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80,95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서울특별시가 인공지능(AI), 로봇 등 분야에서의 고졸 인재 집중 양성에 나선다. 교육부는 7일 2024년 직업교육 혁신지구 신규 선정 결과 서울시를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서울 지구는 ▲직업교육 협력체계 구축 ▲지역인재 성장경로 마련 ▲지속 가능한 혁신을 위한 기반 조성 등 지역 고졸 인재 양성을 위한 과제를 3월부터 3년간 수행하게 되며 총 10억 원을 지원받는다. 서울 지구는 교육청 내 서울직업교육혁신지원센터를 구축해 AI·로봇·철도·콘텐츠 4개 분야의 전략 산업별 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분야의 경우 이론, 실습, 분야별 실무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교육과정 편성을 내세우고 있다. 철도 분야에서는 직업계고-산업체-대학 간 연계해 단계별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이수학생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해외 고교와 연계한 ‘글로벌 철도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한 서울 지구는 직업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취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매칭데이(Matching-day) 인(in) 서울’을 도입하기로 했다. 직업교육 혁신지구는 직업계고-지역기업-대학이 유기적으로 고졸 인재 성장 경로를 구축해 지역 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서울이 포함되면서 총 13개 지구가 운영된다. 지난해까지 광역시에서는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 경북, 전북이 선정됐다. 기초지자체에서는 진주·사천·고성, 천안, 김해, 창원, 당진이 참여하는 상황이다. 특히 3년 차를 맞은 부산시는 조례를 제·개정해 직업계고 지원을 늘리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동아대에 4년제 계학학과인 스마트제조공학과를 운영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역의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지역산업에 특화된 고졸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교육 혁신지구 사업은 지역소멸 위기를 해소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지자체와 교육청, 대학 등이 이끄는 교육발전특구 등과도 연계해 지역 역량이 집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험보기 전날 모르는 부분은 유튜브로 찾아보고, 재미있는 영상은 SNS로 공유해 소통하고, 게임으로도 친해지는 사람들이 있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는 축구하며 노는 것도 중시하는 새로운 중학생 세대에 대한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학생의 온라인 생활 연구: 학습자 특성 분석’ 연구를 요약한 KEDI BRIEF 24년-2호 ‘알파세대 중학생은 어떤 학습자인가’를 발간했다. 알파세대는 2010~2024년에 출생해 인공지능(AI), 모바일 등 디지털 기술 환경 속에서 자라고, 24시간 네트워크에 연결된 세대로 2024년 기준으로 중학교 2학년까지 알파세대에 해당한다. 28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 방식의 질적 연구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알파세대 중학생 학습자의 온라인 특성을 디지털(Digital), 교육적(Educational), 인지적(Cognitive), 사회적(Social) 영역으로 유목화하고 하위특성을 밝혔다. 디지털 영역에서는 해당 중학생이 ▲‘디지털 수용도가 높은’ ▲‘학습자 역량으로 디지털 역량을 인지하는’ ▲‘온라인 생활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건강한 온라인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에 의해 온라인 활동 참여를 보장받는’ 등으로 특성화됐다. 새로운 기기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낮지만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는 온라인 서비스는 활용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으며 디지털 역량을 자신이 함양해야 하는 역량으로 인지한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온라인 행동조절이나 활용방법, 매너 등을 성찰하는 태도를 보이며, 온라인 이용시간에 관해 부모와 제한적으로 중재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평가다. 교육적 영역에서는 ▲‘학습자원으로 온라인 강의를 활용하는’ ▲‘기초 학습환경으로 지털 교육환경에서 학습에 참여하는’으로 제시됐다. 이들은 코로나19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밖 학습 맥락에서 온라인 강의를 유용한 학습자원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생활 공간에서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을 활용한 학습 참여가 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인지적 영역의 하위특성으로는 ▲‘의사결정에 시각정보를 중시하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소비하는’ ▲‘선택의 의사결정이 빠른’으로 규정지어졌다. 알파세대 중학생은 다양한 목적에서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선택할 때 시각 정보와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서비스를 빠르게 결정한다는 것이다. 포털 등을 이용해 문자로 검색하는 앞선 세대와는 달리 영상기반 유튜브를 검색엔진으로 활용하고 AI 기반으로 알고리즘으로 추천되는 내용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영역 부문에서는 ▲‘상호작용에서 콘텐츠 기반의 소통을 하는’ ▲‘대면과 비대면 세계에 공존하며 각각의 강점을 활용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적 의사소통에 친숙한’으로 나타났다. 친구가 게시한 글에 대한 응답, 게시물 공유 등 콘텐츠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온라인 상에서 그룹대화 같은 집단적 의사소통에 익숙하고 이를 목적별로 활용하는데 능숙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 중학생은 스마트폰을 매개로 대면, 비대면 세계의 인위적 구분이 없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가치도 중요하게 생각해 각각의 강점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도재우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알파세대가 향후 10년간 교육정책의 주요 수요자임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가) 이들에 대한 이해증진과 학습자 중심 맞춤형 교육 개발에 참고할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학습자 이해를 도모하는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7일 서울 금천구 소재 대교협 대회의실에서 박상규(중앙대 총장) 제28대 회장 취임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정성택(전남대 총장)·변창훈(대구한의대 총장)·곽호상(국립금오공대 총장) 부회장 등 신임 회장단과 함께 직전 회장인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참석한다. 박 회장은 미리 공개한 취임사를 통해“좋은 말들로 인사를 드리기 어려울 만큼 혼란스러운 시기다. 고질적인 대학의 재정 문제, 학령인구 절벽 시대, 의대 정원과 RD 예산 삭감, 무전공 제도 도입 등 연일 고등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며 “이토록 중대한 시기에 회장직을 맡게 돼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임기는 3월 1일부터 1년이다. 박 회장은 임기 동안 눈앞의 이슈 해결은 물론, 대학들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등록금 관련 규제 개선 ▲고등교육 재정지원 확충 ▲대학 자율성 확보를 위한 각종 규제 개혁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들었다. 1961년생인 박 회장은 중앙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통계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미국 버팔로대(State University of New York, Buffalo)에서 통계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5년부터 중앙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입학처장, 기획처장, 미래기획단장, 행정부총장 등 보직을 두루 거치고 2020년부터 중앙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또한 전국대학교 기획처장협의회 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위원, 한국장학재단 비상임이사, 교육부-대교협 고등교육정책 공동 TF 위원, 교육부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및 의약품심사자문단 위원, 교육부 구조개혁위원회(제5기, 제6기) 위원, 한국대학스포츠협회 부회장, 한국공학교육학회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보존기한이 졸업 후 4년으로 늘어난다. 또 학생부 내에서 분산기재되던 학교폭력 조치사항도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교육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1일부터 시행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규칙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조치 6호(출석정지), 7호(학급교체), 8호(전학) 등의 조치를 받으면 졸업 후 2년에서 4년까지 해당 사항이 보존된다. 4호(사회봉사), 5호(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는 기존 졸업 후 2년 보존이 그대로 유지된다. 또한 4호~7호 조치에 적용되던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한 삭제도 강화됐다. 그동안 담임교사 의견서와 가해 학생 선도조치 확인서 등으로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피해학생 동의서, 진행 중인 소송의 가해학생 불복 상황 등도 확인하도록 했다. 사실상 가해학생의 진정성을 살핀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2024학년도 초·중·고 신입생부터 학생부에 ‘학교폭력 조치사항 관리’란을 신설해 학생의 모든 학폭 사항이 통합 기록, 관리된다. 이제까지는 학교폭력 가해조치 1호(서면사과), 2호(접촉·협박·보복 금지), 3호(학교봉사)와 7호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에, 4~6호 처분은 ‘출결상황 특기사항’란에, 9호(퇴학)은 ‘인적·학적 특기사항’란에 분산 기재돼 왔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시행규칙 개정으로 가해학생의 조치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기간을 연장함으로써 학교폭력 가해 시 진학 및 졸업 이후까지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높여 학교폭력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고등학교 때 저지른 학폭의 경우 대입시는 물론 취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 특히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게 될 2026학년도 대입시부터는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학생부, 수능, 논술, 실기실적 위주의 전형에서 필수적으로 반영하도록 돼 있어 학폭사항 기재의 영향력이 커졌다.
한국교총이 특수교사 호봉 획정 시 특수아동 전담기관에서 교사로 근무한 경력에 대한 인정비율 상향 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수교사 호봉 획정 시 장애전담 어린이집 등 근무경력 인정 비율 상향 요구서’를 교육부에 제시했다. 특수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간과한 채 종사했던 기관 형태에 따라서만 근무경력을 인정하다 보니 ‘상법’에 따른 회사 근무경력 인정 비율(4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최근에도유사 사례가 발생했다. 특수학교(초등)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장애전담 어린이집에서 특수학급 담임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교사가 어린이집 근무 당시 교원자격증이 유치원 자격증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존 100% 인정 경력을 30%로 하향 조정해 환수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교총은 이에 대해 교사로서의 근무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임용 전 경력을 다양하게 인정하고 있는 현 제도(교육공무원 호봉획정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의 취지에 비춰볼 때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종교법인 교육활동 60%, 일반 기업 근무경력 40%를 인정받는 것과 비교해서도 어린이집 근무경력 30% 인정은 불평등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당시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특수교사의 외부경력 인정 불평등에 대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장승혁 교총 교원정책국장은 “특수교사 자격 소지자는 전공 특성상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근무하는 기관의 명칭과 설립 형태를 막론하고 특수교육의 본질과 유사한 관련 분야 종사율이 매우 높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불평등이 전문성을 높이려는 특수교사의 의지와 사기를 꺾고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엄성용 기자
서울신정초(교장 이태구) 1학년 5반 이소영 담임 선생님이 5일 입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배부하고 있다.
