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앞산 뒷산에 울긋불긋 진달래가 피었다. 진달래를 ‘참꽃’이라고도 한다. 먹을 수 있는 꽃이어서 ‘참꽃’이라고 한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철쭉은 먹을 수 없어서 ‘개꽃’이라고 한다. ‘참-’이 ‘먹을 수 있는’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에는 또 ‘참배’가 있다. 먹을 수 없는 배는 ‘똘배’나 ‘문배’이다. 살구도 개살구가 있고 ‘참살구’가 있다. (1)참배: 먹을 수 있는 보통의 배를 똘배나 문배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2)똘배: 콩배나무의 열매로 아주 작고 단단하며 맛은 시고 떫다. (3)문배: 문배나무의 열매로 단단하기 때문에 무르게 하여서 먹는다. ‘참-’은 ‘진짜’ 또는 ‘진실하고 올바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도 쓰인다. (4)참사랑: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 (5)참사람: 마음이나 행동이 진실하고 올바른 사람 (6)참속: 속에 품고 있는 진짜 생각이나 마음 (7)참마음=참맘: 「1」거짓 없는 진실한 마음 「2」속에 품고 있는 진짜 마음 (8)참말: 사실과 조금도 틀림이 없는 말 (9)참눈: 사물을 올바로 볼 줄 아는 눈 (10)참값: 일정한 측정에 의하여 얻은, 길이ㆍ무게ㆍ부피 따위의 정확한 값 (11)참살: 군살 없이 통통하게 찐 살 (12)참갈
좋지 않은 일로 남의 입에 오르내릴 때 ‘구설에 올랐다’ 또는 ‘구설수에 올랐다’는 말을 쓴다. ‘구설’은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뜻이므로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니고 ‘구설’에 오른다고 하는 게 맞다. ‘구설수’를 쓰려면 ‘구설수가 끼었다’로 쓸 수 있다. (1) 구설(口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 ¶ 남의 구설에 오르다 / 괜한 구설을 들을지도 모르니 그런 행동은 삼가라. (2) 구설수(口舌數):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 ≒구설복 ¶ 구설수가 들었다. / 구설수가 있다. / 이달에는 구설수가 있으니 말조심해라. ‘구설’이라는 말과 비슷한 우리말에 ‘말밥’이라는 말이 있다. 발음은 [말빱]이다. (3) 말밥: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 ¶ 들은 말을 말밥 삼아서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4) 말밥에 오르다: 좋지 않은 화제의 대상으로 되다 ¶ 점잖은 사람을 남의 말밥에 오르게 하지 마세요. (5) 말밥에 얹다: 좋지 않은 화제의 대상으로 삼다 ¶ 그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말밥에 얹어 헐뜯는지 모르겠다. 남의 말밥에 오르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만 괜히 남의 꼬투리를 잡아 말밥에 올리기를 좋아하는
학생들끼리 쓰는 말로 ‘담임’을 ‘담탱이’라고 한다. 분명 표준어도 아니고 좋은 뜻을 담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탱이’라는 말은 왜 붙게 됐을까. ‘-탱이’가 붙은 말로 표준어 중에는 ‘영감탱이’라는 말이 있다. (1)영감탱이 ≒영감쟁이ㆍ영감태기: 나이 든 남편이나 늙은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상대를 낮잡아 이르는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여러 방언에서 ‘-탱이’가 붙은 말을 발견할 수 있다. (2)볼탱이(볼따구니/볼때기/볼퉁이) ‘볼탱이’는 ‘볼따구니/볼때기/볼퉁이’의 방언인데, ‘볼탱이’는 ‘볼퉁이’에서 소리가 바뀐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볼퉁이’는 ‘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러한 소리 변화는 일부 방언에서 ‘귀퉁이’를 ‘구탱이’라고 하고 ‘모퉁이’를 ‘모탱이’라고 하는 것과도 같다. 이른바 ‘ㅣ’모음 역행 동화라고 하는 음운 현상인데, 앞 음절의 후설모음 ‘ㅏ,ㅓ,ㅗ,ㅜ’가 뒤 음절에 전설모음 ‘ㅣ’가 오면 이에 이끌려 전설모음 ‘ㅐ,ㅔ,ㅚ,ㅟ’로 변하는 현상이다. 후설모음이 전설모음으로 바뀌는 일종의 전설모음화인데, 특히 뒤에 오는 ‘ㅣ’의 영향이므로 ‘ㅣ’모음 역행 동화라고 한다. (3)아비→[애비], (잡히다→
