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의 손자 바투 휘하의 몽골군, 1240년대 초에 빈과 프라하를 지나 계속해서 서진하다.” 몽골족이 중원을 더 오래 지배하고 중앙과 서남아시아 그리고 동유럽 일대를 보다 확고하게 장악했을 경우, 또 헝가리평원을 지나 오스트리아·독일 등 중부 유럽까지 진격했을 경우 세계사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었을까? 유럽은 중앙아시아로부터 내습한 훈족(흉노족으로 보기도 하나 확실치 않다)에 의해 이미 4세기 중엽 이후 살육과 약탈이라는 일대 참극을 한 차례 경험했다. 그로 인해 흑해연안의 동·서 고트족을 비롯한 게르만족의 로마제국 영역으로의 침략 내지 이주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고 결국 노쇠한 로마제국이 멸망한 사실을 역사는 비교적 소상히 전하고 있다. 동유럽을 향한 징기스칸의 대약진 징기스칸의 몽골족은 중원을 차지하고 원나라를 세웠을 뿐만 아니라 중앙·서남아시아 일대를 장악했다.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동유럽으로 진출한 그들은 모스크바 지역을 경유해 헝가리 평원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유럽의 십자군과 이슬람세계가 각축을 벌이던 1250~1260년대에는 시리아와 레바논까지 진출해 십자군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여기서는 바투군의 동유럽정복을 중심으로 몽골족 대약진의 일단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학계와 연예계 등 사회전반에 만연해있는 학력위조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학력위조는 당사자들이 학력위조를 자신의 신분 상승에 이용함으로써 정직하게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이 같은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이 사회적 비난의 핵심이었다. 이처럼 학력위조와 이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문제는 중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중국에서는 가짜가 진짜보다 더 낫다고 할 정도로 진짜 같은 가짜가 판치고 있다. 무수한 외국 유명 브랜드의 모방 제품과 더불어 최근 사람들을 경악시킨 바 있는 가짜 분유, 가짜 술 심지어는 가짜 달걀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그야말로 가짜의 천국이다. 이러한 중국의 상황에서 가짜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곳은 바로 정부기관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 관료들이 자신의 학위 위조를 통하여 승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이른바 공무원들의 가짜 학위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사회 일각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의 차원에서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가짜가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곳, 정부 현재 중국 공산당 및 정부기관의 관료들 중에는 고
한아이가 전도한 황규성은 요즘 아이답지 않게 말수가 적고, 남자아이답지 않게 조용조용했다. 외모 또한 껑충 큰 키에 하얀 살이 얇게 붙어서 어쩐지 우수에 찬 아이로 보였다. 길게 물으면 짧게 대답하고, 활짝 웃으며 물으면 짧은 미소가 잠깐 얼굴에 스칠 뿐이었다. 하도 답답하여 얼굴 표정과 손짓 발짓을 크게 하고 다소 야단스럽게 무얼 물으면 그저 고개를 까딱일 뿐, 한창 개구쟁이로 뛰어놀 어린이답지 않게 감정 표현이 너무도 절제되어 있었다. ‘필시 원인이 있으렷다.’ 신년 첫 주일 예배가 끝난 뒤 김태평 선생은 아이들을 보내면서 규성이에게 뒷정리를 시켜 교회에 잠깐 남도록 하였다. 김 선생은 규성이를 눈이 푸짐히 쌓인 교회 뒤뜰로 데리고 갔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올라앉은 눈이 칼바람에 날려 예서제서 하얀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김 선생은 뜰에 앉아서 눈 위로 솟아있는 가늘게 바짝 마른 잡초의 끝머리를 잡아 하나둘씩 뽑았다. “규성이 아빠 연세는 어떻게 되시지?” “마흔 여덟이세요.” “사람의 겨울은 머리카락에서부터 온다지? 그러시면 흰 머리카락도 슬슬 나타나고 있겠네?” “조금요.” “네가 뽑아드리니?” 규성이는 고개만 까딱했다. “뽑는 사람은 신바람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e Seagull) 1970년대 중후반, 서울 거리 곳곳에는 책을 파는 노점상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노점상? 이렇게 말하면 제법 좌판을 갖추고 리어카라도 미는 형편의 책판매상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니 급히 정정한다. 널따란 비닐이나 신문지 조각들을 대강 펼쳐서 그 위에 책을 얹어놓고 파는, 그저 꾀죄죄한 행색의 보따리 책장수였다고…. 하지만 필자는 거기서 종종 근사한 세계명작들을 만나곤 했다. 톨스토이의 부활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입센의 인형의 집, 헷세의 데미안, 여기에 모파상의 목걸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까지, 세계 명작들이 카바이드 불빛에 일렁거리던 길바닥은 보통 사람들의 어엿한 서점이요, 도서관이었다. 조악한 종이에 엉터리 활자들로 어지러운 싸구려 책들이었지만 그들은 늘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들던 세계 명작들이었고, 바로 거기서 필자는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발견했다.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의 비상(飛上) 갈매기의 꿈의 원제는 조나단 리빙스톤 시걸(Jonathan Livingston Seagull). 번역 제목이 원래 제목보다 더 좋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