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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열세 살 소녀의 꿈과 웃음을 누구도 지켜주지 못했다. 5시간 동안 부모에게 모진 폭행을 당한 뒤 숨을 거둔 소녀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중략》 학교와 교사는 부모의 손찌검을 피하려는 아이들의 피난처와 지킴이가 돼야 한다. 교사는 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힘을 다해 수업을 하겠다는 신임교사 선서를 교단에 설 때마다 되새겨야만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멍을 찾아낼 수 있다. 2001~2014년 총 126명의 아이가 학대로 숨졌다. 지금도 어디선가 우리의 외면 속에 아이들이 못 다 핀 꽃송이로 스러져 가고 있다. 소녀의 영혼이 우리에게 응답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위의 내용은 2016년 2월5일자 동아일보 사설에서 그대로 인용한 글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서러운 일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학대받는 아이들에 대해 가정불화와 가족해체가 아동학대로 이어진다는 보도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또, 너무나 쉽게 망각하고 말 것이다. 10여 년 전에 쓴 필자의 글이 근래 회자되고 있는 '학대받는 아이들, 학교가 부모대신 껴안아 줄 순 없나' 사설을 읽으면서 가슴에 와 닿는 점이 있어서 그대로 옮겨본다. 꼴찌에게도 박수를! 내동 롯데아파트 누님 댁에 들려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려고 아파트 정문 쪽으로 아내와 나는 걸어서 가고 있었다. 갑자기 오토바이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흔히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뒤에는 손자장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노란 깃발을 휘날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옆으로 휙 지나가는 것이다. 정문에 다다를 즈음에 오토바이 소리가 더 가까이 크게 들려오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뒤를 힐끗 돌아보는 순간 바로 내 옆에 와서 서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한 건장한 청년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안전모를 벗고는 깍듯이 인사를 한다. 나는 청년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르쳤던 조금은 어리석지만 마음씨 착한 녀석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박진이입니다." "그래! 반갑다. 오랜만이구나. 그동안 잘 있었니?" 물어보는 순간 손을 쑤욱 내민다. "선생님! 명함 주세요."하는 것이다. "야! 초등학교 선생님이 명함이 어디 있냐?" 특별히 명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나는 명함을 만들어 본 일이 없다. "진이야, 나는 명함이 없단다." 그랬더니 손바닥을 쑥 내 미는 것이다. 나는 멀거니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데, 빨리 적어주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듯 손을 흔들며 독촉을 한다. 손바닥에다가 내가 근무하는 학교와 전화번호를 적어 주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면서 가던 길을 되돌아 오토바이 굉음 소리를 내며 힘차게 출발하는 것이다. 사라져 가는 녀석의 뒷모습을 보며 10여 년 전 담임시절을 되돌아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아마 연락이 곧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말이다. 대체적으로 교사들이 학교를 이동을 하게 되면 그 당시에는 5학년이나 4학년을 맡게 된다. 요즈음처럼 교과담임 교사가 없기 때문에 수업시간 수가 6학년과 같은 5학년을 제일 기피하게 되는데 진이를 만나게 된 것도 5학년 때 이었다. 내가 임용을 받은 학교는 변두리에 위치해 있어서 출근하는 길이 매우 불편하였다. 철길 아래로 빠져나가서 오르막길을 숨이 턱에 닿도록 한참 오른 후에, 능선을 넘어 학교가 위치 해 있어서 언제나 좁은 길은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밀려가는 아이들로 만원이었다. 나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였는데, 오르막길에서는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걸어서 다니기는 멀고, 버스를 타고 다니기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늘 출퇴근길에 불편을 많이 겪었다. 1990년대 초에는 학교에 교장선생님 전용 차량이 있었고 기사도 있어서 교장선생님들을 출퇴근과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학교에 차로 출퇴근 하는 선생님이 몇 분되지 않았다. 내가 처음 내차를 사게 된 곳도 바로 그 학교 근무할 때이었다. 처음 내 차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기한 만큼 관심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차를 밖에 두고 잠도 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조그마한 흠집이라도 나면 내 몸에 상처가 난 것처럼 닦고 기름칠하고 청소를 두어 시간 이상 하게 되는데, 몸살이 날 정도로 열심히 관리 하였던 기억이 난다. 내가 진이를 학급에서 만난 학생 중에 가장 기억을 오래도록 하게 된 것은 보통아이들과 다른 점이 많이 있었다. 먼저 외모가 조금 특이한 모습이었다. 체격은 또래 아이들보다 조금 컸지만 퉁퉁하고 눈망울이 똘망똘망하지 못하며, 말이 어둔한데다가 이해력이 다른 아이들보다 늦어서 즉각 반응을 하지 못하여 한참 후에 반응이 일어나는 아이이다. 그러다보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잔정이 많고 인사성이 바르며 정직한 아이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학급운영을 할 때 사회생활이나 학력이 뒤떨어지는 학습부진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삶은 재미있고 살맛이 나는 즐거운 세상이라는 것을 체험을 하고 느끼도록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를 한다. 어른들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이들 또래 세계에서도 자연적으로 서열이 매겨지게 되는데, 누가 시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고, 공부시간에 발표를 잘하며 공부를 잘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면 또래 세계에서는 자연적으로 우대를 받는 서열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학습 부진학생이나 사회성이 부족하여 선생님께 자주 지적을 받는 아이들은 자연적 아이들 세계에서 관심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 아이들은 학교생활에서 나름대로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무척 많이 받으며 언제나 열등의식 속에서 생활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공평하고 편애를 일체 하지 않으려고 의도적인 학급운영을 한다. 오히려 학습부진 학생이나 주의력 결핍아동, 또래 사회생활이 부족한 아이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역할도 부여하고 여러 가지 배려를 해 준다. 그래서 진이도 선생님을 더 따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날이면 날마다 새벽같이 일찍 등교를 하여 학교 후문 앞에서 내가 오도록 기다렸다가 내 차가 나타나면, 차 꽁무니를 뒤따라 소리를 지르며 달려 와서는 주차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손짓발짓을 다하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열성적으로 도와주었던 아이였다. 쉬는 시간에도 차에 아이들이 장난을 치지 않을까 염려하여 차 주위에서 놀다가 들어오는 것이다. 어떤 때는 자동차 유리창 이 내려가 있다든지, 라디오를 끄지 않았다든지, 아이들이 우유 곽을 차위에 집어 던졌다든지 이 모든 것을 나한테 어둔한 말로 이야기를 해 주며 나와 대화하기를 좋아하였던 아이였다. 내가 그 학교에 임기를 마치고 다른 학교로 전출이 되어 생활을 할 때도 오랜 기간 동안 가끔 어둔한 말투로 선생님 안부도 묻고 무엇 하느냐며 전화를 하였는데, 근래 연락이 없다가 우연히 오늘 만나게 된 것이다. 그 당시에 학급의 아이들이 40여명 이상이었지만 가장 관심을 갖고 인정스럽게 오래도록 연락을 하였던 친구는 바로 진이였다. 오늘도 지나가다가 선생님인줄 알면서도 보통아이들 같으면 부끄러워서 모른 채 지나가는 것이 상례인데, 되돌아 와서 선생님을 찾아보는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꼴찌 진이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예의바르고 정직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진이가 너무나 멋지다. ‘당당하며 신사답고 예의 바르게 살아가는 진이 멋져!’ 언제나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며 가정에도 평화가 함께 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지난 2월 2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정선의 운탄고도와 하늘길을 걸으며 백운산 정상과 마운틴탑을 둘러보는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북쪽으로 향한다. 늘 그렇듯 가래떡‧콜라비‧고구마말랭이‧한과‧쿠키‧사과와 입맛에 맞춘 커피가 자리로 배달되고, 주변사람 잘 만난 회원들은 김밥과 곶감까지 맛봐 입이 즐겁다.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늘 안전산행을 당부하는 달콤 회장님의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다음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누구나 행복이 최고의 선물이다. 행복을 앞에 내건 산악회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변 사람들과 행복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10시 15분경 만항재에 도착했다.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다. 강원도의 정선군, 영월군, 태백시가 만나는 높이 1330m의 고갯마루에 백두대간 만항재 표석이 서있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야생화축제를 알리는 하늘숲공원을 카메라에 담았다. 겨울 산행은 눈이 있어야 흥이 나는데 올해는 유난히 강원도의 높은 산에 적설량이 적다. 산행을 시작하면 한눈에 들어오는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 높은 함백산(높이 1573m)의 정상에도 눈이 없다. 그나마 응달 길에는 눈이 쌓여 있어 내딛는 발걸음에 힘이 들어간다. 산행을 하며 의미부여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을 실감한다. 만항재에서 함백역까지 평균 해발고도 1100m의 고원 산길 40여km 구간이 석탄을 운반하던 운탄고도다.