겨울은 제아무리 추워도 하얀 눈이 있어서 가슴 설렌다. 물론 빙판 출근길로 눈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누구나 눈을 좋아할 것이다. 겨울이 되면 첫눈이 기다려진다. (1) 첫눈: 그해 겨울에 처음으로 내리는 눈 (북한: 햇눈) 첫눈을 북한에서는 ‘햇눈’이라고 한다. 밤사이에 몰래 내리는 눈을 ‘도둑눈’이라고 하고, 밤에 내리는 눈을 ‘밤눈’이라고 한다. (2) 도둑눈: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린 눈 ≒도적눈 (3) 밤눈: 밤에 내리는 눈 ≒야설(夜雪) 눈이 온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눈을 ‘숫눈’ 또는 ‘생눈’이라고 한다. (4) 숫눈: 눈이 와서 쌓인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눈 (5) 생눈(生-): 내린 뒤에 밟지 않아서 녹지 않은 채로 고스란히 있는 눈 설날에 내리는 눈은 ‘설눈’이고, 봄에 오는 눈은 ‘봄눈’이다. (6) 풋눈: 초겨울에 들어서 조금 내린 눈 (7) 설눈: 설날에 내리는 눈 (8) 봄눈: 봄철에 오는 눈 ≒춘설(春雪) 눈이 오는 모양에 따라서도 가랑눈, 가루눈, 마른눈이 있고, 가늘고 성기게 내리는 ‘포슬눈’이 있는가 하면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이 있다. (9) 가랑눈: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10) 가루눈:
맹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한다. 맹추위는 매우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이다. (1) 맹추위(猛--): 매우 심한 추위 매우 추운 추위를 이르는 말로는 ‘강추위’가 있다. 강추위는 눈이 오지 않으면서 추운 강추위와 눈이 오면서 추운 강추위, 두 가지로 쓰인다. (2) 강추위: 눈도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 (3) 강추위(強--):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 두 번째 사례 ‘강추위’에서 ‘강-’은 ‘다른 것이 섞이지 않고 그것만으로 이루어진’의 뜻을 나타낸다.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을 ‘강술’이라고 하고, 물이나 다른 어떤 것이 섞이지 않은 굴의 살을 ‘강굴’이라고 하고, 좁쌀만으로 지은 밥을 ‘강조밥’이라고 하며 다른 나무의 숯이 섞이지 않은 참숯을 ‘강참숯’이라고 한다. ‘강추위’는 ‘된추위’라고도 하는데 ‘된-’은 ‘매우 심한’의 뜻을 나타낸다. (4) 된추위: 몹시 심한 추위 (5) 된더위, 된바람, 된서리, 된여울 추위가 오랫동안 계속될 때 ‘장대추위’라고 하고 한창 심한 추위는 ‘한추위’라고 한다. (6) 장대추위(長---): 오랫동안 내리 계속되는 심한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7) 한추위:
법무부에서 ‘법조 브로커’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 뉴스가 떴다. 원래 브로커(broker)는 ‘중개상인’ 즉 ‘중개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거간’ 또는 ‘거간꾼’이라고도 하는데 ‘거간꾼(居間-)은 ‘사이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흥정을 붙이는 일이나 그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1) 거간(居間):「1」사고파는 사람 사이에 들어 흥정을 붙임「2」=거간꾼 (2) 거간꾼(居間-): 사고파는 사람 사이에 들어 흥정을 붙이는 일을 하는 사람 ≒어성꾼 이렇게 상행위에 끼어들어 흥정을 붙이는 사람이 ‘거간’, ‘거간꾼’ 또는 ‘어성꾼’이고 ‘브로커’인데, 이 ‘브로커’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여 ‘사기성이 있는 거간꾼’을 가리키기도 한다. ‘법조 브로커’니 ‘여권 브로커’니 ‘토지 브로커’니 하는 말은 대체로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 경우다. 