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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교사들이 체감하는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은 생각 이상이었다. 한국교총이 최근 전국 초·중·고 교원 28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가운데 9명이 행정업무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학교 현장에서 과도한 행정업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주객이 바뀐 상황 때문이다. 각종 행정업무에 시달리느라 교육활동이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도 종종 일어나곤 한다.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줄이고 수업에 전념하게 할 수는 없을까. 경북도교육청은 이 점에 주목했고, 도 교육청 중점 사업으로 ‘학교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슬로건만 봐도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선생님을 아이들 곁으로’. 학교지원센터는 교원들의 각종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교사의 역할인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시범 운영을 거쳐 올해 경북 지역 모든 교육지원청에서 도입, 운영 중이다. 경북 영주교육지원청(교육장 김광휘)도 올해 초 ‘영주 행복 High 학교지원센터(센터장 김성완·이하 영주 학교지원센터)’를 개소하고 학교 지원을 시작했다. 이곳은 도내 23개 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 중에서도 우수사례로 꼽힌다. 교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방과후학교 운영 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전산 지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덕분이다. 방과후학교 신청부터 대상자 추첨, 출석부 관리, 출결 관리, 강사비 지출 업무까지, 온라인으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고안됐다. 김지숙 영주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 담당 장학사는 “현장 교원들은 특히 방과후학교와 돌봄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면서 “직접 학교에 찾아가서 살폈더니, 절차적으로 복잡하고 번거로운 부분이 많아서 수업에 지장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방과후학교 신청서를 선생님이 일일이 분류해서 입력하는 형태로 운영했어요. 학생 한 명이 여러 개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일은 더 복잡해지죠. 명단을 정리해서 수강 신청 인원을 넘어섰을 땐 추첨해야 합니다.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도 일어나고요. 사설 업체에서 만든 시스템이 있지만, 비용을 내야 하고 학생들의 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서 일선 학교에서는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사용하기 편하고 비용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우리가 직접 만들자고요.” 목표가 생기자 교육지원청 정보지원팀과 힘을 모았다. 기존 온라인 홈페이지 운영 시스템에 탑재돼 있던 모듈을 수정해 학교 현장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조합했다. 덕분에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비용은 ‘0’이다. 해당 시스템은 경북 지역 모든 지원청이 이용하고 있어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1학기에는 큰 규모의 학교 두 곳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쳐 실효성을 검증했다. 오는 2학기에는 관내 희망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다른 지역 학교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김 장학사는 “작은 부분에 착안해 시작했던 일”이라며 “업무 담당 선생님뿐 아니라 담임선생님도 너무 좋아했다”고 귀띔했다. 영주 학교지원센터는 방과후학교 강사, 계약직 교원 등 채용 업무와 학부모 대상 만족도 조사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마감 기한이 정해진 보고 공문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보고 공문 안내 서비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학교 스쿨존 점검 및 안전 업무 등을 지원하고 ▲현장체험학습, 수학여행 표준코스 매뉴얼도 제공한다. 김 장학사은 “자체 개발한 지원 시스템을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돕겠다”면서 “초등돌봄 업무에도 적용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4일 교육부에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을 즉각 철회하고 돌봄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할 것을 촉구했다. 학교와 교사의 업무경감은 커녕 노무 갈등과 관리 부담을 가중해 학교 교육에 피해만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이날 전담사 근무시간을 늘려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전담사를 교무행정지원팀에 포함해 교사의 돌봄업무를 경감시키겠다는 내용의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교총은 “그간 교육계는 교육은 학교, 돌봄은 지자체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교사가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돌봄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며 “이를 완전히 무시하며 학교에 돌봄을 떠넘기고 고착화시키는 방안에 분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혔다. 돌봄전담사의 업무와 책임 범위, 7시까지 이어지는 저녁돌봄에 대한 관리‧책임자 등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학교가 알아서 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업무경감 업무’만 더 부과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돌봄전담사를 교육행정지원팀에 편입시키는 데 대해서는 업무 조정 등을 놓고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상시전일제 근무를 요구하는 전담사들에게 1, 2시간 근무시간 확대를 처우 개선으로 제시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땜질식으로 논의할 게 아니라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전담사의 고용 형태, 담당업무 조정 등을 통해 역할과 위상을 분명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자체 이관과 직영, 전담사 고용안정화 등을 담은 온종일돌봄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거점돌봄기관 운영에 대해서는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며 “그럴 여력이 있다면 지자체 운영‧관리 돌봄을 확대하는 데 힘쓰라”고 요구했다. 종일 교실에만 머물 아이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도 걱정했다. 어른들의 편의로 아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누릴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도 교육부 방안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 A초등학교 교사는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라는 것은 단순히 교원 업무를 줄여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교육과 돌봄은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운영 기관도 분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B초등학교 교사는 “교실 부족으로 과밀학급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돌봄이 확대되면 학습방해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이 2학기 학생 밀집도 기준 완화는 방역전문가인 방역당국과 긴밀히 협력해서 결정한후 학교현장에 신속히 알려줄 것을 교육당국에 요청했다. 하윤수 회장은 3일 오후 유은혜 부총리와 교원단체 대표들 간의 줌 회의에서 2학기 학사일정 운영 및 교육회복 종합방안 발표 후 후속조치 방안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하 회장은 단계별 방역지침에 따른 학생 밀집도 기준 완화는 “교육당국이 방역전문가와 질병 양태, 변이 및 확산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동시에 “충분한 방역인력과 예산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2학기 전면등교 입장 유지로 이미 개학한 학교가 있는 만큼 조속히 변화된 지침을 내려학교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긴급돌봄과 급식 등으로 인한 교육공무직의 파업과 갈등 같은 국가적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돌봄 관리주체를 지자체로 명확히 정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요청했다. 방과후·방학중 교과보충 중심의 교육회복 종합방안은 전면등교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는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기초학력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검사 결과가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교사의 주관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행정업무로 귀결된다고 우려했다. 