구에 급속도로 의존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윤리적 타락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 뇌의 진화적 생존전략에 있다. 1984년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Susan Fiske)와 셸리 테일러(Shelley Taylor)가 주창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이론에 따르면 뇌의 정보처리 용량 한계로 인해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논리적 추론보다는 지름길을 택하도록 진화해 왔다(Fiske and Taylor, 1984). AI는 인간의 인지적 구두쇠 본능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도구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 뇌를 사용하여 신경망을 강화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AI라는 가장 효율적인 지름길을 택하려는 강력한 생물학적 유혹에 시달리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인재양성을 이야기할 때 ‘AI’라는 단어 없이는 곤란하다. 정부 부처는 AI 인재 수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대학은 앞다투어 AI 학과와 전공 트랙을 신설한다. 기업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고 말하고, 언론은 ‘AI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직면한 인재 문제는 결국 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AI 인재양성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인재양성 전략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재 문제의 본질을 가릴 위험이 있다. 현재의 위기는 특정 기술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이 성장하고 축적되며 활용되는 사회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이다.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는 기술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오늘의 핵심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되거나 대체될
선생님, 저 신고할 거예요 (신서희·김유미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292쪽, 1만 8,000원) ‘신고’가 일상이 된 학교 현장의 현실을 교육전문가와 변호사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사소한 다툼조차 학교폭력으로 비화하고, 교육활동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법의 언어와 교육의 언어 사이 균형점을 모색한다. 특히 ‘법률 중심 해결’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들은 처벌과 퇴출이 아닌 책임과 회복을 강조하며, 교실이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제안한다. 질문하는 방법, 어떻게 가르칠까? (김현주 등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88쪽, 1만 9,000원) 정답 찾는 방법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수업 가이드. 5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질문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탐구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질문 수업 과정을 ‘질문 생성(Spark)’, ‘질문 확장(Grow)’, ‘질문 정교화(Focus)’의 3단계로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도구를 제시한다. 교실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생생한 사례를 통해 질문이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자리한 서울양천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126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학교다. 1900년 문을 연 이 학교는 한 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지역의 삶과 함께 호흡해 왔다. “엄마 아빠는 물론 할머니·할아버지까지 이 학교 졸업생”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인근 상가 곳곳에서도 양천초 졸업생을 쉽게 만날 수 있을 만큼 학교는 지역의 역사 그 자체다. 이 오랜 전통의 학교가 최근 ‘밝고 안정된 학교’, ‘학부모 신뢰가 두터운 학교’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심에는 2024년 9월 부임한 배현정 교장이 있다. 교장실 벽면의 모니터, 253명의 얼굴 양천초 교장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책상 옆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모니터다. 화면에는 전교생 253명의 얼굴과 이름이 슬라이드처럼 끊임없이 떠오른다. 배 교장은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다 보니 학생의 얼굴과 이름을 자주 익혀야 한다”면서 “휴대전화에도 PPT로 저장해 틈나는 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아침 등교 맞이 때 아이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꼭 불러주고 싶어 열심히 외우고 익힌다는 것이다. 등교 맞이 때면 그는 매일 다른 문구가 적힌 이름표를 달고
물건을 보지도 않고 돈부터 내는 특이한 시스템, 선분양 청약은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신청하는 제도이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주택에 대해 계약을 먼저 맺고,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입주하는, 설계도·입지·분양조건을 보고 미래의 주택을 선택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를 ‘선분양’이라고 하는데, 물건의 완성본을 보지 않고 설계도와 모형만 보고 돈을 내게 되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물건도 안 보고 구매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택시장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이러한 선분양 제도는 일반적인 분양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선분양 방식이 자리 잡은 결정적 계기는 1962년 「주택건설촉진법」 제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 주도의 대규모 택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막대한 건설 자금이 필요했는데, 은행 대출이나 공공자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민간 수요자의 ‘미리 돈을 모으고 계약하는 예약금’을 끌어모으는 선분양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이후 1970~8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 서울 및 수도권으로 주택 수요가 폭발하자 선분양은 더욱 공고해졌다. 건설사는 분양 대금을 미리 확보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Ⅰ. 정책 설계의 전문성, 교육의 미래를 여는 열쇠 인공지능 전환과 학령인구 감소 등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학교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중심의 실행 체계가 미비할 경우, 아무리 훌륭한 교육정책이라 할지라도 학교 현장에서의 안착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교육현장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적 실천 방안을 논리적으로 기획하는 ‘정책 설계 역량’은 미래 교육을 선도할 교육전문직의 핵심 지표가 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정책논술의 본질을 바탕으로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교원 역량 강화, 행·재정적 지원 체제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구현 전략을 논하고자 한다. Ⅱ. 정책논술의 본질과 기획 역량 강화 1. 정책논술의 정의와 성격 정책논술은 교육전문직의 관점에서 정책의 기본방향을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는 ‘행정적 실천 방안’을 논리적으로 기획하는 과정이다. 교육학논술이 이론 탐구를 중심으로 하고, 교직논술이 교사의 직무수행에 초점을 둔다면, 정책논술은 교육행정가의 시각에서 정책을 ‘작동 가능한 실행 체계’로 설계
지난 호에서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을 토대로 교원의 근무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의2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해서는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교육부 장관이 따로 정할 수 있어 특례로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해서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우선 적용하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및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도 함께 적용합니다. 이번 호부터는 교원의 휴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1)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4조(휴가의 종류) 공무원의 휴가는 연가(年暇)·병가·공가(公暇) 및 특별휴가로 구분한다. 2)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5조(연가일수) ① 공무원의 재직기간별 연가일수는 다음과 같다. 다만 법 제28조 제2항 제2호·제3호 및 제10호에 따라 임용된 경력직공무원 및 특수경력직공무원의 재직기간이 5년 미만이면서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공무원 경력 외의 유사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5년 미만의 재직기간별 연가일수에 각각 3일을 더한다. ② 제1항에서 ‘재직기간’이란 「공무원연금법」 제25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게 되므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그러나 교사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나 의도치 않은 일들로 수사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교사라는 신분으로 인해 처벌 외에도 징계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가 익숙한 대다수 교원은 이때 매우 혼란을 느끼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호를 통해서 교원의 범죄와 처벌, 그리고 징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형사처벌과 징계는 이중처벌인가? 「헌법」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13조). 그런데, 교원의 경우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외에 법에서 별도로 징계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있고, 징계에 따른 다양한 불이익이 있기에 사실상 두 번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헌법」에서 말하는 ‘처벌’은 신체를 구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의미하는 것인데, 징계란 공무원과 같은 특정한 신분을 가지는 자의 의무위반 행위에 대하여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글로벌 표준의 물결과 서울교육의 응답 2022년 11월 30일, 이제는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당시만 해도 생성형 AI를 실제 수업과 평가에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세종대왕 맥북 투척 사건’ 같은 해프닝을 보며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AI는 신기했지만, 실질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는 학생들의 과제물 깊숙이 침투할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제 교육현장은 이 거대한 변화에 응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 세계 교육계는 ‘인간의 자리’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4년 발표한 ‘교사 및 학생을 위한 AI 역량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핵심 가치를 ‘인간의 주체성’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AI 역량이 단순히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인간이 목적에 맞게 AI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능력임을 시사합니다. OECD 역시 PISA 2025부터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습을 새로운 혁신 영역으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