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4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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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소방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교사는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책임진다. 그러나 순직 인정 비율을 들여다보면 현저히 낮은 수치에 머물러 있다. 이는 단순히 직종 간 차이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교사를 어떤 무게로 평가하는지, 교사의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지표다. 교직 특수성 반영한 기준 필요해 특히 교사의 죽음은 예기치 못한 사고보다, 장기간 누적된 심리적 고통과 정서적 상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특수성은 제도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장벽은 업무 연관성의 증명이다. 교사의 하루는 수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교사 업무는 학생 상담, 학부모 민원, 생활지도, 끝없이 이어지는 행정업무까지 ‘시간과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누적적·지속적인 심리적 압박으로 쌓인다. 이러한 특성이 서류 한 장으로 증명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순직 심사 절차도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불투명하다. 순직 여부를 판단하는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법률·행정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돼, 정작 교육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교원 전문가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사후 지원의 부재도 심각하다. 순직 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 안내나 증거 확보, 법률 자문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없어, 대부분의 유족은 민간단체나 개인적 도움에 의존해야 한다. 더 이상 변화를 미룰 수 없다. 무엇보다 순직 심의 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는 반드시 교육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며, 교사의 업무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심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교권 침해, 민원 압박, 정서적 외상과 같은 교육 현장의 위험 요인을 순직 판정의 합당한 기준으로 인정해야 한다. 절차의 투명성도 높여 유족이 과정과 결과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족 지원 체계 역시 제도화 돼야 한다. 전담 부서를 설치해 행정적·심리적 부담을 덜고, 증거 확보와 서류 작성, 법률 상담과 심의 동행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심사가 장기화될 경우 생활 안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임시 보상이나 긴급 지원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사전 예방 위한 제도도 시급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이다. 교사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정기 심리검사와 상담 지원, 회복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업무 과중을 줄이고, 갈등과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교육과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 교사의 소진을 막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단지 교사의 개인적 복지를 넘어 교육공동체 전체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일이다.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단순히 개인 문제로 치부하는 순간, 우리는 교육 시스템이 내는 경고음을 듣지 못하게 된다. 교사의 죽음은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교육공동체 전체의 구조적 실패를 드러내는 신호다.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학교와 교육은 더 이상 따뜻한 배움의 공간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교권 침해와 과중한 행정,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버거운 현실 속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을 지키고, 교육의 가치를 되살리려는 젊은 교사들이 있다. 바로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2030 청년위)를 중심으로 모인 청년 교사들의 연대다. 그들의 용기 있는 실천이 교단 문화를 바꾸고, 교육의 미래를 다시 밝히고 있다. 변화 이끄는2030 청년위 2017년 출범한 2030 청년위는 ‘우리의 목소리가 행동이 되는 곳’이라는 슬로건 아래 청년 교사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교육정책과 교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적 제안과 행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엇보다 2030 청년위는 소통과 회복의 공동체다. 전국 각지의 유·초·중·고 교사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만나 학교와 교실 속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수업과 삶을 공유한다. 이 만남은 단순한 친목을 넘어 ‘동료’로서 공감과 지지를 나누는 새로운 교직 문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또한 젊은 교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2030 공감동감 힐링캠프’, ‘기발한 2030 교사캠프’ 등 교사 스스로를 돌보고 재충전할 수 있는 다양한 연수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교사의 삶과 수업을 다시 연결하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캠프는 강의 중심의 기존 연수에서 벗어나 창의적 네트워킹, 아이디어 공유, 자기성찰 프로그램을 결합해 청년 세대의 감성과 필요에 맞춘 새로운 교사 연수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주변 동료들도 참여 방법을 묻곤 한다. 2030 청년위는 정책과 현장을 잇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교권 보호 입법 촉구 릴레이 시위, 교원 행정업무 경감 협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정책 간담회 등 청년 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직접 행동하며 변화를 이끌어왔다. 그 결과 교권보호법 개정, 학교안전법 내 교원 보호 명문화, 담임·보직수당 인상 등 실질적 성과를 내는데 기여했다. 이렇게 이끈 교단의 변화는 언제나 작은 목소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제 교단은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한가운데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학생 다양성, 교육 격차 등 새로운 과제 앞에서 교사는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청년 교사들이 있다. 현장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새로운 시대의 교육을 가장 먼저 실천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적극적 동참으로 희망 키우자 2030 청년위는 오늘도 ‘교사의 목소리가 교육을 바꾼다’는 신념 아래 한결같은 마음으로 단단한 걸음을 이어간다. 청년 교사들의 연대와 실천이 곧 교단의 희망이며, 그 희망이 모여 우리 교육의 내일을 한층 더 따듯하고 빛나게 밝힐 것이다. 더 많은 청년 교사가 2030 청년위와 함께하길 기대한다.
국화 향기와 코스모스가 어우러진 10월, 가을 정취 속에서 경기 오산 수청초(교장 이명주)가 일주일 동안 2025 문화예술교육주간을 열어 교정을 예술로 물들였다. 이번 행사는 ‘모두가 참여하는 예술, 함께 즐기는 축제’를 주제로, 학생들의 다양한 끼와 감성을 보여주는 무대와 전시로 채워졌다. 하루의 시작은 방송부가 주관한 아침 버스킹 공연으로 열렸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어진 버스킹에서는 학생 DJ들이 직접 진행하며 다양한 음악을 선곡해 등굣길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매일 달라지는 음악과 진행 덕분에 학생들은 “아침이 기다려지는 한 주였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요일별로 각 학년이 준비한 ‘1인 1악기’ 공연 무대도 펼쳐졌다. 음악 시간에 익힌 오카리나와 장구 연주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준비한 공연을 선보였으며, 친구들의 무대를 함께 응원하며 따뜻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특히 목요일에는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비보이 초청공연이 열렸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경쾌한 리듬이 어우러진 무대에 학생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고, 공연 말미에는 함께 춤을 추는 참여 코너가 마련돼 즐거운 열기가 교정을 가득 채웠다. 공연과 더불어 학교 곳곳에 전시회도 열렸다. 