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J초의 A교사는 학교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 지끈 아파온다. 칭찬도 해보고 야단도 쳐봤지만 도무지 통제가 안 되는 반의 권동윤(12·가명) 학생 때문이다.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권 군은 A교사 반의 골칫거리. 본인도 수업에 집중을 못할뿐더러 시도 때도 없이 앞 뒤 학생들까지 방해해 수업 분위기를 흐려놓기 일쑤다. A 교사는 “매년 반에 말 안 듣는 아이들이 꼭 있지만 동윤이한테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면서 “도무지 주의가 산만해서 알아듣게 얘길 해도 그때 뿐”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업 한 시간을 진행하면서 보통 7~8번이 넘게 주의를 줘야할 만큼 신경을 쓰다 보니 이제는 그냥 내버려두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ADHD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이한성(14·가명)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왕따였고 학교생활이 힘들었다. 이 군의 가장 큰 문제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것. 친구들의 사소한 장난에도 화 조절을 못해 손이 돌아갈 정도였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공격적으로 변하게 됐다. 이 군은 담임교사의 권유로 최근 ADHD 치료를 시작했다. 학기 초부터 이 군을 유심히 지켜본 담임교사가 학부모에게 치료를 권유한 것. 이 군의 경우
신동호 | 코리아 뉴스와이어 편집장 조기 영어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한 달 수업료 100만 원이 넘는 영어 유치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어린이 영어 과외, 해외연수가 유행이다. 아이의 조기 영어교육을 위해 초등학생을 미국에 유학 보내고 발음을 잘하게 하려고 혀 수술까지 한다고 한다. 조기 영어교육은 언어 습득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가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어려서 말을 배워야지, 이 시기가 지나면 '기회의 창'이 닫혀 버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어른이 된 뒤에도 영어에 많이 노출되고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얼마든지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뇌의 불균등 성장이 '결정적 시기' 좌우 언어 학습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가설은 1967년 미국의 언어학자 에릭 레너버그 교수가 〈언어의 생물학적 기초〉란 책에서 처음 내놓았다. 그는 인간의 언어 습득은 뇌나 발성 기관의 발달 특성 때문에 사춘기가 지나면 어렵다고 주장했다. 유명한 언어학자인 매사추세츠 공대의 스티븐 핑커 교수는 6세부터 사춘기까지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고 〈언어 본능〉에서 밝혔다. 그렇다면 왜 언어 학습에 결
신아연 | 호주 칼럼니스트 최근 호주 10대들의 가장 위험한 환경요소 가운데 ‘마약’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다. 즉, 학원폭력이나 학업 스트레스, 가정 문제, 이성 관계 고민 등 청소년들을 둘러싼 직간접적인 부정적 영향 가운데 약물 사용에 따른 것이 단연 으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마약에 중독된 10대들의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고 심지어 초등학교 4~5학년 때부터 마약에 손을 대는 일이 보도되는 지경이다. 호주 청소년들의 마약 복용률은 16~17세의 경우 약 20%, 18~19세의 경우 30% 선을 웃돌고 있어 이 수치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특히 12~15세 연령층에서는 14명당 한 명꼴로 불법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주위에서 보아도 자식이 마약을 하다가 죽었다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마치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사례처럼 흔하게 나돌고, 마약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과 학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른 자녀 문제로 속을 끓이는 부모들이 한둘이 아니다. 자식 가진 부모들은 모이기만 하면 ‘마약만 안 해도 효도’라는 말을 할 정도로 호주 청소년들의 마약 복용문제는 가장 가까이서,
김정호 | 서울 양화초 교사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스승의 날과 관련하여 많은 부정적인 논의들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스승의 날인 5월 15일에 집단적으로 휴교하는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자든가, 학년 말인 2월로 옮기자는 의견 등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면서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스승의 날의 존재가치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에서 스승의 날이 기타 여러 원인들로 인해 본질이 왜곡되면서 스승의 날의 존속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중국에서는 스승의 날이 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이 날만큼은 전국적으로 학생 교육에 전념하는 교사들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국가적으로 기념하는 명실상부한 교사를 생각하는 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9월 10일을 우리의 스승의 날에 해당하는 ‘교사절(敎師節)’로 정해놓고 있다. 교사절은 중국의 교사법(敎師法) 6조에 명시되어 있는데, 교사들의 사회적인 지위를 한층 더 높이고, 교사의 업무를 사회에서 최고로 존경받고, 흠모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으로 만들며, 스승을 존중하고 가르침을 중시하며 지식을 존중하는 동시에 인재를 존중하