정부가 대학생 국가장학금 대상과 근로장학금 대상을 확대하고, 주거장학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경기 광명 소재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국가장학금과 근로장학금 확대, 주거장학금 신설 등 ‘3종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날 청년들은 ▲근로장학금 확대 ▲국가장학금 확대 ▲기숙사비 결제 방식 다양화 및 월세 부담 완화 ▲양육비 선지급제 ▲해외여행 안전과 청년 해외 교류 확대 ▲마음 건강 지원 확대 ▲체육시설 문화비 소득공제 확대 ▲청년도약계좌 개선 ▲출산장려금 세제지원 등을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우선 전체 200만 명의 대학 재학생 가운데 현재 100만 명이 받는 국가장학금 수혜대상을 150만 명까지 늘리겠다”며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근로장학금은 지난해 12만 명 규모에서 올해 14만 명으로 늘렸는데, 내년에는 20만 명까지 대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 100만 명에 해당하는 학자금 지원 ‘8구간 이하’에서 150만 명(73%)에 해당하는 학자금 지원 ‘9구간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확인되고 있다. 근로장학생 지원단가는 지난해 교내 9620원, 교외 1만1150원에서 올해 교내 9860원, 교외 1만222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주거장학금’도 신설해 연간 240만 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기초·차상위계층으로, 현재 주거지를 떠난 대학 재학생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도권 지역에서 월 30만 원대에 지낼 수 있는 4곳의 연합기숙사를 착공하고, 대학과 카드사 등 협의를 통해 기숙사비 카드 결제도 확대한다. 또한 ‘K-패스’를 통한 대중교통비 환급(15~60회 사용 시 지출금액 30%), 청년문화예술패스(최대 15만원) 등 문화비 지원 등 방안도 제시했다. 체험·관광·통학 등 이유로 주소지가 아닌 타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만큼 ‘생활인구’에 기반한 청년 혜택 제공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교총이 새 학년 신학기를 맞아 11대 교권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교총은 5일 “모든 학생과 학습권의 보장은 교권확립에서 시작된다”며 “11대 교권 입법 및 제도 개선을 관철하기 위해 대국회, 대정부 총력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이 밝힌 11대 과제는 ▲교원 순직 인정 제도 개선 ▲교실 내 몰래 녹음 근절 ▲학부모 민원에 의한 무분별한 담임 교체 근절 ▲아동복지법 개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자 처벌을 위한 교원지위법 개정 ▲교권보호위 결정에 대한 교원 이의제기 절차 마련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학교안전법 개정 ▲(가칭) 위기학생대응지원법 제정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육(지원)청 이관 등이다. 교총은 교원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까다롭고 소극적인 순직 인정 절차로 인해 일반직이나 다른 특수 직역의 공무원에 비해 낮은 순직인정률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는 유족에게 순직 인정 책임을 지우는 것에 대한 개선과 공무원재해보상심위원회에 교원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지난해 논란이 됐던 교실 내 몰래 녹음에 대한 근절 방안 마련도 개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수업 중 몰래한 녹음 파일의 증거 채택이 인정돼 지난달 1일 주호민 작가의 자녀를 아동학대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특수교사의 구명을 위해 탄원 서명운동을 전개 중이다. 아울러 교총은 악의적, 반복적으로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것을 교권침해로 규정해 강력히 처벌하고, 담임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교원 인사자문위원회에서 내용을 살펴 무분별한 요구를 걸러낼 수 있도록 합당한 절차마련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학교내 설치 된 성고충심의위원회가 교원 간, 교원과 학생 간 성관련 문제에 대해 전문성도 없는 교원이 조사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련 위원회를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인천, 대전, 충남 등에서는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이를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교권 5법 개정을 주도해 관철시킨 교총은 올해도 교권 입법 과제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과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아동학대 면책, 무죄나 무혐의 시 아동통합정보시스템에서 정보 즉시 삭제 등을 담은 아동복지법 개정과 학부모 등 보호자가 먼저 아동학대를 인지하거나 의심해 학교에 알린 경우 아동학대 신고의무 대상에서 교원을 제외하는 아동학대처벌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학부모 등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처벌 규정 마련과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에 대한 교원 이의절차 마련 등을 위한 교원지위법 개정 역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학교폭력의 정의를 학교 교육 활동 중으로 조정해 방과후나 가족 여행 등에서 발생한 사안까지 학교가 맡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과 학교 안전 사고 시 학생 보상 범위와 금액의 현실화, 교원 책임 감면을 위한 학교안전사고예방법 개정도 과제로 제시하는 한편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조기 지원을 통한 학습권과 교권 보호를 보장하는 (가칭)위기학생대응지원법 제정도 촉구했다. 여난실 교총 회장직무대행은 “지난해 서울서이초 선생님 등의 희생으로 교권 보호를 위한 입법, 정책들이 마련돼 올해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며 “이를 안착시키는 보완, 지원 강화와 함께 국회, 시·도교육청이 후속 입법과 제도 마련에 나선다면 온전한 교육권 보장과 학습권 보호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변인 직무대리에구연희 인재정책실 지역인재정책관이발탁됐다고 5일 밝혔다. 구 씨는 이날부터 후임 발령 때까지 지역인재정책관과 대변인 직무대리를 겸임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인재정책실 지역인재정책관으로부임해 ‘글로컬대학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 Education, RISE)’ 등을 담당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첫 글로컬대학 지정 사업 등을 무난하게 진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구 직무대리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 김문희에 이어 두 번째 교육부 여성 대변인이 된다. 대변인이 실장급으로 격상된 후로는 최초다. 다만 교육부 대변인의 ‘겸임 체제’는 2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전날까지는 박성민 기획조정실장이 대변인 직무대리를 겸임했다. 박 실장은 지난해 7월 31일 교육부 초대 실장급 대변인으로 임명돼 6개월 정도를 담당하다 올 2월 2일 자리를 옮겼다. 박 실장은 대변인이었던 올 1월부터 2월 1일까지 기조실장을 겸임한 바 있다. 교육부는 “대변인이 실장급으로 격상된 후 인사 검증이 강화된 이유”라고 전했다.
최근 자기개발과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교원의 대학원 진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에 따른 복무처리나 휴직·승진평정 반영 등에 대한 사항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원 수강 복무처리 가. 주간 대학원 교육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출·조퇴·연가 등을 활용하여 기관장의 허가를 받는 경우에는 수강이 가능합니다. 다만 본인의 연가일수를 초과한 대학원 수학은 금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장 허가를 받지 않고 근무시간 중 대학원을 수강해 취득한 석사 또는 박사 학위논문은 원칙적으로 연구실적평정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나. 야간 또는 계절제 대학원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한 학교장의 허가를 받고 출장(연수)으로 처리합니다. 출장비는 지급이 불가합니다. 다만 야간제 대학원이라도 장거리 수강이나 주간 대학원의 수업 시간대에 운영되는 경우에는 학교장의 판단에 의해 주간 대학원 복무방식(외출·조퇴·연가 등)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연수휴직 가. 휴직 요건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연수하게 된 경우로, 석사·박사과정이 있는 대학원 등에서 학위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다만 야간수업·계절수업·시간수업은 제외됩니다. 또한 휴직 허가 여부는 교원 수급 사정 등을 고려해 교육청이 별도의 기준을 정하거나 고려해서 결정합니다. ※ 대학원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학위논문 작성을 위한 새로운 휴직은 불가. 연구소나 대학원에서 박사 후 연수과정 수행 시에는 휴직이 가능하나 연구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사유의 휴직은 불가. 나. 휴직기간: 3년 이내 다. 처우 1) 경력평정: 50% 산입 2) 호봉승급: 휴직기간 중 승급제한. 다만 상위자격 학위를 취득한 경우 휴직기간에 대해 100% 연구경력으로 인정해 호봉 재획정. 수료만 한 경우에는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아 호봉에 반영되지 않음. 3) 보수: 봉급 및 수당 지급 안 함. 학위취득실적평정 •해당 직위에서 석사 또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 그중 하나를 평정대상으로 함. 전직된 경우 전직 이전의 직위 중 학위취득실적을 포함하여 평정. 교원으로 임용되기 이전에 취득한 학위논문은 불인정. •다만 대학원 성적으로 자격연수성적을 대체한 경우에는 학위취득실적평정 대상에서 제외. •학위취득실적평정점은 3점을 초과할 수 없음. 교원의 대학원 수강 QA Q. 교육학 박사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연수휴직 중 대학으로부터 출강 의뢰 및 겸임교수로 추천을 받았을 때 출강 및 겸임교수 임용이 가능한가요? A. 휴직 중이라도 교원으로서의 복무는 적용받아야 하므로 겸직은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주당 강의시수나 겸임교수로서의 업무 등을 파악해 담당 직무수행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지 여부를 임용권자가 판단해 겸직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Q. 교육행정(연구)기간에 파견된 교사의 계절제 대학원 수강은 복무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방학이 없는 기관에 파견 근무 중인 교사가 계절제 대학원을 수강하는 경우에는 주간 대학원 복무처리와 같이 외출·조퇴·연가 등의 복무규정을 적용해야 합니다. Q. 대학원 석사과정 수학 중 임용돼 임용 후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석사학위 취득기간이 호봉에 추후 반영되는지요? A.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연구경력으로 해당돼 100% 호봉에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용 후의 교원경력과 대학원 수학기간인 연구경력이 중복될 때에는 그중 유리한 경력 하나만 인정됩니다. 따라서 임용 후 석사학위를 취득했다면, 임용 전 실제 대학원 수학기간에 대해서만 경력으로 인정해 호봉에 반영됩니다. Q. 로스쿨 입학을 위한 연수휴직이 가능한지요? A.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을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으로서 전문직업분야 인력양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어, 현재 로스쿨 연수 목적의 휴직은 불가합니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3월이 오면, 누구나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단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특히 학교는 신입생, 전입해 온 선생님들을 맞이하며 긍정적인 변화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고 싶다. 그런 마음은 예전부터 사용하던 가정통신문의 서식을 바꿔본다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하는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이런 좋은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 뜻하지 않게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정통신문이나 학교 홈페이지 등에 사용한 ‘폰트(서체)’와 관련된 저작권 분쟁이다. 이런 폰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전국 학교가 몸살을 겪은 일도 있었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식은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심심치 않게 학교 현장에서는 서체디자인회사가 선임한 법무법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받았다며 걱정 가득한 연락을 받는 일이 있다. ‘폰트’와 ‘폰트 파일’ 먼저 법에서는 이러한 폰트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판례는 ‘우리 「저작권법」은 서체도안의 저작물성이나 보호의 내용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며, 실용적인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창작된 응용 미술작품은 거기에 미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실용적인 기능과 별도로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적 특성이나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대법원 1996.8.23. 선고 94누5632 판결 참조)’라고 한다. 즉 글씨의 모양을 이용한 예술영역이 아니라 단순히 문서작성을 위해 사용한 서체 자체는 저작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폰트는 마음대로 쓰면 된다는 말 아닐까? 대체 왜 폰트에 관한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컴퓨터에서 해당 폰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폰트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 프로그램인 ‘폰트 파일’이 컴퓨터에 설치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폰트 파일’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므로 저작권으로 보호받는다(대법원 2001.6.29. 선고 99다23246 판결 참조). 