교문을 지나면 ‘달라서 빛나는 우리’라는 주제의 ‘장애이해 부채 및 청사초롱 전등’이 전시되어 서로를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작품들로 수청초를 아름답게 꾸몄고, 학교 안 벽면 곳곳에는 도서관 시화 작품, 학부모회 주관 ‘독도의 날’ 작품, 캘리그라피 작품, 방과후 학교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사 기간 동안 각 교실에서는 학급별 교육과정 발표회도 열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친구들 앞에서 직접 발표하며 배움의 성과를 공유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무대를 통해 서로의 노력을 응원하고 칭찬하는 따뜻한 시간이 이어졌다. 또한 ‘인생네컷 포토부스’도 운영되어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사진 속 웃음 가득한 표정들은 예술을 즐기며 함께한 수청초 학생들의 행복한 한 주를 고스란히 담았다. 이명주 교장은 “문화예술교육은 학생들이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통해 자신을 알아보고 표현하고 성장하는 배움의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학생이 감성과 인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교사는 가르치며 배우고, 배우며 성장한다.” 이 말은 박정연 저자의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교육공동체 벗, 2020)에 등장하는 핵심 문장 중 하나다. 단지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인이 아닌, 스스로도 배움의 길을 걷는 존재로서의 교사를 조명한 이 책은, 오늘날 한국 교육의 최일선에서 수고하고 고민하는 수많은 교사에게 진심어린 응원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이 글은 이 책을 인용하여 개개인의 교사 역시 배움과 성찰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이 책은 현직 교사로서의 성장 여정을 솔직하게 담은 교육 에세이이자 실천 보고서다. 저자는 교사로 살아온 20여 년의 시간 동안 마주한 수많은 실패와 좌절, 그 안에서 얻은 배움과 성찰을 구체적 사례로 풀어내고 있다. 현장의 언어로 쓰인 이 책은, 어느 교육 이론서보다 더 생생하게 교사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좋은 교사’가 되기보다 ‘진짜 교사’가 되기까지 책은 “처음부터 좋은 교사는 없었다”는 고백으로 시작된다. 저자 또한 수업에서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해 좌절하고, 수업 시간마다 감정 소진을 겪으며 무력감을 느꼈던 순간들을 숨김없이 털어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완벽한 수업’보다 ‘의미 있는 만남’을 꿈꾸며 교육의 본질을 다시 붙잡고 있다. 예컨대, 저자는 어느 날 한 학생의 말에 크게 충격을 받는다. “선생님은 우리가 틀릴까봐 너무 무서워 보여요.” 이 말은 그에게 ‘통제 중심의 수업’에서 ‘관계 중심의 수업’으로 전환해야 함을 일깨운 결정적 계기였다. 이후 그는 교사 중심의 설명 수업을 줄이고, 학생들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으로 전환한다. 실수와 불완전함을 허용하는 수업 구조 안에서, 아이들도 서서히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 사례는 우리 모든 교육자에게 묻는다. “나는 아이들이 실수할 기회를 주는가?” 그리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불완전한 존재로 머물 용기가 있는가?” 교사도 배우는 사람이라는 자각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교사도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며,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마주하는 경험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 중 하나는, 성소수자 문제를 수업 시간에 다뤘을 때의 일화다. 예상보다 훨씬 깊은 질문과 대화를 이어가는 학생들을 보며, 그는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자각하고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후 저자는 “나는 교사로서 가르치는 자리에 서 있지만, 인간으로서는 늘 배우는 자리에서 겸손해야 했다”고 고백한다. 오늘날 교사는 전문성과 권위를 넘어, 성찰과 공감 능력이 더욱 요구되는 존재다. 이 책은 교사 스스로가 “배우는 자로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학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교육이라고 말한다. 려기서 바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교사의 성장은 곧 공동체의 성장 저자는 개인의 성찰이 결국 교직 공동체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교사들이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성장하는 문화를 경험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실제로 서울의 한 혁신학교에서는 이 책을 교사 독서모임의 필독서로 삼아, 교사들끼리 자신의 수업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제일 못하는 교사 같다”는 고백에서 시작된 대화는, 점차 서로의 수업을 관찰하고 피드백하며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로 발전했다. 어느새 ‘혼자만의 수업’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의 공동체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교육은 혼자 싸우는 싸움이 아니다. 고립된 교사는 쉽게 번아웃(消盡)되지만, 연결된 교사는 오래간다. 이 책은 교사들에게 말한다. “함께 나누고, 함께 성찰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성장한다.” "교사도 실패해도 괜찮다"는 위로 무엇보다 이 책이 주는 울림은 실패에 대한 용기의 회복이다. 수업이 망가졌을 때, 학생이 반항할 때, 동료와의 관계가 틀어졌을 때 … 우리는 너무 쉽게 ‘나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자기 비난으로 빠진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진짜 교사가 되어간다.” 저자는 한 번도 수업이 완벽하게 끝난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다음 수업을 준비하며 다시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었던 힘이 바로 ‘실패를 해석하는 힘’이었다고 말한다. 그 힘은 어디서 오는가? 바로 학생을 향한 신뢰, 교육에 대한 믿음, 그리고 동료들과의 연대에서 나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아이들 앞에 설 수 있는 이유를 되찾게 된다.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는 단지 한 명의 교사가 쓴 책이 아니라, 모든 교사가 겪는 고통과 기쁨, 성찰과 희망을 대변하는 목소리라 믿고 싶다. 그것은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흔들리는 수많은 교사들에게 보내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이며,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교사”라는 격려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완벽해지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수하고 흔들리며,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교사의 걸음을 존중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 당신만 서 있는 것이 아님을, 함께 걷는 수많은 교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교사라면, 무언가 아끼고 언제든 읽어 힘을 얻는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교사로 살아가는 당신이 있는 그대로 위로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위로는 다시, 내일 아이들 앞에 선 당신을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올해 9월부터 출산 휴가에 들어가신 선생님의 자리를 대신해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신규 교사입니다. 정식 발령 전 임시 기간이라 학교생활이 아직 낯설고 서툰 부분이 많습니다. 처음 이 반을 맡을 때, 주변에서는 대체로 무난하고 큰 문제 없는 학급이라 말해 주셨고, 저 역시 기대감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의 수업 태도나 행동이 점점 무너지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작고 단호하지 못한 저의 말은 수업 시간에 아이들 떠드는 소리에 자주 묻히고, 밤새 준비해 간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무력감과 자책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려 보이고 서툴러 보여서인지, 아이들이 저를 쉽게 생각하고 통제를 벗어나려는 듯한 행동도 보입니다. 차분하게 지도하려 해도 결국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방식으로 상황을 통제하게 되고, 이내 아이들이 킥킥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면 조롱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너집니다. 예전에는 화를 거의 내지 않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매일같이 분노를 느끼고, 아이들에게 친절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어렵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 학급은 기존 담임 선생님의 스타일에 따라 이미 어느 정도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내년 3월, 처음부터 제가 학급을 운영하게 되면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동시에 제가 유난히 아이들을 향한 인내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도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 달력을 보며 계약이 끝날 날만 기다리는 제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교사로서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을지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사연자: 이현지(가명) 교사) 매일 밤 혹은 아침 선생님께서 출근하는 것이 무섭고 두렵지는 않을지, 마음에 큰 돌을 얹은 기분은 아닐는지 생각하며 보내주신 사연을 읽었습니다. 