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 사라지기 마련인데 한동안 내팽개쳤던 산길이 구름 위 양탄자를 걷는 운탄고도로 탈바꿈하며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만항재에서 10.1㎞를 걸어와 백운산 정상을 1.6㎞ 남겨놓은 지점에서 운탄고도와 하이원 하늘길이 연결된다. 백운산으로 향한 사람이 몇 되지 않아 아내와 운탄고도와 하늘길이 만든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오감이 충만한 겨울을 만끽한다. 청주에서 늘 우암산(높이 353m)만 바라본 사람들에게는 1000m가 넘는 산길 그 자체가 차마고도다. 전망대에 오르면 장산(높이 1411m)과 매봉(높이 1271m)이 눈높이를 나란히 한다. 어린아이들이 왜 사랑스러울까.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진솔한 삶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가끔 그런 시를 만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발걸음을 멈추고 임길택의 ‘거울 앞에 서서’를 조용히 읊조린다. (아버지 하시는 일을/ 외가 마을 아저씨가 물었을 때/ 나는 모른다고 했다// 기차 안에서/ 앞 자리의 아저씨가/ 물어왔을 때도/ 나는 낯만 붉히었다// 바보 같으니라구/ 바보 같으니라구//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서서야/ 나는 큰소리로 말을 했다// 우리 아버지는 탄을 캐십니다/ 일한 만큼 돈을 타고/ 남 속이지 못하는/ 우리 아버지 광부이십니다) 바람꽃길을 지나 백운산(白雲山) 정상에 도착한다. 백운산(높이 1426m)은 전국에 같은 이름이 많은데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과 정선군 고한읍에 걸쳐있는 산 위에 늘 흰 구름이 끼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남동쪽의 함백산(높이 1573m), 북서쪽의 두위봉(높이 1466m), 북동쪽의 대덕산(높이 1307m)과 함께 높이 솟아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하이원스키장의 마운틴탑, 밸리탑, 밸리허브와 함백산 줄기의 풍경이 멋지다. 삼각대를 챙겨온 덕분에 아내와 함께 정상의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하이원스키장의 마운틴탑(높이 1376m)은 백운산 정상에서 1.6㎞ 거리에 있다. 정감이 가는 눈길을 걸어 360도 회전하는 전망레스토랑 앞에 서면 슬로프가 세 갈레로 펼쳐진다. 마운틴탑은 주변에 멋진 조형물들이 많아 추억남기기에 좋다. 영상통화로 마운틴탑과 스키장을 구경한 손녀의 감탄사를 들으니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배가 된다. 마운틴탑 옆에 1.4㎞ 거리의 도롱이연못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다. 도롱이연못은 무너져 내린 탄광의 지하갱도에 물이 차오르면서 생긴 함몰습지다. 도롱이연못과 연결되는 화절령은 영월의 상동과 정선의 사북을 잇는 고개로 봄날 산나물 뜯으러 나온 여인들이 지천으로 널린 진달래를 꺾었대서 ‘꽃꺼기재’로 불린다. 도롱이연못과 화절령을 거쳐 폭포주차장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일정에 맞추면 좋지만 가끔 샛길로 빠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운틴탑에서 곤돌라에 올라 20여분이면 마운틴콘도 앞 스키하우스로 실어다준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며 바라보는 스키장과 먼 산의 풍경도 볼거리다. 마운틴콘도에서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까지 아스팔트길을 지루하게 걷는다. 산행의 말미에 산골에서 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한 강원랜드를 구경하고 4시 20분경 일행들을 만나 제천으로 향했다. 좋은 음식점은 맛이 있고 양이 많아야 한다. 누가 사면 어떨까만 달콤 회장님과 석진 산대장님이 제천시 청전교차로 앞 소양강닭갈비(043-646-3990)에 정을 진하게 나눌 수 있는 뒤풀이 자리를 마련했다.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리는 차안에서 석진 산대장님이 일정을 되돌아보며 조금 거리가 길었던 산행을 마무리 했다. 오후 8시 45분경 집 옆에 도착하기까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아내와 자유를 누렸다. 하늘과 산이 맞닿은 곳에서 자연을 만끽한 하루였다.
오늘이 마지막 잎새 같은 섣달 그믐이다. 이 세상 누구라도 올 한 해 정말 잘 살아보고 싶었을 터이다. 그러나 이즈음이면 많은 이들이 보람을 수확하기보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젖어들기 일쑤다. 올해 안에 하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한 일들을 생각하면 아쉽기 그지없고, 심지어 시간의 속도에 불안해하기도 한다. 일찍이 괴테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서 이렇게 썼다. “무엇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할까? 그것은 바로 그들이 자신의 개념들을 사물들 자체와 일치시킬 수 없기 때문이고, 향락이 그들의 손아귀에서 슬쩍 빠져 달아나버리기 때문이며, 소망했던 것이 너무 늦게 오기 때문이며, 달성하고 성취한 모든 것도 인간의 욕망이 애초에 기대했던 만큼 그렇게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지.”라고... 이는 고전적인 이야기이지만 지금, 여기서도 여전히 통하는 얘기처럼 들린다. 우리는 소망이라든지 계획, 목표의 지시 대상에 결코 도달할 수 없는 한 해를 살았기에 그 숙명적 안타까움 속에서 불안해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많던 시간들은 어느새 어디로 다 빠져 달아나버린 것일까? 연초에는 1년 365일이라는 시간이 광장처럼 넓게만 보이더니, 이제 연말의 남은 시간은 마치 폐쇄 감옥처럼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연초에 가망 있는 희망처럼 보이던 것들이 어쩌다가 가망 없는 욕망이 되어버린 것일까. 가망과 욕망 사이의 거리가 너무 크다. 가망과 난망 사이의 거리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되돌아보면 올 한 해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사는 대로 생각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종종 시간이 내것이 아니었고, 늘 허덕이며 살아진 것 같다. 예기치 않게 밀어닥친 많은 일들에 치여 살았다. 정작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다. 내 영혼을 보살피지 못했고 나의 과제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 특히 가족이 원하는 만큼 가족에게 정성을 다하지 못했고 친구들에게는 무심한 자로 지낸 것 같아 미안하기 짝이 없다. 그 밖에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과 공동체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 같아 면구스럽기도 하다. 무엇보다 나를 만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쁜 사람 시간 많이 뺏으면 안 되지’ 하는 불안을 주었다면 그분들로부터 용서를 받고 싶다. 깊이 반성한다. 여유를 가늠하지 못했던 가난한 마음을 뉘우친다. 어쩌다 보니 예기치 않게 반성문을 쓰는 시간이 되었다. 아니, 어쩌면 나의 반성문은 더 길게 이어져야 하리라. 그럼에도 아무것도 아닌 한 해는 아니었다. 그리 믿고 싶은 마음이 불쑥 기지개를 켠다. 나에겐 정말 인생의 1막을 내리는 단 한 번 경험하는 해이기도 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를 기억하여 준 모든 사람들과 그리고, 한 해 동안 만났던 사람들, 함께 했던 일들, 나란히 걸었던 길들, 그 어느 구석에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흔적들도 숨 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스며든다. 자기합리화 기제가 발동한 것일까? 다시 부끄러운 반성 모드로 들어선다. 돌이킬 수 없는 것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이런저런 분주함으로 허비한 나날들, 도둑맞은 시간들을 어찌 되돌릴 수 있겠는가. 성찰의 통로를 지나서 새해에는 "제 영혼의 길을 따라 살 수 있도록 아름다운 아레테(탁월함, 그리스 신화 속 왕비)를 선물해주세요.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싶다.
우리는 시대에 따라 역사상 위대한 인물을 기억한다. 세종대왕은 조선시대의 왕으로 기억하고 있고,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이 알려져 있다. 지금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이다. 그녀는 버락 오바마처럼 뛰어난 연설 능력도, 빌 클린턴의 카리스마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총선에서 세 번이나 승리하며 ‘위대한 승자’로 꼽히는 메르켈 총리는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을까 궁금하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전략 참모로 노동당 정권 창출에 기여한 알래스테어 캠벨은 그의 저서 '위너스'에서 정치, 비즈니스, 스포츠 등 각계 최고 승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에 저자의 경험과 통찰을 녹여 ‘운명도 이기는 승자의 조건’을 제시하였다. 세계 최고의 승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지만, 그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그런 점에서 직접 만나보지 않고는 알 수 없었던 위대한 승자들의 경험담과 진심 어린 조언은 우리의 마음 깊숙히 파고 든다. 감탄이 절로 나오고, 나로 하여금 반성도 하게 만든다. 물론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재미도 안겨준다. 이들도 처음부터 승자의 자리에 있었던 건 결코 아니다. 타고난 재능이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이들도 있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나 연이은 실패, 승리에 대한 압박감, 예상치 못한 위기와 좌절, 새로운 도전 등 극복하기 힘든 역경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 걸음 한 걸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그 자리에 올랐다. 그들은 승자의 자리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남다른 전략과 굳은 의지, 끈질긴 노력으로 쟁취하는 것임을 온몸으로 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략과 리더십, 팀십으로 자신만의 길을 구축한 방식이나 극단적인 수준의 강인한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또한, 시각화도 간단해 보이지만 성공으로 이끄는 강력한 도구이다. 성공이 어떤 모습이고 어떤 느낌인지 상상해 보고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다. 혁신적인 대담함, 불운도 기회로 만드는 습관 등 그들만의 비결을 알려준다. 누구나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그 길이 쉬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승리의 청사진을 따라간다면, 누구나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지리라 확신한다. 