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혁 | 한국교육개발원 학교제도실장 교육개혁의 배경 일본의 교육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기회 균등의 이념을 실현하고, 국민의 교육수준을 높이면서 경제사회의 발전 원동력이 되는 등 시대 요청에 부응하면서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 과정에서도 일본은 현재 교육 상황에 대해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시대적인 과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첫째, 도시화 및 소자녀화가 진전되면서 가정 혹은 사회의 ‘교육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는 학생 따돌림, 학교 등교 기피, 폭력행위 등 이른바 ‘학급붕괴’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이제까지 생각하지도 못했던 청소년 흉악 범죄가 빈번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마저도 아동학대 혹은 가정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부재 등 여러 가지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둘째, 청소년 사이에 ‘공(公)’을 경시하는 경향이 퍼지고 있다. 이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동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아동이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단련할 기회가 감소하는 등의 사회성 저하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조상식 |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I. 도입 대부분의 독일 교육제도에 관한 연구는 최근 5년간 전(全) 세계적인 현상으로 간주되는 신자유주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일반론적이고 ‘고전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연구 대상으로서 독일적 특수성 자체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이를테면 사회변화에 보수적인 독일, 독일인 그리고 독일 문화는 외국인에게 독일 교육제도 또한 그러하리라는 선입견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실지로 독일의 교육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어떠한 혁명적인 개혁도 없이 점진적인 발전을 해왔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독일 교육제도 및 그것의 개혁에 대한 접근 또한 ‘소심한’ 시각에서 행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 학교제도의 현황을 초·중등학교(II장 1절), 직업교육(2절), 대학교육과 교사양성(3절)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여기서 주안점은 교육 제도적인 의미에서 개혁의 방향과 내용에 있다. 그런 다음 독일을 둘러싼 급변하는 세계적 상황에서 현재 독일 교육이 안고 있는 과제와 개혁방안을 전망해본다(III장). II. 독일 교육제도의 특성과 개혁 방향 1973년에 확정된 ‘대(大)교육계획안’은 독일 교육제도의 구성
이병곤 | 성공회대 대우교수·광명시평생학습원 원장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의 교육개혁에 대한 향방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아마도 이는 국토의 면적과 인구 규모가 우리와 비슷할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가 교육개혁의 방향을 정해놓고 그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고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기 때문인 듯싶다. 개혁을 하려면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듯한’ 개혁 주체의 고통과 대가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도 개혁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을 때 빚어지는 결과가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치개혁이나 경제구조 개혁 역시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며 국가의 교육개혁 역시 마찬가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 다른 나라의 교육개혁을 살펴본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교육에서 가장 아픈 상처가 어느 지점에 있는가를 이해하는 작업이며, 아울러 그 환부에 대한 처방이 무엇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처지를 더욱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끄는 작업이다. 이 글에서는 영국(잉글랜드와 웨일즈 중심)의 교육개혁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었는지 간략히 살펴보고,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정 교육과정 전면 실시 1980년
안미숙 | 콜럼비아대 교원연구소·교육철학박사 새 교육개혁의 의도 미국의 경우, 모든 아동의 교육에 대한 주요 책임은 주정부와 지방자치구에 있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연방정부의 역할은 동등한 교육 기회 제공과 균등한 자금 배분에 대한 감독으로 그 역할이 제한되어 있었다. 미국 교육사상 드물게 국회 양당의 전격적인 합의와 지지로 출발한 새로운 2001년 교육개혁법안 ‘뒤쳐지는 아동은 없다(NCLB: No Child Left Behind)’는 적절한 학습환경과 자원이 제공되면 누구나 같은 수준의 교육적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철학에 근거한 것으로 교육의 책무성에 대한 연방정부의 실질적인 권한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 교육개혁법안은 빈곤층 아동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시도된 1965년 초·중등교육법(Title I)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동안 “사회·경제적 배경에 상관 없이 모든 아동은 동등한 교육적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고, 학교는 빈곤층 아동에게 부가적인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부유층의 아동과의 학력 격차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기본 원리는 변하지 않았지만, 학업성취 평가 방식은 지속적으로 변해 왔다. 특히 기본 서비스 제공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빈곤층 아동의
김옥주 | 경북 구미여중 교사 참으로 오랜만에 하는 서울 나들이다. 몇 녀석들에게 문자를 날렸다. “나 보고 싶은 사람 서울역에 모여” 고속열차(KTX) 환승을 위해 구미에서 차지한 자리를 내놓고 대전역에 내렸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춘옥이에요.” 춘옥아! 그 날은 끔찍하게 더운 어느 여름날이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플랫폼의 열기보다도 더 뜨거운 너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20여 년을 못 본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지. “선생님! 너무도 뵙고 싶었어요.” 울음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들으며 너의 마음깊이를 헤아렸다. 내가 대전역에 잠깐 머문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대전역으로 달려 나왔을 기세였거든. 너의 안타까운 발자국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더구나. “그래, 내려오는 길에 내 너를 보러 가마. ” 춘옥아, 내가 조금의 주저도 없이 그 자리에서 신탄진행을 약속할 만큼 그리도 네 목소리가 절절했었다.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는 너였다. 그맘때 어머니의 하루해가 얼마나 짧은 줄 익히 아는 나다. 며칠 후 신탄진역에서 나는 눈물 글썽이는 너를 직접 만났지. 우리들 얘기 속에는 옛날과 지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