누구나 신규교사로 처음 교단에 서면 크고 작은 혼란을 경험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아무런 고민 없이 능숙하게 처음부터 잘하기란 어렵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한 명의 선생님과 다수의 학생이 한 공간에 있는 곳이 교실이지요. 아이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갈등이 빚어지듯 선생님도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갈등을 경험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가 관찰자로 바라보는 것과 당사자가 돼 경험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교사가 되기 전 ‘나중에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고 기대하셨던 것과 막상 교사가 돼 아이들과 매 순간 부딪히면서 겪는 경험은 상이할 수 있고 그게 당연합니다. 교생실습을 다녀온 예비 교사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곤 합니다. “교생실습을 나가서 만난 학급은 마치 모델하우스나 잘 만들어진 영화의 티저와도 같습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만드는 학급은 본인이 직접 그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라고 말이죠. 이처럼 매해 담임이 되면 처음 만난 아이들과 학급의 규칙을 설정하고 서로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 역시 올해 담임 선생님의 스타일과 규칙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고경력 분들께서는 3월이 한 해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곤 합니다. 지금 선생님의 상황을 다시 보면 주변에서 대체로 무난하고 큰 문제 없는 학급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던 것은 사실일 수도 혹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지금 반 아이들은 기존의 담임께서 만들어 놓은 규칙과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간혹 중간에 담임 선생님이 교체되어도 교사의 요구와 기대에 순응하고 무난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만 보통은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나이, 목소리 크기 등과 관계 없이 연차가 높은 분이 반을 맡아도 얼마든지 일어나는 집단의 역동임을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절대 선생님이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명확한 원칙과 일관된 자세 선생님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제가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권위가 없어요’, ‘저는 단호하게 구는 것이 어려워요’, ‘제가 기가 약해서요’ 등의 고민이죠.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단호하게 구는 것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단호하다는 것의 의미를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가 단호하게 해야하는 이유는 아직 발달 중인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는 것,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체득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종종 ‘단호하다’는 것을 내가 나쁜 사람이 된다거나 무섭게 구는 거라고 오해하는 분들을 보곤 합니다. 내가 소위 기가 세야만, 목소리가 커야만 애들에게 단호하게 굴 수 있다고 믿는거죠. 하지만 단호하다는 것은 아이들이 지켰으면 하는 규칙들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꼭 지켜야 하는 원칙에 대해 타협하지 않거나, 침묵으로 단호함을 표현할 수도 있고, 짧고 명확한 지시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선생님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화를 내고 지금처럼 소리를 지르는 방식을 자주 쓰게 되면 서로의 관계만 나빠질 뿐 교사의 권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다른 모습에 매번 대응하기 보다 학급에서 꼭 지켰으면 하는 원칙을 명확히 하신 뒤 그 순간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셔야 선생님과의 행동 규칙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친절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어렵다는 것은 심리적 여유가 바닥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흔히 우리가 정서적 소진이라고 부르는 현상이죠. 나는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인데 애들한테는 화를 내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 순간에는 통제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화가 나고 소리를 지르고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지만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내가 나 답지 못하게 반응했다는 사실에 더 실망하고 스스로 자책하고 다음 순간 또 반복하게 되면서 교사로서의 효능감도 낮아지게 됩니다. 분노 보다 반복된 규칙 전달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무리해서 다정하고 친절한 교사가 돼야겠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감정노동 혹은 정서적 소진, 번아웃이라고 부르는 증상은 내가 내면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욕구의 상태와 반대되는 감정을 억지로 유지해야 할 때 오기 쉽습니다. 이미 다른 선생님께서 유지해오던 학급을 심지어 신규교사인 상태에서 방학이 끝난 상태에서 들어가서 아이들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맺고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내 맘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킥킥거리고 웃거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을 선생님에 대한 조롱으로 해석하지 마세요. 남은 기간이 몇 개월 뿐이지만 선생님께서 지금 하셔야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우리 반 아이들과 어떤 시간을 보낼 것인지, 무엇을 꼭 지켰으면 하는지를 정리해서 그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정도를 골라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둘째, 선생님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이 분노하게 되는 순간이 언제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 장면은 나중에 새로운 학급을 만나게 되더라도 규칙을 통해 아이들이 경계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알려줄 수 있는 중요한 신호가 됩니다. 내년에 새로운 학급을 만나면 분명 올해보다는 좋고 더 나아진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관계 맺기, 학급 구조화에 대한 선생님의 그림이 명확하지 않다면 내년에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처음에 학교 현장에 적응하는 중이라고 말씀하셨죠. 올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임시 담임을 맡는 동안 교사로서 실전 경험을 연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지켰던 규칙이 있어도 올해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다시 새롭게 규칙을 세우고 지켜나갑니다. 선생님께서 지금 맡은 아이들과도 비록 몇 개월이지만 선생님의 학급을 꾸려나간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을 2-3가지 정도 정하셔서 공지하고 지켜나가세요. 이때의 규칙은 앞서 말씀드린 단호해야하는 규칙과 내 경계선을 침범하는 순간들을 참고하셔서 정하시면 좋습니다. 오랜 연차의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신규 교사시절 겪었던 어려움들을 이야기하시곤 합니다. 누구나 겪어나가는 과정인거죠. 선생님이 교사로서 부적합해서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시고, 조금 어려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과정이 내년에, 그리고 그 후년에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수업 시간, 교사가 질문을 던지자 여기저기 손들이 올라온다. 그러나 친구가 답을 말하자 나머지 손은 이내 힘없이 내려간다. 정답이 나오면 대화는 멈추고 교실은 다시 교사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풍경, 낯설지 않다. 이처럼 정답 중심의 일방적 흐름은 학생들의 생각을 멈추게 한다. 질문이 '탐구의 씨앗'이라면, 그 씨앗을 싹 틔우고 열매 맺게 하는 자양분은 바로 '학습 대화'다. 학습 대화는 질문으로 촉발된 메타인지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고 타인과 나누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더욱 명확히 인지하게 도움을 준다. 이처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을 심화시키는 것, 즉 질문을 시발점으로 삼고 학습 대화로 나아가는 수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답 확인’을 넘어 ‘의미 구성’ 교실에서의 대화는 단순히 수다나 잡담을 넘어선 ‘학습 대화’를 의미한다.