저자가 최고 승자들의 공통적인 세 가지 성공 요소로 꼽은 전략, 리더십, 팀십을 비롯해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을 생생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저자의 책상에 자리한 글자는 목표(objective), 전략(strategy), 전술(tactics)의 머리글자 합인 ‘OST’다. 분명한 목표가 없으면 승리를 정의할 수 없고, 전략이 없으면 승리할 가능성이 작으며, 전술만 있으면 승리할 자격이 없다는 의미다. 전략은 단순 명료해야 한다.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며 외친 두 단어는 ‘생존’과 ‘단순화’다. 잡스는 40여종의 상품을 4종으로 줄였다. 전략과 전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행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위대한 조직은 OST 단계에 따라 항상 역동적으로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과학자 출신인 메르켈 총리는 말보다 행동에 방점을 둔다. 유로존 위기 때 했던 행동이 이를 증명한다. 비난과 인기 하락 속에서도 장기적 가치를 우선시했다.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빌 게이츠는 지금까지 내렸던 가장 훌륭한 결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과 같이 일하기로 한 결정이 1순위입니다.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고, 비전을 공유하며, 견제 역할을 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라고....저자는 승리자 인터뷰 중에서 ‘여자 테니스의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한마디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세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사소한 것들에 불과합니다.”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관내 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친일 인명사전을 준강매식으로 구입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즉 중・고교 583개교에 ‘「친일인명사전」구입을 위한 학교회계전출금 재배정 안내’ 공문을 통해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하고, 그 예산 집행 결과를 보고하도록 단위 학교에 공문을 시달했다. 또한 ‘「친일인명사전」구입 예산 교부계획’을 통해 교사 연구 및 수업활용자료, 동아리 학생들의 탐구학습 자료, 역사 시간을 활용한 토론활동 자료,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역사 수업 참고자료 등 자료 활용 방법까지 명시하였다. 이와 같은 서울교육청의 일탈적 교육행정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학교를 이념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나아가 교원과 학생들을 이념 투쟁에 끌어들이는 비교육적 처사다. 현재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들의 친일 여부는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단지 진보적 인사들이 스스로 그들의 시각에서 재단하여 만든 인명 사전에 붕과하다. 따라서 사회․학계의 이념 논란이 있는「친일인명사전」으로 인해 더 이상 학교를 이념 논란의 장으로 만들지 말고「친일인명사전」의 학교 배포 및 학습자료 활용을 즉각 중단, 철회해야 한다. 물론 서울교육청은 이와 같은 파행이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확산되자 해명자료를 내고 “활용방안을 예시로 들었을 뿐 의무사항은 아니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친일인명사전」의 구입․배포에 대해 언론을 중심으로 정치 이념 논란이 발생되고, 일부 학부모단체가 학교장 고발 방침까지 밝히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주장 자체가 공허할 뿐이고,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학생 대상 교육자료로 활용할 경우 편향성 논란과 학부모 반발이 우려된다. 서울교육청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학교운영비 삭감, 교원의 처우개선비 삭감 등 매년 되풀이 되는 긴축 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교육청이 2015년 예산 편성과정에서 교육청이 요구하지도 않은 예산을 서울시의회가 증액 편성한 것(교육비 특별회계 심의 과정에서 증액)에 대해 어떠한 거부도 없이 받아들였다는 것 또한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서울교육청은 최근 정부로부터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누리과정 대체 예비비의 50%만 배정받는 교육청에 포함됐다. 그런데도 친일 인명사전 구입에 혈세를 쏟아 붓는 이유에 대해서 적절한 해명을 해야 한다. 최대한 양보하여 도서구입비를 배정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특정 도서를 지정하여 구입토록 한다는 것은 교육감의 월권, 권한 남용이다. 교육감은 도서구입비를 배정, 재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도서와 학습 자료 구입 권한은 단위 학교장에게 있다. 그럼에도 예산을 재배정하고 특정 도서를 구입토록 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산을 배정하되 교육적인 도서와 학습자료를 각 학교의 실정,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학교장에게 구입을 맡겨야 하는데 서울교육청은 이를 간과한 것이다. 물론 일제 강점기 인사들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된 부분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며, 학생들에게 사실에 근거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도 친일 인명사전의 친일 부분은 비난이 아니라 건설적 비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좌측으로 치우친 기관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친일인명사전」은 편향성 논란과 더불어 객관성이 떨어지며 많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서적으로, 이를 학교현장에 비치하고 교수․학습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결코 교육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교육의 가치지향성,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특히 서울교육청이 편성하지도 않은 사업 및 예산을 정당 중심의 시의회가 많은 교육예산(1억 7400만원, 학교당 30만원)을 들여 추진하는 것은 추후 나쁜 선례가 될 것으로 우려하며, 「친일인명사전」의 학교 배포 및 학습자료 활용 준강요는 반드시 즉각 중단, 철회돼야 한다. 서울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도 편성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는 현실과 예산 부족으로 도서구입비 등을 삭감하는 현실에서 사회・학계・교육계의 이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친일 인명사전의 학습 자료 활용과 준강매적 교육행정은 중단돼야 한다. 교육의 정치적, 이념적 중립성을 앞장서 담보해야 할 서울교육청이 스스로 편향성을 인정하는 이와 같은 교육행정 처사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 된다. 만약 서울교육청이 즉각 이와 같은 몰지각한 교육행정을 중단, 철회하지 않고 지속한다면 교육계와 학부모들을 비롯한 전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서울교육감은 만약 ‘친일 인명사전’이 보수 단체 내지 기관에서 발행한 미검증된 도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도서라면 이번 처사처럼 학습자료라는 명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막대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지도 국민과 서울 시민들에게 명백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합당한 해명을 해야 서울 시민과 국민들이 이 친일 인명사전 구매 지원이 좌파, 진보 단체에 대한 에두른 물적 지원 아니라고 인식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 이 생각에도 수준이 있다. 수준 높은 생각이 어떻게 열매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삶의 결과가 다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는 청년실업이 도를 넘고 있다. 우수한 대학을 나와도 갈 곳이 없는 현실이라고 사고를 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고군분투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같은 시간이 길어지면 절망의 늪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창업을 하여 자신이 사장이 되는 길도 있다. 하지만 창업이란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 어느 것도 자신이 많이 습관적으로 해 본 적이 없는 것은 모두가 힘든 것이다. 스타트업을 하면 많은 힘든 일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일단 원하는 역량을 가진, 그리고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얻기가 참 힘들다. 1인 사장기업이 아니라면 대표로서 한팀을 운영하게 된다. 이때 가장 힘든 것은 사람들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목표를 향하여 나가면서 사람 달래고 보듬어 주는 일은 전에 해 본 일이 아니기에 힘든 일이다. 성공하면 창업가가 되지만 실패하면 사기꾼이 되기 싶상이다. 성공보다 실패는 항상 주변에 준비되어 있다. 이를 이겨내야 길이 열린다. 일본인 나카무라 슈지는 세계 최고의 LED 전문가이자 공학박사이다. 