물건을 사고팔 때 품질이나 가격 따위를 의논하는 것을 ‘흥정’이라고 하고, 중간에서 일이 잘되도록 힘쓰는 일을 ‘중개’라고 한다. 이런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곧 ‘브로커, 거간(꾼), 중개인’이다. (3) 흥정: 물건을 사거나 팔기 위하여 품질이나 가격 따위를 의논함 (4) 중개(仲介): 제삼자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철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여기서 ‘하룻강아지’는 태어난 지 하루밖에 안 된 강아지가 아니다. ‘하룻강아지’는 나이가 한 살 된 강아지라는 뜻이다. (1) 하룻강아지: 한 살 된 강아지 ‘하룻’은 ‘하릅’이 바뀐 꼴이다. ‘하릅’은 나이가 한 살 된 소, 말, 개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말에는 동물의 나이를 세는 말이 따로 있다. 우리 조상들은 동물의 나이를 세는 말을 따로 둠으로써 생활과 함께하는 가축들을 그만큼 소중히 여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 한 살: 하릅, 한습 / 두 살: 두습, 이듭 / 세 살: 세습 / 네 살: 나릅 / 다섯 살: 다습 / 여섯 살: 여습 / 일곱 살: 이롭 / 여덟 살: 여듭 / 아홉 살: 아습, 구릅 / 열 살: 담불, 열릅 ‘-릅, -습, -듭’ 등이 섞여 있어서 헷갈리기는 하는데 재미있는 우리말인 듯하다. 일곱 살을 나타내는 말은 특이하게도 ‘이롭’이다. 우리말에는 또 수를 세는 단위 중에 어림수를 나타내는 말이 발달해 있다. 어떤 것을 정확하게 콕 집어서 말하지 않고 대강 짐작으로 말하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우리 민족이 수 관
어떤 사람은 ‘예쁘다’와 ‘이쁘다’를 구별해서 쓰기도 하지만 여태까지는 ‘예쁘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이쁘다’는 표준어가 아니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심의회가 ‘이쁘다’도 복수표준어로 인정했다. 사람마다 약간의 어감 차이를 두고 구별해서 쓰기도 하지만 둘 다 같은 뜻의 말로 보고 ‘이쁘다’도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그래도 사람마다 말버릇이 달라서 둘을 미묘한 차이로 굳이 구별해서 쓰기도 할 것이다. ‘이쁘다’가 표준어가 된 것만으로도 환영할 일이다. 이웃에 놀러 갈 때 ‘마실 간다’는 말을 쓰고 밤에 이웃이나 가까운 곳에 놀러 나갈 때는 ‘밤마실 간다’는 말을 쓴다. 지금껏은 ‘마실’을 방언이나 북한어로 처리해 표준어가 아니었다. 이제는 ‘마실’도 표준어가 됐다. (1)마을/마실: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을 뜻하는 말은 ‘마실’이 아니고 여전히 ‘마을’이다.) (2)밤마을/밤마실: 밤에 이웃이나 집 가까운 곳에 놀러 가는 일 (3)마을꾼/마실꾼: 이웃에 놀러 다니는 사람 (4)마을방/마실방: 마을꾼/마실꾼들이 모여드는 방 (5)마을돌이/마실돌이: 이웃으로 돌면서 노는 일 밥이 끈기가 있을 때 ‘밥이 차지다’고 한다. ‘차지
실력 따위가 비슷한 사람을 가리켜 ‘맞수’라는 말을 쓴다. ‘맞수’는 ‘맞적수’ 또는 ‘적수’라고도 한다. (1)맞수(-手): 힘, 재주, 기량 따위가 서로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대 ≒맞적수 (2)적수(敵手): 재주나 힘이 서로 비슷해서 상대가 되는 사람 ‘맞수, 맞적수, 적수’라는 말보다는 어쩌면 ‘라이벌’이라는 말이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서로 힘이 비슷한 사람을 ‘맞잡이’ 또는 ‘맞들이’라고도 한다. 이 말들 또한 ‘라이벌’을 대체할 만한 말이다. (3)맞잡이: 서로 힘이 비슷한 두 사람 ≒맞들이 (4)맞잡다: 힘, 가치, 수량, 정도 따위가 대등하다 우리말에서 ‘맞-’은 일부 명사나 동사 앞에 붙어 ‘마주’ 또는 ‘서로 엇비슷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5)맞담배: 서로 마주 대하여 피우는 담배 (6)맞절: 서로 동등한 예를 갖추어 마주 하는 절 (7)맞바둑: 바둑 급수가 같은 사람끼리 두는 바둑 상대방과 비슷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맞먹는다’고 한다. (8)맞먹다: 「1」거리, 시간, 분량, 키 따위가 엇비슷한 상태에 이르다 「2」힘, 지위, 수준 등에서 상대방과 대등한 상태에 이르다 강자끼리 싸우는 모습을 가리켜 ‘용호상박’이라 하고