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비판하며, 새로운 지식을 공동으로 구성해 나가는 과정이 ‘학습 대화’다. 기존 수업은 '교사 질문-학생 응답-평가' 구조로 '정답 확인' 형태에 머문다. 하지만 학습 대화는 다방향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이 정답이 정해진 지식이 아닌 의미를 스스로 구성하고 내재화하도록 이끈다. 누군가는 AI를 활용해 더 많은 정보와 방대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습 대화는 AI를 활용한 개별 학습만으로는 얻기 힘든 가치다. AI는 방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인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길러지는 공감, 비판적 사고, 협업 능력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 사람은 사람간에 만나서 느낄수 있는 감정이 있다. 설명하기 힘든 그 미묘한 감정은 배움을 촉발하기도, 멈추게 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배움은 여러 방향으로 커진다. 학습 대화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거나 비판하게 된다. 바로 의사소통 역량이 길러지는 것이다. 단순한 정답을 넘어 삶과 연결되는 의미를 발견한다. 안전하고 구조화된 대화 환경구축 깊이 있는 학습 대화를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되는 환경이 필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생각뿐 아니라 감정 등이 동원된다. 질문과 학습 대화가 곧 자신이라는 삶을 꺼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의 수다와 달리 분석, 판단, 추론, 문제 해결을 요하는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기에 대화 예절이라는 안전장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 대화 안전장치를 통해 학습 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배움이 깊어진다. 어떤 의견이든 존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복잡한 기법보다 단순하고 구조화된 대화 예절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한 뒤 “네 생각은 어때?”라며 상대의 의견을 묻고, 답변을 들은 후에는 “참 좋은 생각이야”와 같은 긍정적 반응으로 대화를 시작해보자. 이 간단한 약속은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수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여 비판적인 의견조차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말하는 사람 역시 “참 좋은 생각이야”라고 말하며 한 호흡 고르면서 상대의 의견을 차분히 정리할 여유를 갖게 된다. 학습 대화 습관이 자리 잡으면 일상생활 수다에서도 발현되게 된다. 긍정적 의사소통역량이 강화되면 교실을 넘어 일상에서도 빛을 발하게 된다. 자기주도적 학습 완성 질문과 학습 대화가 살아있는 수업은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토론으로 사고를 확장한다. 더불어 자신의 학습을 성찰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의 토대가 된다. 문제를 정의하고, 근거를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평생 학습 능력으로 직결된다. AI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능력은 정보습득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만들고 타인과 소통하며 의미 있는 배움을 확장하는 힘이다. 교사가 질문과 학습 대화를 수업의 문화로 만들 때, 교실은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공간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활기찬 생각의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질문과 구조화된 학습 대화는 강력한 미래교육 패러다임 변화의 시작이다. 양경윤 창원한들초 수석교사 '질문수업 어떻게 시작할까' 저자
경기만안초(교장 최윤숙)는 16일오전 8시 30분부터 8시 55분까지 교내 구령대에서 ‘찾아가는 아침늘봄연주회’를 개최하였다.이번 행사는 2025 안양과천 늘봄학교 특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음악과 함께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획된 아침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이날 공연은 전문 연주자이 참여하여 영화 속 명곡들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공연 프로그램에는 미션 임파서블 어벤져스 겨울왕국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해리포터 OST 등이 포함되어 학생들에게 친숙하고 흥미로운 선율을 전달했다.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밝고 경쾌한 리듬이 어우러지며 교정에는 활기와 미소가 넘쳤다. 음악회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등굣길에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으며 자연스레 음악의 흐름에 맞춰 손뼉을 치거나 리듬을 타며 즐거운 분위기를 함께했다.교사와 학부모들 또한 “등교 시간에 음악이 울려 퍼지니 하루의 시작이 한층 따뜻해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윤숙 교장은 “이번 아침늘봄연주회는 학생들이 잠시나마 음악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학교를 더 즐겁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학교 문화를 만들어 학생들의 정서 함양과 행복한 등교 문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만안초는 앞으로도 늘봄학교의 취지에 맞추어 학생들의 감수성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정근식)이 국제교육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몽골 교원 디지털 교육 세계화 연수’가 16일 오후 서울 세화여고(교장 오삼찬)에서 열렸다. 이번 연수는 25명의 몽골 교원이 초청 돼 ‘AI을 활용한 수업 사례 발표’와 ‘AI를 활용한 정보화 도구 활용 연수’로 진행됐다. 첫 시간으로 진행된 수업 사례 발표에서는 학생들이 모둠별로 AI 기술의 장단점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느낀점을 발표했다. 특히 2학년 허재연 학생은 유창한 몽골어로 발표해 참석한 교원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어 진행된 AI 활용 연수에서는 정은정 교사의 지도하에 AI를 활용한 수업안 만들기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연수에 참여한 한 몽골 교원은 “학생들의 결과물과 발표 능력에 크게 놀랐다”며 “AI 기술을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고 밝혔다.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회장 박병춘, 전주교대 총장)는 15일 진주교대에서 임시회의(사진)를 열어초등교사 정원 감축의 문제를 비판하고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AI) 시대에 교육 발전 관점에서 교원 감축은 역행이라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협의회는 “학교 현장에서 학습 부진, 정서·행동 문제, 다문화·특수교육 등 복합적 교육 과제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초등교원의 정원 감축은 교육 현장의 현실과 괴리된 조치”라며 “교사 증원을 통한 교육의 질 개선이 시급한 국가 과제”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의 국정과제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강화’에는 기초학력 지원과 정서·심리지원, 특수·통합교육 강화를 위한 교원 확충이 명시된 상황이다. 협의회는 ‘AI 디지털 시대 미래인재 양성’ 과제에서도 초등교사의 전문성 심화, 역할 확대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AI시대의 교육일수록 사람 중심의 초등교사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기적 재정 효율화에 따른 정원 감축은 미래교육의 후퇴이자 공교육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를 교육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초등교사 확보와 전문 연수체계 구축이 필수라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초등교원 양성대학이 중심이 돼 AI 교육전문교원 양성체계를 구축하고, 예비교사 교육과 현직교사 연수를 연계하는 국가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박병춘 회장은 “AI는 교육의 도구일 뿐 학습자에 대한 이해와 관계 형성은 결국 교사의 몫”이라며 “AI 시대일수록 교사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초등교사 정원 유지와 분야별 증원은 대한민국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교원양성대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해 교육과정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에서 현장의 수요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자택에서 숨진 충남 A중 교사의 추모 공간이 마련된 아산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 14일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 공간은 17일까지 운영된다.