그렇기에 폰트 파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유료로 구매하거나 혹은 허용된 라이선스 범위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유료 폰트 파일을 불법적으로 다운받아 사용하거나, 개인용이라는 라이선스 범위를 넘어 학교 업무용으로 사용한다면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이다. 법원의 판단 사례 이런 ‘폰트’와 ‘폰트 파일’에 대한 법적인 판단에 따라 유사한 사건이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01_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가정통신문에 문제가 된 폰트가 사용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가정통신문은 학교에서 작성한 공문서이고, 학교의 정보를 학부모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 이를 작성한 사람도 교직원이고, 학교 업무시간 중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안에 폰트 파일이 다운 및 설치되어 있고, 이를 통해 문제가 된 폰트가 사용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결국 학교가 폰트 파일을 무단으로 이용한 주체가 된다. 위 사례와 유사한 인천광역시교육청과 서체디자인회사 사이의 소송에서 법원은 같은 취지로 서체디자인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8.1.9. 선고 2017나33081 판결 참조). #02_ 이번엔 다른 예시를 생각해 보자. 학교에서 홈페이지 디자인을 외부업체에 의뢰하였고, 외부업체에서 문제가 된 폰트를 사용해 학교 홈페이지를 꾸몄다. 이렇게 외부업체에서 만들었으므로, 폰트 파일을 설치해서 사용한 것은 외부업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학교는 애초에 폰트 파일을 사용한 사실 자체도 없으니,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유사한 사례인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서체디자인회사 사이의 소송에서 법원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손을 들어주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9.10.18. 선고 2019나32013 판결 참조). 결국 폰트에 관한 법적인 분쟁이 발생했을 때 문제가 된 문서의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 학교 소속 직원에 의해서 작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내에 폰트 파일이 설치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의해 학교의 저작권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종종 서체디자인회사 측은 학생들이나 외부인들과 같은 개인들이 작성한 것이 명백한 학교 홈페이지 글에 대해서도 문제된 폰트가 사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가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일이 있다. 그렇기에 학교는 앞서 설명한 내용을 잘 기억해 적절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학교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학교가 서체디자인회사 측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고, 이를 점검해 보았더니 실제로 교직원이 학교 컴퓨터에서 폰트 파일을 다운받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확인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서체디자인회사는 학교가 다수의 폰트를 이용할 수 있는 폰트 파일 패키지를 구매하라는 조건으로 합의하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서 사용한 문제가 된 폰트 파일은 서체디자인회사가 구매를 요구하는 패키지에 포함된 폰트 파일 중 몇 가지 정도에 불과하고, 이를 이용해 작성한 문서도 극히 일부분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 때문에 학교로서는 서체디자인회사가 패키지 전체 가격을 요구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 앞서 소개한 인천광역시교육청과 서체디자인회사의 소송에서 서체디자인회사는 400~500만 원의 금액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에서 인정한 금액은 100만 원 정도였다. 사실 이러한 금액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학교의 예산은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고, 학교장이라고 하여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서체디자인회사의 합의 요청에 곧장 응하기도 어려움이 있다. 이런 경우 한국저작권위원회로 조정을 요청하는 방법이 가장 공식적인 방법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을 통해 운영되는 곳으로,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을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저작권법」 제112조·제113조). 다만 학교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이와 별도로 교육부가 운영하는 교육저작권지원센터도 있으니, 이곳에 먼저 연락하여 상담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폰트 저작권 분쟁의 예방 방법 앞서 설명한 교육저작권지원센터는 교육저작권에 대한 상담이나 법률지원 외에도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는 학교 폰트 분쟁 예방을 위한 ‘폰트 점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으니, 혹여나 학교에서 사용하는 폰트 중 분쟁위험이 있는 폰트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이를 이용해 보도록 하자. 그 외에도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2023년부터는 아예 저작권에 대한 걱정 없이 학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폰트를 자체적으로 제공한다. 현재 114개의 폰트 234종이 있고, 이 역시 교육저작권지원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공교육’ 발전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교육발전은 ‘특구’라는 기제를 통해 지역교육 혁신에 필요한 여러 가지 규제를 혁파함으로써 공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의 인구유출을 억제하고, 결혼과 출산을 촉진시키며, 지역산업에 요구되는 우수인재를 양성해서 산업체에 공급하고, 나아가 주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하게끔 하겠다는 것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도입배경과 정책 메커니즘 그리고 지향하는 목표들은 오랫동안 정책입안자들이 늘 고민해 오던 것이었다. NURI 사업, RISE 사업, 글로컬 사업 등이 특구사업과 같은 문제인식과 정책목표로 추진되었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번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고등교육 차원에서 더 나아가 K-12 교육 그리고 영·유아교육까지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의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 거대한 정책의 성공에 기대가 크다. 따라서 제대로 성공하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정치한 정책설계와 강력한 주도 그룹, 이를 실무적으로 이끌어갈 행정지원체제, 그리고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수반되는 재정의 확보·투자계획 등이 필요하다. 지역발전의 두 축과 순환론 지역발전에는 크게 두 가지 축이 있다. 바로 ‘산업(먹거리)’과 ‘사람(인재)’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국가산업공단을 만들겠다, 대기업을 유치한다, 공공기관을 유치한다, 철도를 건설하겠다, 국도·지방도를 건설하겠다는 등 일자리 마련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 위주의 선거공약들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중앙정부·국회 등과 부단히 접촉하고 설득하고 있다. 또 이러한 성과들이 바로 시장·군수들의 가장 큰 업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정작 우수인재 양성과 지역인재 유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왜 그럴까? 분명히 인구절벽이니 지역소멸이니 위기라고 외치면서도 지방선거에서는 누구도(?) 아이를 잘 기르고 교육을 잘 시키겠다는 공약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교육과 인재양성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또 유권자들에게 어필되지 않으니까 무관심 상태였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법적인 독립과 구분 때문이기도 했다. 필자는 2022년 지방선거에 도교육감 후보로 출마했었다. 도 단위 선거라서 사실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후보의 정책을 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필자가 출마한 도 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장(시장·군수) 후보들과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지역발전에는 산업뿐만 아니라 교육도 중요하니까 교육감 후보의 교육정책 공약에 동의한다면 선거 후 그 시장·군수-교육감 간에 MOU를 체결하고, 그 시·군에 우선적으로 교육투자를 하려고 했다. 지금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안타깝게도 보수후보든 진보후보든 단 한 명의 후보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역발전을 위해 ‘먹거리’와 ‘사람’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장착하면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출생 및 유입), 이들을 우수인력으로 길러서(우수 교육), 그 지역의 산업체에 취업하여, 생산활동(나은 일자리)을 하게 된다. 이제까지 지역산업 인력정책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의 ‘순환론’에 빠져있었다. 교육계는 ‘일자리 우선론’(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그 지역에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오고) 입장이었으며, 산업계는 ‘인재 우선론’(우수한 인력이 없으니까 산업발전이 어려움)이었다. 대학에서 취업 업무를 해보면 알 수 있다. 졸업생들은 근무조건이 열악한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직하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에 지역산업체는 우수인력은 모두 수도권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무엇이 우선일까? 대학에서 외국 우수 학자(인재) 유치 업무를 해본 적이 있는데, 자녀교육 여건이 매우 중요했다. 포항에 포항제철을 건설하면서 제철초·제철중·제철고를 만들고, 포항공과대학도 동시에 설립하였다. 우수인재가 그 지역에 유입되고, 정주하기 위해서는 자녀교육 환경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교육발전특구사업은 ‘일자리론’과 ‘인재론’의 순환고리를 하나로 합치는 정책 기제를 만들었다. 지방자치단체·교육청·대학·지역산업체 등 지역 주체가 산·학·관 협력을 통해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원하여 저출산을 해결하여 지역균형 발전을 하고자 한다. 논리적으로는 타당한 정책으로 보이는 교육발전특구사업이 실질적으로 적합한 정책설계를 하고, 다양한 주체 간 협력체제를 만들어 실제로 정책 효과를 내도록 가동되기에는 더 강력한 추진력(리더십)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교육발전특구사업의 주관과 책임 지역의 행정에는 일반행정(종합행정)을 하는 일반 지방자치단체(시장·군수·도지사 등)가 있고, 교육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교육감)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 일부 서로 협력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교육행정(정책)은 전문성·자주성 확보라는 이름하에 든든한 장벽을 치고 스스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칩거했다. 이번 교육특구사업은 기존의 자치법령체계 안에서 이 장벽을 철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중요하고도 큰 역할을 맡을 것인지, 지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사람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지역발전에 핵심적인 5자간 서로 협력해 봐라’ 그리고 ‘우리 다 같이 모여서 잘해봅시다’라고 해서만은 안 된다. 실제 이끌어갈 총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것도 강력한 권한이 있고, 실제 영향력이 있는 주체 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와 시·도교육청, 지역산업체와 대학 등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역의 5주체 중에서 누가 협력발전체제를 이끌고 앞장서야 할까? 어쩌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시도이다. 사실 지역에서 이 5자가 서로 만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그리고 지방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책으로 실효성이 얼마나 될까 싶다. 자칫 교육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교육계가 잘못해서 인구감소에 대해 책임을 고스란히 안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최근 교육부의 국립대학 사무국장직 폐지 움직임처럼 대학 개혁을 가로막는 것이 마치 사무국장 탓인 것처럼 왜곡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국가인적자원개발(NHRD) 업무를 주관한 적이 있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관련 각 부처를 아우르는 국가인적자원개발 부총리를 두어 총괄하게 하였고, 지방에는 지역인적자원개발을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만들게 했다. 사실 이렇게 했는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교육발전특구사업은 지역의 관련 주체들이 스스로 논의하고 합의해서 거버넌스를 만들라는 입장이다. 올해는 시범사업 시기이니까 22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지역의 혁신성·창의성·리더십·협력성을 발휘해서 이 사업에 성공하는 시·군·구가 10여 개라도 나와 모델링이 되었으면 한다. 특구로서의 성공요인 우리나라에는 교육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산업·문화 등에서 각종 특구사업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실효성이 있는 것이 경제자유특구이다. 교육분야에서는 교육복지투자우선사업(교복투)이 그래도 가장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구사업의 성공요인은 바로 규제 혁파와 재정 투입이다. 정부예산이든 민간재원이든 그 지역에 투자할 돈을 끌어오는 게 관건이다. 이번의 교육발전특구사업도 여러 교육규제를 풀어주고 교육재정(특별교부금)이든 일반재정(지자체)이든 예산을 지원하겠다고는 한다. 