하 회장은 "이번 방안이 코로나19 상황으로 더 심각해진기초학력 저하 문제에 대한 고육책이라 하더라도 모든 과정과 업무가 교사의 헌신에 의존해 교사의 행정업무만 증가시켜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코로나19 상황까지 고려해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교원단체, 시도교육청, 질병관리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다음 주 2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회장 안규완)와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회장 박순덕)가 공동주최한 ‘수석교사 법제화 10주년 기념 컨퍼런스’가 지난달 30일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COVID-19 시대 학력격차 해소’를 주제로 7월 16일(1차)와 30일(2차)열린 이번 행사는 1,200명의 수석교사 등 국내외 교육 전문가가 참여해 코로나 시대 현안문제인 학력격차 해법,효과적인 수업방안과 수석교사의 역할 등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소영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의 수석교사 관련 정책소개와국내외 석학들과 수석교사들의 코로나 시대 학력격차 문제에 대한 강연과 사례발표가 있었다. 연사로는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이동엽 KEDI 교원정책실장 그리고 세계적인 석학 UBC 대학교의 Melanie Wong 교수와 배종용, 양미정, 김봉준, 박주연 수석교사 등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는 최교진, 임종식 교육감, 설훈, 강민정, 윤두현 국회의원, 김종우(교원대), 이혁규(청주교대) 총장,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 백성혜 교수 등이 영상으로 참여하여 축사를 했다. 포럼을 주관한 안규완 회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은 “이 위기를 미래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순덕 회장(앞줄 오른쪽 네번째)은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 수석교사들이 역량을 발휘해 학력 격차를 줄일 묘안을 찾아낼 가능성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고교 교원 10명 중 7명은 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현장의 이해가 부족하고 제반 여건 마련이 미흡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 같은 결과는 교총이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고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고교 교원 2차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신뢰도 ±2.1%포인트)에서 드러났다. 설문에 따르면 교원들은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해 72.3%가 ‘반대’ 했다. 이유로는 ‘학교현장의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38.5%), ‘학생 선택 및 자기주도성 강조가 교육의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음’(35.3%)을 꼽았다. 과목선택이 확대될 경우 ‘교사수급 불가’가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91.2%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입에 유리한 과목 위주 선택’, ‘이수하기 쉬운 과목 쏠림’ 문제에 대해서도 각각 91.2%, 92.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교원들은 고교학점제가 ‘과목선택형’으로만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인식했다. 특히 진로별 교육과정인 ‘과정제시형’과 ‘과목선택형’ 중 어떤 교육과정과 연동되는 것이 더 적절하냐는 질문에 ‘과정제시형’이라고 응답한 교원이 47.7%로 ‘과목선택형’(39.6%)보다 높았다. 과목선택권 강화 때문에 일반고에 전문교과를 과도하게 개설하는 것은 자칫 직업계고 존립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나왔다. 일반고에 과학, 외국어, 국제, 예체능 계열의 교과를 대폭 개설하면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느냐는 물음에 교원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36.8%)하다고 답변했다. 특이한 점은 일반계·직업계고 교원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가장 많이 하면서도 그 다음으로 일반고는 ‘수업 질 담보 한계’(30.4%), 직업계고는 ‘진학에 부정적 영향 초래’(31%)를 꼽았다는 점이다. 교총은 “일반계고의 다양한 과목개설이 직업계고의 교육과정 차별성을 약화시키고 결국 진학의 메리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밖에도 교사 부족과 도농 간 인적·물적 격차, 입시에 유리한 과목 쏠림, 흥미 위주 선택 등에 대한 해소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교학점제 도입에 8만8000여 명의 교사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도 정부·국회가 추진한 것이라고는 자격 없는 외부 전문가를 한시 기간제교사로 채용하는 법안뿐”이라며 “준비되지 않은 졸속 도입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 불평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고교학점제 추진 무엇이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에 나선 조영달 서울대 교수는 “현재의 교육제도와 대입제도, 교원수급, 교수학습과 평가제도, 교사의 인식과 학교문화 등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고교학점제 운영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은 “기간제교사의 한시적 활용방안이 제시되지만 어느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교육자적 역량과 인성도 갖췄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선택과목은 정규 교사가 담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부득이 관련 전문가가 담당할 경우 최소한의 교육자 역량과 인성을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운영 교총 부회장은 어떤 수준과 성격의 학점제를 도입할 것인지 선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 첫 학기를 진로 집중학기로 설정하고 바로 선택형 교육과정을 실시한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학생들의 진학과 진로 결정이 앞당겨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임 부회장은 “모든 학생을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상정한 채 미성숙한 여건 속에서 실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일 수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확충 등 선결 조건들을 충실히 마련하면서 학교여건과 평가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군경력과 학력 기간이 겹칠 경우 호봉에서 한 가지 경력만 인정하는 교육부 예규에 따라 해당 교사들이 그동안 받았던 월급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은 “군경력은 특수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예규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교총은 교육부에 ‘학력 및 경력 중복’ 처리 기준에서 군복무 경력을 모두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예규 개정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최근 전달했고, 경기교총은 개정을 촉구하는성명을 발표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대학 재학기간 도중 군입대한 경우 중복된 기간만큼 호봉인상분을 정정처분한 뒤 과 지급 급여 환수 조치에 나선 것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조치는 교육부 예규에 학력과 경력이 중복되는 경우 그 중 하나만 산입하는 것으로 명시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2006년 2월 21일 대학 졸업자가 같은 해 1월 20일 회사에 입사하면 대학은 2월말까지 다닌 것으로 계산하고 회사는 3월 1일부터 근무한 것으로 간주한다. 2006년 1월 20일부터 같은 해 2월 28일까지는 학력과 경력이 중복됐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군경력까지 일반경력과 마찬가지로 학력과 중복될 경우 1개만 산입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위의 경우라면 입대가 2006년 1월 20일이라면 학력기간과 군경력이 2개월 간 일치하니 호봉에서 2개월을 삭감하고 과 지급 급여를 환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은교육부의 예규에서 학력과 경력의 중복에 ‘단, 군경력은 중복 가능’을 명시하도록 요구했다. 이들은 “군경력을 일반 기관에서의 근무경력과 동일시하는 것은 군 복무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한 조치”라며 “군입대의 경우 가고 싶은 일시를 명확히 정해서 가는 사람을 드물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해직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소환됐다. 조 교육감은 6개월 사이 두 차례 반복된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 번복에 대해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오전 9시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출석해 10시간 30여 분 동안 조사받고 귀가했다. 