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현장에 이전에 흔히 볼 수 없는 풍토가 생겼다. 수업 시간에 특별한 활동이나 과제를 주면 ‘선생님, 이거 점수에 들어가나요?, 수행평가에 반영할 건가요?’...... 그 말엔 점수에 반영되지 않으면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문득 우리 학교도 학원식으로 문제은행을 만들어 문제 풀이를 집중적으로 하면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이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우리의 교육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아니, 무너지고 있다고 모두들 한탄한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도처에서 졸속 개혁에 따른 시행착오와 그에 따른 후유증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예견된 결과다. 교육은 ‘국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교육은 국가 발전 전략 속에서도 중핵을 차지한다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조급해서는 안 된다. 쾌도난마(快刀亂麻)식으로 서둘러 해결될 문제도 아니라서 더욱 큰 것이 교육의 어려움이다. 과거 너무나도 성급히 사회 다른 분야의 개혁과 동일시한 데서 온 오류가 컸고, 시장 경제 논리의 성급한 교육 현장에의 도입이 큰 무리였다. 이제 실추된 교권으로, 교단은 사기와 의욕이 땅에 떨어져 있고, 배움의 도정에
지난 5월 25일, 본교 시청각실에서는 ‘학부모 교양 교실’ 제1기 수료식이 있었다. 학부모를 비롯한 인근 지역사회 주민 등 연인원 90명이 지난 3개월간 60시간에 걸쳐 참여했던 이 프로그램은 평생 학습 사회를 구축하여 학교의 역할을 제고함으로써 사회교육을 활성화하고 새학교 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목적으로 개설되었다. 본교 선생님을 비롯한 전문 강사의 지도로 진행된 개설 프로그램과 참여 인원을 보면, 애니어그램을 통한 자녀의 학습과 진로지도(20시간)에 40명, Graphic Edit, 중급자를 위한 Excel활용 팁 등 컴퓨터 교실(20시간)에 30명, 중급 테니스 교실(20시간)에 20명 등이었으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열심히 참여하여 수강생 전원이 수료하는 성과를 거두어 주위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학부모 교육에 적극적인 본교는 2학기에도 제2기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임에 따라 자녀교육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녀 교육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갖게 됨은 물론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질 것이며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의 연대 의식이 강화되어 학교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주간 한 대학의 사범대학 교사 지망생들의 교생 실습이 있었다. 실습을 마치는 날 교생 대표는 송별 인사에서 “교사는 바람이고 학생은 풀과 같아서 풀은 바람 부는 대로 움직이는 법인데, 어설픈 바람이 되어 학생 앞에 서보니 정말 나의 길이 바로 이 길이라는 확신이 섰다.”고 말을 했다. 그들은 ‘사도의 길, 이거라면 평생을 다 바쳐 일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큰 숲은 보지 못한 채 나무 몇 그루만 보고 가는 정말 어설픈 경험이지만 의욕 넘치는 젊은 그들에게 교육의 밝은 앞날이 보인 것일까.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교육 현장의 앞날은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신학년도가 되어 지역사회에서는 가장 학군이 좋아 학부모가 선호한다는 전형적인 도심학교로 이동했다. 그런데 학년 초 몇 주 만에 아주 사소한 일로 툭하면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 학사 일정에 시비를 걸거나 아이들 일로 항의 방문하는 풍토에 놀랐다. 그 중에 한 선생님이 댄 회초리를 구실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학부모 때문에 학교 전체가 시끌했던 일이 있었다. 앞뒤 정황을 생략한 채 변명하듯 고해바친(?) 자식의 얘기만을 듣고 주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막무간
충북 원봉중학교(교장 김종욱)는 청주시의 신흥 지역인 용암동 고층아파트 밀집지역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전교 40학급 규모의 전형적인 도심 학교다. 개교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는 신설교로 수목원 등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임에 따라 금년도를 자연친화적인「Well-Being School 가꾸기」의 원년으로 선포하였다. 이에 화장실의 Well-Being화를 비롯한 학교 내부 환경 구성은 물론 교정에 「4계절 꽃피는 학교 가꾸기」를 위하여 학생들 스스로 조직한 ‘사랑의 봉사대’와 4-H 등의 청소년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로 400여 개의 화분을 가꾸어 교정을 꽃으로 장식하고 야생화 50여 종을 확보 자연학습원으로 조성했다. 