그러나 사실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규제를 풀 것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특목고 유치나 자사고 설립, 심지어 국제학교 설립 등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런 형태의 학교 설립은 불허하는 입장이고, 공립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자율형 공립고(자공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교육규제를 푼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왜 공립고 개혁이 아니라 이러한 형태의 학교 설립을 선호할까를 보면 답이 보일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특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하게 취급한다는 의미이다. 이 특별한 대우는 바로 예산투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도교육감 선거 당시 정책공약으로 ‘경북형 유보통합’을 제시했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니까 유보통합이 난망하지만, 시·군 단위에서의 유보통합은 시·도교육청 예산만으로도 충분히 재정 충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유보통합과 영·유아양육 그리고 교육국가책임제만 해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 교육특구사업을 위한 예산지원 규모는 너무 작다. 물론 이제 시범사업 기간이고, 기획재정부로부터 국비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국가예산 배분은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교육특구사업을 보면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상이몽인 것 같다.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더 많은 역할과 재원 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반대로 국가로부터 예산(국비)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정책 입안과 수행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데도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행정력이다. 정책도입단계에서 정책목표가 주어지고 기본 얼개만 던져놓는다고 저절로 도입되고 작동되는 것이 아니다. 실무적인 행정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만 5세 아동의 초등학교 입학정책 사례처럼 필요성도 있고 목표도 타당하지만 어떤 수순으로, 어떤 이해관계집단을, 어떤 논리와 감성으로, 어떻게 설득하고 타협할지도 중요하다. 어쩌면 이 특구사업의 마지막 완성의 방점이 실무적인 추진력과 행정기획력에 있지 않을까? 시대적으로 성공해야 할 사업 교육발전특구사업이 교육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에 대한 정치·사회 대책으로 나왔고, 이를 주도하는 곳이 지방시대위원회로서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대적으로 적절한 문제인식이고 타당한 정책이지만, 종으로는 영유아부터 초·중등교육-고등교육-산학협력을 꿰뚫는 프로젝트이고, 횡으로는 지방자치단체-시·도교육청-고등교육기관-지역산업체-사회단체 등을 엮는 거대한 정책어젠더로서 초유의 시도이다. 요구되는 재정 규모도 제대로 하려면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처럼 앞서가는 모델이 만들어지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지방자치의 장점이 좋은 것은 따라 하는 것이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정권과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 계속되는 정책이 되길 바란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통해 저출산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지역의 교육발전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는 국가 프로젝트이다. 또한 지자체·교육청·대학·지역산업체 등 지역 주체가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원하는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일반행정을 포함한 지역의 모든 주체가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화된 교육혁신을 이끌고, 이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하는 지역협력과제이다. 즉 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대학·공공기관·지역기업 등이 참여하는 일반자치-교육자치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지역 프로그램이다. 교육발전특구의 가능성 교육발전특구는 여러 측면에서 정책적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대학에 진학하고, 취·창업하여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는 지역교육생태계 조성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교육력 제고를 위한 지방정부의 지원과 책무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지역의 수요와 여건에 맞는 상향식 지역교육 전략과 과제를 자율적으로 수립·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교육규제를 완화 또는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넷째, 지역 내 유치원-초등학교-중등학교-지역대학-지역산업체 등과의 연계협력체제를 강화할 수 있다. 교육발전특구는 유아부터 대학에 이르는 종합적·체계적 지역교육 발전전략 구상과 실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내실화를 통해 학부모 수요에 부응하는 양질의 보육 및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지역의 좋은 학교 육성을 위해 협력하고, 보다 많은 지자체의 교육경비지원을 유도할 수 있다. 셋째, 학업·진학·과학기술교육·직업교육·예체능교육 및 최신 분야 학습 등 지역 맞춤형교육을 제공하여 개별학생 맞춤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넷째, 지역인재특별전형 확대와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정주를 유도할 수 있다. 다섯째, 학교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혁신을 위해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체의 우수 인력과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교육발전특구 사례 교육발전특구는 지역마다 그 여건과 상황이 달라서 그 추진전략과 사업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시범지역 선정과정에서 다양한 특구 유형과 사례 분석을 통해 교육발전특구의 효과적인 모델들을 창출·확산할 필요가 있다. 아래에서는 최근 필자가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달성군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운영연구’에서 제안한 핵심 사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술한 교육발전특구의 의의와 효과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 달성군 교육발전특구 전략과 과제 달성군은 대구광역시에 소재한 군 지역이다. 달성군은 대구광역시에서 평균 연령이 적은 지역이며, 청장년층의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지역으로 부모들의 아이 돌봄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달성아이통합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하여 달성군 아이 돌봄 및 늘봄학교를 지원할 거점센터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아울러 달성군은 달성복지재단·달성교육재단·지역대학 등과의 협약을 통해 늘봄학교를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단위학교에서의 돌봄학교 운영을 지원하거나, 달성아이통합지원센터에서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달성군은 첨단산업단지가 입지해 있고, 5개 국책연구기관과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지역대학이 상주해 있는 지역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임직원 자녀들을 위한 명품 고등학교 조성이 필수적인 지역이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대학 및 공공기관 협약형 일반고(자공고 2.0) 추진으로 진로 트랙형 정규교육과정 및 고교학점제 공동교육과정의 운영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 대학·공공기관 협약형 진로 트랙별 교육과정 운영 예시 자공고 2.0 추진과 함께 달성군은 지역산업체 및 공공연구기관 입지 등을 고려하여 공공기관, 대학협약형 융복합/하이테크 전문연구원 양성 및 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DGIST, 대구지역 공과대학 및 공공(연구)기관과의 협약을 맺고 특성화고 및 일반고 직업반을 대상으로 융복합 전공교과목, 캡스톤 디자인 및 공공(연구)기관 현장 인턴십도 운영할 계획이다. 달성군은 진로 트랙형 자공고 2.0 또는 융복합/하이테크 특성화고 및 일반계 직업반 프로그램을 초·중학교까지 확대·적용하여 법무 및 프로파일러, 공공의료, AI, 크리에이터, K-컬쳐, 기업경영 및 창업 등 관내 초·중학생 수요 맞춤형 창의적체험활동 및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달성군은 디지털 및 AI 시대를 살아갈 지역 학생들에게 지역대학의 AI 교육센터 등과 연계한 디지털 초등 영재육성을 위한 캠프, 중학생 대상 AI·SW 진로탐색캠프를 개설·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디지털 관련 1인(학생) 1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교 정보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고등학생의 디지털 분야 대학 전공 수강 허용을 통한 AP 과정 또는 고교학점제 과목 이수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달성군은 이주노동자와 가족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초·중학교에 중도이주·다문화학생지원센터 설치하고, 대학협약형(예: 계명대 대구경북사회혁신지원단, 대학별 한국어학당 등) 중도입국학생 및 다문화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과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학생 지원을 위한 외국인 대학생 멘토링제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유치원-초등학교-중등학교-지역대학-지역산업체 등과의 연계협력체제를 강화하여 지역 교육력 제고와 지역 정주 조건을 구축하는 국가-지역 협력 프로젝트로서 정책적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만간 정부는 2월교육발전특구를 위한 시범지역을 선정·발표했다. 교육발전특구의 연착륙을 위해 정부는 각 지자체에서 제출한 교육발전특구 기획서를 종합적·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특구 유형별 모델과 사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시범 지정된 교육발전특구에 대한 전문적 컨설팅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인성이 경쟁력이다. 아무리 AI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결국 성패는 인성에서 좌우된다. 손흥민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실력보다 뛰어났던 인성 덕분이다. 누구나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는 것 또한 인성교육. 개념 자체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데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그럼에도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인성교육의 꽃을 피운 학교가 있다. ‘온·화·함’ 교육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대전 목상초등학교에서 해법을 찾아본다. 바르고 따뜻한 인성을 가진 실천하는 교육공동체 목상초는 대전시 외곽의 대덕 제3산업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한부모 및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아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많은 소규모학교. 특히 3교대 근무를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보니 불규칙한 생활로 방임되는 학생들 역시 많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심리·정서적 지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 고심하던 학교는 지난해 인성교육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고, 시행 1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 비결이 뭘까? 키워드는 온(溫)·화(和)·함(咸)이다.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의미의 단어지만, 한자어 개념을 살려 바르고 따뜻한 인성을 가지고 진정한 어울림을 통해 함께 실천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바람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온’은 ▲바른 인성과 아름다움을 알고 실천하기,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자아존중감 높이기, ▲인성 핵심가치 함양하기 등에 목표를 둔다. ‘화’는 ▲상호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진정한 예의 알기, ▲건전한 또래문화가 있는 학교 만들기, ▲우정과 협력의 즐거움 체험하기 등이며, ‘함’에서는 ▲학교에서 배움을 실제 삶으로 연결하기,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바른 인성의 중요성을 알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선 인성교육 기반을 튼튼히 한 뒤 교육과정을 구안하고 학교수업과 연계를 시도했다. 학년별 인성교육 수업시수를 확대하고, 주제중심 프로젝트를 재구성하여 수업에 적용했다. 인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하지만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힘든 것이 사실. 목상초는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달라졌다.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전교육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초등 저학년 인성실태조사에서 공동체역량과 자기관리역량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육개발원(KEDI) 인성검사에서도 심리적감성역량과 공동체역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어떻게 시행 1년여 만에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목상초 학교구성원 모두가 혼신의 힘을 쏟았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생활과 연계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 우선 일종의 인성 실천활동 기록장인 ‘목상행복통장’이 눈에 띈다. 