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무렵, 아내로부터 짧은 문자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여보, 오늘 외식해요. 저녁 7시까지 ○○레스토랑으로 오세요." 평소 외식을 좋아하지 않는 아내의 갑작스러운 외식 제안이 그렇게 탐탁지 않았다. 외식하자고 하면 늘 외식비가 아깝다며 손수 음식을 만들어 주곤 했던 아내였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외식은 특별한 날(결혼기념일, 생일 등)이 아니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내가 예약해 둔 장소는 이 지역에서 비싸기로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아내와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레스토랑 문을 막 열고 들어서자, 안에서 나를 반기는 한 여인이 있었다. 아내였다. 미리 도착한 아내는 나를 보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아내는 내 손을 잡고 예약해 둔 테이블로 나를 안내했다. 자리에 앉자, 아내는 먼저 메뉴판을 건네며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주문하라며 재촉했다. 순간, 아내의 지나친 행동이 미심쩍어 우스갯소리로 물었다. "여보, 혹시 복권에 당첨되기라도 했소?" 복권 당첨이라는 말에 아내는 웃으며 말했다. "복권에 당첨되
전문대 수시모집 마감일(9월 27일)을 앞두고 일선 고교는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대학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매년 줄어드는 학생 수에 한 명이라도 더 학생을 유치하려는 대학의 최선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양극화로 대학은 학과 간에도 적잖은 이해관계가 얹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과를 폐지해야 할 정도로 매년 지원율이 저조한 일부 학과의 경우, 그 위기감은 더하다. 그렇다고 모든 전문대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수도권 소재 모(某) 전문대 일부 학과의 경우 4년제 대학 못지않게 경쟁률과 내신 성적이 높다. 심지어 수능 최저학력과 면접까지 있어 합격하기란 여간 어렵다. 매년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전문대의 경우, 입시 때가 되면 학생 유치를 위해 온갖 감언이설(甘言利說)로 학생들을 유혹해 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심지어 어떤 대학은 전형료 면제라는 혜택까지 제시해 보이지만 학생들은 별 관심이 없다. 아직 현실은 전문대(2~3년제)의 인식이 4년제보다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한번은 학급 아이들에게 전문대 지원을 꺼리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질문에 아이들은 여
2교시 영어 시간. 다음 주부터 시행되는 중간고사를 앞두고 모든 아이는 열심히 수업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하는 몇 명의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 아이들의 행동에 잠시 주의를 시키고 난 뒤 수업을 계속해서 진행하였다. 바로 그때였다. 아이 중 한 명이 손을 들며 질문했다. “선생님, 수시모집 전형은 3학년 1학기 때까지의 성적만 반영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 아이의 말은 마치 2학기 중간고사를 포기하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이번 수시 모집 여섯 군데 모두를 수도권 소재 대학에 원서를 낸 그 아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교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에 공감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지난 9월 초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교실 분위기이다. 수시모집에서 3학년 2학기의 내신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예 중간고사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있으며 수능 최저를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정규 교과 시간에 수능과목을 공부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대학별 고사(면접, 논술, 적성 고사 등)가 더 중요하다며 2학기 중간고사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사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조회시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즐거워해야 할 아이들의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내심 어제(9.10) 마감한 수시모집의 높은 경쟁률 탓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경쟁률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 것을 당부하며 수시모집 접수 이후의 일정에 관해 이야기해주었다. 바로 그때였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한 남학생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선생님, 추석 연휴 중에 학교 개방하나요?” 뜬금없는 그 남학생의 말에 긴장감이 감돌았던 교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아이의 시선이 그 남학생에게로 집중되었다. 처음에는 그 아이의 말이 장난처럼 들렸다. 그런데 표정이 워낙 진지하여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니?” 그러자 녀석은 자신의 속내를 허심탄회 털어놓았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친척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다며 차라리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것이 마음 편해요.” 그 아이의 말에 교실은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일부 아이들은 그 아이의 말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환호했다. 그리고 그 아이와 학교에 나와 공부하겠다는 아이들도 일부 있었다. 순간,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 명절 연휴 아이들이 무엇