그는 ‘청색 LED(발광다이오드)의 아버지’로 불린다. 2014년 청색 LED 실용화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사키 이사무, 아마노 히로시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타바버라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 UCSB) 재료물성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1954년 일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시코쿠 에히메 현에서 태어나 자랐다. 1979년 같은 지역에 위치한 도쿠시마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당시 지방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니치아화학공업 개발과에 입사했다. 10여 년간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청색 LED 연구에 뛰어들어 500번이 넘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세계 최초로 고휘도 청색 LED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 대기업에서 27년이나 연구에 실패해 20세기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청색 LED 개발을 지방 중소기업 연구원이 혼자서, 단 4년 만에 이뤄낸 성공이기에 당시 전세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가 개발한 청색 LED는 21세기 LED 조명 시대를 열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IT기기의 혁신을 가능하게 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1995년에는 녹색 LED와 백색 LED를 개발했으며, 이들 LED는 전력 소비량을 현격히 줄인 고효율의 친환경 발광체로 풀 컬러 디스플레이 등 폭넓은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1999년에는 자색 반도체 레이저를 제품화하여 대용량 고밀도 광기록용 광원으로써 정보 통신 기술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그는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물리학상 외에도 벤저민 프랭클린상(2002), 핀란드 밀레니엄 기술상(2006), 니시나기념상(2006), 오코치기념상(2007), 제63회 에미상(2011) 등 권위 있는 과학상을 다수 수상했다. 2008년에는 미국 LED 조명 제조업체 소라(SORRA)를 공동 창업했고 2010년부터 세계 4위 LED 전문기업인 서울반도체의 기술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카데미상 5회, 그래미상 21회 수상을 한 영화음악 거장 존 윌리엄스는 "나는 아주 일찍부터 좋든 싫든 날마다 곡을 쓰는 습관을 길렀다. 좋은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날마다 하루를 충실히 보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곡을 쓴다. 길이 막히거나 다음 번에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할 때면 나는 계속 뭐라도 쓰면서 작곡을 한다. 나에게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라고 하였다. 천재는 영감이 떠올랐을 때, 순식간에 걸작을 생산하는 사람이라고 상상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의 대부분은 엄격한 규칙을 지키고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살았다. 우리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금수저 같은 재능이 아닌 끝까지 해내는 힘이 성공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부모님이 안 계신 설 명절, 조용하기만 한데... 설 명절을 앞두고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명절이 한 때’라는 말이 있다. 주차장은 자가용으로 꽉 찼고 매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발 디딜 틈이 없다. 아내의 정보기를 보조하는 남편들이 주로 카트를 밀고 다니는데 길이 막혀 이산가족이 생길 정도다. 그 만치 설 명절 쇠기 위해 장보러 나온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장보기를 마치고 장바구니를 드니 무게가 가볍다. 물가가 올라서 그런가? 아내에게 받은 영수증을 살펴보았다. 15종을 샀는데 무려 7만원이 넘는다. 제법 가격이 나가는 갈치 두 마리에 1만6천원, 한우 다짐육이 1만 2천원이다. 나머지는 나물류이다. 이것으로 올해 설을 나려는 것이다. 딸이 인턴으로 취직하여 대표이사가 선물로 보낸 정육세트가 있긴 하지만. 햇수를 헤아려보니 부모님 모두 돌아가신지 19년째이다. 아버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필자 결혼 후 7년만에 돌아 가셨다. 돌이켜 보니 어머님이 살아 계실 때 명절이 행복했다. 가족을 이룬 자식들이 손주들을 데리고 모두 어머니 집에 집합하니 그야말로 명절 분위기다. 어머님 혼자서 미리미리 음식 준비를 다 하셨던 것이다. 자식들은 그냥 몸만 와서 먹고 가면 되는 것이니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명절, 집안이 조용하다 못해 쓸쓸하기만 하다. 핵가족이다 보니, 성장한 자식이 따로 떨어져 살다보니 명절이나 평일이나 그게 그거다. 설날엔 떡국, 추석 땐 송편 먹는 것이 고작이다. 조상들의 전통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다간 우리 자식 대에선 명절 음식기 끊기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생각해 보니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명절의 특징이 몇 개 있다. 첫째, 자식들이 모이지 않는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에는 가족 모임에 구심점이 있었다. 부모님이 구심점 역할을 하였고 모이는 장소는 당연히 부모님 집이었다. 명절에만 모이지 않았다. 자주 오는 자식은 매주 왔고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어머니 얼굴을 대했다. 귀하거나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어머니께 드리려고 달려가기도 하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선, 작은 형을 중심으로 모였다. 큰형이 부산에 살고 있어서 수도권에 살고 있는 자식들끼리만 모였던 것이다. 그렇게 몇 번 모이다 보니 작은 형수에게 부담이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집, 막내 여동생이 자진하여 가족 모임을 주선하였다. 바쁜 직장 생활 중에도 음식을 장만하여 구심점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가진 못하였다. 몇 년 전에 이것마저 끊기고 말았다. 둘째, 삼촌, 고모, 큰아버지, 큰엄마 등 명칭이 사라졌다. 부모님을 중심으로 자식이 모일 때는 자연히 조카들도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3대가 모이니 그 인원만도 꽤 된다. 작은형네 가족 4명, 누나, 우리집 4명, 여동생 가족 4명, 막내 여동생 가족 4명 모두 18명이다. 식사할 때 커다란 교자상 두 개를 펼쳐야 한다. 3대가 모이니 화제거리도 풍부하다. 학교 선생님만 모두 7명이니 어른들은 주로 교육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나누었다. 손자들은 한창 자라는 나이라 학업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조카들의 초․중․고 학년과 나이도 익히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내 자식만 아는 정도다. 친척 간에 관계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다. 셋째, 형제 자매 간에 오가는 정이 희미해져 간다. 그 전에는 명절 때 모이면 형과 누나, 동생들에게 나누어 줄 것을 준비했다. 지금도 여동생은 시골에서 가져 온 농산물을 오빠에게 준다. 필자도 추수하고 탈곡이 끝나면 적은 양이긴 하지만 그 해 햅쌀을 동생들에게 나누어 준다. 이런 것이 우애를 쌓아가는 것이다. 지금도 형제 자매간 오가는 것이 있지만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에 비하면 그 빈도가 낮다. 자식들간에도 자주 만나질 않으니 정이 멀어져 가는 것이다. ‘안 보면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에 태어났어도 교류가 없으면 남과 같은 것이다. 가까워지려면 자주 만나야 정이 붙고 오가는 정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지난 달, 장인 어른이 돌아가셨다. 장모님은 요양병원에 계신다. 두 분이 살아 계실 때는 처남, 처제, 조카들과 자주 만났다. 자연히 처가 식구들을 가까이 할 수 있었다. 이제 아이들 외가쪽도 구심점이 사라진 것이다. 설 명절을 맞이해도 모일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 핵가족 시대의 단촐한 명절, 받아 들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 붐비는 시장을 보며 명절이면 친척들로 붐비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부모님이 보고 싶어진다.
6학년 식전 행사 노래 공연 졸업섹 14명이 스스로 준비한 '청개구리'노래 공연 장면입니다. 친구들을 향한 우정, 선생님을 향한 감사와 추억이 묻어나는 멋진 노래 공연으로 일상적인 졸업식의 틀을 깨고 식전 공연을 하여 놀라게 했답니다. 후배들이 전하는 꽃다발과 전교생 편지 전달식 전교생 다모임 활동에서 졸업식 준비를 했어요. 후배들이 직접 만든 꽃다발과 전교생 쓴 손 편지를 모아서 전하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금성초는 아름답고 행복한 학교랍니다. 선생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송태성 학생이 감사함을 담은 꽃다발을 담임선생님께 드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지요?스승과 제자가 나란히 서서 감사함을 나누는 이 장면. 우리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샛별 공동체 전교생과 학부모님이 한 자리에 모였어요. 모교를 잊지 않을 겁니다. 사랑하는 후배들아, 우리는 행복한 학교에서 함께 사랑을 나누었지? 세상에 나가서도 그 마음 변치 말자 다짐했어요. 졸업생에게 주는 이성준 교장선생님의 간곡한 비원 병신년 새해를 맞이하여 유치원생은 1년간의 유치원생활을 마치고, 초등학생은 6년간의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게 되는 졸업생 여러분께 축하드리며 오늘 이렇게 의젓한 졸업생들의 모습이 있기까지는 자녀교육에 적극적 도움을 주시고 정성과 사랑으로 이끌고 가르쳐 주신 우리 학부모님께 정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앞으로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항상 여러분 곁에는 부모님께서 계심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부모님 마음을 깨달으면서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그 고마움에 대한 은혜를 갚는데 게으름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 곁에 축하하며 묵묵히 서계시는 선생님의 고마움을 잊어서도 안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매일 가까이서 바르거라, 공부해라, 꿈을 가져라 등 좋은 가르침을 아낌없이 주셨던 담임이신 권강후 선생님을 성공할 때까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도해 주셨던 그 왜 선생님 말씀도 기억하면서 자기발전의 지침으로 삼는다면 분명히 성공한 인물이 될 것입니다. 학교를 떠나는 여러분들의 앞날에 더욱 많은 축복과 기쁜 일 함께하기를 빌면서 몇 가지 강조하고자 합니다. 첫째, 기본이 바로선 예절바른 큰 뜻을 가진 자랑스러운 금성초 졸업생이 되시길 바랍니다. 둘째, 세계와 미래로 자신감 있게 뻗어 나가는 생각이 깊은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셋째, 어떠한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며, 굳센 신념과 의지를 지닌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또 몇 가지 당부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제발 담배 피우지 마라하시면 절대 피우지 마세요. 술을 절대 먹지 마라 하시면 커서 먹어야지 다짐하고 참으세요. 오락실에 가고 싶으면 사랑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겨내세요. 곁에 있는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하는 말라면 절대하지 마세요. 부모님께서 공부하라 하시면 입술을 깨물며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 낙오자가 아니라 성공한 사람이 되려면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사랑을 받고 자란 유치원 졸업생 여러분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실천하는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 나쁜 행동들을 보았을 때 따라하지 않는 어린이가 됩시다. 항상 좋은 말을 하며 바른 행동을 하는 어린이가 됩시다. 항상 몸을 깨끗이 하여 건강한 어린이가 됩시다. 존경하는 학부모 여러분! 여러분 자녀들이 졸업하기까지 그 동안 뒷바라지 하시느라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 중에서 자식 농사만큼 큰 보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아무쪼록 자녀들을 뜨거운 교육애로 다듬고 가꾸어서 학부모님 가정마다 영광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초등학교 기초수준에 맞는 큰 꿈, 새 생각, 바른 행동을 배우고 떠나는 졸업생 여러분들은 오늘 정들었던 교문을 나서게 됩니다. 꿈도 많고 추억도 많았던 명문교 금성초등학교를 잊지 말고 항상 금성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중학교에 진학하여 더욱더 모교의 이름을 빚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귀한 시간 내어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분! 그리고 학부모님! 가정에 행복과 건강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 2. 5. 이성준 교장선생님