학교 측이 제시한 인성교육 활동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기놀이 등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활동도 포함돼 있다. 목상초 대표적 인성교육 활동 행복해효(孝)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실천하는 행복해효(孝) 역시 목상초의 대표적 인성교육 활동이다. 부모 사랑과 공경으로부터 시작해 가정·이웃·공동체 및 나라를 한 몸으로 여기는 효의 의미를 인성교육이라는 큰 틀에 담았다. 예컨대 3월은 설레여효(孝), 4월 소중해효(孝), 5월 사랑해효(孝), 6월 감사해효(孝) 등을 주제로 정해 활동에 옮겼다. 그달의 주제는 전교어린이회에서 정한다. 이후 주제별 실천내용을 각 학급과 복도에 게시한다. 학교 방송부는 이를 영상으로 제작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내용도 다양해 어떤 달은 주제에 맞는 드라마를 선보이기도 하고, 따라부르기 쉬운 동요를 제작하거나 영상편지를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4월에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보호해요! 동물의 숲’과 ‘높임말 송’을 제작했고, 가정의 달 5월에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는 ‘돼지책’ 이야기 영상과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 편지’를 제작했다. 이렇게 이뤄진 인성활동은 온화함 소식지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돼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가정과 연계되도록 했다. 인성교육 활동 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친구사랑 라디오 방송 행사다. 친구와 나누고 싶은 기억이나 하고 싶은 마음속 말을 사연으로 적어 보내면 아침시간에 교내 방송으로 사연이 소개된다. 사연이 채택된 반에는 간식이 제공되다 보니 방송시간이면 교실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학생들이 보낸 사연은 대부분 채택돼 사실상 모든 학급에 아이스크림 등 간식이 제공된다고 학교 측은 귀띔했다. 라디오에 사연이 뽑힌 한 학생은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좋은 추억을 쌓았다”며 “친구에게 직접 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로 써서 전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기뻐했다. 이외에 매주 금요일 등굣길에는 전교어린이회와 학급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6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목상수호대’는 매일 아침걷기시간에 고운말 캠페인을 진행하고, 학교장과 만남을 통해 학생참여 지원활동과 또래 고민상담도 한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교사들도 화답했다. 인성교육 관련 수업시수를 늘리고 목상초만의 프로젝트 기반 교수·학습프로그램을 실천했다. 트리(TREE)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단계별로 차시 수업안에서 진행된다. 트리(TREE)는 각각 Think, Rethink, Experience, Extende의 앞 글자를 모은 것이다. 한미숙 연구부장은 “Think는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상황에 직면하는 단계이고, Rethink는 상황 안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도덕적 가치와 문제해결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인성요소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거나 자신의 생활태도를 성찰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Experience는 소통과 상호작용 활동을 통해 갈등해결을 경험하는 단계이며, Extende는 의사소통능력 및 생활실천을 하는 가치덕목을 내면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 부장은 “학교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인성 관련 계획 및 행사들이 일회성이 아닌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다. 교사들은 학년별 6개의 팀으로 구성된 전문적학습공동체와 교육청 지원을 받은 2개의 일상 수업나눔공동체를 통해 동료교사와 수업나눔을 공유하며 인성교육 중심 수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로 인성중심 생활교육 기반 마련 인성교육이 실생활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의 유기적인 관계형성이 관건이다. 목상초는 그간 소통과 존중의 관계형성을 통해 학교·교사·학부모가 학생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학생 성장을 위해 바른 교육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지역사회와 인성교육 협력활동도 활발하다. 한밭수목원·한국효문화진흥원 등 15개 이상 지역 유관기관으로부터 물적·인적지원을 받아 인성교육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목상초의 인성교육이 결실을 맺기까지 한영숙 교장의 리더십을 손꼽는 이들이 많다. 그는 매일 아침 등굣길 인사를 통해 학생 및 학부모와 자연스러운 만남을 갖는다. 특히 등교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주며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눈다. 친밀감도 높이고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쑥스러워 못 본 척 지나치던 학생들도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엔 먼저 달려와 인사를 할 정도로 변했다. 학생들과 소통에도 힘을 기울여 교장실에 ‘사랑의 과자’를 마련하고,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교장실이 있도록 했다. 대학원에서 상담교육을 전공한 한 교장은 교사들의 생활지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장실을 개방했는데, 이제는 누구에게나 부담없는 목상초의 사랑방이 됐다고 한다. 한 교장은 “선생님들이 열정적 노력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었다”라며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지역사회와 연계를 더 강화해 인성교육을 확장시키는데 주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3년 가을학기 강의를 시작할 때, 의대 등 다른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첫 강의에서 “재수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아예 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괜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자신들의 시험공부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대었다. 교무처에 연락하여 다른 교수들 수업에서도 이런 학생이 없도록 전체 공지가 나가도록 했다. 내가 담당한 강의 중에서 한 반은 25명 중 7명이, 다른 반은 25명 중 5명이 다음 수업부터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성적을 매기며 보니 이름이 남아 있었다. 모두 F 처리를 했더니, 그 탓인지 몰라도 역대 가장 낮은 강의 평가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평가와 무관하게 다음 학기에도 원칙대로 강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강의 평가가 낮더라도 일정 점수 이상만 취득하면 되는 정교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강사의 경우에는 점수가 낮으면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맡기지 않는 대학들도 있다. 이 때문에 강사들은 학생들의 요구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알고 있는 학생들이 강사를 상대로 수업 부담 감축을 포함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의 수업권 침해는 대학 내 공공연한 비밀이다. 때로는 정년보장을 받지 못한 부교수나 조교수들도 은근한 압박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 대상의 폭력이나 교사의 수업 및 생활지도 어려움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대학 교수의 수업권 침해는 아직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을 바탕으로 대학 수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해보고자 한다. #01_엄격한 수업 진행 교수 해고 유기화학 분야 최고의 권위자이며, 우수강의상 수상은 물론 뉴욕대학에서 가장 멋진 교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던 메이트랜드 존스(Maitland Jones Jr.) 교수가 2022학년도 봄학기를 끝으로 대학에서 해고되었다. 그는 2007년 프린스턴대학을 은퇴한 후, 1년 단위의 계약직 교수로 뉴욕대학에서 재직 중이었다. 2021년 봄학기에 대면수업을 진행했는데 수강생 350명 중 82명이 그의 해고를 원하는 청원을 대학에 제출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핵심은 가르치는 내용이 너무 어렵고, 그 결과 학점이 너무 낮게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 과목의 낮은 학점 때문에 의전원 진학이 어렵게 된 것이 청원 제출의 핵심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학 학장이 학생들 성적을 조정하거나 소급하여 수강신청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다. 주로 의사가 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기에 낮은 학점을 주었고, 유기화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없으며, 그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기에 자신의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차제에 가르치는 일을 그만둘 생각인데, “이런 일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여 명의 화학과 교수들이 그의 해고에 반발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그중 한 명인 나타니엘 트라셋(Nathaniel J. Traaseth)은 학생들의 탄원서 제출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이번 조치는 교수들이 엄한 기준에 따라 수업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정년보장을 받지 못한 교수들의 교육활동이 특히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Saul, 2022). 이는 우리나라 강사들, 그리고 정년보장 이전의 조교수나 부교수들에게도 적용되는 우려이다. #02_수업 수칙 준수 거부한 학생 때문에 사직서 제출한 교수 2021년 8월에는 미국 조지아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어윈 번스타인이 수업 도중 마스크 착용 때문에 사직하였다. 번스타인 교수는 ‘고급 심리학 세미나’ 강의를 개설하면서 ‘수업 중에 마스크 미착용 학생이 있으면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수칙을 제시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업에 임했고, 지적하자 다른 학생이 건넨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숨쉬기가 힘들다며 코를 내놓았다. 이에 바르게 착용해달라고 재차 요구했으나 듣지 않자 바로 강의를 중단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문지영, 2021). 기사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니 그의 나이가 88세, 우리 나이로 하면 구순이다. 대응책❶ _ 교수의 수업경영 역량 증진 필요 미국 대학은 종신제이기 때문에 종신을 보장받은 교수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대학이 해고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고령의 교수들이 많다. 위에서 든 두 사례도 고령의 교수이다. 어쩌면 고령의 교수가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주위의 젊은 교수들마저도 요새 학생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정년이 코앞인 한 여교수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20대 때 교수가 되었는데 자신은 늘 하이힐을 신고 다녔단다. 연구실은 계단 옆 3층이고, 강의실은 계단 옆 2층인데 1980년대에는 수업하러 연구실을 나서서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며 몇 걸음만 이동해도 2층 강의실이 조용해지더란다. 1990년대가 되니 거의 강의실 앞까지 도착했을 때 떠드는 소리가 사라지고 강의실이 조용해졌단다. 2000년대가 되니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떠들기를 멈췄고, 2010년대가 되니 교탁 앞에 서서 5초 이상 학생들을 바라보고 서 있어야 조용해지더란다. 지금은 강의를 시작할 테니 조용히 하라고 이야기해도 떠들기를 멈추지 않는단다. 교수 권위가 추락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총장 시절 수업 중에 강의실을 둘러본 적이 있다. 잠자는 학생들을 그대로 둔 채 강의하고 있는 교수들이 있어서 내게는 충격적이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떠드는 학생들보다는 더 낫기에 그냥 둔다고 했다. 지금은 교수라는 직위가 주는 권위는 사라진 시대이다. 교수가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수업 중에 학생들이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MZ세대에 적합한 수업경영역량을 갖춰야 한다. 과거의 순종적이던 학생을 잊고, 요즈음 학생들을 이해하며,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주어야 한다. 물론 비교육적인 방식으로 학생들과 타협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이 교수의 기대 수준에 맞게 열심히 하도록 교육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학습동기를 부여해야 하며, 삶을 어루만지는 소통도 해야 한다. 박남기(2017)의 최고의 교수법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 교수(교사)들에게 보탬이 될 것이다. 대응책❷ _ 교수 수업권 침해예방 및 처벌제도 마련 자신의 불안정한 지위, 학생들의 태도를 핑계 삼아 교수가 가르쳐야 할 내용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학생들과 타협하며, 비위를 맞추는 방식으로 수업을 대충 진행하면 학생들은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한 채 졸업하게 될 것이다. 포기하면 교수 마음도 편하고 학생도 편하겠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대학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태 예방을 교수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보다는, 대학과 정부 차원에서 학생들이 교수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법과 학칙을 정비할 때가 되었다. 교사들은 평가받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대학에서는 교수 강의 평가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그 결과가 성과연봉에까지 반영되고 있다. 