이날 공수처는 조 교육감이 채용대상을 사전에 특정했는지, 특채에 반대한 간부들의 채용업무 배제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육감은 지난 2018년 해직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특채의 적법성에 대해 주장했다. 그는 “2차에 걸쳐 변호사 자문까지 받아 문제가 없다고 해서 진행했다. 이 일로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도 전혀 없다”며 “감사원이 무엇 때문에 단순 절차적 미비점에 대해 주의조치를 내리고 동시에 고발까지 했는지 모르겠다. 공수처가 이 사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과 의문을 갖는 부분이 있다면 성실히 소명하여 오해와 의문을 해소하겠다”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 측은 수사 개시 후 줄곧 “특채 의혹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공수처가 조 교육감 수사에 나선 것은 앞서 4월 23일 감사원이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부터다. 당시 감사원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 받은 공수처는 곧바로 사건 이첩을 요구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공수처는 4월 28일 조 교육감에 ‘공제 1호’를 부여하고 입건했다. 5월에는 서울시교육청을 압수수색하고, 교육청 간부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 소환 직전인 지난달 19일에는 6개월 사이 두 차례 반복된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 번복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 직원들을 징계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4일 9급 필기시험 결시자 답안 처리 실수로 합격자와 불합격자 47명을 뒤바꿔 발표한 바 있다. 다음날 시교육청은 당초 합격이라고 발표했던 20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27명을 추가 합격 처리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에도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를 번복한 바 있다. 이어진 번복 사고에 시교육청은 인사팀 담당 주무관과 인사팀장에 대해서는 업무 소홀과 관리 감독 책임을 물어 서면경고와 주의 조치했다. 주무관은 지방 소재 시교육청 산하기관으로 인사발령 조치했다. 또 총무과장에 대해서도 서면경고 조치를 내렸다.
교육부가 위기의 교육 회복 종합 방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획기적안 방책으로 제시한 것이다.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학습결손과 격차를 회복하기 위해 내년까지 초·중·고생 203만명에게 '보충 수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체 초·중·고생의 약 38%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7월말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급증하자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서울 조희연, 인천 도성훈, 경기 이재정 등 수도권 교육감들도 배석한 이날 브리핑에서 "2021년 2학기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교육부 예산 8000억원을 교육회복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 등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핵심은 대규모 '보충수업' 지원이다. 기초학력이 부족하거나 학습 보충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교과보충 집중(학습 도움닫기)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교사가 3~5명 정도의 소규모 수업반을 개설해 방과후와 방학 중 집중 지도한다. 올해 2학기 69만명에서 시작해 내년 109만명으로 확대해 총 178만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강료는 특별교부금 5700억원(2학기 2200억원, 내년 3500억원)을 편성해 전액 무료로 지원한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추가 투입하는 경우 혜택 대상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원양성기관인 교육대학과 사범대학 학생, 지역강사를 활용한 '튜터링'을 통해서도 보충학습을 지원한다. 내년에 교·사대생 2만여명을 활용해 24만명의 학생을 지도·지원한다. 국고 1057억원을 투입한다. 교·사대생에게는 교육봉사 학점으로 최대 60시간을 인정하고 국가장학금(근로장학금)을 지원한다. 농어촌 등은 지역 교수자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에서는 수석교사 등이 고등학생에게 온·오프라인으로 일대일 맞춤형 '학습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 전국 1700개 고교당 5~6명씩 총 1만여명의 고등학생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습 의지는 있으나 학습결손이나 학습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고등학생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또 학습도움닫기, 튜터링, 학습 컨설팅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총 학생수 38%인 203만명의 초·중·고교생에게 교과학습 보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 학생 수와 비교하면 3~6배 수준이라고 교육부는 강조했다. 3% 표집평가로 실시하는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수준 학생은 34만~72만명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교 학생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203만명 학생들의 학습 지원을 위해 내년 하반기까지 교과보충 집중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아가 교과보충 집중 학습지도를 통해 기초학습이 부족한 학생뿐 아니라 학습보충을 희망하는 학생들 상당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협력수업' 운영학교를 확대하고, 두드림학교 지원을 강화한다. 협력수업은 초등에서 한 수업에 2명의 교사를 배치해 수업 중 보충지도를 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을 올해 1700개교(3900명)에서 내년 2200개교(4900명)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복합적 요인으로 학습이 어려운 학생에게 학습지도와 정서행동 상담을 지원하는 두드림학교는 올해 5193개교에서 내년에는 희망하는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 최소 6000개 이상의 학교가 지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기초학력지원센터)도 내년까지 전국 176개 모든 교육지원청에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유아와 직업계고 학생들에게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유아의 언어·정서·신체발달 등을 지원하기 위한 방과후과정 모델을 개발해 운영한다. 내년에 특별교부금 42억원을 활용해 전국 6000여개 유치원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현장실습 기회가 부족해진 직업계고 학생을 위해 18개 기능사 자격시험 횟수를 연 4회에서 5회로 늘리고,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비와 응시료를 지원한다. 취업하지 못한 직업계고 졸업생을 실습수업 보조강사로 배치해 취업 전까지 업무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문화·장애·탈북학생 등 취약계층의 교육향상 지원도 확대해 초기 적응부터 학습결손 보완, 심리·정서, 진로지도까지 학생 상황별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장애학생의 경우 고교생 대상 대학생활 체험, 자격취득 과정 운영과 비용 지원 등 진학과 취업 지원을 새로 도입한다. 학생들의 심리상담 지원을 확실하게 확대하겠다"라며 "자살 시도 등 극단적 위험에 노출된 학생에게 지원되는 의료서비스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1인당 지원되는 의료비 또한 최대 600만원까지로 늘리기로 했다. 작년과 올해에 걸친 코로나19 대란으로 교육격차, 학력격차의 논란이 뜨겁다. 학생·교원·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여러 설문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사태로 학력격차가 30-40%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상적인 등교수업(강의)로 배울 수 있는 학력의 열 개 중 서너 개를 배울지 못한 상태라는 반증이다. 이는 유·초·중·고교 및 대학 등을 통틀어 드러난 설문 조사 결과다. 따라서 결손된 학력 보충은 중차대하고도 시급한 과제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한 교육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대책이다. 거액의 예산과 방대한 대책으로 저인망식으로 학생 학력 보완을 도모하는 정책입안과 실행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학력 격차와 학습 결손이 누적되지 않도록 예방과 대안을 실행하는 것이다. 학습 결손의 방지가 우선인 것이다. 즉 이러한 학습 결손, 학력 격차가 코로나19 대란으로 인한 비대면 교육, 원격 교육에 근인이 있다. 따라서 등교 일수 확대와 원격교육 일수 감축이 급선무다. 교육의 질과 방역으로 인한 학생·교직원들의 건강, 안전 담보라는 딜레마가 공존하는 것이다. 이의 적절한 균형적 교육행정이 교육의 질 담보와 학습 결손의 첩경이다. 당장 지난 6월 2학기 전면 등교를 천면한 교육부의 발표와 최근 펜데믹 제4차 유행에 터한 확진자 급증의 문제가 상치돼 있다. 교육부는 8월 2주경 등교에 대한 대안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는 형편이다. 확진자 감소에 기대를 걸어야 할 형편이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전면적 입안과 추진 이전에 학생건강·안전을 담보한 수업·등교일수 증가의 대안 마련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학력도 아주 중요하지만, 학생·건강과 안전은 요행이 아니라, 완벽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오른쪽) 한국교총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회장실에서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최고상 전수식을 마치고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엄다영 전북 전주 효천초 교사(국무총리상), 송지영 부산 금명초 교사(대통령상).