예전에 ‘말괄량이 삐삐’라는 연속극이 있었다. 주인공 ‘삐삐’가 머리를 양 갈래로 땋기는 했지만 하도 남자애처럼 굴어서 처음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렸다. 물론 여자아이이긴 했지만, ‘말괄량이’라는 말뜻을 알았더라면 그런 고민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말괄량이: 말이나 행동이 얌전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여자 ‘말괄량이’에 대응할 말이 ‘개구쟁이’나 ‘장난꾸러기’다. ‘말괄량이’는 여자에게 한정되지만 ‘개구쟁이’와 ‘장난꾸러기’는 남녀 구분이 없다. (2)개구쟁이: 심하고 짓궂게 장난을 하는 아이 (3)장난꾸러기: 장난이 심한 아이. 또는 그런 사람 ‘-쟁이’나 ‘-꾸러기’는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아이들을 가리켜 쓸 수 있는 말에 ‘얄개’라는 말도 있다. (4)얄개: 야살스러운 짓을 하는 아이 (5)야살스럽다: 보기에 얄망궂고 되바라진 데가 있다 (6)얄망궂다: 성질이나 태도가 괴상하고 까다로워 얄미운 데가 있다 (7)되바라지다: 어린 나이에 어수룩한 데가 없고 얄밉도록 지나치게 똑똑하다 1970년대에는 ‘고교 얄개’, ‘얄개 시대’ 등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유행한 때도 있었다. 얄개는 말썽을 자
누군가 내 말을 안 듣고 버틸 때 “너 나한테 개기냐?”고 말한다. 물론 좋은 감정으로 말하는 것도 아니고 점잖은 말도 아니다. 사실 ‘개기다’라는 말은 표준어가 아니었는데 지난해에 표준어가 됐다. 다만, 원래의 표준어인 ‘개개다’와는 뜻이나 어감 차이가 있는 별도의 표준어로 등재됐다. (1)개개다: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 ¶ 비빌 언덕이 따로 있지 능력도 없는 나에게 개갤 거야? (2)개기다: (속되게)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 ¶ 일도 하기 싫은데 그냥 개기지 뭐. ‘개기다’를 써야 할 상황이 있긴 하지만 속된 말이므로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또 누군가 자꾸 귀찮게 할 때 “왜 자꾸 추근거리니?”라고 말한다. ‘추근거리다’도 원래는 표준어가 아니고 ‘치근거리다’가 표준어였다. 이제는 ‘추근거리다’도 표준어로 인정됐다. (3)치근거리다: 성가실 정도로 은근히 자꾸 귀찮게 굴다. ‘지근거리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치근대다 ¶ 열심히 공부하는데 치근거리지 말고 네 공부나 해. (4)추근거리다: 조금 성가실 정도로 은근히 자꾸 귀찮게 굴다 ≒추근대다 ¶ 오늘은 바쁘니까 추근거리지 말고 너 혼자 가. 치근거리거나 추근거리면
뭔가 일을 똑 부러지게 처리하지 못 할 때 “사람이 티미하다/트미하다”고 한다. ‘티미하다’는 사전에 없고 ‘투미하다’가 있다. (1)투미하다: 어리석고 둔하다 - 그는 남들이 말을 붙여 보아도 돌미륵같이 투미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 - 그 선수는 수비하는 모습이 원래 좀 투미해. 사람들이 ‘투미하다’를 ‘티미하다’나 ‘트미하다’로 잘못 말하는 듯하다. 이 말은 경상도 사투리라고도 한다. ‘투미하다’와 비슷한 말로 ‘트릿하다’가 있다. (2)트릿하다: 맺고 끊는 데가 없이 흐리터분하고 똑똑하지 않다 - 이번에도 트릿하게 일을 했다가는 큰일 날 줄 알아라.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나타내는 또 다른 말이 ‘흐리멍덩하다’이다. (3)흐리멍덩하다: 옳고 그름의 구별이나 하는 일 따위가 아주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하다 - 그는 일 처리가 흐리멍덩해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흐리멍텅하다’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흐리멍덩하다’의 북한어다. 일 처리 따위가 분명하지 않은 것을 나타내는 또 다른 말이 ‘흐리터분하다’이다. (4)흐리터분하다: 성질이나 행동 따위가 답답할 정도로 흐리고 분명하지 못하다 - 아닌 것은 아니라고 또렷이 말하는 그에게는 흐리터분한 구