한국교총이 이재명 정부 대상 첫 단체교섭·협의의 핵심 과제로 ‘교원 3대 보호체계 구축’에 대한최우선 해결을 내걸었다. 교총은 15일 교육부에 ‘2025년도 단체교섭·협의’를 공식 요구했다고 밝혔다. 교총이 요구한 교섭과제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및 근무여건 개선 ▲교원 복지향상 및 처우 개선 ▲교원의 전문성 강화 및 인사 개선 ▲교육 환경 개선 ▲전문직 교원단체 지원에 관한 사항 등 총 47개조 89개항(부칙 제외)에 달하는 요구안으로 구성됐다. 교총은 이번 교섭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아동학대 등 악성민원으로부터 보호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안전사고로부터 보호 ▲비본질적 행정업무로부터 보호 등 ‘교원 3대 보호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교원이 외부의 부당한 위협과 과도한 부담에서 벗어나 오직 학생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교육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본질적 행정업무로부터 보호’와 관련된 내용으로는 미취학 아동 소재 확인, CCTV 관리, 늘봄학교 업무, 교육복지 관련 업무 등 비본질적 행정업무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지원)청으로 완전히 이관하고, 이를 지원할 ‘학교지원전담기구’를 법제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악성민원으로부터의 보호’의 경우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에 대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근절할 방안이 주요 요구 대상이다. ‘학교안전사고로부터의 보호’는 현장체험학습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교원에게 무한 책임을 지우는 현행 구조의 개선이 관건이다. 교총은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교원의 민·형사상 면책 기준 법제화, 체험학습 참여 교원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수석교사 정원 마련을 위한 법령 개정, 학급당 유아 수 기준의 편차 해소 등 유치원 교원의 근무 여건 개선, 보건교사 직무 기준 개선 등 보건교사 근무 여건 개선, 영양·식생활 교육의 정규 교육과정 반영 및 통합학교 영양교사 추가 배치 등 영양교사 근무 여건 개선, 1학교 1전문상담교사 배치 및 사서교사 정원 확대 등 과제도 포함됐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이번 단체교섭은 단순히 교원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현장의 간절한 외침”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교육을 국가의 백년대계로 여긴다면, 그 근간인 교원을 보호하고 교육에 전념할 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1991년 제정된 ‘교원지위법’에 따라 1992년부터 2023년까지 총 31차례의 교섭·합의를 교육부와 체결하면서 교원 권익 수호, 교권 신장 역할을 주도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초·중등 학교 양성평등 교수학습자료’(5종) 를 발간·배포했다고 밝혔다. 자료는 ‘초·중·고 양성평등교육 워크북’(3종), ‘교사가 만드는 양성평등교육 레시피’, ‘학교양성평등교육 콘텐츠 모음집’으로 구성됐다. 모든 학교는 ‘교육기본법’ 등에 따라 연간 15차시 이상 양성평등교육을 해야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 등 때문에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새로운 교육자료 개발을 추진했다. ‘양성평등교육 워크북(초·중·고)’은 별도 수업이 아니더라도 국어·사회·과학·체육 등 다양한 교과 수업 속에서 해당 교사가 자연스럽게 양성평등과 존중·배려를 가르칠 수 있도록 수업안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 수업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지도안·활동지·시청각 자료(PPT)도 포함됐다. ‘교사가 만드는 양성평등교육 레시피’는 현직 교사들의 실제 교육활동 사례 위주다. 학교 현장에서 양성평등교육 실천을 위한 창의적 수업 아이디어, 활동 내용 등이 담겼다. ‘학교양성평등교육 콘텐츠 모음집’은 국내외 다양한 기관에서 개발된 양성평등교육 자료 중 선별된 내용이 수록됐다. 총 242개의 콘텐츠를 대상·내용별로 구분하고, 콘텐츠가 탑재된 인터넷 주소(URL)도 함께 실렸다. 교육부는 본 자료를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급 학교로 배포하고 교원 전용 디지털콘텐츠 플랫폼 ‘잇다(ITDA)’에 탑재했다. 박성민 기획조정실장은 “꾸러미 형태로 배포하는 이번 자료들은 교사들이 양성평등교육을 ‘부담’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수업의 한 과정’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교육부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 평등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온라인 민원시스템인 ‘이어드림’이 민원폭탄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은 “‘이어드림’ 민원 시스템은 상담과 민원을 구분하지 않은 채 교사가 온라인 민원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구조”라며 “학부모가 특정 교사를 지정해 민원을 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담과 민원을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학부모가 상담으로 포장해 민원을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교육부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어드림’은 서이초 순직 사건 이후 학교와 보호자 간의 온라인 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가 만든 시스템이다. ▲학부모 상담 예약 ▲공지사항 안내 ▲특이 민원 이력 관리 ▲교육청 대응 요청 등의 기능이 있지만 한국교총 등에서는 교사가 직접 응대해야 하는 구조적 결함과 상담과 민원의 모호함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최 장관은 “악성 민원의 우려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든지 더 시간을 늦춰서라도 재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고교 교육현장에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이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를 대학처럼 만들겠다는 것인데 별다른 준비도 없이 학생에게 졸업을 책임지게 하고 있어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과목 디자인(선택) 등에 컨설팅을 받는 등 사교육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준혁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검정고시생이 늘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최 장관은 “여러 문제에 대한 개선 대책을 1차적으로 보완했지만 완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행 첫 대상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개선안을 지난달 25일 발표한 바 있고, 2개의 교육과정 개정안을 국교위 제출한 상태다. 최종안 확정과 관련해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아무리 빨라도 12월은 돼야 나올 것”이라며 “속도를 내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국교위는 해당 안건의 심의를 위해 고교교육특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대통령 공약 중 하나인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추진과 비현실적인 유아 대상 영어학원 전수조사 발표 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김용태 의원(국민의힘)은 “정치권의 극단적 대립이 교실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교육부가 전국 유아 대상 영어학원 중 사전 등급 시험을 시행하는 곳이 23곳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너무 다르다”고 비판했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충남 ○○중 A교사에 대한 추모 공간이 충남 아산교육지원청 3층에 마련됐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 김성종 수석부회장, 이준권 충남교총 회장, 이주태 아산교총 회장 등은 14일 추모 공간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애도를 마친 후 강 회장은 “고인이 홀로 싸워야 했던 고통, 그것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법과 제도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라며 “국가는 더 이상 이 현실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권은 교육의 뿌리이고,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는 교육정책은 뿌리를 버린 나무처럼 스스로를 말려 죽이는 일”이라면서 “국가는 교사의 죽음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책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들의 심적 부담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의 ‘The-K마음쉼’ 사업을 통해 교원 개별상담을 받은 건수는 2019년 5640건에서 2024년 2만3886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시·도교육활동보호센터에도 지난해 접수된 교원 상담 건수가 3만7829건에 달했다. 교사들은 학생으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해도 제자라는 생각에 이를 억누르며 회피하는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외부에 알리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실은 더 심각하다는 것이 교총의 분석이다. 