지난해 국가교육회의 집중 숙의로부터 시작된 미래 교원양성체제 변화에 대한 움직임이 ‘국민과 함께 미래 교원을 그리다’라는 주제의 국민 토론회를 통해 공감대 얻고자 하고 있다. 교원양성은 실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교사를 길러내는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육부, 교육연구기관이나 교원양성 대학에 의해 만들어져 현장과 괴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속도와 방향 전환 모두 필요 시대 변화에 따라 교사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교원양성 교육과정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자기 주도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유행처럼 자주 바뀌어서도 안 된다. 학생들을 올바른 성장으로 이끄는 교과 전문성과 학생의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근본을 둬야 한다. 교사는 ‘선생님’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감당하면 학생들 앞에 선다. 교육전문가로서 실수 없이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하기에 교원양성 교육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운영되는 교육과정은 이론 중심으로 편성돼 실재적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답은 학교 현장에 있다. 현장 교사가 교원 양성기관과 연계해 교육과정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교사나 수석교사가 교직과목이나 교과교육론의 실제를 담당해 현장 적합성을 높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학교수들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수업하는 과정도 기대한다. 수술, 임상, 진료 과정을 수련의에게 보여주면서 가르치는 의대 교수처럼 말이다. 현장 맞춤형 교원 선발을 위해 임용시험도 개편해야 한다. 학교에서 필요한 내용을 배우고 이 과정을 평가한다면 준비된 교사를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실습 내실화를 위한 선결 과제 교육실습 내실화도 필요하다. 예비 교원들은 교육실습을 통해 실제로 필요한 것들을 배운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실습을 통해 적용하고, 교사가 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깨달으며, 어떤 교사가 될지 구체적으로 그려나간다. 교사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맞는지 알아볼 기회도 제공한다. 하지만 실습학기제를 도입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우선, 실습생이 교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등 학교 구성원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학교 현장 경험과 함께 근로의 성격을 부여해 등록금, 실습운영비, 안전사고에 관한 대책 등 세부 방침도 구체적이고 타당하게 제시돼야 한다. 현재 교육실습은 학교와 지도교사에 대한 배려 없이 이뤄지고 있다. 양성기관의 운영 방법과 일정에 맞춰 학교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 표준화된 매뉴얼도 없이 실습 지도교사의 경험과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없이 실습학기제를 실시, 확대한다면,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 현장의 업무량을 늘리는 모순이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교사를 중심으로 실습 과정과 모델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양성기관과 교육청-학교의 협업이 중요하다. 또 학교 현장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교원 증원이나 행정 인력 배치 등 실질적인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능력을 자기주도학습 능력이라고 한다. 학업 성취도가 높고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다. 하지만 학습 주도권을 갖고 자기 공부를 이끌어가는 힘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제때 준비를 시작해 꾸준히 실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꼼수가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박은선 경기 태장고 교사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10년 넘게 중·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꿈을 위해 묵묵히 자기 공부를 이끌어가는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이 힘을 발견했다. 박 교사는 “엄마 주도로 끌고 가는 공부는 고등학교에 가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면서 “진짜 공부는 고등학교에 가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보니 초등교육에 로드맵이 있더군요. 로드맵에 맞춘다고 생각하니 할 게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목표 없는 공부를 시키고 싶진 않았어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똑똑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박 교사는 ‘고3 시기의 잘 잡힌 습관’을 자녀교육의 최종 목표로 삼았다. 사교육 도움 없이 공부·생활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블로그를 개설해 기록해나갔다. 같은 고민을 가진 초등생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최근에는 교사로서의 경험과 자녀교육 이야기를 담은 자녀교육서 ‘초3 공부가 고3까지 간다’도 펴냈다. 그는 “중·고등학교 현장 경험을 토대로, 초등 자녀교육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전했다. 왜 초등학교 3학년의 중요성을 강조했을까. 박 교사는 교육과정 이야기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1·2학년 교육과정은 유치원에서 시작한 누리과정의 연장선이지만,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서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비슷한 형태로 각각의 과목을 배운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초등학교 3학년은 본격적으로 공부가 시작되는 시기”라며 “공부 습관을 들이고 기초를 다지는 출발점인 셈”이라고 말했다. 초등 시기의 공부 습관을 ‘이유식’에 비유했다. 아기가 음식을 먹기 위해 이유식 단계를 거치고 적응하는 것처럼, 공부라는 밥을 잘 먹기 위해 습관 만들기라는 이유식 단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처음 이유식을 시작할 때 소화가 잘되는 쌀가루로 미음을 만들어 먹이듯,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양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40분 수업에 집중하기 ▲매일 시간을 정해 놓고 정해진 분량의 학습을 통해 성취감 맛보기를 소개했다. 그는 “일상의 습관이 고등학교 시절 공부 습관의 기초가 된다”면서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공부 습관을 잡겠다고 아이를 잡으면 큰일 납니다. 아이를 독립된 주체로 보고, 아이의 속도를 인정해야 해요. 다른 아이와 비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힘이 들면 신호를 보내요. 그 신호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아이의 편이 돼줘야 합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몰입을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들의 의사에 상관없이 부모가 방학 계획을 세우기보다 자유시간을 주고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시간을 선물하라는 것. 박 교사는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필요하다는 것들을 옆에서 지원하기만 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입시가 변해도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요. 변화하는 교육시스템은 아이들의 개별성을 존중하며 주도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기본에 충실한 아이들은 입시제도가 어떻게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이 책을 덮으면서 ‘기본은 학교 공부, 바탕은 올바른 습관, 배경은 믿어주는 부모’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한편, ‘초3 공부가 고3까지 간다’는 초등 공부 습관을 만드는 방법과 함께 학생부의 영역별 대비법을 설명하고, 새로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공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엄마와 아이의 생활 습관도 다룬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 결손 해소를 위해 교육당국이 내년까지 최대 203만의 명의 학생들에게 맞춤형 보충수업을 지원한다. 