강의 평가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역작용도 커지고 있다. 현시점을 기준으로 그 효과와 문제점을 재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재정립해야만 대학교육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교직을 택한 나의 선택은 맞았을까?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신입생 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젊은 직장인들도 덩달아 흔들리는 중이다. 조금(?) 늦었지만, 이참에 수입 많고 사회적 지위 높은 의료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우리 교직이라고 별다르지 않을 듯싶다. 다시 대입을 치르겠다는 선생님이 많지는 않지만, 교직원의 급여나 복지가 다른 직업에 견주어 매력을 잃어버린 지는 꽤 오래된 탓이다. 거듭된 연금제도 변화로 노후에 대한 걱정도 여느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되었다. 이럴수록 교직만족도는 떨어지고, 아쉬운 수입 탓에 재테크에 눈을 돌리는 분들도 생겨난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모범적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게다가 공부도 꽤 잘하셨던 분들이다. 비슷하게 학교생활을 보냈어도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잘나가는 동창들을 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 이 길을 택한 나의 선택은 맞았을까? 지금이라도 새로운 선택을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젊을수록, 아직 다른 기회가 많다는 믿음이 클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어찌하면 좋을까? 행복해지려면 뭐가 필요할까? 이런 고민으로 머리가 어지럽다면,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os, 기원전 341~271)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 보자. 에피쿠로스라면 마음 흔들리는 선생님들께 이렇게 물을 듯싶다. “당신이 행복해지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당뇨병 환자는 끊임없이 단것이 당긴다. 하지만 달디 단 음식은 그에게 독약과 같다. 건강하고 싶다면 입맛을 이겨내고 의사가 시키는 대로 참을성 있게 담백한 식단을 지켜야 한다. 행복에 대한 처방도 다르지 않다. 돈이 아주 많고 명성을 아주 많이 누리면, 온갖 걱정에서 놓여나 신나는 인생을 살게 될까? 절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언제나 널려 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부자들의 얼굴에는 질투와 시기가 사라지는 법이 없다. 이름값 있는 이들도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해 안달이지 않던가. 게다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잃는 것도 추락할 때의 아픔도 크기 마련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 또한 부와 명예를 못 누리는 이들보다 많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자. 우리는 왜 선생님이 되려 했을까? 부자가 되려고, 명성을 누리고 싶어 선생님이 되었을 리는 없다. 교직은 돈과 명예를 얻기에 적당한 자리가 아니다. 이를 원했다면 다른 길을 갔어야 옳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이름도 떨치지 못한다며 우울하고 힘 빠진 일상을 보낼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매일 매일 동료들을 눈으로 보며 확인한다. 교사는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직업이다. 돈과 명성에 애먼 사회의 잣대에 휘둘리느라 교사로서 행복을 가꾸는 방법을 잊어버렸을 뿐이다. 선생님으로서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필수적인 욕망에 머물러라.”에피쿠로스는 쾌락을 세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필수적인 쾌락이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행복해지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의 급여가 이 정도는 채워주는 듯싶다. 적어도 선생님은 대표적인 사회의 중산층으로 여겨지지 않던가. 반면 자연적이지만 필수적이지 않은 쾌락도 있다.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옷, 더 좋은 집이 그것이다. 평범한 차보다 외제차를 몰고, 평범한 브랜드보다 명품 옷을 입으려 애쓸 때를 생각해 보라. 무리하느라 돈도 많이 들어 생활 곳곳이 삐걱거릴 터다. 갖고 싶은 욕망과 이미 가진 자들에 대한 질투로 마음도 편할 날이 없다. 그렇다고 그토록 바라던 것들을 손에 넣고 행복해졌던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며칠만 기분 좋을 뿐, 여전히 더 좋은 것, 더 비싼 것을 누리고픈 갈망에 휘둘릴 뿐이다. 목마른 처지에 소금이 든 음료를 계속 들이키는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자연스럽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이 있다. 에피쿠로스는 명예나 권력을 누리고픈 갈망의 예로 든다. 인기나 명성은 신기루와 같다. 바람같이 왔다 사라질뿐더러, 자리에서 밀려나면 세상은 금방 나를 잊어버린다. 그런데도 여기에 맛 들이면 약물중독자가 약을 못 끊듯 계속해서 매달리게 된다. 불행을 자청하는 꼴이다. 에피쿠로스는 우리에게 ‘필수적인 욕망’에만 머무르는 삶을 살라고 가르친다. “결핍에서 오는 고통만 없다면 검소한 음식도 호화로운 식탁 못지않게 즐겁다.” 에피쿠로스의 말이다. 이제 우리의 삶을 찬찬히 살펴보자. 선생님이 부티 나는 옷을 입고 명품 차를 몰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되레 이런 것을 누리고 있다면 세상은 우리를 새삼스럽게 볼 터다. 우리에게는 ‘필요 없을뿐더러 자연스럽지도 않은 욕망’에 흔들리지 않을 조건이 확실하게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나아가 에피쿠로스의 잣대로 볼 때 우리는 제대로 행복을 누릴 만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진정한 행복조건, 우정과 자유 그리고 사색 에피쿠로스는 돈과 인기가 진짜 행복을 주지 못한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정말로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고 싶다면 우정과 자유 그리고 사색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부모님이나 진짜 친한 친구 앞에서는 있어 보이려 애쓰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여줘도 나에 대한 애정이 변하지 않음을 아는 까닭이다. 반면 모르는 이들 앞에서는 입성을 제대로 갖추어 입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려 신경 쓴다. 그렇다면 있어 보이려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진짜 바라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우정’ 아니었을까? 안타깝게도 돈과 인기를 잔뜩 얻은 사람이 진짜 우정을 얻기란, 평범한 이들보다 더 어렵다. 자기가 누리는 부와 권력 때문에 나에게 다가오는지, 진짜 내가 좋아서 그러는지 알기 어려운 탓이다. 우리 선생님들의 처지를 다시 살펴보자. 사기꾼이 아닌 한, 우리에게 돈을 바라고 다가오는 이는 없다. 높은 명성에 기대어 무엇을 얻고자 나에게 달려드는 자가 있을 리도 없다. 밝은 웃음으로 나를 맞아주는, 처지가 나와 별다르지 않은 동료들과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맞는 학생들, 학급을 떠나며 고마움을 전하는 학부모님들을 떠올려 보라. 그들은 나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나는 무엇을 누리고 있는가? 교사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우정’을 제대로 누리는 직업이다. 교육에 몸 바칠수록, 그래서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수록 내 주변에는 따뜻하고 좋은 인연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직은 진짜 행복의 두 번째 조건인 ‘자유’를 누리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욕망을 욕망하기 마련이다. 모두가 좋은 대학에 목을 매면 어느새 나도 진학을 절실하게 바라게 되는 식이다. 부동산에, 승진에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학교 사회는 어떨까? 교직에서 불필요한 욕망이 자리 잡을 곳은 애초에 별로 없다. 선생님이 왜 부자가 아닌지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다. 급여도 고만고만할뿐더러 사회적 지위가 아주 높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은 까닭이다. 반면 선생님이 충분히 여가를 누리지 못하고, 좋은 소양이 엿보이는 일상을 가꾸지 못할 때는 혀를 차는 이들을 많이 마주치게 될 터다. 그만큼 교사라는 사회적 위치는 세속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간다운 삶을 가꿀 조건을 우리에게 쥐여 주고 있다. 교직이란 행복해지기에 좋은 직업 마지막으로 에피쿠로스는 ‘사색’을 행복한 인생의 필수조건을 꼽는다. 어른은 몸이 아플 때 쓴 약을 스스로 찾아 먹는다. 입에는 써도 몸에는 좋다는 사실을 아는 덕분이다. “느껴지는 대로 느끼지 말고, 느껴야 하는 대로 느낄 것.”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은 이 한마디로 갈무리해도 좋겠다. 돈 잘 벌고 잘나가는 이들을 보며 마음 초조해질 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 되물어 보자. “나는 왜 선생님이 되려 했을까?” 부자가 되고파서, 명성을 누리고 싶어서 교직에 들어섰을 리는 없다. 우리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불필요한 욕망을 좇으며 더 높은 풍요를 누리지만 늘 초조한 삶, 다른 하나는 꼭 필요한 욕구를 채우는 데서 그치지만 우정과 자유와 사색을 제대로 채워주는 삶. 우리는 두 번째 선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3월, 새 학년도가 시작되면서 교사의 일상도 새로워지는 시기다. 학교나 부서가 바뀌며 동료도, 마주하는 학생도 바뀐다. 새 학년도에는 주변에서 좋은 욕망을 품은 선생님들을 많이 사귀시기를, 그리고 따뜻하고 열의 있는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진정한 애정을 받으시기를. 교직이란 행복하기에 너무 좋은 조건을 갖춘 직업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다.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이시한 지음, 북플레저 펴냄, 328쪽, 1만9,800원) 항상 각종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는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과도한 도파민에 중독될 때 사고는 정지된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사고력을 키우는 기초는 ‘질문’이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법부터 AI의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질문법 등 질문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서동욱 지음, 피스빌딩 펴냄, 508쪽, 2만5,000원) 회복적 학교문화 조성에 필요한 이론과 실천을 담았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교문화를 바꾼 사례를 기반으로 개별 학교에서 학교 특색에 맞는 변화를 시도하는데 도움을 준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왜 프로그램을 넘어 궁극적인 목표로서 학교문화의 변화로서 실천돼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공부머리 대화법 (강환규 지음, 도마뱀 펴냄, 264쪽, 1만8,000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시험별·학년별·과목별 성적 향상 솔루션을 제시한다. 주요 과목별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겪는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안내한다.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것은 부모-자녀 간의 관계다. 관계가 좋은 아이가 성적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즐겁게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줄 것을 권한다. 가르침의 재발견 (거트 비에스타 지음, 곽덕주·박은주 번역, 다봄교육 펴냄, 276쪽, 1만6,800원) 교육철학자 거트 비에스타의 네 번째 교육이론서. 그는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학습의 통제권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넘어간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한다. ‘가르침’ 자체가 중요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가르침이 어떻게 중요하고, 무엇을 위해 중요한가를 질문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갈등이 선물이 될 때 (반은기 지음, 푸른들녘 펴냄, 292쪽, 1만7,000원) 갈등해결에 초점을 맞춰 청소년기 발달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한다. 저자는 다양한 갈등을 ‘문제’로만 여기지 말고 그 안에서 ‘나란 존재’의 참모습을 찾아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권한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친구나 가족관계에서 오는 복잡성, 학업과 진학에 대한 사회의 압박 등 다양한 고민에 대한 실용적 조언을 제시한다. 공격 사회 (정주진 글, 철수와영희 펴냄, 248쪽, 1만7,000원) 장애, 참사 피해자, 빈곤, 난민, 노조, 외국인 노동자, 탈북민, 기후변화, 젠더 갈등 등 아홉 가지 주제로 피해자와 약자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일어나는 원인과 문제를 살펴본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약자와 피해자를 공격하는 사람들의 분노와 적대감은 사회의 불공정과 부정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정당한 분노 표출과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를 키워 주는 생각의 힘! (노유경 글, 폴아 그림, 소년한길 펴냄, 328쪽, 1만6,800원) 구글 등 미국의 테크산업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의 세계를 살아갈 어린이들을 위한 문제해결법을 정리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스스로를 관찰하며 공감하기’, ‘해결하고 싶은 문제 고르기’, ‘여러 가지 아이디어 떠올리기’,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게 실험해 보기’, ‘잘되지 않은 부분 다시 고쳐 보기’ 등 5단계로 알려준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편의점 (임지형 글, 김완진 그림, 이지북 펴냄, 84쪽, 1만2,000원) 진열대에 먼지만 쌓여가는 가난한 편의점을 홀로 지키는 동연. 황금파이를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지만, 내놓지 못해 속상함을 느낄 무렵 특별한 친구들이 찾아와 황금파이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한 번뿐. 이후 계속되는 실패에 서로를 탓하게 된다. 동연이와 친구들은 실패를 딛고 손님에게 황금파이를 내놓을 수 있을까?