또 10일 발표된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비교 조사(TALIS)’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교사의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총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과도한 행정업무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면 공교육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는 교육과 무관한 행정업무의 학교 밖 이관과 악성 민원 및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위협 등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적인 법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주호 회장은 “교총은 50만 교육자의 총의를 모아 고인의 순직 인정과 선생님이 오직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준권 충남교총 회장도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교육공동체 전반의 위기 신호”라며 “충남 교육자 모두와 함께 순직 촉구, 교권 보호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교총 대표단은 조문 이후 아산교육지원청 교육장실에서 김경호 도교육청 교육국장, 신세균 교육장 등을 만나 고인에 대한 조속한 순직 인정, 지역교육청 단위 교권보호센터 설치 등을 요구했다. 故 A교사는 60개 교실의 노후화된 방송 장비 관리와 공석이던 정보부장 업무, 교권 침해 이력이 있는 학급의 임시 담임까지 맡으며 학교 내에서 하루 1만 보 이상을 걷는 등 업무에 최선을 다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불면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수원 숙지고 우장문(사진) 교사(63). 필자와는 이웃 학교에서 근무했다. 그때 고인돌 박사라고 불렀다. 그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35년간 수원에 살고 있으니 본인 스스로 수원사람이라고 말한다. 수원에서의 교직 생활을 보면 수일여중에서 3년, 수원여고에서 7년, 숙지고에서 6년. 총 16년을 수원시 관내 역사 교사로 근무했다. 우 교사는지금도 고인돌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고인돌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하다. 그래서인가 집 주변이나 근무지를 옮길 적마다 새로운 고인돌을 찾아다닌다. 인근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 만주, 일본, 인도네시아, 영국에 있는 수많은 고인돌을 만났다. 고인돌과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고인돌과 깊은 사랑에 빠지게 하였다. 그와 고인돌과의 첫 인연은 대학 때 고고학 전공의 이융조 교수를만난 것이 고인돌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되었다. 1983년에 고인돌 발굴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이후로 강제(?)로 대학원에 진학하게 했고, 수시로 연락해고인돌 연구를 계속하라고 재촉했다. 덕분에 대학에서 10여 년간 강의도 했지만, 중등 역사 교사로서 바쁜 중에도 고인돌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고인돌은 ‘고인+돌’이다. ‘고여놓은 돌’이라는 뜻. 한자로는 지석묘(支石墓). 고인돌의 99% 정도는 무덤이다. 주로 무덤 용도이기에 껴묻거리로 토기, 청동기, 돌칼, 돌화살촉 등이 출토되어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작게는 몇 톤에서 수십, 수백 톤에 이르는 거대한 고인돌에서 당시의 뛰어난 건축술은 물론 동원된 사람들의 수를 계산하여 주변에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살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수원 화성의 견고한 성벽에서 고인돌을 연계한다. 커다란 돌의 빈틈을 메우면서 쌓아 올라간 성벽에서 그랭이 기법을 찾았다. 이 그랭이 기법은 신석기 시대나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에서도 사용된 것. 축성 방법이 수천 년 전부터 사용했던 기법이라는 것. 성을 튼튼히 쌓아서 외침을 막아내는 원천이 되었던 건축 기술을 고인돌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고인돌에 관한 연구는 문헌자료가 없기에 고고학자는 물론 사회학자, 건축 전문가, 암석 전문가, 생물학자 등이 총동원되어 함께하는 융합학문이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경기도 고인돌이다. 그는 경기도 고인돌의 특징으로 첫째, 경기 서해안 주변, 한강, 임진강과 그 가지천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둘째, 한강 이북에는 탁자식 고인돌이 많으나 한강 이남에는 탁자식 고인돌이 많이 분포하지 않는다. 셋째, 탁자식 고인돌의 북부지방과 바둑판식 고인돌의 남부 지방의 중간 지대라는 점. 수원지역의 특징은 탁자식에서 바둑판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수원 팔달산 고인돌은 굄돌의 높이가 매우 낮다는 점에서 탁자식에서 바둑판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의 일면이다. 그에게 수원에 있는 고인돌 위치를 물었다. 수원시민회관 옆 팔달산의 산길로 수원 화성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위치한 팔달산 고인돌, 수원 금곡동 택지개발로 발굴된 후 수원박물관 야외로 옮겨놓은 금곡동 고인돌, 또 광교 신도시 개발로 옮겨진 고인돌이 수원광교박물관 정원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팔달산 고인돌은 4기가 떼를 지어 있고간돌검이 출토되었으며, 이 중 1기는 무덤방이 노출되어 있다. 고인돌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고, K-문화가 세계문화가 된 것은 우리 선조들이 지혜 덕분이다. 그 대표적인 상징물이 고인돌. 수천 년이나 된 건축물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산은 고인돌이 거의 유일하다. 고인돌은 크고 무거운 덮개돌을 지탱하면서 수천 년을 버텨냈다. 수천 년을 버텨낼 기술을 우리 선조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딱딱한 돌을 잘 다루고, 수천 년 동안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고인돌을 만들 수 있는 민족이기에 우리는 지금 세계 속에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고인돌에 얽힌 에피소드. 1983년 충북 제천 황석리 고인돌 발굴 중에 완전한 사람 뼈와 곡옥과 대롱옥이 발견되었다. 사람 뼈와 옥이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서 매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 마침 이곳 담당이라 비바람 부는 밤에 1m 옆에 텐트를 치고 혼자 있는데 사람 뼈가 자꾸 텐트 안으로 기어서 들어올 것 같은 생각에 잠도 못 자고 무서워 벌벌 떨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기만 하다. 우 박사는 고인돌이해 작업 프로젝트로 ‘K-고인돌’ 시리즈를 시작했다. 2023년 중부지역 고인돌을 중심으로 첫 번째 책을 발간했다. 앞으로는 전라도, 경상도, 북한, 만주, 일본 고인돌에 대해서도 차례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나아가 남북한, 만주, 일본, 인도네시아 고인돌을 어느 정도 연구를 했기에 이를 바탕으로 인도, 유럽으로 이어지는 고인돌의 연결 고리를 연구하고 싶다고 밝힌다. 이를 통해 수천 년 전 유럽과 우리나라의 문화 전파 경로를 연구하고 싶다는 것이다. ‘고인돌이 인생의 동반자’라는 그가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이 분포하는 곳이 한반도. 4만 여기의 고인돌이 오히려 홀대받고 있다. 약 2000~4000년 전에 만든 건축물인 고인돌, 얼마나 귀중한 문화재인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고인돌이 알게 모르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지자체에서 앞장서서 우리의 최고 문화재 중의 하나인 고인돌을 잘 보존하고 홍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바로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고교학점제 운영 개선 대책 발표를 통해 한 학기 동안 드러난 제도의 문제를 일부나마 인정하고, 보완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혼란을 체감해온 교사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교원 3단체가 공통으로 지적하듯, 이번 대책은 현장의 폐지 요구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제도의 근간인 학점 이수 기준, 교원 충원, 평가방식 전환 등 핵심 과제가 여전히 손대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우선 미이수제와 최소성취수준보장(최성보) 지도 문제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의결사항이라는 이유로 가시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것은 심각하다. 특히 공통과목에 한해 최성보를 유지하겠다는 방안을 국교위에 제안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교육부가 현실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학업결손이 심한 학생에게 일률적인 성취 기준을 적용하고, 형식적인 보충지도를 반복하는 것은 교육적 의미를 잃은 행정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누적돼 왔는지를 교육부가 모를 리 없다. 교육부는 자문위원회에서 제안된 ‘출석률 중심의 학점 이수 기준 개편’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핵심 과제 비켜간 부족한 방안 현장 교원 경고 외면해선 안돼 둘째, 고교학점제의 존립 여부를 결정짓는 본질적 과제인 교원 충원에 대한 대책이 여전히 모호하다. 선택과목 확대에 따라 교사의 수업시수와 행정 부담은 폭증했지만, 정규 교원 확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대학 시간강사 투입은 임시방편조차 될 수 없다. 고교생의 발달 단계와 진로지도를 고려하면 정규교사 중심의 체계로 개선되는 것이 마땅하다. 교원 증원이 없으면 결국 책임교육 없는 제도 운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셋째,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량 축소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으나, 발표 시점이 지나치게 늦었다. 