단위학교가 학생의 학습 결손 상태를 자율적으로 진단해 교사가 소그룹 또는 일대일로 방과 후나 방학 중 교과보충을 지도하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학급 상담이나 위센터 등과 연계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해 정서 결손을 회복하고 모듈러 교실, 학급 증축, 학교 신축 등을 통해 과밀학급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29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학습 결손 회복을 위해 학습지원이 필요하거나 희망하는 학생을 집중지도하는 ‘학습 도움닫기’를 운영한다. 교사가 방과 후나 방학 중에 3~5명 정도 소규모로 수업반을 개설해 맞춤형으로 지도하며 수강료는 특별교부금 5700억 원을 활용해 전액 지원한다. 이밖에 교·사대생과 지역 강사를 활용한 ‘튜터링’을 통해 내년까지 약 24만 명에게 소규모 학습보충 및 상담을 지원하고 수석교사가 고등학생에게 1:1 맞춤형 ‘학습 컨설팅’도 제공한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인 과밀학급을 해소를 목표로 잡았다. 올해 2학기에 특별교실 전환(967개교), 모듈러 교실(91개교), 학급 증축(61개교), 복합 추진(36개교) 등의 방식으로 총 1155개교에 1500억 원을 투입한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는 연간 1조 원씩 들여 단계적으로 과밀학급 수를 줄인다. 이에 대해 교총은 입장을 내고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습, 정서 회복을 지원하는 것은 의미 있고 바람직하다”면서도 “학습 결손 완화와 정서 회복을 학교와 교사의 헌신, 열정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과 배움이 충실히 이뤄지도록 학교와 교실여건을 마련하는 일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 차원의 학력 진단을 실시할 것을 강조했다. 교과보충이든 학력 격차 완화든 개별 학생의 객관적인 학력 진단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학력 진단은 시도교육청, 학교, 교사별로 들쭉날쭉하게 시행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교총은 “교과별, 영역별 장단점을 알아야 방과 후 보충이나 가정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데 학생이나 학부모가 신뢰할 데이터가 없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지원 희망에만 맡기는 것도 정작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놓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과밀학급 해소 계획에 대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을 요구했다. 교총은 “한 반에 학생이 수십 명이 넘으면 학습과 심리적 결손을 회복하기 위한 개별화 수업, 생활지도, 상담이 힘들고 효과를 거두기도 어렵다”며 “과밀학급 해소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규교원 확충 계획이 없다는 것은 결국 기간제 교사만 활용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교사가 학생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획기적인 행정업무 경감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학교업무표준안 등 구체적인 직무 기준을 설정해 교사가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를 제외하고는 시도교육청, 학교 행정실, 교육공무직 등이 행정을 맡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달라는 것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은 “이번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현장과 교원들이 또 얼마나 많은 계획·보고 행정과 업무에 치이게 될지 가늠조차 어렵다”며 “교사가 진정 학생들의 학습, 정서 회복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교실 환경과 근무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정책부터 펴 달라”고 당부했다.
방학이 시작되자 병원 몇 곳을 다녀왔습니다. 저만 이런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도 치과에서 시술을 받아야 해서 보호자인 저는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책 한 권을 가지고 갔습니다. 몽상의 달인 ‘가스통 바슐라르’ 입문서입니다. 마스크를 쓰고 대기실 구석에서 만나는 바슐라르의 글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시간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흔히 바슐라르의 업적을 ‘상상력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이성을 기반으로 한 서구 문명의 객관적 과학의 세계에서, 이미지와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주관적 상상의 세계가 우위에 있음을 주장한 사람입니다. 상상력이야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 능력이자 소중한 능력이고, 이성의 발달조차도 사실은 상상력의 활동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슐라르는 생애는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어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독학으로 대학 학사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병약한 아내를 간호하며 군대 장교와 교사를 전전합니다. 하지만 딸을 출산한 지 7개월 만에 아내는 세상을 떠납니다. 얼마 후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이어 돌아가십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바슐라르는 5살 난 딸 쉬잔을 데리고 학교로 출근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엄두도 내지 못할 과중한 업무와 불행 속에서도 쉬지 않고 학문의 길을 계속하여 소르본 대학에서 독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그가 상상력의 주된 무대로 생각하는 것은 몽상입니다.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집중을 하면서 논리적 해결을 찾는 사색과는 달리, 몽상은 뚜렷한 의지가 없이 자연스러운 상상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신 활동입니다. 이전까지는 인간의 가장 쓸데없는 정신 현상으로 여겨지던 것이지만 바슐라르는 이 몽상이야말로 인간 정서에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몽상 속에서 꿈을 꾸고, 그 꿈속에서 상상력이 활동합니다. 몽상은 완전한 의식의 상태도, 완전한 무의식의 상태도 아니라는 점에서 인간의 독특한 정신 활동입니다. 밤에 꾸는 꿈을 꾸는 주체는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린 어둠인 데 비해서, 몽상을 꾸는 주체, 즉 몽상가는 몽상하는 자신의 중심에 있고, 생각하는 주체로 자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바슐라르는 이전에 이미지와 상상력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비현실의 세계에 속해있는 가치들을 현실을 잣대로 평가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바슐라르가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 이미지와 상상력은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용어 중의 하나가 이미지라는 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범람하는 이미지가 넘쳐납니다. 그런데 개인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이미지가 이제는 소수자에 의해 대량 생산되고 대량으로 소비되는 생명이 짧은 이미지입니다. 이렇게 시각 중심의 영상문화는 수동적 소비자들의 가치 판단을 마비시킵니다. 매일 반복적으로 저장된 이미지는 가치 판단의 시간을 주지 않아 제작자의 의도에 이끌리게 됩니다. 그 결과 현대 대중은 이미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집니다.저 역시 현대의 이미지 범람 문제에 깊이 공감합니다. ^^ 올해 바슐라르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보자고 공부를 같이하는 친구와 약속을 하였습니다. 상상력과 몽상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 매력적인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그를 알아가는 행복한 시간을 기다립니다.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홍명희 지음, 2005, 살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평소 디지털 기기에 관심도 없고 스스로를 ‘기계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등의 불처럼 떨어진 온라인 수업이라는 현실은 그를 전문가로 변화시켰다.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새로운 수업을 시도했기에 보고서로 남기고 싶었다. 내친김에 시험 삼아 처음으로 연구대회에도 참가해 봤는데 수상이라는 쾌거가 뒤따랐다.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차지한 엄다영 전북 전주효천초 교사의 이야기다. 엄 교사의 연구 ‘PBL학습 기반 나·너·우리 M·A·T·E 프로그램으로 능동적인 세계 시민의식 기르기(외국어)’는 영어에 문제해결 수업과 세계시민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이다. 연구는 실생활의 문제 상황을 제시(Multiple situation)하고 디지털학습 도구나 그림책, 관련 영화 등 실제적인 자료를 통해 학습(Authentic materials)한 후 문제를 해결하는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겪으면서 능동적인 세계시민 활동(Evolution)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성이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둠 조사 활동이나 협동학습이 어려운 관계로 패들렛이나 비캔버스, 클래스카드 등 온라인 협업사이트와 공유사이트를 최대한 활용했다”며 “짝과 말하기 대신 AI 챗봇을 코딩해 말하기와 읽기 연습을 하며 상황 극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다문화 이해, 인권 등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이라는 문제 상황을 제시하면 학생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다문화와 관련된 영어 그림책을 통해 자료를 학습하고 다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온라인 조사 활동을 한다. 