박경민 | 역사 칼럼니스트(daum.cafe.net/parque) 거대한 군사종교세력의 등장 이슬람교의 창시자는 물론 마호메트이다. 그가 탁월한 종교적, 정치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아라비아 전체를 통일하고 그의 후계자들이 정복사업을 계속하여 거대한 사라센 제국을 건설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가 그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비잔틴 제국(동로마 제국)은 이란의 사산 조(朝) 페르시아와 오랜 싸움을 계속하는 바람에 6세기 후반에 들어와 '비단길'과 '바다길'이 거의 막혀 아시아에서 오는 상품이 아라비아 반도로 집중될 수밖에 없없다. 자연히 그 중심지인 메카가 중계무역을 독점하면서 크게 번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호메트는 610년에 이슬람교를 창시했다. '이슬람'이란 아라비아말로 '신으로의 절대적 귀의'를 의미한다. 당시에는 부와 권력이 대상인(大商人)에게 편중된 것이었기 때문에 마호메트의 '알라 앞에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사상은 사회변혁을 통한 일종의 계급투쟁이었기 때문에 결국 메카에서 메디나(현재의 야슬리브)로 추방을 당하였다. 서기 622년 7월 16일의 이 사건을 '헤지라'라고 하며, 이것이 이슬람력(태음력)의 기원이다. 마호메트 사후, 이슬람은 마호메
*소치가 세운 화실 '운림산방'의 전경. 최효찬 | 자녀교육 컨설턴트, 저자 유대인 자녀교육의 핵심은 모범 극성스러운 자녀교육 때문에 '유대인 엄마(Jewish Mom)'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유대인들은 자녀교육에서 아버지가 주도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먼저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고 자녀는 아버지를 닮아가려 노력한다. 랍비 토케이어는 한가한 시간이면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데, 이제 겨우 다섯 살인 그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흉내를 내면서 '공부하는 척'을 한다고 한다. 아이는 서재에서 가장 두꺼운 책을 꺼낸 다음 의젓하게 앉아 페이지를 넘기면서 눈을 치켜뜨는 아버지의 폼을 흉내 낸다. 물론 아직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내용을 알 리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아버지란 책을 읽는 사람이라는 관념이 어린 그의 가슴 속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그것이 그의 정신적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책 읽는 모습을 흉내 내면서 성장한 어린이 중에 세계적인 명사가 된 사람이 유대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국무장관의 직위에까지 오른 헨리 키신저 박사이다. 그는 어렸을 때 매일 아버지와 함께 공부를 했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박인기 | 경인교대 교수 사람들은 대화하고 소통하며 산다. 산다는 것이 곧 소통의 현존(現存)을 증명하는 것이지 달리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소통이 끊어진 곳에 삶의 좌절이 있고, 소통이 왜곡되는 곳에 배신의 분노가 있고, 소통이 실종되는 곳에 관계의 파탄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소통이 거창한 그 무엇인 것 같지만, 실상 소통은 소박한 것이다. 소통이란 것의 반은 내가 누구에겐가 말하는 것이고, 나머지 반은 내가 누군가의 말을 듣는 것이다. 모든 소통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잘 안 되면 소통은 잘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런데 소통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불행과 고통을 가져다준다. 안 되면 말고 하는 식으로 다스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소통의 문제를 보는 지혜의 눈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소통을 주로 말하기의 문제로 본다. 내가 말을 잘못 해서 소통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듣는 것이 말하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듯이, 말하는 것은 듣는 것에 의존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말하기의 실패는 듣기의 실패에 반드시 연동되어 있다. 그래서 듣기의 지혜가 중요하다. 그런데 잘 듣는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박하선 | 사진작가, 여행칼럼니스트 신선한 충격 주는 특별한 만남 태국 북부의 중심지인 '치앙마이'를 가보지 않고는 태국에 대해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역사의 고도(古都) 치앙마이가 주는 어떤 아늑함이나 빼어난 풍경 같은 것이 있어서가 아닐 것이다. 그럼 치앙마이의 매력은 무얼 말하는 것일까? 다른 견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근교의 산악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아주 독특한 산악부족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열대의 대자연 속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그곳에는 이미 우리에게서 떠나간 옛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자유인처럼 살아가는 여러 부족들의 독특한 외모와 생활양식은 현대문명에 잔뜩 찌들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도 남는다. 화려한 색체 뽐내는 '메오족' 치앙마이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부족은 '메오족'이다. 일명 '흐몽족'이라고도 하는데, 이들은 중국에서 아편의 재료인 양귀비의 재배 기술을 가져온 부족으로 치앙마이 주변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특히 근교의 '도이푸이'라고 하는 마을이 가장 잘 알려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정색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