교원단체가 학생부 기록 축소를 강력히 요구하고, 교육부 자문위원회에서도 해당 논의가 진행된 시점은 7월 말에서 8월 초였다. 그때 발표했더라면 1학기 기재를 이미 마친 지금처럼 혼란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제도 개선의 방향은 옳았으나, 늦은 결정이 현장을 더 지치게 했다. 향후 선택과목의 기재량 조정 등 남은 과제들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실질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 넷째, 진로선택·융합선택 과목의 평가방식은 절대평가로 전환돼야 한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취지지만, 현실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개선 대책에 이 사안이 ‘논의 과제’로조차 명시되지 않은 것은 교육부의 안이함을 보여준다. 이 문제 또한 내신평가와 대입이 직결되었다는 이유로 국교위의 의결을 거치지 않을 수 없기에, 그 논의가 지연돼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책임을 미루지 말고, 국교위에 안건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선택권이 불이익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학생 중심 교육’이라는 학점제의 이상은 허상에 불과하다. 교육부의 개선안은 이제야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일부 확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교사는 단순히 제도의 시행자가 아니라 교육의 주체다. 교사들의 경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절규다. 학점 이수 기준의 재설정, 교원 충원, 평가방식 전환이라는 본질적 과제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교육부와 국교위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여유는 없다. 학교가 버틸 수 있는 현실적 제도를 만드는 일에 즉각 나서야 한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1급 정교사 연수를 듣는다는 것은 굉장히 설레는 일이다. 다양한 강사와 함께하는 연수 자체도 값졌지만,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게 해준 순간은 연수가 끝난 뒤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한 뒤풀이 자리였다. 비슷한 고민에 놓인 MZ세대 MZ세대만의 고민, 현실적이고 누구한테는 말하기 부끄러운 고민 등 함께한 선생님들은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다들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위로를 받았다. 그때 위로를 조금 더 많은 동료가 받길 바라며 반년 동안의 준비 끝에 ‘2030 고민 이모저모’ 행사를 실현할 수 있었다. 답을 찾는 것보다, 서로의 이야기와 힘듦을 공유하면 안도감을 얻는 것이라고 믿었고 실제로 그랬다. 젊은 교사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놀라울 만큼 비슷했다. 교직에 대한 열정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변해가는 교직에서 지쳐 번아웃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수업은 즐겁지만, 생활지도가 과중하게 다가오고, 퇴근 후에도 교사라는 무게를 내려놓기 어렵다는 고민이 이어졌다. 결국 교사로서의 삶과 개인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해 지쳐가는 모습이 드러났다. 교사의 행복이 곧 아이들의 행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자기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도움이 절실하다. 또 다른 큰 축은 이동과 정착의 문제였다. 강원도는 인사 발령으로 낯선 지역에 홀로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젊은 교사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일부터 외로움까지 다양한 어려움에 처한다. 발령은 개인에게 삶의 전환점이다. 그렇기에 발령을 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역 적응을 돕는 생활 정보 제공이나 비슷한 사정의 선후배 교사 멘토링 제도를 통해 정착을 지원한다면 어떨까? 가장 많은 공통 고민은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였다. 교직이라는 길에서 주변 선생님들은 성장해 가는 듯하지만 나만 머무르고 있는 듯한 느낌과 불안감이 가장 무거운 고민이었다. 연구 활동, 대학원 진학, 연수 기회 등 교사로서 성장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갈증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은 벽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교직 경력 단계에 맞춘 맞춤형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고,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때다. 어려움 터놓으며 위로받아 관계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저경력 교사에게 가장 큰 힘은 결국 동료 교사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민을 선배 교사에게 쉽게 털어놓기 어렵다. 또래 교사들과의 모임 속에서는 서로의 고충을 거리낌 없이 나누며 같은 고민을 생각한다는 연대감을 얻을 수 있었다. 교사들이 고립되지 않고 연대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현장은 훨씬 더 따뜻해질 것이다. 교사들이 자기 삶을 건강하게 지켜낼 수 있어야만, 교육 역시 힘 있게 이어질 수 있다. 교사가 교직 안에서 오래도록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일 것이다.
최근 5년간 서울에서만 178명의 교감이 교장 승진을 포기하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는 통계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27명, 2022년 44명, 2023년 42명, 2024년 41명 등으로 몇 년 새 명퇴 규모가 커졌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만 전국 교감 2581명이 정년 전에 퇴직했다. 권한과 처우 턱없이 부족 이는 우리 교육 현장의 깊은 문제를 드러낸다. 교장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둔 이들이 중도 하차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교감에게 과중하게 몰린 행정업무, 각종 위원회 참여, 학교폭력·민원 처리 등 ‘잡무’에 가까운 일들이 쌓이면서 결국 탈진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교육청이 배포한 ‘교감 업무추진 길라잡이’에 따르면, 교감은 15개 분야의 업무를 책임져야 하며, 인사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포함한 10여 개 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상은 월 10만 원 남짓한 수당에 불과하다. 막중한 책임과 부담에 비해 권한과 처우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과거 교감은 ‘실세’로 불리며 교사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도전하던 자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교사들은 부장 보직조차 꺼리고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교감 자리는 더 이상 명예나 성취의 상징이 아닌 ‘민원 샌드위치’가 되는 고달픈 자리로 여겨진다. 교사·학생·학부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고, 심지어 지역 주민의 사소한 민원까지 감당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교감은 교육 리더가 아니라 행정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 이 문제는 개인의 인내심이나 사명감으로 해결될 수 없다. 교감 업무 구조 자체의 전면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재설계를 위한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교감에게 집중된 행정과 민원 업무를 분산할 수 있도록 전담 행정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둘째, 교감 수당을 현실화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 직책의 위상을 되살려야 한다. 셋째, 교육청과 지자체가 직접 민원 대응 창구를 운영해, 학교 관리자가 본연의 교육적 리더십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나아가 승진제도 역시 단순한 연공 서열 중심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을 기준으로 교감이 교육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업무 구조 재설계 나서야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시작된다. 교감이 지쳐 무너지는 구조 속에서 교사의 사기와 학생의 학습권이 온전히 보장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감이 다시 존중받는 자리로 자리매김할 때, 학교는 건강한 교육공동체로 설 수 있다.이제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기초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그것이 교감들의 명예퇴직 행렬을 멈추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필자는 어린 손녀를 막 걸음마를 하면서부터 돌보아 왔다. 이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면서 성장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언제 우리 한글을 익혀 나갈까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놀랍게 익혀 나가는 만 4세 10개월의 손녀를 보면서 그 뿌듯함을 떨치기 어렵다. 