특히 「Well-Being School 가꾸기」사업 중 돋보이는 것은 외부와 단절된 120여 m에 달하는 회색 시멘트 일색의 학교 담장을 아름답고 다양한 벽화로 단장함으로써 학교 생활 공간을 자연친화적으로 연출하여 시각적인 즐거움과 미적 감동을 체험할 수 있어 학생과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 등 외래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에는 이준형 선생님 등 미술과 교사들의 정성어린 헌신이 있었다. 학년 초 다양한 주제의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는 건국 이후 작은 차이를 감안할 경우 20번이 넘게 바뀌었다고 한다. 더구나 대입 제도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광복 후 15번이나 바뀌었으니 그 수명이 줄잡아 4년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더불어 5년 마다 뒤바뀌는 정권이 교육과 입시에 개입하는 정도는 지나친 수준이었다. 역대 정부는 조금만 문제점이 드러나도 수술대에 올려 장관을 갈아 치우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지없이 교육정책은 제일 먼저 난도질을 당했다. 이 와중에 휘둘려 고생한 건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들이다. 숱한 제도의 실험 대상이었던 그들은 제도가 바뀔 때마다 적응하느라 고생했고, 유. 불리가 엇갈려 웃고 울어야 했다. 69학번, 예비고사라는 제도가 도입되어 그 시험에 떨어지면 대학 길이 막힌다는 생각에 긴장하고 학원으로 몰리고 재수, 삼수생을 양산했다. 81학번, 대학시험 몇 개월 앞두고 갑자기 폐지돼 본고사 준비에 매달린 학생들이 황당함을 당했으며, 86학번은 논술이 도입되어 학력고사가 끝난 뒤 학교에서 하루에 5, 6편씩 논술을 써야했다. 88학번, 선지원․후시험 제도로 자기의 성적을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을 지원하는 기상천외 현상에 하향 안전 지원 소동이 벌어졌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달,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온 누리가 생명감으로 충만한 달이다. 그러나 가정의 달이라 하여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이어지는 5월은 오히려 커다란 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찾아왔다. 그러나 이 날을 마치 선물이나 촌지 따위를 주고받는 날로 왜곡되어 이 때문에 우리 교사들은 보람과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착잡함과 압박감을 느껴야 한다. 선생님들이 스승의 날을 옮기거나 아예 없애달라고 하는 현실이 되었으니 가슴 아픈 일이다.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1958년부터 현직의 선생님과 병중에 계시거나 퇴직하신 선생님을 위문하는 봉사활동을 해오던 중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기로 결의하여 정한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부작용으로 인한 기념일 폐지 등 우여곡절 끝에 1982년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다시 부활되어 올해로 42회를 맞는다. 사람을 만들기 위해 스승이 기꺼이 매를 들고, 제자의 부모가 회초리를 만들어 스승에게 바쳤던 것은 그리 먼 옛날의 일이 아니었다. 옛날에는 스승을 위로하는 날이 따로 있지는 않았지만 서당에서 학업을 끝내는 유월 유두날이 되면
누가 뭐라 해도 교직은 전문직이며 교육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 대장간에서 만들어지는 호미 한 자루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거늘 하물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은 말할 것도 없다. 요즘 공교육의 신뢰 회복과 질 향상 문제에 맞물려 교원평가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교원의 자질이 교육의 질을 좌우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처럼 교육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교원의 자질과 능력이 향상돼야 한다. 따라서 교육을 개혁하고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시켜 궁극적으로 교육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교원평가라면 원칙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불안정한 대입 제도를 비롯한 학급당 학생수, 교육예산, 법정 교사 미달사태에 따른 교사당 주당시수 등의 우리나라 교육 여건을 도외시한 채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충분한 논의 없이 교육부가 성급히 내놓은 작금의 교원평가 종합방안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실효성에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교원 구조조정의 전 단계이며, 교직사회를 서열화하고 교사간 점수 따기 경쟁을 가열화 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