2020학년도 대학 수시모집 접수 마감일인 오늘(10일) 교무실은 원서를 접수하려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이미 접수가 끝난 대학의 경쟁률에 따라 아이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출근하자, 한 여학생이 교무실 복도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 여학생은 다름 아닌 지난 저녁 접수 시간 한 시간을 남겨놓고 대학 하나를 결정하지 못해 나와 긴 통화했던 우리 학급의 ○○였다. 그런데 그 아이의 표정은 마치 큰일이라도 난 듯 많이 상기되어 있었다. 내심 원서를 접수하면서 실수라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보자, 그 아이는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교무실로 들어가는 나를 따라오며 말문을 열었다. “선생님, 어떡하죠? 저 아무래도 대학에 못 갈 것 같아요?” 뜬금없는 그 아이의 말에 나 또한 긴장하여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니? 원서접수 하면서 실수라도 했니?” 그 아이는 어제 접수 마감한 서울 모(某) 대학의 최종경쟁률을 말하며 지레짐작 겁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선생님, 경쟁률이 ○○:1인데 힘들겠죠?” 우선 그 아이를 진정시키고 교실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 아이가 말한 대학의 최종경쟁률을 확인해 보았다. 확인 결과, 그 아이의 말이
왠만하면 수술없이 약물 치료로 그럭저럭 넘기려고 했던 갑상선 증상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세침 검사결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마침내 담당의사는 현재의 상태를 갑상선 암으로 확진하고 수술 날짜를 조율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수술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충분히 쉴 것을 권유했다. 의사의 말은 고3 담임인 내게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중요한 시기에 담임의 부재가 학급 아이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을 앞두고 가족 및 여러 선생님과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할지를 몰라 고민하는 내게 선생님 대부분은 병을 더 키우지 말고 이참에 건강을 위해서라도 당분간 학교 관련 모든 것을 잊고 쉴 것을 조언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며 위로해 주었다. 며칠을 고민하고 난 뒤, 가족들과 상의하여 2개월 간 병가를 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특히 입시를 앞둔 고3, 민감한 시기 담임의 공백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걱정되었다. 수술 일자(26일)가 가까워질수록 고민이 더욱
19일. 오전 11시 15분 경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지진 발생으로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지진이 발생하자, 소스라치게 놀란 학생들이 일부 있었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하여 큰 혼선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진도 4.3으로 강원도 영동권 전 지역에서 감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 발생시 단계별 학교 조치 절차 지진 발생시 상황별 행동요령 지진 발생시 학생 행동 요령
4월 16일(화요일) 출근 시간. 왼쪽 가슴에 노란색 리본을 단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 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놀랍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건은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렸습니다. 사건 이후, 늘 안전불감증으로 생활해 왔던 우리 사회는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사회 취약지역뿐만 아니라 그간 방치돼 있던 사회 전반적인 곳을 재정비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학교 차원에서는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어떠한가? 세월호 사건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비일비재(非一非再)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다 보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안이 미봉책(彌縫策)으로 되어버린 지도 오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대처는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안전불감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다시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수업시간,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즈음하여 한 여학생의 이야기가 있었다. “선생님, 세월
12일(금), 저녁 7시 고3 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입시설명회는 ‘대입방향과 고교 로드맵 이야기’를 주제로 강원도 교육청 소속 대입지원관인 김혜란 강사의 특강이 이뤄졌다. 신학기 처음으로 실시된 이날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2020학년도 입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2020 대학입시 주요정보 수시대학입시특징, 대학입시 준비전략 등)를 경청했다. 그리고 입시설명회 후에는 학급별 담임 선생님과 대입 상담을 실시하였다.
