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때부터 시작된 학교 외벽 단열 및 드라이비트 공사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이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낡은 시설을 보완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공사로 인한 각종 소음으로 인하여 학습에 방해가 된다면 이또한 교육력을 저하시키는 일임에 틀림없다. 학교는 학생들이 정숙한 상태에서 공부하는 장소이기에 다른 공사 현장과는 다르게 시공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하여 공사를 하되 가급적이면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 최대한 빠르게 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공사이니만큼 일정 기간 동안만 참고 견디면 되지만 가급적이면 학습자를 배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리포터가 소속되어 있는 서령학원(서령중고)의 송파 심현직 이사장이 9월 3일자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팔순이 넘은 노구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심이사장이 후진에 길을 열어주고자 내린 결단이다. 아직도 학교경영에 많은 미련이 있지만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리더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한 듯하다. 사학이 우리나라 중등교육기관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민교육을 선도하고 국가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사학 경영자들에 대한 시각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부분이 있지만 그렇더라도 사학은 우리 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그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이사장에 취임한 지 31년 동안 오직 2세 교육에만 전념해 온 한 노교육자의 아름다운 퇴장이 시작되자 참석한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박수로서 그간의 위로를 위로했다.
세계 어느 나라 말보다도 우수하며 과학적인 문자를 갖고 있다는 국가의 아이들이 제 나라 말보다 영어 배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물론 언어의 수월성이 반드시 언어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막 모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마저 조기 영어교육의 열풍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를 흔히 지식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지식 정보화의 우열은 기본적으로 언어의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되는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언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예속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멸되고 만다. 유네스코는 현재 2500개의 언어가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100년 후에는 90% 이상의 언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유감스럽게도 그 속에는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다. 세계는 지금 자국의 문화적 생존을 걸고 총성없는 `언어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우리도 한국어의 경쟁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문자가 있다.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글이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들이 음악선생님인 아빠를 따라 학교에 왔습니다. 마침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맹연습 중인 관악부 형들이 함께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간간히 내리던 비가 잠잠해지자 관악부 학생들이 악기를 들고 체육관앞 계단에 늘어섰습니다. 연주가 시작되자 어느새 우산을 팽개친 아들이 음악감독이라도 된 듯이 형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빠는 멋진 지휘로, 아들은 엄격한 감독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부자(父子)의 멋진 장면과 함께 울려퍼지는 화음이 교정의 아침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35년간 교육 외길을 걸었던 선배 선생님의 퇴임식이 있었습니다. 교직에 발을 들여놓으면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그래도 석별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마지막 인사말에서 "지난 35년간 오로지 아이들곁에서 함께 했던 나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공식적인 행사를 모두 마치고 선생님께서 식장을 떠나려는 순간, 참석한 후배 선생님들과 제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선생님의 앞길이 축복으로 가득하길 박수로서 기원했답니다. "선생님, 부디 건강하세요!"
수능원서 마감이 다가오면서 준비 작업을 하느라 학생과 담임교사 모두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원서에 부착할 사진 촬영이 있는 날입니다. 미리 교실에 촬영 셋트를 만들어놓고 아침부터 학급별로 돌아가면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공부에만 파묻혀 있다 모처럼 환한 조명이 비치는 사진기 앞에 서고보니 무척 쑥스러운가 봅니다. 촬영 기사 아저씨가 살짝 웃어달라는 주문에 어쩔 줄 몰라하던 아이가 아예 함박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주말이 되면 온 가족이 함께 찾아가는 곳이 있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위치한 도서관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로 둘러싸인 도서관 주변의 자연 환경은 정신 에너지 충전은 물론 정서 순화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특히 올해부터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학교에서도 월 1회 주5일 수업제가 정착되면서 도서관이 가정 경제의 부담을 덜어 주고 가족의 정신적 자양분을 축적할 수 있는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주말이면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와 향학열에 불타는 젊은이들로 도서관은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인구 5만 명이 넘는 도시에 가족이 함께 갈 수 있는 공공 도서관이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어린이 열람실의 경우, 기껏해야 50명 남짓 이용할 수 있을 따름이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의자가 부족해 차가운 바닥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도 부지기수다. 그렇지만 이나마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한다. 주변에 도서관은커녕 변변한 책방마저도 없는 지역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부모들은 주말이면 아이들과 시간 보낼 일로 골머리를 앓는다고 한다. 학교 공부에만 치중하던 청소년들도 도서관으로 몰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를 앞두고 교육부가 수능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응시 원서에 귀가 나오는 사진을 붙이도록 하자 수험생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등 졸속 행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수능 부정 사건이 터진 이래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던 당국이 고작 이런 원시적인 발상밖에 할 수 없었느냐하는 점에 아쉬움을 갖는다. 물론 수능 부정행위 가운데 하나인 대리시험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 정확한 본인 여부의 확인이라는 면에서 보면, 이번 수능 원서용 사진에 일정한 제한 규정을 둔 것은 일면 수긍이 가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대부분의 고교에서는 1학기 중에 졸업 앨범 사진을 촬영하였고, 이 사진을 이용하여 1학기 수시모집에 활용하였으며 수능원서와 2학기 수시모집에도 같은 사진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미 촬영한 학생 가운데서도 두 귀가 번듯하게 나온 경우는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귀에 머리가 약간이라도 덮였다면 다시 촬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가뜩이나 촌각이 아쉬운 상황에서 시간 낭비는 물론이고 적지않은 비용 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될 판이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더 큰 문제다. 대부분 귀를 덮는
학생수 급감과 대학 구조 조정이 맞물리면서 대학마다 살아남기 위해 신입생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창 연구실에서 학문 연구에 전념해야 할 대학 교수들이 한 명의 신입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고교를 방문하는 것은 이젠 새삼스러운 장면이 아닙니다. 학생이 지원하지 않는 대학은 당장 간판을 내려야 할 판이니 가만히 앉아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요. 리포터는 지난 19일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개최되는 모 대학의 입시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입시설명회가 열리는 온양 시내 한 호텔로 들어서자 미리 대기하던 대학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설명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곧이어 해당 대학의 입시를 총괄하는 처장님의 인사 말씀과 홍보영화 시청 및 전형방법 안내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설명회를 주최한 대학 관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장점을 알리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바야흐로 홍보의 시대입니다. 장점을 숨기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아무리 좋은 점이 있어도 정작 알아야할 사람이 모르고 있으면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대학 관계자들은 외치고 또 외칩니다. "우리 대학, 좋습니다!!"
