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속엔 온통 벚꽃뿐이다. 이제 막 희미한 녹색 기운이 돋아나는 먼 산의 산기슭에 하얗게 핀 산벚꽃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곳곳의 도로변에 가로수가 되어있는 벚나무가 화사한 꽃을 피웠다. 생기 넘치는 봄비가 황사를 씻어 가고 수정 같은 대기를 머금고 활짝 핀 벚꽃이 유난히 화려하다. 밤부터 내리던 봄비가 이슬비가 되었다. 촉촉한 감촉이 자연의 생동감과 깨끗한 공기와 어우러져 상쾌하기만 한 오후다. 오늘이 평생교육(원평초, 교장 유주영) 13개 취미활동 교실을 연지 이틀째 되는 날이다. 겨우내 긴긴 3개월간의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게 되었다. 어제는 학부모 및 지역주민들 100여 명이 참석하여 개강식을 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할머니, 며느리가 운전하는 트럭을 타고 오시는 할머니, 마을에서부터 정겨운 애길 나누면서 삼삼오오 걸어오시는 할머니들 모두 손에는 학습용구가 담긴 가방을 들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정말 초등학생처럼 순진하게 보인다.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교정에 들어선 할머니들은 일단 유치원 놀이터의 모정에 모여서 공부 시작 시간을 맞춘다. 온갖 얘기꽃을 피운다. 오랜만에 옆자리 짝꿍을 만났으니 나눌 말씀도 많으실
4월 7일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에서는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평생교육 개강식이 있었다. 지역주민 및 학부모 100여 명이 성황을 이루었다. 수영반, 우리글교육반, 사물놀이반 등 13개 취미활동반에서 지역주민 및 학부모가 참여하는 평생교육이 1년 동안 이루어지게 된다. 유주영 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의 학교는 급격한 사회변화와 정보화 세계화 시대를 맞아 시설과 인적자원을 제공하는 평생교육을 담당하여 지역문화 창달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매주 2회씩 200여 명의 수강생들이 등교하여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게 된다고 한다. 김영엽 김제교육장은 격려사에서 “학교와 지역주민과는 교육공동체로서의 학생교육을 통해서도 밀접해야 되겠지만 ‘평생교육’의 전 과정에서 유기적인 관계가 성립되어 모든 직역주민들의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김윤진 금산면장은 축사를 통해 “본교에서 작년 1년 동안 많은 면민들이 다양한 영역의 평생교육을 받아 의식의 전환은 물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기에 주변의 칭송이 자자했었다.”고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달하였으며 성황을 이룬 수강생들의 의욕적인 참여
급격한 사회의 변화와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학교도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학부모 및 지역주민들 모두의 교육적 문화적 중심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시설과 인적자원을 잘 활용하여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전개되어야 한다. 학생, 지역주민, 교직원 모두가 일체가 되어 교육 및 문화 활동을 전개할 때 비로소 학교가 지역 문화의 중심 센터로서의 위치를 확보할 것이다. 면소재지에 있는 본교(원평초, 교장 유주영)에서는 작년 1년 동안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활동을 전개하였다. 연인원 200여 명이 주 2회씩 등교하여 다양한 학습 및 취미생활을 위한 강좌에 참여하였다. 시골 마을에서도 학교와 연계한 평생교육의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옛날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노인 층 인구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남존여비의 전근대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5,60년 전에는 여성들의 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었다. 한번 배움의 기회를 놓쳐 버린 사람들은 평생 동안 문자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불편하게 살아왔다. 60에서 80세까지 30여 명의 한글공부반의 할머니들에 의하면
3월 29일 김제시 금산면 소재 장애·노인 복지시설인 ‘평강의 집’에서 ‘원평초·평강의 집 자매결연식’이 있었다. 원평초 유주영 교장은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학습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것 보다 실제로 경험하면서 체득하고 감화 받는 것이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껴야 내면화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월 1회 학생들과 함께 찾아오겠다고 하였다. 복지시설인 ‘임마누엘 평강의 집’에는 장애인 및 노인 24명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데 서해진 원장은 작년에도 매달 한번씩 찾아와 원생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학생 대표 김수현(6학년) 전교어린이회장은 사전에 준비한 편지글에서 “다시 뵙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작년에는 태권도, 마술, 코믹쇼 등을 보여드렸는데 재미있으셨는지요. 올해도 즐거운 프로그램 준비해서 찾아오겠습니다. 친 손자라고 생각하시고 귀엽게 봐 주세요.”라며 반가움과 기쁨을 말했다. 한편 학생들이 직접 마련한 생활필수품도 전달하였다. 전교생 280여 명인 김제 원평초등학교는 작년에도 본 시설에서 5회, 용지면 소재 ‘애린양노원’에서 2회 등의 봉사체험