9일 아침 출근하자, 지난 4일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동료교사의 본가(강릉시 옥계면 위치)가 큰 피해(전소)를 입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화재 현장에 다녀 온 일부 선생님의 전언은 당시의 화재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특히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마을 전체가 화마로 휩 쌓인 상황에서 부모님은 옷가지 하나 챙길 겨를이 없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발을 동동 구르며 타들어 가는 집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동료교사는 말을 전했다. 문제는 더 늘어나는 피해액과 이재민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 차원의 구호물품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이재민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노인 분들이어서 건강을 염려하는 가족들이 많다고 하였다. 각계각층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이재민이 거주할 수 있는 숙소의 태부족이라고 동료교사는 전했다. 모든 이재민의 한결같은 바람은 국가차원에서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생업에 복귀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앞당겨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재민을 위한 따스한 손길을 호소했다. 이에 학교 차원(교직원 대상) 성금을 모아 이재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옥상에서의 두 여고생의 투신자살 소식은 교사인 내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자살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창 꽃피울 나이에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에 의구심이 생겼다. 순간, 지난 월요일 7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는데 내 뒤를 따라오던 두 여학생의 대화가 문득 떠올려졌다. 두 여학생은 무엇에 불만이 있는 듯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두 아이는 무엇 때문인지 학교 다니기가 싫다며 연신 누군가를 욕(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내뱉었다. 처음에는 현실에 불만인 아이들이 으레 하는 넋두리라 생각하고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주고받는 아이들의 대화 내용이 갈수록 농후해 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누군가가 제지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농(弄) 있는 대화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그냥 모른 체하고 지나칠까 생각도 했으나 대화 내용이 워낙 입에 담기가 민망할 정도라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서 아이들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았다. 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아이들은 서로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대화는 내가 교무실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
1교시 영어 시간. 다음 주 기말고사를 앞둔 교실은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정적이 감돌았다. 수업에 앞서, 모르는 문제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그런데 수업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책상에 엎드려 있는 한 학생이 눈에 띄었다. 평소 수업 태도가 남달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이라 그 아이의 행동에 의구심이 생겼다. 수업이 끝난 뒤, 조용히 그 아이를 불렀다. 시험을 앞두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아이들에게 꾸중 또는 잔소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 먼저 어디가 아픈지를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어디 아픈 거니?” “선생님, 죄송해~요. 잠을 몇 시간 못 자서~요.” 녀석은 지난밤 기말고사 시험공부 하느냐 2시간밖에 못 잤다며 수업시간 내내 엎드려 있었던 것을 사과했다. 그리고 시험 때가 되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불면증으로 고생한다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녀석은 자신의 공부 방법을 이야기한 뒤,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선생님, 제 공부 방법에 무엇이 문제인가요?” 녀석의 문제점은 시험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이었다. 녀석은 나름대로 열심히
날씨가 무더워짐에 따라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생활하지 못할 정도로 교실은 찜통이다. 그러다 보니, 등교하자마자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에어컨을 켜는 일이다.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아이들은 일과 중 대부분의 활동을 교실에서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의 건강이다. 요즘 학교 보건실은 기침과 인후통을 호소하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아이들의 이와 같은 증상은 장시간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어 생긴 냉방병이 원인이라고 보건교사는 말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소 2시간마다 교실을 환기해 줄 것을 보건교사는 각반 담임 선생님에게 주문했다. 가능하다면,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특히 신경 쓰는 것도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학교 차원에서 이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가림막을 설치했으나 그다지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경우,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 때문에 머리가 아파 공부가 집중되지 않는다며 에어컨을 꺼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더위를 참지 못하는 아이들은 에어컨을 끄자는 요구에 반색하며 에어컨 끄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혼탁했던 전국 지방 동시선거가 끝난 14일, 선거결과에 여야(與野) 희비(喜悲)가 엇갈리는 가운데 여(與)는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몸을 더 낮추었고, 야(野)는 패배에 따른 후폭풍을 추스르기에 여념이 없는 하루였다. 2교시 영어 시간. 아이들의 관심사는 어제 끝난 선거에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몇 명의 당선자 이름을 들먹이며 그들의 면면(面面)을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 한 아이는 몇 개의 선거공약을 열거하며 당선자가 그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자신이 생각했던 후보가 낙선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업시간 가끔 농담을 잘해 지적을 당하곤 했던 한 녀석이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후보를 선택하는데 제일 먼저 무엇을 보세요?” 질문에 답변하기도 전에 녀석은 자기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제게 투표권이 있다면 유권자와 약속을 잘 지키는 후보에게 투표하겠어요.” 그리고 녀석은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마냥 유행에 민감하고 연예인을 동경할 줄만 알았지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아이들의
20일. 교육부의 ‘2018년 대학 기본역량 1단계 진단’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대학 간 희비가 교차하였고 거기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특히 2단계 평가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에서는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퇴근 무렵.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도권 소재 대학을 포기하고 지방 모(某) 대학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한 제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제자는 등록하여 다니고 있는 대학이 교육부 발표 2단계 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 대학을 그만두고 2학기에 있을 대학 수시 모집에 다시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수시 모집 3개 대학(수도권 소재 2개, 지방소재 1개)에 합격한 제자는 최종 등록을 앞두고 나를 찾아와 고민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사실 제자가 등록을 원하는 대학은 서울 소재 대학이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포함해 매월 부담해야 할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가 문제였다. 반면, 4년 장학생으로 선발된 지방 소재 대학에 등록할 경우 제자는 학비뿐만 아니라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제자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해주고 난 뒤 고민해 보라고 하였다. 결국 제자는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