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농촌 학생의 교육 기회를 넓힐 수 있지만 정작 농촌 교사들이 이를 배울 연수와 전문 인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의 원리와 한계, 윤리적 활용까지 다루는 현장 중심 교원 연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정책네트워크가 인용한 미국 교육 전문매체 에드서지(edsurge)에 따르면 텍사스공대(Texas Tech University) 연구에서 미국 농촌 학교는 교사가 AI를 수업에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 개발 기회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연구에서도 농촌 초등학생은 도시 학생보다 정보통신기술(ICT) 접근·활용 능력과 디지털 회복탄력성, 온라인 학습 역량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 공동저자인 니콜리나 프루잇은 “농촌 교사를 위한 자원과 지원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AI를 충분히 활용하려면 교사들의 지식 기반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AI는 수준별 수업자료 제작과 수업 조정, 개별화교육계획(IEP) 초안 작성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지역사회에서 접하기 어려운 정보와 진로를 소개해 학생의 학습 범위를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켄터키주 동부 파이크빌 초등학교의 아만다 로빈슨 교사는 “AI는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 지역사회 밖의 새로운 학습을 경험하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리앤 린지 북애리조나대 교육기술·혁신 담당 책임자는 대도시와 교외 교육청에는 AI를 연구해 온 교육기술 코치가 있지만 농촌 교육청에는 내부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북애리조나대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가을 애리조나주 농촌 교육청 3곳과 약 두 달 반 동안 AI 교원 연수를 운영했다. 교육감과 수업 담당 관리자, 교사들이 참여해 쓰기 능력과 수업 참여도 등 교실의 실제 문제를 정한 뒤 적합한 AI를 적용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효과를 검증했다.
린지는 “교사들은 해결하려는 영역에 맞는 AI를 배워 교실에 적용하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기능 교육을 넘어 수업 개선과 학생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살핀 것이다.
파이크빌 초에서도 교육청 학습 코치가 월 두 차례가량 방과 후 연수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교사에게 일대일 지원을 제공한다. 로빈슨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서식지에 따른 동물의 적응을 탐구하는 챗봇을 만들어 수업에 활용했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일부에 그친다. 텍사스공대 연구는 연수 자원의 부족이 농촌 학교의 AI 도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프루잇은 빠르게 바뀌는 개별 도구보다 AI 리터러시와 기본 원리를 먼저 가르쳐야 교사가 새로운 기술의 교육적 가치와 위험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연수의 목표도 수업 편의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린지는 정보 환경과 노동시장이 변화하는 만큼 농촌 학생의 디지털 문해력과 진로 탐색, 미래 직업 역량을 넓히는 방향으로 연수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부 지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북애리조나대 연수는 무료로 운영됐으며 텍사스공대도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이틀간의 AI 워크숍을 무상 제공했다. 주정부와 지역 교육지원기관이 연수와 보조금 정보를 연결하고 여러 지역이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연수에는 윤리와 책임도 포함돼야 한다. 프루잇은 “교실에서 AI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사용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인간이 최종 판단 과정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사도 AI 챗봇이 루브릭을 바탕으로 학생의 글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제시할 수 있지만 교사와 학생의 일대일 상담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AI 피드백을 토대로 어디를 개선할지 학생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