여가부, 교총 제안 수용해 하지정맥류 보완대책 마련 아동·청소년보호 공조 합의 '학부모참여휴가제' 도입 공감 "스승존경, 제자사랑 운동펴자" 여성가족부와 한국교총이 여 교원들의 복지 증진과 교권 신장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교사-학부모 상담 활성화를 위해 '학부모 참여 휴가제’ 입법과 가족친화기업인증제 확대에 공조하기로 했다. 안양옥 회장과 강은희 장관은 5일 오전 10시 교총 회장실에서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여 교원 복지 증진, 청소년 활동 활성화 등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정책간담은 강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교총을 예방해 이뤄졌다. 이날 간담에서 안양옥 회장은 무엇보다 여 교원들의 복지, 교권 증진을 적극 제안했다. 안 회장은 “현재 유초중고 여 교원 비율은 70퍼센트가 넘고 이중 많은 교원들이 하지정맥류로 고충을 겪고 있다”며 “이 부분을 공상으로 인정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여 교원들은 다른 아이 돌보느라 정작 자녀를 소홀히 하게 되는 아픔을 갖고 있다”며 “권역이나 학군별 학교에 여 교원을 위한 보육시설을 설치하는데 여가부가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문제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단절에 근본 원인이 있다”며 “학생교육을 위해 상담이 활성화 되도록 교총이 제안한 ‘학부모 학교참여 휴가제’ 도입에도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여 교원들도 자녀의 담임교사와 상담이 필요한 만큼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런 ‘師母동행’이 학업중단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강은희 장관은 “20년 전, 5년간 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공감하는 바 크다”며 “여 교사가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교권을 신장시키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여 교사 하지정맥류 문제는 여가부의 특정성별영향평가제에 반영해 검토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하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 교사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학교에는 보육시설이 설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 여 교원의 교권 회복이 매우 시급하다”며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교사와 학생이 아닌 스승과 제자로 돌아가는 사제동행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학생 체육과 청소년 활동 활성화를 위해서도 양측이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 안 회장은 “양성평등적 측면에서 여학생에게 필요한 체육활동이 확산돼야 한다”며 “교총과 여가부가 공동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이에 강 장관은 “여학생들이 신나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개발·보급돼야 한다”며 “함께 프로그램 개발 등을 고민하자”고 말했다. 강 장관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내실화 측면에서 “국가가 지원하는 청소년 국제교류, 각종 청소년위원회 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스카우트 등 청소년단체 담당 교사에게 가산점 등이 부여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www.youth.go.kr)를 통해 학교와 학생 참여가 확대되도록 홍보를 당부했다. 이에 안 회장은 “시도교육청 등을 상대로 청소년단체 담당 교사에 대한 가점 부여를 적극 추진하고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 사이트는 교총 홈페이지에 탑재해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간담에서는 이밖에도 △학업중단 근본 해결을 위한 ‘직업계 전문중학교’ 도입 △게임 중독 예방을 위한 ‘셧다운제’ 연령 상향(만16세→만18세) △양성평등 교육자료 보급 △다문화학생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정책적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에서 27년째 화학 교사로 근무하시는 손평수 선생님께서 2016년 2월 12일자로 이학박사[理學博士]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손평수 선생님께서는 한남대학교 대학원 화학과에 다니며 형설지공의 노력 끝에 이번에 ‘기능성고분자처리전극및유기전해질의전기화학적특성연구’로 이학박사를 받게 되었다. 이학박사란, 이학에 관계되는 학문을 전공하여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제출한 박사학위논문이 통과되었을 때 받게 되는 학위이다. 다시 한 번 손평수 선생님의 박사학위 수여를 축하한다.
교총과 교육부가 지난해 말 체결한 2015 교섭합의에 따라 2011년부터 시행해 온 학교성과급제가 폐지됐다. 도입 5년만의 일이다. 그동안 학교성과급은 지역과 학교 간 교육여건을 무시한 성과 비교와 교육활동의 전시(展示)화, 실적 부풀리기를 초래하며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교총의 교섭합의에 현장의 지지가 높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로써 올 성과급은 학교성과급분 20%를 개인성과상여금으로 통합해 지급하게 된다. 문제는 학교성과급이 폐지됐으니 현행 개인성과상여금의 차등 폭 50~100%를 최저 60% 또는 7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정부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학교성과급을 폐지한 교육부에 대해 모처럼 환영과 지지를 보냈던 현장 교원들이 이제는 더 큰 불신을 보내고 있다. 새 학기를 앞두고 또 다시 정부와 교직사회 간의 반목과 갈등이 충분히 예견되는 대목이다. 학교성과급 예산 전액이 개인성과급으로 반영되면 현재의 차등 폭으로도 개인성과급 S, A, B 등급 간의 금액 차이는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밖에 없고, 그 만큼 학교 내 교사 간의 위화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교육부는 평가 간소화를 이유로 근무평정 중 동료교사의 정성평가 일부를 성과급평가에 반영토록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학교성과급을 폐지했다고 차등 폭을 무조건 확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이 늘 그래왔듯이 여타 정부 부처와 단순 비교해 가며, 차등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는 교직의 특수성을 지켜내야 할 책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교육본연의 업무 성과가 오랜 시간에 걸쳐 학생 등을 통해 나타나는 교직의 특성이 일반 행정업무 중심의 타 공무원과 다를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타 부처의 눈치를 볼 게 아니라 교직에 걸맞은 성과급 제도의 안착을 위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누리과정 지원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이 땜질 처방만 되풀이 하며 여전히 갈등과 충돌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예산 확보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고,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로 나뉘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사이 유치원, 어린이집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형국이다. 2월이 됐는데도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다툼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혼란과 불안감 속에 살얼음판 운영을 하고 있다. 부모들의 양육부담을 해소해 사회·경제활동을 도우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유아무상교육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무상’이라는 정책 키워드가 열쇠인 양 정치권이 공약으로 내세운 결과다. 누리과정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는데도 국가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예산 확보가 어렵게 된 것이 발단이 됐다. 어린이집 무상보육비 지원에 필요한 예산까지 시·도교육청 관할 교육기관에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면서 교육감들이 반발하며 무상보육대란이 일어났다. 1년에 4조원 이상을 누리과정 지원에 투입하면서도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은 끊이질 않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운영은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유아 무상교육정책을 냉철하게 되살펴 봐야 한다. 현재처럼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유치원은 교육부가 관할로 이원화된 것을 통합해야 한다. 