지난 주말, 학급 반장을 맡고 있는 아이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교무실에 왔다. 일요일 주간 자율학습을 빠지겠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농사를 짓고 계신 부모님께서 너무 힘들어 하시기에 자신이 하루쯤 도와드리고 싶단다. 입시를 목적에 두고 있는 고3 학생으로서 촌각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부모님을 도와드리겠다는 그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뻐서 흔쾌히 수락했다.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녀석을 보았다. 하루 종일 일을 하느라 얼굴이 까맣게 탄 녀석이 어깨에 무엇인가를 메고 낑낑거리며 교실로 향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일하느라고 못했던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는 뜻에서 책을 가져오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 예상은 잠시 후,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녀석이 땀을 뻘뻘 흘리며 들고 온 것은 바로 집에서 가꾼 미니 수박과 아직도 더운 김이 무럭무럭나는 옥수수였다. 늘 웃는 얼굴로 타인을 배려하는 심성 때문인지 유난히 친구가 많이 따르는 녀석은 일하면서도 학급 친구와 선생님을 잊지 않은 것이다. 쑥스러운 듯 교무실로 들어온 녀석은 어제 일을 마친 후, 집 뒤 텃밭에서 땄다는 설명을 곁들이며 수박 한 덩이와 옥수수를 몇 알을 내밀었다. 물론 아이들 것은 따로 챙겨뒀다는 것이다
치열했던 1학기 수시모집의 결과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원자들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1학기 수시모집은 선발 인원이 워낙 적은 데다 학생들도 떨어지면 다음 기회가 또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평소 자신의 실력보다 높여서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그러니 경쟁률은 웬만하면 수십 대 일을 넘는 것은 보통이고 심지어는 수백 대 일을 상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포터의 학급에서도 현재까지 3명의 학생이 1학기 수시 모집에 합격하여,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 대학에 지원한 학생의 경우, 106대 1이란 실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여 그 기쁨이 더했습니다. 이제 그토록 고대했던 대학에 합격했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겠지요. 합격한 학생들은 한턱 내라는 친구들의 아우성에 화답이라도 하 듯, 피자 파티를 열었답니다. 급우들의 부러움 속에 피자 파티를 연 학생들도 자신들의 기쁨보다도 앞으로 갈 길에 먼 동료들에게 용기를 주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에서 사나이들만의 진한 우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답니다.
오는 11월 23일 치러지는 2006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수능 100일을 앞두고 교사와 학생이 심기일전을 다짐하는 뜻에서 조촐한 행사를 갖기도 했으나 이젠 그마저도 시간 낭비라 여겨 생략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입 경쟁의 한 단면을 수능 100일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3학년 교실이 있는 3층 복도의 중간 지점에 설치된 수능시험일 표지판 앞에서 학년부장 선생님과 학생들이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습니다. 모든 수험생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한국언론재단 광주시지부에서 주최한 미디어교육 교사연수에 강사로 초빙받아 지난 4일에는 전라남도 목포를, 11일에는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이번 연수에는 목포와 신안 지역에서 25명, 광주시와 인근 지역에서 50명여 명의 선생님들이 참가했다. 연수내용은 각종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과 텔레비전과 신문을 포함한 언론 매체에 대한 이해 및 각종 간행물 지도사례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5일간 계속됐다. 처음 강사 의뢰를 받았을 때는 서산에서 목포나 광주까지 워낙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망설이기도 했으나, 막상 참여하고 보니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 가지라도 더 배우려는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만나뵐 수 있어 무척 행복했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선생님 자신부터 미디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광주 전남 지역 선생님들이 한 발 앞서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선생님이 변해야 교육도 달라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연수였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어서 빨리 가을이 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학생들이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하느라 하루 15시간 가까이 머무르는 고3 교실에 건강을 해치는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입니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만 있으면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편리한 점이 많지만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이미 냉방병 증상이 나타난 학생들은 감기, 몸살, 두통,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도가 심한 학생들은 두통이 지속되며 머리가 멍해지고 학습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채 누워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편리한 물건이라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해(害)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교정의 파아란 잔디밭 위에 아름다운 모녀상이 들어섰습니다. 한 쪽 손으로는 어깨를 살며시 감싸고 다른 손으로는 어린딸의 손을 마주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자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모녀상은 리포터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미술 선생님이 제작한 작품입니다. 선생님께서는 평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이외에도 틈틈이 여가를 이용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모녀상을 제작하기까지는 소요된 비용은 물론이고 기울인 정성도 대단했을텐데 제자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아낌없이 학교측에 기증한 선생님의 깊은 뜻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