유리창에 성에가 끼었을 때 우리는 “유리창에 뽀얗게 성에가 끼었다”고 표현한다. 또 시골길에서 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갈 때도 “차가 뽀얀 먼지를 날린다”고 말한다. (1) 성에: 기온이 영하일 때 유리나 벽 따위에 수증기가 허옇게 얼어붙은 서릿발 (2) 뽀얗다: 「1」연기나 안개가 낀 것처럼 선명하지 못하고 조금 하얗다 「2」살갗이나 얼굴 따위가 하얗고 말갛다 「3」빛깔이 보기 좋게 하얗다 그런데, ‘뽀얗다/보얗다, 뿌옇다/부옇다’와 비슷한 말로 ‘뽀윰하다/보윰하다, 뿌윰하다/부윰하다’라는 말도 있다. (3) 뽀윰하다: 빛이 조금 보얗다 (4) 안개가 {뽀윰하게/뿌윰하게/보윰하게/부윰하게} 끼었다. (5) {뽀윰한/뿌윰한/보윰한/부윰한} 아침 안개 속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초등학교 국어 읽기 교과서를 보다가 ‘앙감질로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봤다. ‘앙감질로 뛴다’는 말이 어떻게 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6) 앙감질: 한 발은 들고 한 발로만 뛰는 짓. ≒침탁. (7) 아이는 발등을 돌에 찧이고 나서 동동거리며 앙감질만 해 댔다. 어렸을 적에 ‘깨끔발’이라는 말을 썼던 거 같은데, 사전
어떤 멋진 대상을 보고 여러분은 어떤 표현을 하는가. ‘뽀대난다’고 하는가, 아니면 ‘간지난다’고 하는가? 이럴 때 ‘매초롬하다’라는 말을 써 보자. (1) 매초롬하다: 젊고 건강해 윤기가 돌고 아름다운 태가 있다. (큰말)미추룸하다. (부사)매초롬히 - 그녀는 매초롬해 누구나 부러워한다. - 매초롬히 잘 자라다오. - 그 집 딸이 어느새 미추룸하게 다 자란 처녀가 됐더라. 뽀대단다거나 간지난다고 하기보다는 ‘매초롬하다’고 표현하면 그 사람도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인다. ‘매초롬하다’와 소리가 비슷한 ‘의초롭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화목해 우애가 두텁다’는 뜻의 형용사다. (2) 의초롭다: 화목해 우애가 두텁다 - 그는 친형제 이상으로 그들과 깊은 정을 나누며 의초롭게 지냈다. - 그 세 자매는 나이가 들어서는 더욱 서로 의지하며 의초롭게 잘 지냈다. - 친구들끼리 의초로이 잘 지내기를 바란다. ‘의초롭다’, ‘의초로이’의 ‘의초’라는 말은 ‘동기간의 우애’나 ‘부부 사이의 친한 정’이라는 뜻이다. (3) 의초(誼-): 동기간의 우애. 부부 사이의 친한 정 - 그 집안은 형제자매 사이에 의초가 두텁다. - 별것도 아닌 일로 의초가 상하고 말았다. - 그
여러 이유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아이가 줄어들면서 ‘아이’라는 말도 줄어드는 것 같다. ‘아이’라는 말의 자리를 ‘베이비’가 파고들고 있다. 새로운 천년, 즉 2000년이 다가올 무렵 ‘밀레니엄 베이비’를 갖고자 하는 젊은 부모가 많이 있었다. ‘밀레니엄 베이비’는 새천년인 2000년에 태어난 아이를 가리키지만, 좁혀서는 2000년 1월 1일 또는 1월 1일 0시에 태어난 아이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는 잠시 동안의 유행이었다. ‘밀레니엄 베이비’는 새천년에 태어난 아이를 뜻하니까 ‘천년둥이’ 또는 ‘즈믄둥이’가 제격이다. ‘즈믄’은 숫자 ‘천’을 나타내는 우리 옛말이다. (1) 밀레니엄 베이비(millennium baby) → 천년둥이, 즈믄둥이 ‘베이비붐’이라는 말이 있다.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대체로 전쟁 직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한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쟁 직후에 출산율이 증가한 때가 있었다. 대체로 1955년생부터 1963년생까지를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이제 이들의 은퇴 시기가 다가와 여러 고민이 있다고 한다. (2) 베이비 붐(baby boom) → 출산 유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