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이제 각 대학들은 본격적으로 신입생 유치를 위한 치열한 홍보전에 돌입했다.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가운데 대학평가를 통한 대학 구조조정 및 통·폐합이 가속화되면서 정원미달 사태가 종종 발생하는 중하위권 대학이나 지방대의 경우는 신입생 모집을 위한 고민이 깊다. 학생 미달사태를 막기 위해 교수드이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교를 홍보하기도 한다. 물론 각 대학이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은 존립을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여러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학 자체의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먼저다. 즉, 절반 밖에 되지 않는 법정교수 정원을 늘리고,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 도서관 좌석수·장서수 확보, 장학금 확대 등 좋은 교육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아울러 산학연계를 위한 기업맞춤형 교육 도입,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설치 등 대학별 특성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대학별 특성화 노력의 결과물이 대학 홍보에 담겨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은 지원자를 유인하기 위한 의례적이고 과장된 실속 없는 홍보물을 만들거나 콘서트나 선물 등 형식적이고 외형적인 면에 치우친다. 막상 고등학생을 진학시켜야 하는 학교 입
초․중․고교에서는 곧 중간고사를 끝내고 가을소풍을 간다. 그런데 최근 소풍이 의례적으로 치러질 뿐 별 의미가 없다고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다. 고등학교의 경우 소풍은 학교에서 목적지와 집결 시간을 정해 주면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소풍 장소에 도착해 출결상황을 점검한 후 약간 걷다가 자유 시간을 주고 점심을 먹고는 오후 1시나 2시경 해산한다. 만약 비가 오면 출결 점검하고 바로 해산하기도 하니 무성의하고 무의미하기 짝이 없다. 대부분 학교가 소풍을 가지만 본래 취지인 야외현장 체험학습, 자연보호, 체력단련 등은 외면한 채 별다른 프로그램도 없이 대충 시간을 때우고 끝내니 학생들에게 그저 '하루 수업하지 않고 쉬는 날'으로 인식될 정도다. 그래서 일부 학생들은 일찍 소풍행사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영화관에 가거나 전자오락실, 유흥장, 노래방 등에 가기도 한다. 옛 시절 소풍은 원족(遠足)이라 하여 자연을 벗해 야외 자연을 관찰하면서 급우들과 오손도손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먼 거리를 걸었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반별 노래 및 장기자랑, 수건돌리기, 닭싸움, 씨름, 보물찾기, 공놀이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급우들과 온종일 맘껏 뛰어놀던 기억은
전국의 초·중·고교가 올해부터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를 시작했다. 주5일 수업제의 취지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고, 가족들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직도 인문고 중에는 3학년 학생들을 여전히 강제로 등교시켜 자습을 강행해 물의를 빚으며 주5일 수업제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학입시를 앞둔 고3의 입장이라 순수하게 학생들의 자유의사에 맡겨 등교시킨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인문고가 담합해서 마치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한 듯 이끌고 가는 것은 국가정책에도 어긋나고 주5일 수업제의 도입 취지에도 걸맞지 않은 행위로 비난받고 빈축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성적과 대학입시가 중요하다지만 적절한 휴식과 약간의 여유를 두는 것은 다음 날의 에너지 충전과 학업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주5일 수업제는 가족간에 대화와 만남의 자리를 갖고,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이론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 나가 직접 보고 배우는 견학과 체험을 쌓을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데 대학입시를 이유로 고3 학생들을 일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6년이 지났는데 당시 6학년 담임선생님이셨던 황용언 선생님은 정말 실력과 인격을 고루 갖추신 분이었다. 자신의 반평생을 제자사랑과 가르치기에 다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바른길만 보고 걸어가시며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해 모범을 보이셨고 학생들을 성심성의껏 열심히 지도하신 분이다. 내가 다녔던 시골의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3~4개 학급으로 학급당 인원은 60~70명 선이었다. 1960년 중반이었는데 보리밥과 강냉이 죽으로 끼니를 이어갔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중학교 입시가 치열해 도시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했었다. 특히 여름방학 때는 아침 7시부터 공부를 했는데 요즘처럼 보충수업비를 내고 하던 시절이 아니라 무료로 선생님들께서 봉사하셨던 셈이었다. 무료봉사임에도 선생님은 우리들보다 일찍 출근하셔서 수업준비를 하고 우리들이 도착하면 곧바로 수업을 해 실력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심지어 공부를 잘하는데 집안이 가난해 학업을 이어 나가기 어려웠던 학생들은 선생님 댁에 불러 개인지도까지 해주시고 식사와 함께 잠까지 재워 주셨으니 정말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을 것인가. 선생님 댁도 부자가 아님에도 단지 제자를 아끼고 사랑하며 학업만은 계속