요즘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산업 연수생을 비롯한 국제결혼을 한 여성들이다. 근래에 국제결혼 가정이 많아졌으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십수 년 전까지 만해도 주로 미국인 중심의 백인들만을 보았을 뿐이었는데 아시안들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인과 결혼한 아시안들이다. 이제 그들의 가정에서 제2세가 탄생 초등학교에 취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지극하고도 의도적인 관심이 필요하게 되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말할 것도 없었고 2·30년 전만해도 우리 국민은 단일 민족, 한겨레, 한 핏줄임을 자랑과 긍지로 여기면서 배웠고 가르쳤었다. 그야말로 민족과 국가와의 관계를 일치시키는 민족의 얼, 민족의 우월성, 민족에 입각한 국익 신장에 최선을 다하는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산업발달과 교통통신의 급격한 변화로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기 민족을 초월하는 전 인류의 공생공존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었고, 이민족과의 국제결혼도 많아지게 된 것이다. 시골 초등학교에 취학하는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의 학생 수가 날로 늘고 있다. 그들의 생김새나 피부색 그리고 언어생활, 생
김제 원평초등학교(교장 유주영)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라북도 평생교육시범학교를 운영한다. 4월 7일에 개강식을 갖고 ‘수영반’, ‘우리글교육반’을 비롯 13개 강좌를 운영하게 된다. 작년에도 190명의 학부모 및 지역주민들이 평생교육에 참여하여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도내에서 유일하게 정규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어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농촌 중노년층 여성들 90여 명이 적극적 참여 큰 인기를 얻었었다. 어려운 시절 공부를 할 수 없었던 할머니들 30여 명이 ‘우리글교육반’에서 한글 공부를 하기도 했다. 마치 초등학교 학생들이 된 것처럼 설렘과 흥미를 갖고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다. 올해도 컴퓨터반, 사물놀이반, 수영반, 음악줄넘기반, 한지공예반, 생활도예반, 생활영어반, 전통매듭반, 서예반, 회화반, 우리글교육반 외에 사군자반을 신설하여 기존의 수강생 및 새로운 수강생을 모집하게 된다. 금년에는 220명 정도의 수강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작년의 운영실태를 보완 더욱 알찬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장애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구든지 장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안경을 낀 사람 같은 신체적인 장애, 소심하여 적극성이 부족한 것과 같은 심리적인 장애,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 춤을 잘 못 추는 사람, 운동능력이 부족한 사람 등도 엄밀히 따지면 장애라고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잠재적 장애인이다. 교통사고와 같은 불의의 사고, 질병으로 인한 신체 기능의 이상,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이상 등 우리 몸은 늘 장애 가능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느껴본 사람만이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해마다 한번씩은 장애체험의 날을 정하여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와 느낌을 갖도록 교육적인 행사를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눈 귀 등 감각기관 장애, 지체 부자유의 장애, 장애인 편의 시설 체험 등을 통해 장애에 대한 바른 이해교육을 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장애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만으로 장애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이었다고 자신할
교육을 백년대계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보편타당성 있는 가치나 철학적 배경에 근거해야 한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의지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 미세한 시류의 변화에 영합하여 갈팡질팡 제 갈 길에서 이탈해서는 안 된다. 교육이 줄곧 정치적 변화기마다 덩달아 춤을 추었다. 어쩌면 집권자들의 구미에 맞도록 각색 연출 연기의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는지도 모르겠다. 정치적 이슈에 따라 절대적 가치는 사라지고 상대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교육정책이 난무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인간이 추구하는 절대가치라고 해서 불변의 진리는 아닐 것이다. 인류 문명의 발달은 가치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변화가 특정 계층의 왜곡에 의해서 단기간에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지극히 자연스럽게 변화되어야 한다. 변화에 대한 부적응 현상을 심하게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제까지의 최고의 가치가 오늘은 최저의 가치로 추락한다면 사람들의 가치관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곧 사람들의 보편타당성 있는 가치관은 없어지고 이질적인 가치관의 형성으로 사회적 혼란이 야기 될 수 있다. 교육을 어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동