칸이 사랑한 ‘블루칼라의 시인’ 두 번 은퇴 선언을 했던 켄 로치 감독(케네스 찰스 로치, 1936~)이 돌아왔다. 나의 올드 오크라는 작품을 들고서. 미안해요, 리키(2019)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88세를 맞는 켄 로치 감독이 아직 세 번째 은퇴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아는 이들이라면, 시네필이라면, 누구나 짐작하고 있다. 이것이 거장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것을. 한 인터뷰에서 그는 “기억력 감퇴와 시력 저하로 영화 작업이 어렵다. 나의 올드 오크가 마지막 장편 영화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60년간의 작품 활동의 마지막을 암시한 바 있다.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켄 로치 감독은 누구인가? 영국의 소셜리스트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거장 켄 로치 감독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극단에서 활동했다. ‘BBC’에서 TV 드라마 연출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관료주의 시스템과 홈리스 문제를 꼬집은 캐시 컴 홈(1966)으로 영국 사회를 강타하며 대중에게 자신을 이름을 각인시켰다. 첫 장편 영화 불쌍한 암소(1967)로 데뷔하면서는 노동·빈곤 등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소셜 리얼리즘의 대가로 떠올랐다. 켄 로치 감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칸 국제영화제다. 신념을 저버리지 않는 굳건한 작품관으로 일찍부터 칸의 주목을 받았다. 노동자 소년과 매의 우정을 통해 현실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계급의 한계를 그린 케스(1969)가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숨겨진 계략(1990), 레이닝 스톤(1993),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2013)로 3번의 심사위원상을 수상함과 더불어 3번의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2번의 에큐메니컬상(Ecumenical Jury)을 수상하며 칸에서만 총 10개의 트로피를 석권했다. 칸의 사랑은 유난했다. ‘아일랜드 독립’이라는 역사의 광풍 앞에 놓인 두 형제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과 영국 내 복지 시스템의 허점을 비판한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거머쥐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2번 받은 감독은 전 세계에서 9명뿐이다. 나의 올드 오크는 그의 칸 영화제 18번째 상영작이자 15번째 경쟁 초청작으로 역대 감독 중 최다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칸이 사랑한 거장’ 임을 입증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미안해요, 리키 이은 북동부 영국 3부작의 완결편 켄 로치 감독은 그간 영국의 역사적 과오가 남아있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기회의 땅 미국과 혁명의 불씨를 꿈꾸는 남미 등 전 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형태를 포착해 왔다. 두 번째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돌아오면서부터는 과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직격으로 맞닥뜨린 영국 북동부 지역에 집중해 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찬사를 받는 영국 복지제도가 어떻게 약자를 배제하는지 한 목수를 통해서, 미안해요, 리키에서는 불평등 계약 앞에 놓인 현실을 평범한 행복을 꿈꾸는 택배노동자를 통해서 날카롭게 묘사했다. 이른바 영국 북동부 시리즈 완결편으로 불리는 나의 올드 오크는 2016년 영국 북동부의 한 폐광촌을 배경으로 한다. 오래된 펍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테이브 터너)는 어느 날 마을로 들어선 낯선 버스에서 사진작가가 꿈인 시리아 소녀 ‘야라’(에블라 마리)를 만난다. 마을 주민들은 불쑥 찾아온 야라의 가족을 반기지 않는다.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동네가 활기를 잃었는데, 난민이 유입되면서 동네가 슬럼화하고 집값도 떨어진다고 불만들이다. 동네 청년이 망가뜨린 야라의 카메라를 고쳐주면서 TJ와 야라는 올드 오크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야라가 카메라를 들고 동네 주민들의 일상을 찍으면서 우울함과 분노로 채워졌던 마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TJ는 광업이 흥했던 때에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며 가족처럼 살았던 사진들을 보여준다. ‘함께 나눠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라는 구호를 실천하면서 이렇게나 따뜻하게 서로를 챙겼던 시절이 있었지만, 야라를 향한 혐오는 끊이지 않는다. 이제는 TJ에게까지 혐오의 폭력이 이어진다. TJ와 야라로부터 시작된, 난민과 마을 주민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려고 했던 계획이 누전사고로 불과 일주일 만에 끝나버리고 만 것. 이 모든 것이 공짜냐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던 아이들은 “괜찮아요. 원래 좋은 건 오래가지 않거든요”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다. 힘들어하는 TJ에게 전해진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누전사고가 올드 오크 펍의 단골 4인방, 그러니까 TJ의 학창시절부터 친구였던 이들에 의해 ‘고의로’ 일어났다는 사실이었다. 올드 오크 펍을 닫게 된 TJ는 친구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한다. “찰리, 동네 꼴이 어떤지 좀 봐. 지난 몇 년간 우리가 겪은 일들, 네가 겪은 일들, 내가 겪은 일들, 우리 아버지들이 겪은 일들을. 난민들이 오기 한참 전부터 이미 망가지고 있었어. 넌 멍청한 놈이 아니잖아. 어쩌다가 이렇게 됐어? 삶이 힘들 때 우린 희생양을 찾아. 절대 위는 안 보고 아래만 보면서 우리보다 약자를 비난해. 언제나 그들을 탓해. 약자들의 얼굴에 낙인을 찍는 게 더 쉬우니까.” 지역사회를 지탱하던 산업이 몰락한 후 남겨진 사람들 희망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절망이 드리운다. 폐광촌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철저한 사전 조사다. 1984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마가렛 대처는 비효율성을 이유로 국영 탄광을 폐쇄하고, 약 2만 명에 이르는 광산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수많은 광부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2년여에 걸쳐 대규모 파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국가의 승리로 돌아가며 많은 이들은 생계를 잃었다. 나의 올드 오크는 지역사회를 지탱하던 산업의 몰락 이후 사회로부터 단절된 마을과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곳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켄 로치 감독은 그와 오랜 기간 협업했던 인권변호사 출신 각본가 폴 래버티와 영국 북동부 더럼주를 배경으로 실제 광산 마을이었던 머튼(Murton)과 호덴(Horden), 이징턴(Easington) 등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폴 래버티 작가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해당 지역의 실제 거주민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갔다. 2016년이라는 시간적 배경도 의미가 있다. 영국 정부가 시리아 난민을 처음 받기로 결정한 해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시리아 난민 가족들과 폐광촌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들었던 켄 로치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건물과 철강, 탄광을 운송하는 오래된 산업은 저물었고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만의 전통과 연대 그리고 지역 스포츠와 문화활동으로 자부심이 넘치던 공동체가 위협받은 순간, 광산 마을의 많은 사람들은 보수당과 노동당의 모든 정치인으로부터 잊혔습니다. 많은 가족이 떠났고, 상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학교·도서관·교회 그리고 다른 많은 공공장소 역시 문을 닫았습니다. 일이 사라진 곳에는 희망이 빠져나가고 소외·좌절·우울이 대신 자리를 채웠습니다. 또 다른 전환점은 영국 정부가 끔찍한 전쟁으로부터 도망쳐온 시리아 난민들을 수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 비하면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했지만, 그들은 어딘가로 가야만 했습니다. 이때 북동부 지역이 다른 곳들보다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왜냐? 집값이 싸고 미디어가 거의 주목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이었죠.” 그러니까 켄 로치 감독은 폐광촌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이라는 공동체와 전쟁으로부터 도망쳐온 트라우마를 가진 이방인 집단의 이야기를 병치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 켄 로치 감독은 “‘이러한 힘든 시대에 희망이란 어디에 있는가?’라고 질문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어려운 질문에 관한 답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죠”라며 관객들에게 묻는다. 이 두 공동체는 과연 연대할 수 있을까? 희망을 상상하는 것조차 용기를 내야 하는 이 시대에서 절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렇게나 힘든 시대에 과연 희망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연대는 자선 활동 아닌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도움받는 것”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마지막 상영 직후 이어진 연설에서 켄 로치 감독은 ‘희망’을 화두로 던졌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계속 싸우다 보면 결국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언제나 보통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희망을 이야기해 온 켄 로치 감독은 나의 올드 오크를 통해서 각각 다른 이유로 소외된 두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으며 ‘함께’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올드 오크의 마지막 장면은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리아에서 탈출하지 못한 야라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 마을이 애도한다. 죽음을 통한 이 눈물겨운 화합의 불씨는 두 공동체에게 서로가 타의에 의해 각자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중요한 건 소수를 구별 짓는 것이 아닌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말이다. “연대는 자선 활동이 아닌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물론 어려움과 저항, 연대를 기반으로 한 다른 지역들도 있겠지만, 그것들의 마지막 단계는 우리의 ‘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결집되고 단단해져서 그 집단적 연대가 어려움과 투쟁을 모두 끝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기다려왔어요.” 거짓말은 나쁘다. 하지만 북동부 삼부작 완결편 나의 올드 오크가 그의 마지막 장편 영화일 것이라는 소식은 슬프다. 부디 이 영화가 그의 가슴 벅찬 피날레가 아니길.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은퇴작이었다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를 곧 들을 수 있길. 그리하여 그의 새로운 영화를 보러, 우리에게 필요한 희망의 메시지를 찾으러 극장으로 달려갈 수 있길.