현 수학능력시험은 지나치게 지문이 광범위하고 탈교과서적이어서 재학생들에게는 상당히 불리할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상 사고력과 논리력, 판단력, 종합력을 중시한다는 미명하에 머리가 좋고 두뇌회전력이 빠른 수험생들에게는 비교적 쉽게 보이고 그렇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어렵게 보인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라고 본다. 물론 과거의 주입식, 암기식 위주 형태에서 탈피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교과서를 탈피하고 현 학생의 나이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출제방식이 지속된다면 재수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재수현상이 늘어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노릇이다. 어쨌든 국가고사가 재학생보다 재수생을 위한 시험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특히 언어영역의 경우 교과서 지문이 30% 정도라고 하는데 오히려 교과서외 지문이 30%가 돼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나이나 사회경험이 일천한 학생들에게 너무나 방대하고 이해하기 난해한 온갖 지문을 출제해 혼란스럽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하는 것은 한정된 시간 내에 치러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언어영역의 경우 지문이 너무 길고 방대
현행 대학 입시제도는 수험생들에게 불합리하고 모순된 점이 상당히 많다. 우선 정시모집에서 가, 나, 다군의 정시모집 접수를 한꺼번에 실시하는 것이 그러하다. 각군의 정시모집 전형기간은 엄연히 다름에도 원서접수기간을 왜 같은 기간에 다해 버리는가. 이로 인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2,3군데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 '가'군의 합격자발표가 끝난 뒤 '나'군이 원서접수하고 전형을 실시하고 '나'군의 전형이 완전히 끝나고 '다'군의 원서접수와 전형이 이뤄진다면 한꺼번에 응시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다음으로 전형료가 지나치게 비싸다. 보통 논술과 심층면접을 보는 대학들의 경우 전형료가 7,8만원선인데 과연 이처럼 많은 비용으로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줘야 하는가. 입시업무는 엄연히 대학 학사력에 잡혀 있고 당연히 대학에서 떠맡아야할 업무인데도 굳이 3,4시간 치르는 전형에 이처럼 많은 비용을 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입시업무도 대학의 고유업무 중 하나라면 자체예산이나 입시관리비로 충당돼야 할 것이다. 대학입시를 한번 치르고 나면 수억, 수십억원에 이르는 수입을 올려 대학건물이 하나 들어선다고 하고 이 돈으로 자신들 대학 홍보비를 지출하며 심지어는 교직원들 수당까
대입 전형료가 턱없이 비싸다는 생각이다. 보통 실기 실시 대학은 8만∼10만원선, 논술과 면접을 치르는 대학은 7만∼8만원선, 면접만 치르는 대학도 4만∼5만원선, 1차에 서류전형을 보는 대학은 3만원 가량을 받는다. 2, 3군데 대학에 복수지원할 경우 적게는 6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이 든다는 계산이다 대학입시는 자신의 대학을 지망한 지원자들을 선택하는 과정인데 왜 대학자체 예산으로 치르지 않고 꼭 수익자 부담원칙을 들먹이며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지 모르겠다. 엄연히 대학 학사력의 일부분이므로 대학 교직원이 입시업무를 담당해야 함에도 그 비용을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온당치 않다. 또한 서류전형은 일선 고교에서 다 올라간 자료를 처리하는 것뿐인데 전형료를 받는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대학들은 많은 전형료를 받아 입시관리비 외에도 학교홍보비, 광고비, 비품구입비 등으로 쓰고 심지어 교직원들에게 상당액의 입시관리수당까지 지급한다고 한다. 교육부의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현행 수능시험은 하루에 치르기에 무리가 따른다. 고사를 감독하는 교사와 시험에 매달려야 하는 학생 모두가 하루종일 너무도 무거운 정신적·육체적 피로에 시달려야 한다. 오전 8시10분에 입실해 오후 5시30분까지 무려 9시간20분을 고사장에 앉아 있는 것도 고통이거니와 2백30문항을 6시간 40분만에 치러야 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프랑스는 하루에 한 두 과목씩 약 1주일간 바깔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를 치루며 과목당 배당시간도 2∼3시간이나 된다. 우리도 시험을 이틀로 나눠 치렀으면 좋겠다. 그래야 수험생들이 중압감 없이 최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2001학년도부터는 30문항 40점 짜리의 제2외국어 과목이 추가돼 하루에 수능시험을 모두 치루기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이틀간 실시하면 전형료가 올라간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나 수능이 중요한 국가고시인 만큼 교육부가 예산에 반영해 지원하면 문제는 해결되리라 본다. 학생들을 위해 수능을 이틀 동안 치르고 전형료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