나는 자전거를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배웠다. 비틀거리다가 넘어지면서 자전거를 내동댕이치고 무릎이나 팔꿈치가 깨져 본 경험이 많았다. 처음에는 자전거 안장 위에 앉지도 못한 체 간신히 한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안장을 감싸 안고 한쪽 페달에 발을 올리고 다른 발로 땅을 굴러 중심을 잡으면서 서서히 앞으로 전진하다가 한발을 간신히 반대쪽 페달에 올리고 돌려 나아가게 했다. 그 자전거는 어린이용이 아니라 성인용이었다. 익숙하게 될 때까지 되풀이 되는 상처쯤은 아랑곳없었다. 스스로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성취감은 하늘을 날 듯한 기쁨이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어린이용 자전거를 구입해 주기 때문에 자전거 배우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게 되었다. 바로 안장에 앉아서 중심을 잡고 페달을 돌리면서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넘어져도 비교적 깊은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자전거를 못타는 어린이는 거의 없다. 남녀 어린이 모두 자전거를 잘 탄다. 대부분의 집집마다 오토바이가 있다. 옛날 같으면 자전거를 타고 다닐 거리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이웃 동네에 갈 때도 논밭에 갈 때도 면소재지에 갈 때도 오토바이는 모든 성인들의 필수품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 전체가 ‘촌’이니 전 인류가 같은 ‘촌’에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촌락에서 살고 있으니 모든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원활한 의사소통, 경제적 빈부의 차 해소, 정치적 사회적 동질성 등 공유해야할 분야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민족 고유의 정신적 가치관이나 문화적 다양성까지도 하나의 틀 안에 묶자는 의미로 확대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외국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국제공용어가 필요하고, 상대국과의 경제 발전과 활발한 무역을 도모하기 위해서 ‘자유무역협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수천 년 대대로 물려온 문화적 유산이나 관습 또는 예법까지도 ‘국제규격화’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어에 자신감이 없는 4,5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흔히 외국인을 만나면 대화 자체를 기피하려하는 경향이 있다.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면 충분하지는 않지만 표정이나 몸짓 손짓으로도 약간의 소통이 가능한데도 두려워한다. 그런 이면에는 영어에 자신 없다는 점만 작용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라 안에서 만나는 외국인이 우리말을 할 줄
“내 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게 하시고, 제자들을 그 누구보다 기억되게 하시며, 처음의 마음으로 한결같은 선생이 되게 하소서, 나로 인하여 상처받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게 하시고, 나로 인하여 실망하는 학부모가 없게 하시며, 늘 맑은 눈과 따뜻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힘들 때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지칠 때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소서,”라는 책 표지금처럼 40년 교단생활을 해 오신 ‘백향목’ 한일랑 교장선생님(전북 원평초)께서는 정년퇴임 기념으로 ‘나의 삶 나의 행복’이라는 문집을 발간하였다. ‘어디를 가든 축복의 만남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섬김 · 나눔 · 봉사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렇지 못했음을 깊이 뉘우칩니다.’ 라고 술회하였지만 결코 뉘우침이 아니라 오히려 교단생활 40년을 그렇게 사셨음을 스스로 인정하시는 말씀이라고 함께 근무한 모든 분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책은 8부까지 부를 달리하여 편집되었는데 1부에서는 ‘사랑과 열정으로 꽃피운 교육애’라는 주제로 함께 근무했던 교직동료들이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의 교단생활을 보고 느낀 대로 쓴 글들을 정리하였으며 2부에서는 ‘나의 삶 나의행복’으로 ‘나의 행복’은 사랑하는 제자들과 세대를 달