시행착오 단계에서는 다른 나라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등의 체험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돕는다. 학생들은 요르단의 요리 ‘후무스’를 만들어보고 맛과 소감을 패들렛에 올리고 의견을 공유했다. 세계시민 활동 단계에서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만 가오슝 지역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펜팔을 통해 실제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 보는 방식으로 행동을 강화했다. 엄 교사는 “영어 핵심 표현을 활용해 직접 편지를 꾸미고 써서 국제배송으로 편지를 보내고 받는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를 확인하며 자연스럽게 어휘를 익혔다”며 “대만 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확인하고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향상되는 모습, 세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삶과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문이 가능한 아이부터 알파벳도 모르는 아이까지 영어 실력이 천차만별인 탓에 디지털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더딘 학생들은 수준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파닉스 위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쉽든 어렵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이 성공적인 운영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이 ‘재미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디지털 기기로 학습한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도움이 됐다는 학생도 86%에 달했다. 엄 교사는 “영어 시간이 재미있고 영어 수업이 기다려진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을 볼 때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지난 한 해가 저에게도 문제해결 과정이었습니다. 디지털학습에 관심도 없던 제가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교직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 같아요. 연구에 욕심이 생겨서 다음 학기부터 AI를 전공하는 대학원도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올해 연구대회도 출품 계획서를 낸 상태고요. 열정을 많이 쏟고 진심을 담은 연구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아이들은 2020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학교에 오지 못했던 2020년을 코로나19로 기억하는 게 너무 슬펐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 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인과의 소통, 바람직한 관계 속에서 행복을 경험하게 할 방법도 고민했어요. 스마트 기기 활용 빈도가 늘면서 게임만 한다는 학부모들의 고충에도 공감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육적으로 접근할까 생각했죠.” 올해 전국현장교육연구발표대회 대통령상의 주인공은 송지영 부산 금명초 교사였다. 송 교사의 ‘소행성+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L-STAR 역량 기르기’는 우리나라 교육 현장이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 방법을 제시,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 온라인 수업, 블렌디드 러닝, 소통, 관계, 성장, 인공지능, 미래인재의 역량 등을 키워드로 잡고 프로그램 하나에 담아냈다. ‘소행성’은 소통, 행복, 성장의 앞 글자를 땄다. L-STAR 역량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의사소통 역량(Story), 공동체 역량(Together), 자기관리 역량(Auto), 정보처리 역량(Report)에 미래사회의 핵심 역량인 창의·융합 리더 역량(Leader)을 더한 역량이다. 송 교사는 “아이들과 해왔던 교육 활동들을 비대면 수업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프로그램”이라며 “소통을 가장 중요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 반을 ‘소행성 35호’라고 불렀어요. 같이 소행성 35호를 타고 일 년을 항해할 거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줬어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만나야 했기 때문에 소통이 가장 중요했죠. 처음에는 눈을 맞추고 글로 소통하면서 따뜻한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생들에게 온라인 접속은 물론 컴퓨터 키보드 타자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수록 송 교사는 서두르지 않았다. ‘늦어도 괜찮아’,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줬다.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아이들을 다독였다. 학부모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했다.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이 있으면 학부모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덕분에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소통의 어려움은 없었다. 송 교사는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을 때는 전화 상담을 통해 학부모의 고민을 충분히 듣고 불안해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수확도 있었다. 등교 수업할 때는 소극적이었던 학생이 온라인상에서는 발표도 잘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다. 비대면 상황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만 해도 ‘3학년 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교육과정에도 없는 부분이라서, 창체 동아리 활동을 할 때나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죠. 처음은 보드게임으로 시작해서 차근차근 진행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더군요. 나중에는 인공지능 앱을 활용해서 동화책도 만들고, 작곡한 노래까지 들려줬어요. 어른들의 우려를 보란 듯이 뛰어넘었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송 교사에게 지난해는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 교사로서 품었던 고민을 수업 연구의 계기로 삼은 덕분이다. 그는 “고민에 그치지 않고 연구를 실천했던 것은 교직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더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끔 지난해 담임했던 아이들이 교실로 찾아와요. 코로나가 끝나도 소행성을 타고 싶다고요. ‘동생들도 탑니까?’하고 묻기도 하죠. 제자들이 ‘선생님과 수업했던 게 기억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면, ‘그때 나는 최선을 다했던가?’ 자문하곤 해요. 교사로서 책임 의식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교사일 수 있으니까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주최한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송지영 부산 금명초 교사가 ‘소행성+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L-STAR 역량 기르기(창의적체험활동)’로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무총리상은 ‘PBL학습 기반 나·너·우리 M·A·T·E 프로그램으로 능동적인 세계 시민의식 기르기(외국어)’를 출품한 엄다영 전북 전주효천초 교사가 차지했다. 대통령상을 받은 송 교사의 연구는 소통, 행복, 성장의 줄임말인 ‘소행성’ 활동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접목한 것으로 창의·융합, 의사소통, 공동체, 자기관리, 지식정보 처리 등 다양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를 위해 역량마다 3가지 주제를 부여하고 각각 4가지씩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심사위원들은 “갑작스럽게 다가온 코로나19 상황에 적절한 연구 주제로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을 잘 승화시켰다”며 “설계-실행-평가까지 연구의 유기성을 잘 갖춘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엄 교사의 연구는 영어 교과 역량뿐만 아니라 세계시민으로서 필요한 인성 요소를 기를 수 있도록 교과를 적절히 융합하고 설계한 연구물로 평가됐다. 