또 누구에게나 똑같이 지원하는 보편복지정책에서 거주지역과 부모의 소득계층에 따라 지원을 달리하는 선별복지정책으로 과감하게 선회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교육에서 환경은 ‘제3의 교사’라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실제 애브람스의 저서 ‘The Third Teacher’에서도 교수-학습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79가지의 구체적인 학교 공간 디자인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또 2013년 ‘건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 저널에 소개된 영국 샐퍼드(Salford)대학 연구팀은 학생들의 성적 중 25%는 교실환경과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 발표했다. 교육환경 변화 무시하는 학교공간 이렇듯 학교에서의 물리적 환경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필자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학교시설과 최근 지어진 학교시설은 외형만 조금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 교수-학습 활동에 영향을 주는 내부 공간구성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심지어 초등교, 중학교, 고교 할 것 없이 모든 학교급에 있어서 규모 차이만 있을 뿐, 필요한 공간의 종류는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세월이 흘러 교육환경이 변했음에도 학교공간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국가수준의 학교시설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교육이 국가의 백년지대계라면, 최소한 교육을 담는 학교시설 가이드라인은 국가가 관리하고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의 성적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에는 있는 번듯한 학교시설 가이드라인이 없다. 뿐만 아니다. 학교시설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도 중앙 정부와 관주도의 일방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의해 매우 경직돼 있다. 대개 관주도의 학교설립계획에 의거해 개교시점을 정하고, 개교일을 기준으로 역산해 필요한 절차만 거친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학교의 주사용자인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 등의 참여는 거의 없다. 반면 우리나라와 학교교육 체제가 매우 유사한 일본은 전혀 다르다. 학교시설 사업은 마을가꾸기의 일환으로 건축가, 교사, 관련전문가, 지역주민, 공무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건축계획 및 설계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해 수많은 논의와 합의과정을 거쳐 추진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두고 그들은 교육개혁이자 사회개혁이라고 자평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중앙 정부나 시도교육청에서 교육환경개선사업 중장기 투자계획, ICT를 활용한 학교시설 에너지 통합 유지관리 등 다양한 학교시설 사업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노력에 제동을 거는 또 하나의 큰 걸림돌이 빠듯한 예산이다. 과거에 비해 학교건축공사비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국가 수준 가이드라인 개발‧보급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의 학교시설에서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있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적 창조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육성을 기대한다. 또한 최근 학교시설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녹색건축물로서 인증을 받아야 하고, 에너지 절약과 장애우를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설계, 범죄로부터 안전한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등 다각적인 성능 업그레이드를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예산 규모나 구조로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국제적 위상에 어울리도록 국가수준의 학교시설 가이드라인을 하루빨리 개발, 보급하고 가이드라인에 걸맞은 예산을 편성, 지원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초등 사회교과에 인권은 ‘인간이기에 태어날 때부터 개개인에게 주어진 양도할 수 없는 도덕적 권리’라고 정의돼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홈페이지에는 ‘인권은 사람이 사람이기에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명시돼 있다. 사실 본격적인 인권개념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은 세계가 1948년 12월 UN 총회에서 ‘세계 인권 선언’을 채택함으로써 등장했다.기본적인 인권개념은 ‘천부인권(天賦人權)’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똑같이 인권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전혀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사 인권 부정하는 교육청들 최근 모 교육청 부속기관에서 발간한 ‘중고등학생을 위한 인권교육 교수학습과정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인권은 하늘이 내려 준 천부인권도 아니고 국가가 허용한 실정법상의 권리도 아니다.’ ‘인권은 본래 주어져 있던 것이 아니고 인류의 역사에서 투쟁을 통하여 얻어낸 산물이다.’ 한술 더 떠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교사 직무연수’에서는 더 파격적인 말들이 나왔다. ‘교사에게는 인권이 없다.’ ‘학생 인권을 억압하는 존재는 명백히 교사예요. 성인이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권이라는 말을 통해 갖는 인식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인권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인권이 투쟁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고, 그 인권을 억압하는 존재가 교사라면 교사가 투쟁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사랑을 배워 오기를 원하지, 싸우는 것을 배워오기를 원하지 않는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예의를 배워오기를 원하지, 교사에게 권리를 내놓으라고 따지는 방법을 배워오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런 부정적 인권 개념을 조례를 통해 강제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이는 초등 사회교과에서 정의하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정의한 인권 개념을 부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권이란 사람이면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가지는 권리인데 ‘교사에게는 인권이 없다’라고 한다면, 교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 되묻고 싶다. 이것은 교사에 대한 비논리적인 매도이기도 하다. 일부 교사가 아니라 전체 교사가 인권이 없고, 학생 인권을 억압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권조차 없는 교사가 어떻게 인권 교육을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런 인권 오개념은 이미 교실 현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아이들은 인권을 ‘마음대로 할 권리’로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교실 안에서 교사는 생활지도권을 잃고 무력감을 느낀다. 수업 진행을 방해하는 몇몇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의 학습을 침해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교실붕괴 조장 행위 중단해야 이제는 그나마 있던 벌점제도 없애고,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은 스스로 찾으라고만 한다. 교사의 권위는 다 해체해 놓고 권위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교사에게 책임을 돌린다. 그러니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무시하고, 대들고, 욕하고, 성희롱까지 하고, 심지어 빗자루로 때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지경이 돼도 교사들이 참고 속앓이를 하는 것은 스승에게는 최소한의 사도(師道)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도 정신이 그나마 대한민국의 교단을 무너지지 않게 지금까지 버티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이 앞장서 교사의 인권을 부인하는 것은 학생들 앞에 서지 말라는 것과 같다. 교사를 향한 존경은 고사하고 교사도 사람이라는 대접을 받고 싶다. 교사도 인권이 있다.
‘교육예산’인 누리과정 외면 ‘진영논리’ 무상급식만 챙겨 교총 “유보통합, 선별 복지를”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외면하면서 무상급식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을 책임져야 할 수장들이 정작 교육은 외면하고 ‘표 되는’ 정치적 활동에 매몰됐다는 지적이다. 서울, 경기, 광주 등 진보교육감 10명은 3일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지방교육재정은 파산상태인 점을 거듭 강조한 뒤 누리과정의 국고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4일부터 22일까지 청와대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열기로 했다”면서 압박수위를 높였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상급식 비용으로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충당하는 방안’에 대해 "누리과정은 ‘보육재정’이며 무상급식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또 서울교육청은 1일 관내 초·중학교 규모에 따라 무상급식비를 차등 지원하는 ‘2016학년도 학교급식 기본방향’을 발표하며 운영방식 개선 의지만 밝혔다. 경남교육청도 박종훈 교육감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도지사를 향해 “반반씩 부담하지 않으면 협의는 없다”고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이외 다른 지역 진보교육감들 역시 무상급식 예산은 어떻게든 현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대해 현장 교원들은 “교육청 빚이 10조 원이 넘는다며 누리과정 국고지원을 요구하면서 진보진영이 도입한 무상급식은 끝까지 지키려 한다”고 비난한다. 