어린 학생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 많다. 훌륭한 업적을 남긴 수많은 사람들이 학생들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독서를 통해서든 학습을 통해서든 언론을 통해서든 존경하는 인물들에 대해 나름대로 자세히 알고 있다.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며 그분들처럼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키운다. 전 인류의 존경의 대상에서부터 주변의 훌륭한 삶을 가진 평범한 분들까지 학생들의 마음에는 본받고 싶은 대상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을 읽도록 권장하는 이유도 위인들의 생각과 행동과 노력의 정도를 본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누군지 존경하는 인물이 있고 그 인물의 사상이나 행동 그리고 업적을 본받으려 한다. 그 존경의 인물을 멘토(mentor)라고 한다면 학생은 멘티(Mentee)가 된다. 멘토와 맨티의 상호관계 속에서 맨티의 잠재능력을 개발하여 바람직한 인재가 되도록 하는 것을 멘토링(Mentoring)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인을 통한 멘토링은 일방작용으로 유지된다. 멘티의 의지에 따라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는 대학생 멘토링 제도를 4월부터 시범 실시한다고 한다.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지역 내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
40일의 긴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는 날이다. 엊그제 내린 눈이 고스란히 운동장에 쌓여 있다. 입춘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영하 10도의 기온은 노출된 살갗이 시리어 움츠리게 만들지만 방한복에 방한모자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아동들의 통통하고 불그스레한 얼굴에는 반가움의 미소가 흠뻑 번진다. 오랫동안 집안에만 갇혀 있어 바깥세상이 그리웠다는 듯이 반갑고 활기차게 인사를 한다. 장갑 낀 손으로 얼굴과 귓바퀴를 감싸면서……. 일찌감치 등교한 한 무리의 아동들이 넓은 운동장을 강아지처럼 뛰어 다닌다. 두 손엔 한 움큼의 눈덩이를 뭉쳐들고 상대에게 좀더 가깝게 접근하려고 전력 질주하여 뒤쫓는다. 쫓기는 아동도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면서 잘도 달린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이 눈덩이를 던져버린다. 아쉽게도 빗나간다. 이번에는 쫓기던 아동이 쫓고, 쫓던 아동이 쫓긴다. 역할이 정 반대가 된다. 이제 추위는 없어졌다. 씩씩하고 용감한 두 아동의 모습을 보면서 어릴 때의 눈과 얽힌 추억들이 생각난다. 두 아동은 이내 지친 숨을 헐떡거리면서 눈 바닥에 드러눕는다. 한동안 누워있다. 무엇을 보고 있을까. 옅은 잿빛 하늘에서 어쩌다 하나씩 내리는 눈송이를 보면서 친구들을
화사하게 내리쬐는 햇볕이 기승을 부리는 매서운 입춘시샘 추위로 꽁꽁 언 날씨의 체감온도를 높여준 4일 전주종합경기장 테니스장에서는 상주 ‘구합회’와 전주 ‘GFTC'의 영·호남 교류 친선 테니스대회가 있었다.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친선대회로 40여 명의 회원들이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한마당 잔치였다. ‘立春大吉’, 24절기의 시작인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며 벽이나 문짝 따위에 써 붙이는 문구이다. 혹한의 추위가 빨리 물러나고 따뜻한 날씨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새해에는 좋은 운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는 글귀이다. 이러한 吉日(입춘)에 영·호남의 교원들이 테니스 친선 교류대회를 벌인 것은 매우 상서로운 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서해 갯벌의 특산물인 ‘백합’탕의 따끈하고 얼큰한 국물 은 이른 아침 매서운 추위 속을 3시간 정도나 달려 온 구합회원들의 꽁꽁 언 심신을 따뜻하게 녹여 주었다. 내륙지방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백합’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재첩’과는 다른 맛에 연신 국물을 들이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함과 보람을 느꼈다. 전주의 먹거리 중에서 ‘비빔밥’이 유명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새해 첫날 설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새로움이 가득 차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한 살의 나이를 더 먹으면서 맞이하는 설이야 말로 다른 명절에 비해 싱싱함과 성스러움이 깃들어 있다. 새로운 다짐으로 자신의 바람직한 변화를 추구하고,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덕담으로 건강과 소원성취와 행복을 기원한다.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안녕과 풍요로움을 인사말로 주고받고, 조상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는 의식을 행하면서 우리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새해 새 소망과 함께 설을 맞는다. 나는 어릴 때 '대목장'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설이나 추석 명절 직전에 열리는 5일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동네의 어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대목장을 다녀온다. 십리 길 이십리 길의 신작로에는 대목장을 오고가는 행렬이 그치지 않았다. 머리에 이고, 등에 짊어지고, 지게에 싣고, 양 손에도 보따리를 들고, 서두르지 않으면서 무슨 얘긴가를 나누면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걷는다. 내다 팔 물건을 가지고 가기도 하고, 설에 쓸 온갖 물건들을 사서 보따리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가기도 한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가끔 대목장을 따라가곤 했다. 웬 사람이 그리 많은지, 웬 점포가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