솔직히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이제는 웬만한 한글 제목은 물론 각종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혼자서도 무난하게 읽고 이해하고 또 직접 글씨를 쓰는 모습을 보고, 우리 한글의 우수성에 그저 가슴이 뭉클할 뿐이다. 오늘은 579돌 한글날이다. 알면 알수록 위대하고 과학적인 이 한글, 이미 세계는 감탄하고 놀라움을 표명해 왔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다. 그것은 민족의 정신이며, 문화의 뿌리이며, 과학과 철학이 담긴 위대한 창조물이다.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한 이유는 단 하나,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대왕의 마음은 애민(愛民)정신의 극치로 문자 하나하나에 백성을 향한 사랑이 깃들어 있다. 그 결과 한글은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위대한 한글을 과연 제대로 알고, 제대로 가꾸어 나가고 있는가? 특히,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 현장에서 한글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늘날 학생들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빠른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줄임말, 이모티콘, 초성어들이 자연스럽게 일상 언어로 자리 잡았다. “ㅈㅅ”, “ㅇㅈ?”, “ㄱㅅㄱㅅ” 같은 표현들이 대화의 주를 이루고, 맞춤법과 문장 구성의 정확성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한글 사용의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학교는 보다 한글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글자를 익히고 문장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한글의 창제 원리, 역사, 철학적 의미,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인문학적 가치를 함께 그리고 깊이 있게 가르쳐야 한다. 왜냐면 이는 국어 시간뿐만 아니라, 전 교과와 연계하여 한글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매년 ‘한글 바로쓰기 주간’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잘못 사용한 언어를 찾아 고치고, 바른 표현으로 바꾸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학생들은 자신들이 쓰는 말이 얼마나 많은 오류와 왜곡을 포함하고 있는지 깨닫고, 바른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체험을 통해 익히고 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한글 창제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를 탐구하게 하고, 학생들이 가상의 문자 체계를 스스로 만들어 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라는 것이 얼마나 치밀한 사고와 인문학적 통찰을 필요로 하는 작업인지 몸소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체험 중심의 수업은 단순한 암기식 교육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학교 도서관, 동아리, 방과후 활동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한글에 대해 탐구하고 즐기도록 유도할 수 있다. 예컨대, ‘순우리말 탐험대’, ‘한글 글씨 디자인 공모전’, ‘한글 시화전’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감수성을 자극하면서도 한글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 한글의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알고 존중할 때, 학생들에게도 그 정신이 전달될 수 있다. 교실 게시판의 문구 하나, 학급 규칙의 표현 하나에도 바른 말과 고운 말이 담긴다면, 그것이 곧 한글을 가꾸는 교육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결국, 한글 교육은 국어 교육의 문제만이 아니다. 전 교과가 함께해야 하며, 교육 공동체 전체가 ‘우리 말과 글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한글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다음 세대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 할 것이다. 알면 알수록 우수하고 과학적인 한글,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 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이제 그 위대함을 미래로 이어가기 위해 우리는 지금 학교 안에서부터 한글을 다시 가꾸어야 한다. 세종대왕의 따뜻한 애민 정신에 드러난 창제 원리와 일제 치하에서도 주시경 선생의 한글을 지키고 가꾸기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한글을 통해 자유자재로 생각하고, 표현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한글 교육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의 민족적 정체성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찬란한 K-문화, 그리고 한민족 공동체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길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한국 교사의 업무 스트레스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인 학부모 민원 대응, 과도한 행정업무 등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10일 발표한 OECD 주관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24’ 결과에 포함된 내용이다. 2008년 시작한 TALIS는 OECD가 주도해 5~6년 주기로 시행하는 국제조사로 이번에는 54개국(OECD 회원국 32개국, 비회원국 22개국) 중학교 교사 12만 명, 교장 1만1000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학교 교사 3477명, 교장 173명이다. 조사 결과 한국은 업무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는다’고 답한 교사의 비율이 15.9%로 OECD 평균 19.3%보다 낮았지만,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신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정신적 건강의 부정적 영향은 11.9%로 OECD 평균인 10.0%보다 1.9%포인트(p)를 웃돌았고, 신체 건강의 부정적 영향은 10.5%로 OECD 평균인 7.9%보다 2.6%p 차이를 보여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 대응이 56.9%로 가장 높았다. 교실에서 질서 유지(48.8%), 과도한 행정업무(46.9%), 교육부와 교육청 등 외부 행정기관의 요구 대응(42.7%), 학생으로부터 위협 또는 언어폭력(31.2%)이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원인이 OECD 평균을 훌쩍 넘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학부모 민원 대응’은 14.3%p 차이, ‘학생으로부터 위협 또는 언어폭력’의 경우 13.6%p 차이로 가장 큰 격차를 보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학부모 민원을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으로 응답한 비율은 조사 대상국 중 한국이 포르투갈(60.6%) 다음으로 높았고, 학생이 가하는 위협 또는 언어폭력이 스트레스 원인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OECD 평균보다 높고 조사 대상국 중 4번째 순위다. 교사 근무시간은 1주일 평균 43.1시간이었으며 이 중 수업 시간은 18.7시간으로 OECD 평균(근무시간 41.0시간, 수업시간 22.7시간)과 비교해 근무시간은 길고 수업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교직을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직업이라 생각하는 한국 교사는 76.9%로 OECD 평균(73.9%)보다 높았지만,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교사 비율이 21%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교직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인식하는 교사의 비율은 35.2%로 OECD 평균(21.7%)보다 높았으나, 2018년 TALIS 조사와 비교해 32%p 떨어졌다. ‘수업 실천’ 분야에서는 ‘수업 내용 명료화 전략’만 OECD 평균 수준이거나 다소 높았을 뿐 ‘인지 활성화 전략’, ‘적응적 수업 전략’, ‘교사효능감’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교사의 전문성 개발’ 분야에서는 ‘전문성 개발: 주제’ 참여율이나 ‘동료 교사의 피드백 및 피드백 효과 인식’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인공지능(AI)을 수업에 활용한 경험에서도 한국 교사는 42.7%로 OECD 평균 36.3%보다 높은 비율로 드러났다. 한국 교사들은 학생들을 개별적·수준별로 지원할 수 있는 등 AI 활용 이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했지만, 학생들이 표절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거나 편견을 확대해 개념을 오인하도록 할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자세한 내용은 12월 발간 예정인 KEDI 연구보고서 ‘교원 및 교직환경 국제비교 연구: TALIS 2024’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OECD에서 발간한 분석 결과 보고서와 한국 분석 결과 요약본은 OECD 홈페이지(oecd.org/education/talis)에서 받을 수 있다. 또한 KEDI는오는 21일 한국교원교육학회, 한국비교교육학회와 공동으로 KEDI 교육정책포럼을 통해 주요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KEDI 교육정책포럼은 온라인(유튜브 KEDI TV)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