특히 패들렛이나 AI 챗봇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코로나19와 다문화, 인종차별 등 실생활과 관련된 세계시민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총은 30일 한국교총 회장실에서 ‘제6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최고상 전수식’을 개최하고 수상자들에게 상장을 수여한다. 1등급 연구물을 비롯한 입상작들은 한국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서 내려받아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국어(한문) △김태완 부산 명진초 교사 ◆수학 △박연신 경기 죽산중 교사 ◆과학 △박소영 대전덕명중 교사 △박선지 경남 화개초 교사 ◆체육 △김희선 서울봉천초 교사 ◆외국어 △엄다영 전북 전주효천초 교사 ◆인성교육 △천재숙 서울조원초 교사 △김인태 전북 번암초 교사 △박현주 전북 이리부천초 교사 △정은영 전북 이리팔봉초 교사 △김금주 경기 비전고 교사 △임재웅 경기 장천초 교사 △유영민 경기 세정초 교사 △김진수 경기 배영초 교사 △양재원 경기 빛가온초 교사 △정보애 경기 청원초 교사 △한희동·박민준 경남 유영초 교사 ◆창의적체험활동 △송지영 부산 금명초 교사 △구영민 서울신묵초 교사 △정홍선 서울양목초 교사 △이진숙 경기 수지중 교사 △김윤혜 경남 화양초 교사 △이석형 경남 정곡초, 신정한 경남 함안초 교사 ◆생활지도 △이준기 광주계림초, 채민석 광주 성덕초 교사 △고현주 충남 기지유치원 교사 ◆교육행정 △임병주 인천부마초 교감 ◆유아교육 △이정기 경기 현산초 교사 △이선희 경기 백운초 교사 ◆특수교육 △강명숙 경남 진주혜광학교, 임창군 경남 통영잠포학교 교사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의혹을 받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이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교사로서 자괴감을 주는 비본질적 행정업무를 일상적인 교권침해로 규정하고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을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지난 26일 교총은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에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발송해 학교에서 교원이 본질적인 교수·학습, 수업의 질 개선, 학생 생활지도 등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을 주문한 것이다. 앞서 교총이 지난달 14~17일 전국 초·중·고 교원 28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행정업무 경감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교원 10명 중 9명이 이러한 행정업무가 과다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환경관리 등 학생 교육과 관계없는 행정업무가 교원에게 전가되는 것에 부당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업환경 변화에 맞춰 효과적인 교수법을 연구하고 새로운 수업사례를 동료 교원과 공유하는 등 교과 연구에 매진해야 할 교원에게 화장실 몰래카메라 단속, 개별 사업 대응 직원 채용업무, 저소득층 지원 통신비 파악 업무 등 비본질적 행정업무 등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는 현실도 드러났다. 교육당국이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온 학교보조인력 지원 등의 행정업무 경감 대책은 지속적인 예산 지원 부족으로 오히려 학교 현장에서 여러 문제상황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행정업무 가중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채용·지원되고 있는 교무행정전담인력(교무행정사) 등의 경우 분절적 업무 부담·회피, 역량 문제, 교원과의 원활한 소통 부족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들 인력이 실질적인 행정업무 경감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이처럼 교원에게 교육활동 외의 행정업무가 가중되면 정작 교과 연구자로서 연구할 환경과 시간이 마련되지 않아 결국 공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행정업무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시스템 구축, 신규 행정업무 증가를 감안한 행정실 행정전담인력 확충, 업무 갈등 해소를 위한 업무표준안 마련, 상급 교육행정기관으로 행정업무 이관”을 포함한 종합대책 마련과 시행을 교육당국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불문”으로 의결한다. 다만, 경고할 것을 권고한다. 햇살이 눈부시던, 그렇지만 코로나가 온 세상을 휘감으며 아이들의 등교조차 막고 있던, 살아있되 살아있지 않은 봄이었다. 뉴스에서는 아이들의 학력이 학부모들의 관심과 경제력에 의해 그들이 지닌 빈부의 격차만큼 벌어지고 있으며, 온라인 수업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었다. 이 곳은 광역시지만, 나주, 장성, 함평 등 농촌에 더 가까운 광주의 최외곽지. 나는 올해 전근하여 특수, 기초학습부진, 고아, 기초수급자, 조손, 한부모 가정 등 관심을 가져야할 사유가 이중, 삼중으로 중첩된 아이들을 맡았다. 온라인 수업만으로 부족하다는 결론을 지은 우리 학교 담임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가정 방문을 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수 십년동안 중단되었던 선생님들의 가정 방문을 되살린 것이다. 아이들은 나의 방문을 무척 반가워했다. 하긴, 원래대로라면 봄내음 가득한 교정에서 하루하루를 깔깔대며 보내야할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통해서만 수업을 들은지 3달이 되어가는데 선생님이 자기 집에까지 왔으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현종(가명)이는 특히 나를 반기던 아이였다. 2학년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왜소한 체구에 만만치 않은 성격임을 보여주는 것 같은 뽀글뽀글한 파마 머리. 그 아이는 늘 수업 시간이면 뭐가 잘 안된다고 한다. 인터넷이 안 켜져요, 선생님이 안보여요.. 가정 방문 때는 웃으며 나를 맞이하지만, 늘 과제가 안되어 있거나, 다음 번 수업 때는 잘 참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기 일쑤다. 금요일 오후, 가정방문 시간이 되면 내 휴대폰의 알림음이 쉴새없이 진동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학급단체 채팅창에 재촉하는 메시지를 입력한다. 하지만 그 날은 그것이 화근이었다. 학습 꾸러미를 보완하느라 출발이 약간 늦어진 바람에, 뒤로 갈수록 조금씩 시간이 밀렸다. 여덞명 중 일곱 번째 집인 현종이는 자기 집에 올 시간임에도 도착하지 않는 나를 채근한다. 점점 알림의 빈도는 잦아지고, 이내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선생님 언제와요?’ ‘저희 집으로 출발했어요?’ ‘오고 있어요?’ ‘아직 멀었어요?’ ‘왜 아직도 안와요’ 연달아 메시지가 30개 쯤 왔을까. 마음이 급해진 내 차의 속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그동안 다녀왔던 길이고, 대개 차가 없었으며, 1주일 전까지 분명 신호가 노란불 점멸등이었다. 좌우를 살피며 진입하면 무난히 통과할거라 생각하며 교차로를 통과하던 순간, “쿠쿵..... 쾅!!!!!..................” 나의 비명과 함께 교차로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직각 방향으로 진행하던 차와 부딪히면서 첫 번째 충격, 다시 신호등과 부딪히며 두 번째 충격. 내 차 양쪽 문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열리지 않을 정도로 찌그러졌고, 충격으로 인해 내 오른쪽 팔꿈치가 전면 유리와 부딪혀 완전히 어그러진 상황이었다. 뒤따라오던 목격자의 신고로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차가 출동했으며 나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어떤 상황인지 물었다. “아무래도 선생님이 신호위반을 하신 것 같습니다. 3일 전부터 신호등이 작동했습니다.” 순전히 내 잘못, 그것도 법을 어겨 사고가 난 것이다. 신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충격 속에서도 가장 신경 쓰였던 것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그 아이, 현종이였다. 야속하게도 핸드폰은 깨진 자동차 유리 조각 사이에 여전히 울리고 있었고, 구급대원들이 전기톱을 동원하여 문을 여는 와중에 나는‘선생님 오늘 못 가’라고 덜 다친 왼손으로 메시지를 간신히 작성하고, 구급차에 후송되었다. 나는 대학병원에서 늑골, 팔꿈치 골절, 치아 파절, 전신 찰과상 및 타박상 등 전치 10주의 진단이 나왔고, 입원하였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부정적인 감정만 들었다. 온전히 내 잘못으로 입원한 이 상황이 싫었고, 팔을 못 쓸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태어나 처음으로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 고통스러웠던 사고의 순간이 반복되며 비명과 신음 속에서 잠을 깨는 것이 수차례 계속되었다. 땀과 소독약 냄새로 범벅이 된 오른팔을 보며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상황을 다시 곱씹고 원망하였다. 나약해진 신체와 마음은 사고의 원인을 자꾸 외부 탓으로 돌리게 한다. 이 상황의 원인이 된 가정 방문과, 수십 통의 메시지로 나를 채근해서 마음을 급하게 만든 현종이가 원망스럽고 미웠다. 병문안을 온 교장, 교감 선생님과 동료 교사들, 지인들 앞에서는 태연한 척 했지만 위법 행위로 형사 처벌이 진행될 것이고, 공무원 징계 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라는 소식은 마음을 더욱 무겁게 억누르고 있었다.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으니 회복도 더디고, 간호를 해주는 가족들에게 짜증을 부리고, 무엇보다도 삶에 대한 의미와 의욕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여태껏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 어떤 시련과 위기 속에서라도 삶에 대한 의미를 찾고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쳤던 내가, 힘든 상황이 왔다고 해서 내가 해왔던 말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자신을 질책하고 남 탓 하기를 몇날 며칠,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앞으로도 지난 며칠처럼 현실을 부정하고 남을 원망하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내 스스로 변화를 모색할 것인지를. 나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지금에 이른 상황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첫째, 나의 생명과 몸. 다행히 생명은 건졌다. 최악의 경우 팔을 못쓴다고 해도, 생을 마감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은가. 