수도권 A대학교의 한 유아교육과 교수는 “OECD국가 중 유일하게 유아공교육을 하지 않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출발한 게 누리과정인데 ‘무상보육’이란 말장난으로 비하하는 건 옳지 않다”며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하루 빨리 유보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교육감’을 선출하게 되는 현행 교육감 직선제 변경 요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서울 B중 교장은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학교에 선심성 예산이 늘고 있다”며 “무상급식, 혁신교육지구 등 지자체가 지원할 성격의 사업에 교육예산을 쓰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서울에서 만2세 아이를 키운다는 학부모 오동진(40·남) 씨는 “총선용 정치싸움에 우리 아이들만 피해를 입는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교총은 논평을 통해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들은 유아와 유치원 교원, 학부모 대상의 볼모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타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통해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호소할 것”이라며 “행정부처 간 업무 이관을 통한 유·보 통합도 조속히 추진하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 ‘교육공동체권리헌장’ 논란…교육청 “권리 조화 추구” 일선교원 “학생·학부모 권리만 강조해 교권 더 위축시킬 것” 충북교육청이 추진 중인 ‘교육공동체권리헌장’이 사실상 학생인권조례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진보성향인 김병우 도교육감이 올 5월 교육주간에 발표한다는 계획 하에 지난해 7월부터 추진 중인 교육공동체권리헌장은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에 대해 교육주체로서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목적으로 헌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교원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취임 전 충북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에 몸담아 제정운동에 적극 앞장섰던 김 교육감 전력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2012년 도민 1만6000여명 서명을 받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했으나 도교육청의 불허로 무산됐다. 지난 두 차례 공청회 때 학생인권조례를 시행 중인 시·도의 긍정적 사례만 강조돼 그 의구심은 더해가고 있다. 조례로 인해 추락한 교권에 대한 지적은 전무했다. A중 교감은 “김 교육감이 추진하는 헌장은 100% 학생인권조례의 변형판일 것”이라면서 “김 교육감은 취임 후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학생인권’이 아닌 ‘공동체’란 명칭으로 탈색하고 조례가 아닌 헌장으로 톤을 낮춘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B초 교사는 “법보다 실효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헌장을 만드는 형태지만 이를 토대로 학교를 얼마든 옥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미 교권이 실추되고 있는 상황에서 헌장까지 마련돼 시달된다면 학생지도나 훈육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80건의 교권침해 사례 중 교사에게 폭언·욕설을 하거나 무례한 행동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폭행도 4건이었다. 여교사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사진을 촬영하거나 담임교사에게 성희롱적인 내용이 담긴 쪽지를 주는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충북교총은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공동체권리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규성 사무총장은 “지난해 교육청이 헌장 제정을 위해 교사 추천을 의뢰했는데, 학생인권조례의 변형된 형태로 의심돼 일단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헌장 내용이 공개되는 대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북도 내 전·현직 교장들이 학교폭력 사안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교육부 지침을 거부하고 이에 대한 감사에도 응하지 말라는 교육감 지시를 따랐다가 훈·포장 수여 대상자에서 제외될 처지에 놓였다. ‘학폭 미기재(업무처리 부당)’와 ‘감사 거부’로 포상이 제한되는 징계처분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월말 퇴직을 앞두고 훈·포장 추천 대상 명단을 마련하고 있다. 30년 이상 재직 교원에게는 징계 등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재직기간에 따라 근정훈·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2012년 학폭 학생부 기재를 두고 교육부와 일부 진보교육감이 갈등을 겪는 와중에 교육감 지시를 따른 일부 교장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 중 ‘학생부 미기재’ 건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문제 삼지 않을 가능성이 열렸다. 대법원이 지난해 9월 "학생부 기재 관련 지도·감독을 ‘자치사무’로 보고 교육감 방침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으므로 나중에 이것이 ‘국가사무’로 밝혀져 법령을 위반한 결과가 됐어도 징계사유는 될 수 없다"며 징계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이 판결에 따라 미기재로만 징계요구 대상에 오른 교원에 대해선 훈·포장을 수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 거부’에 대해선 대법원이 "교육부 장관이나 감사활동 수행자의 감사에 협조할 법령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징계의결 요구 신청을 명령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시, 여전히 구제가 어려운 상태다. 학폭 학생부 기재와 관련해 징계의결 요구 대상에 올라 훈·포장을 받을 수 없었던 전북 전·현직 교장 31명 중 24명이 이에 해당한다. 24명중 5명만 현직이고 19명은 이미 퇴직한 상태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징계처리 절차가 지난해 12월까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포상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포상 추천 대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징계를 받았다면 말소 기간(강등 9년, 정직 7년, 감봉 5년, 근신 3년, 견책 3년, 불문경고 1년) 이후 포상이 가능하다. 전북도교육청은 뒤늦게 이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해 12월에서야 부랴부랴 징계위원회를 열어 현직 교장 5명중 3명에 대해서는 불문 처리하고 2명에 대해선 불문경고를 내렸다. 그러나 교육부는 징계처리 과정의 공정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퇴직 교장의 경우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교원 신분이 아닌 사람에 대해 교육청이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교장들뿐 아니라 동료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특히 교육부 지침과 감사에 대한 불응은 반강제해놓고 문제 해결엔 소극적인 교육청에 대한 원성이 높다. A교장은 "교육청이 학교에 감사에 응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고 교육감이 교장단협의회에서 감사에 응한 일부 교장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이를 거스를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B교장은 "교육청 혁신과장이 학교마다 전화해 감사 확인서에 서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북도교육청의 징계절차 처리 과정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C교장은 "2012년 당시 퇴직을 앞둔 교장들 중에는 이런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교육청에 ‘차라리 불문경고’를 달라고 요청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그때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두려워 주저하던 교육청이 이제 와서 어떤 사람은 불문에 붙이고 어떤 사람한테는 불문경고를 내린 뒤 내년에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학교에 ‘감사 확인서를 써줄 필요 없다’는 공문을 보내 사실상 감사에 응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뜻에 따랐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교육에 헌신한 분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교육부가 꼭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 감사를 거부해 징계의결이 요구된 교원에 대한 훈·포장 수여는 불가하다"면서도 "교육부의 공식적 방침은 이달 중순 열리는 공적심사위원회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과정 미편성, 도서구입비 삭감 현실서 이해 못해” “정치적 사업에 학생 동원…학부모 반발만 키울 것” 서울교육청이 관내 학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하고 학습 자료로 활용하도록 하는 공문을 내려 보낸 것과 관련 교총이 “더 이상 학교를 이념 논란의 장으로 만들지 말고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총(회장 안양옥)과 서울교총(회장 유병열)은 5일 “사회와 학계에서 이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친일인명사전이 학교에 배포돼 학습 자료로 활용되면 이념 논란의 장이 될 것”이라며 “서울교육청은 학교 배포 및 학습자료 활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일 관내 중․고 583개교에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위한 학교회계전출금 재배정 안내’ 공문을 통해 19일까지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하고 24일까지 예산 집행 결과를 보고하도록 단위 학교에 공문을 시달한 바 있다. 