둘째, 상대방(피해자)의 건강. 사고 차량 모두 폐차된 사고 규모 대비 피해자는 금방 회복하여 2주 만에 퇴원했다고 한다.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셋째, 재산 피해. 사고를 대비하여 미리 보험을 들어놨고, 걱정없이 입원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아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마지막으로 나의 신상. 법을 어겼으니,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인사 상의 불익 또한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상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사고는 결코 고의가 아니었고, 교육을 목적으로 한 출장 중에 발생한 사고였던 만큼 참작될 여지가 있다. 가정 방문은 코로나로 집에서 방치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닌가. 그것은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필요한 일이었고, 교육자로서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다. 감사하게도 학교의 많은 분들이 나의 사고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했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었다. 사고는 불행한 일이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사고 후의 상황을 분석해보니, 마냥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내가 학생들에게 강조해왔던 삶의 태도를 실천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생각을 바꾸니,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고, 재활 여부에 따라 정상으로 생활할 수 있단 얘기를 들었다. 형사 처벌은 상대방이 많이 다치지 않아 벌금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제 공무원 징계위원회. 사고 경위서에 사고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고 담백하게 썼다. 퇴원 직전,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내 상황을 적극적으로 위원들에게 소명했다. 그 결과 “불문”으로 의결한다. 다만, 경고할 것을 권고한다. 라는 처분을 얻어냈다. 교육을 목적으로한 출장 중이었다는 점과 그동안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해 왔다는 나의 소명을 감안한 처분이었다. 가정 방문이 나를 위기에 빠트리기도 했으나, 결국 나를 구해낸 것이다. 사고가 있은 지 4개월 후인 9월. 학교는 마침내 등교 개학을 하게 되었고, 그 사이 나는 퇴원을 했다. 마침내 나는 교단에 다시 설 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그 아이, 현종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내가 잠시나마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몹시 반가워하며 내 품에 안긴다. 그리고 나의 팔 수술자국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말한다. “선생님 아팠겠다..” 그 순간, 잠시나마 현종이를 원망했던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못 본 기간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가 가진 것을 너에게 모두 줄게.’한참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농부인 현종이의 아버지가 근처에서 농사일을 하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고, 내가 들 것에 실려 구급차에 후송되는 것을 봤다고 한다. 아버지로부터 자기 집에 오던 선생님이 사고가 나서 구급차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그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지금 몇 시야?” “몰라요. 시계보는 법 안 배웠는데요. ” 세상에, 시계조차 못 읽는 4학년이라니. 그런데 너무도 당당하다. 현종이는 자신이 모르는 것은 안 배웠다고 말하는 아이다. 가정방문 첫날. 아이의 엄마는 현종이를 많은 선생님이 가르쳐보려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집에서도 포기했다고 했다. 그래도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수업 시간, 쉬는 시간에 가르치고, 방과 후에 남겨서 가르치고, 질문이나 작은 깨달음에도 머리를 쓰다듬어가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냈다. 한 자리수의 덧셈, 뺄셈, 구구단부터, 시계보기, 분수, 4학년 2학기 소수의 덧셈까지. 더디지만,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 안하던 아이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채점할 때는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맞고 틀림에 따라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다.‘지금은 10시 23분이에요’라고 자신감있게 이야기하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고 한다. 수업시간에는‘이 부분을 잘 모르겠어요.’라고 다시 질문하는 아이로 변했다. 엄마의 반응 또한 조금씩 달라졌다.“오늘은 저와 아빠에게 가분수와 대분수 바꾸는 방법을 설명했어요. 어찌나 자신감 넘치던지. 현종이의 어깨 쭉 편 모습은 처음봐요.”완전하지는 않아도 조금씩 아이의 삶의 태도와 공부에 대한 자세가 달라짐을 느낀다. 공자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군자의 기쁨이라고 하였지만, 감히 공자에 비할 수는 없어도 배움의 즐거움을 몰랐던 아이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뜨도록 가르치는 것이 가르치는 자의 큰 기쁨임을 현종이가 알게 해주었다. 현종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점심 시간 후 나와의 산책시간이다. 수술로 아픈 팔에 햇볕을 쪼여 조금이라도 회복하고자 혼자 거닐던 학교 주변 산책이, 이제는 아이들이 옆에서 나란히 내 손을 잡고 재잘거리는 데이트 시간이 되었다. 햇살이 눈부신 가을. 코로나로 인해 죽어 있던 학교가, 이제 다시 조금씩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조금씩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코로나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그것은 일상 생활의 소중함과 삶에서 위기에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하는 삶의 태도, 그리고 가르치는 자의 기쁨이다. 오늘도 현종이는 누구보다 빨리 급식을 해치우고, 신발을 갈아신고 급식실 입구에서 나를 기다린다. 그리고 내가 급식실을 나오면 환한 미소로 손을 내민다. 내 손을 잡고 재잘거리며 웃고 있는 현종이를 보고 뭐가 그렇게 즐겁냐는 교장 선생님의 물음에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교장 선생님, 나는 코로나하고, 주말하고, 방학이 싫어요. 학교 못가니까. 우리 선생님 못보니까.” ------------------------------------------------------------------------------------------------------------------------------------- 2021 교단수기 공모 - 은상 수상 소감 새 학기엔 코로나가 극복된 치유와 희망의 시긴이기를 내 삶을 바꾼 사고가 있은 지 어느새 반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코로나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와 역경은 그것이 극복되는 과정에서 존재와 현상의 민낯을 드러내기도, 더욱 성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먼 훗날, 마스크와 거리두기로 기억될 이 시간들이 서로를 더 단단하게 만든 순간이었기를, 그리하여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해준 시련이었기를 바라본다. 학교로 돌아간 이후로도 몇 차례 등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반복되었다. 2020년을 함께 지낸 그 아이를 비롯한 4학년 아이들과 온전히 1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쉽고 미안해서 5학년, 1년을 더 함께하고자 한다. 올해는 지난 해에 하지 못한 현장체험학습, 공개수업, 운동회, 축제 등 멈추었던 삶이 회복되면 좋겠다. 당연하고도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가 그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수상 소감을 쓰려고 하니, 감사드려야 할 사람이 참 많다. 이 모든 것들이 나 혼자 극복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생 서로의 봄이 되어주겠노라 약속하며 늘 내 곁에서 함께 이겨내준 아내 신애경, 살아갈 이유가 되어준 두 아들 서진, 서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신 양가 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한 내가 처한 어려움에 함께 마음 아파해주고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신 김숙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삼도초 모든 교육 가족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입원 기간 동안 기간제 임시 담임으로서 우리 학급을 맡아 온전하게 이끌어준, 오늘 광주 임용 합격 소식을 전해준 정세인 선생님께도 특별히 감사와 축하의 말을 전한다. 나의 부재로 맡은 우리 학급에서의 두 달이 임용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어두운 면만 존재하지는 않는 법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마지막으로 어설프고 서툰 글이지만 더 나은 교사가 되라고 격려해주신 한국교총과 한국교육신문에도 감사하다. 매년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부족하지만 내가 배우고 경험하며 느낀 것들을 전하고 성장을 응원해주는 먼저 태어난 자(先生)가 되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