또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 교부계획’을 통해 △교사 연구 및 수업활용자료 △동아리 학생들의 탐구학습 자료 △역사 시간을 활용한 토론활동 자료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역사 수업 참고자료 등 자료 활용 방법까지 명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교육청은 4일 “활용방안을 예시로 들었을 뿐 의무사항은 아니며,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서울교육청의 ‘친일인명사전’ 구입·배포 계획에 대한 정치적 이념 논란이 계속돼왔고, 일부 학부모단체가 학교장 고발 방침까지 밝히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는 주장 자체가앞뒤가 맞지 않는다는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학생 대상 교육자료로 활용할 경우 편향성 논란과 학부모 반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일제 강점기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된 부분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며, 사실에 근거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친일인명사전’은 편향성 논란과 더불어 객관성이 떨어지며 많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서적으로 이를 학교에 비치하고 교수·학습로 활용하는 것은 결코 교육적으로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누리과정 예산 미 편성, 학교운영비 삭감, 교원의 처우개선비 삭감 등 매년 긴축 예산 운영을 되풀이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요구하지도 않은 시의회 증액 편성 사업을 어떠한 거부도 없이 받아들였다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서울교육청이 편성하지도 않은 사업 및 예산을 정당 중심으로 구성돼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시의회가 1억7400만원을 들여 추진하는 것은 추후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학교 배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 한교닷컴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기 써보니 달라졌다 “일기를 쓰면 글솜씨가 늘겠지 했는데 감정, 생각이 커지더군요.” 세종시에 살고 있는 차지은(43) 씨는 올해 10살인 아들 운일이가 일기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에 놀라고 있다. 말이 늦게 트이고 서툴렀던 운일이는 유치원 때부터 그림이나 글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과제로 내줘서가 아니라 말로 표현 못해 답답했던 감정을 털어내기 위한 상대로 일기를 택한 것이다. 동생과 싸우고 난 뒤, 엄마한테 혼나고 난 뒤의 속상함을 고스란히 담아낸 운일이가 ‘일기는 내 친구야, 내 속이 후련해’라며 끝맺은 것을 보고 차 씨는 아이가 일기를 통해 화를 푼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 이사 때문에 친한 친구와 헤어지면서 인사도 못한 게 후회된다고 쓴 글을 보고는 아이가 일기를 쓰며 행동을 반성하고 성숙해 가는 걸 느꼈다. “아이가 자신의 역사인 일기를 나중에 여자친구, 자녀에게도 보여주겠다며 자부심을 갖더라고요.” 이제는 차 씨도 속상할 때, 친정 엄마나 친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울 때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일기를 쓴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때 하루 종일 머릿속 생각들을 끄적거렸다. 다음날 다시 보니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일이 조금은 작고 하찮게 느껴졌다. 별일 아닌 걸로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했구나 싶어 마음을 고쳐먹게 됐다”며 “일기는 마음의 해우소 같다”고 말했다. ‘일기는 사소한 숙제가 아니다’라는 책을 펴낸 윤경미 씨도 일기는 ‘정서적 변비’를 해소시켜 준다고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글로 적으면서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한 발짝 물러나 반성할 수 있고 생각도 정리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은 일기를 통해 대부분 정서적 변화를 보인다. 그는 “날씨를 쓰며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변화를 관찰하고,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일상생활을 바라보는 각도가 남달라지기 때문에 일기를 쓰며 훌쩍 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초등학생 때는 숙제로만 생각해 일기를 싫어하다가 중·고등학교 때부터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연애, 성적 같은 고민이 있을 때 일기를 썼다. 그는 “어린 시절에 별 생각 없이 살았거니 했는데 나중에 일기를 보니 꽤나 진지하게 인생을 설계했더라고요. 당시의 고민으로 인해 제가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꼈죠. 앞으로도 매일은 못하겠지만 일기를 쓰며 제 삶을 설계하고 정리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태숙 부산여중 교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난 2010년까지 40년 가까이 거의 매일 일기를 써왔다. 성 교사는 “중학교 때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기면서 교사가 돼야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며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일기를 쓰면서 나를 채찍질하기도, 힘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직에 들어와서는 아이들과의 일상을 기록했다. 나중에 제자들이 찾아왔을 때 잘 기억하고 반기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킨 학생은 매일 수행일기를 쓰게 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학교를 떠들썩하게 문제를 일으켜 2년 넘게 수행일기를 쓰게 했던 한 제자는 교사가 돼 찾아오기도 했다. ◆일기, 이렇게 지도한다 (사)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이하 인추협)가 지난 1990년부터 사랑의 일기쓰기를 장려해온 것도 이같은 일기의 힘을 간파해서다. 인추협 관계자는 “반성하는 아이, 일기 쓰는 아이는 삐뚤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일기쓰기 사업을 시작했다”며 “학생들의 인성교육 차원에서 일기 교육만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일기쓰기에 대한 책을 펴낸 김수정 서울명일초 교사도 “일기를 쓰면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힘을 기른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하루 20~30분씩 꾸준히 갖는 것만으로도 자아성찰력을 키우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기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일기 과제가 밀렸는데 쓸거리나 베낄 만한 것이 있는지 묻거나 대신 써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수두룩할 정도다. 김 교사는 “요즘 아이들의 일상은 너무 재미가 없어 쓸거리가 없다보니 더 힘들어 한다”며 “그날 학교에서 친구와 어울렸던 일, 엄마와 나눈 대화, 오늘 읽은 책 등 다양한 소재가 있는데 이것을 일기로 끌어내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주말에만 일기 과제를 내주고 평일에는 수업시간에 재밌었던 활동 내용과 그에 대한 생각, 느낌을 일기장에 적도록 하고 있다. 쓸거리를 못 찾는 아이들을 위해 주제를 제시하며 일기로 소통하고 있는 교사도 있다. 임혜원 세종미르초 교사는 학기 초, 새로 만나는 학급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첫 장에 붙인 일기장을 나눠준다. 그리고 ‘내 묘비에 쓰고 싶은 글’, ‘전입생에게 편지쓰기’, ‘가족의 장점 칭찬하기’ 등 학생 자신과 주변의 친구, 가족, 학급과 관련된 주제를 제시해 매일 쓰도록 했다. 아이들 일기마다 장문의 편지로 댓글도 달았다.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에게는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물꼬를 텄다. 임 교사는 “답글을 성실히 달아줄수록 아이들도 더 흥미를 갖고 일기를 잘 써온다”며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하면서 아이들이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아이들 한명 한명과 글을 통해 진심으로 소통하면서 서로 신뢰감도 쌓이고 학부모와도 연계해 교육효과가 높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대학에 입학하는 유학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유학생 유치를 위한 정부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네덜란드 국가 미래계획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학문연구중심대학(WO)과 실무중심대학(HBO)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은 모두 9만 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네덜란드 전체 대학생 대비 15%에 이르는 수치로, 5년 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유학생 수는 독일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중국, 벨기에, 프랑스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 가운데 38%는 여전히 네덜란드에 남아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학생들로 인한 학비 수입 등도 매년 9억 5000만 유로(약 1조 2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적 효과가 막대해지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유학생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인 고등교육 국제협력센터에서는 해외 학생들에게 네덜란드 교육의 장점을 알리며 유학을 장려하는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등에 네덜란드 교육진흥원을 세워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서울에는 지난 2012년 네덜란드 교육진흥원이 문을 열어 네덜란드 대학을 홍보하고 국제 학위 프로그램, 장학금 혜택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는 네덜란드 대학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는 ‘오렌지 튤립 장학금’ 프로그램을 내놨다. 매년 50여 명의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네덜란드 대학에 입학할 경우 학비나 생활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기업체도 외국인 학생을 많이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정부와 함께 네덜란드 유학·취업 홍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 기획경제부는 최근 유럽과 아시아로부터 외국인 기업이 들어오면서 국제학교의 외국인 학생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연계해 각국의 국제학교 설립을 적극 지원해 외국인 학생을 더 많이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