매서운 추위가 지나고 화사한 꽃과 따스한 햇살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봄은 가족·친구들과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다가 별을 관측하면서 추억을 쌓기에 좋은 계절이다. 봄이 오면 밤하늘에서 찬란한 별자리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황도 12궁’ 중 하나인 처녀자리는 단연 돋보이는 봄철의 대표 별자리다. 봄철의 대표 별자리, 처녀자리 3월부터 6월까지 가장 눈에 띄는 봄철 별자리는 바다뱀자리·처녀자리·큰곰자리다. 바다뱀자리는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머리 아홉 달린 음습한 늪의 괴물 히드라를 나타내는 별자리로,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아주 밝은 7개의 별로 구성된 큰곰자리(북두칠성)는 가장 잘 알려진 별자리 중 하나다. 일 년 내내 북반구의 밤하늘에서 보이지만, 특히 4월에 관측이 잘 된다. 이외에도 봄철 별자리에는 사자자리·게자리·목동자리·왕관자리·천칭자리·육분의자리·까마귀자리 등이 있다. 사자자리는 밤하늘의 서쪽 게자리와 동쪽 처녀자리 사이에 자리 잡은 황도 12궁의 별자리 중 하나다. 히드라와 함께 헤라클레스에게 퇴치된 그리스신화 속 괴물 사자를 나타낸다. 게자리 역시 황도 12궁에 포함된 봄 별자리이며, 사자자리와 히드라 사이에 보인다. 게자리는 헤라클레스가 살해한 고대 그리스신화의 괴물 게를 상징하는 별자리다. 그중에서도 ‘황도 12궁’ 중 하나인 처녀자리는 단연 돋보이는 봄철의 대표 별자리다. 알파별 스피카(Spica)는 밤하늘에서 15번째로 밝은 별이며, 두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근접 쌍성이다. 지구에서 약 262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스피카’라는 이름은 ‘처녀의 이삭’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 그리스와 로마신화에서 처녀자리는 수확의 여신 데메테르 혹은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를 상징하며, 스피카는 여신이 손에 쥐고 있는 밀 이삭과 관련이 있다. 북반구에서 처녀자리를 보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4월이다. 처녀자리의 스피카, 목동자리(Boötes)의 아르크투루스(Arcturus), 사자자리 데네볼라(Denebola) 등 세 개의 별은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며, 봄철의 다른 별자리들을 찾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북두칠성의 국자 자루 곡선을 따라 남쪽으로 30도 정도 쭉 내려오면 목동자리의 알파성인 아르크투루스가 보이고, 다시 그만큼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처녀자리의 알파성인 스피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북두칠성 자루에서 시작해 아르크투루스를 지나 스피카까지 이어지는 곡선을 ‘봄의 대곡선’이라고 부른다. 가을에는 태양이 처녀자리 근처를 지나가기 때문에, 처녀자리는 가을 밤하늘에서는 볼 수가 없고, 태양이 처녀자리의 반대편인 춘분점에 가 있는 봄에 잘 보인다. 처녀자리 은하단 처녀자리는 머리털자리와 함께 은하계 밖의 은하나 은하단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은 최대 2,000개 정도 은하가 한 무리가 된 거대한 은하단으로,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단이다. 우리로부터의 거리는 약 6,000만 광년이며, 약 초속 1,180km의 속도로 멀어져 가고 있다. 이 은하단은 별들로 가득 찬 은하들뿐만 아니라 아주 뜨거운 가스도 포함하고 있다.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 영화 스타워즈에서는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인 ‘타투인(Tatooine)’ 행성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뜨고 지는 광경이 나온다. 이 영화 속 상상의 장면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천문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 두 개를 발견한 것이다. 이 두 개의 외계행성은 처녀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5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행성에 갈 수만 있다면, 영화에서와 같은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을 앞서간 놀라운 사례다. 처녀자리에 얽힌 두 가지 신화 처녀자리는 다양한 문화권의 여러 여신들과 관련돼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이시타르, 고대 이집트의 이시스, 고대 그리스의 아테나, 로마신화의 케레스,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Astraea),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 등이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처녀자리 이야기는 아스트라이아와 페르세포네 신화다. 화가들은 그림에서 이 여신들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 제우스와 티탄족의 여신 테미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스트라이아는 정의의 여신이다. 한 손에는 법률의 여신이었던 어머니 테미스에게 물려받은 천칭(저울)을 들고 정의와 불의를 공정하게 판단했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칼을 들고 인간 세상의 죄를 엄중하게 처벌했다. 처녀자리 근처에는 천칭자리가 있다. 제우스는 아스트라이아가 들고 다니던 천칭을 하늘에 올려 인간들이 그녀의 업적을 기억하도록 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이 별자리를 항수(亢宿)라고 부르는데, 재판과 송사를 담당하는 별자리다. 이 때문에 동양에선 재판이 있기 전날, 천칭자리의 별이 빛나면 송사에서 이길 징조라며 반겼다고 한다. 동서양 모두 재판과 관련된 신화를 가지고 있는 별자리인 셈이다. 천칭자리는 황도 12궁 중에서 가장 늦게 만들어졌고, 물병자리와 함께 유일하게 생물체가 아닌 물건을 나타낸다. 로마시인 오비디우스(Ovidius)가 쓴 변신 이야기(Metamorphoses)에 의하면, 태초에 인간은 크로노스(사투르누스)가 다스리는 황금시대에 살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신과 인간이 어울려 같이 살며, 죄나 전쟁은 물론 어떤 고통도 없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렸다. 또한 먹을 것이 풍족하여 애써 일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한 제우스가 세상을 다스리는 은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의 시대에는 추위와 더위가 생기고, 땅을 힘들여 경작하는 수고를 해야 했으며, 농업으로 잉여 생산량이 늘자 인간들 사이에 다툼과 갈등이 생겼다. 그러자 신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버렸는데, 아스트라이아만은 세상을 떠나지 않고 인간들을 교화하려고 했다. 청동시대가 되자 인간은 더욱 사악해졌고, 청동으로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벌였다. 이어서 철의 시대에는 불의·폭력·살육 그리고 황금 숭배가 극도에 달했고, 끝까지 지상에 머물며 정의를 설파하던 아스트라이아마저 결국에는 하늘로 올라가 순수와 결백을 상징하는 처녀자리가 되었다. 살바토르 로사의 ‘아스트라이아’는 철의 시대가 오자, 인간들의 타락과 불의에 실망한 정의의 여신이 지상을 뜨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두 쌍의 목동 커플이 고결한 여신 아스트라이아가 자신들을 떠나는 것을 슬퍼하고 있다. 특히 한 명은 아스트라이아의 손을 잡고 만류하는 것 같다. 16세기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가 그린 정의의 여신도 있다. 당시 교황 율리우스 2세는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라파엘로에게는 바티칸 궁전의 네 개의 방에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그 네 개의 중 하나가 교황들이 직무를 보고 문서에 서명했던 서명의 방(Stanza della Segnatura)이다. 서명의 방 천장에는 저울과 칼을 든 정의의 여신을 묘사한 프레스코화가 있다. ●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 한편 처녀자리는 대지와 곡물, 생장의 여신 데메테르, 혹은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와도 관련이 된다. 어느 날 페르세포네가 바다의 요정들과 함께 꽃밭에서 놀고 있는데 아주 예쁜 수선화가 눈에 띄었다. 꽃을 꺾으려 발걸음을 옮기자 갑작스레 땅이 갈라지면서 저승의 신 하데스가 탄 검은 마차가 나타나 그녀를 납치해 하계로 들어가 버린다. 페르세포네가 감쪽같이 사라진 후, 데메테르는 슬픔에 빠져 딸을 찾아 헤매며 대지를 돌보지 않아 땅은 메마르고, 곡물이 자라지 않았으며, 사람들은 굶주렸다. 그러자 신들의 제왕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하계에 보내 하데스와 협상하도록 했고, 하데스는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지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내를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던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에게 석류를 주었고, 그녀는 석류씨 네 알을 먹었기 때문에 일 년 중 4개월은 죽음의 세계에서 살아야 했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페르세포네와 떨어져 사는 이 기간은 땅이 황폐해지는 불모, 혹은 죽음의 시간이다. 페르세포네가 지상으로 다시 올라와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봄은 대지가 되살아나 활기를 띠게 되고 곡물이 생장하고 열매를 맺는다. 어머니 데메테르가 대지의 여신이라면, 페르세포네 역시 씨앗의 여신이다. 처녀자리는 봄이 되면 동쪽 하늘에 나타나기 때문에, 고대인은 지하세계에서 올라오는 페르세포네의 모습으로 상상한 것 같다. 처녀자리를 아스트라이아가 아닌 페르세포네와 연관시키면, 알파별 스피카는 그녀가 손에 보리 이삭을 들고 있는 모양새로 해석된다. 스피카는 ‘곡물의 이삭’이라는 뜻으로, 옛사람들은 밤하늘에 스피카가 뜨면 씨 뿌릴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페르세포네 신화는 생장과 소멸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공존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죽음 속에 생명이 있고, 생명 속에 죽음이 있다. 사실 페르세포네가 하계에 머무는 4개월은 죽음의 시간이 아니라, 언 땅속의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재생을 위한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페르세포네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계절의 변화를 인간과 자연의 ‘죽음과 재생의 영원한 순환’으로 설명한 방식이었다. 오늘날에는 계절 변화가 지구 축의 기울기 때문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은 자연의 주기를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시적 상상으로 이해하려 했고, 덕분에 우리는 이토록 매혹적인 이야기의 유산을 갖게 되었다.
2024년 올해! 20년 만에 역대급 오로라가 지구에 펼쳐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오로라에 대한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Q1. 오로라하면 모습이 워낙 예뻐서 천상의 커튼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오로라는 왜 생기는 거예요? 일단 오로라가 왜 생기는지 말씀드리자면, 태양은 핵융합을 해서 엄청난 에너지 입자들을 우주 사방으로 뿜어냅니다. 이런 걸 태양풍이라고 해요! 태양이 계속 자기 몸속에서 만들어낸 분비물을 우주로 흩뿌리는 거예요. 방귀뀌고 트림하는 거죠. 태양풍이라고 해서 바람은 아니고, 방금 설명한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들입니다. 이런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들은 지구까지도 날아오는데, 지구 대기에 있는 공기분자들이랑 고에너지 입자들이 부딪히면 알록달록한 빛이 생성되고 그게 우리가 보는 오로라입니다. Q2. 올해 아주 예쁜 오로라가 자주 관측될 전망이라고요? 이걸 놓치면 1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왜 이런 주기가 있는 거예요? 사람도 사춘기가 오면 특징이 어떤가요? 여드름도 많이 생기고, 다소 감정적이고, 예민하며, 다혈질이 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태양도 평온할 때가 있고, 사춘기가 와서 엄청 활발하게 활동할 때가 있어요. 태양은 흥미롭게도 사춘기가 한번 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해요. 이러한 태양의 사춘기 주기가 11년입니다. 사춘기 때 여드름이 나는 것처럼 태양도 일종의 여드름이 있습니다. 바로 흑점이라고 하는데요, 마치 우리가 사춘기 시절에 피지 분비가 활발한데 한쪽이 막히면 피지가 계속 쌓이다가 여드름이 터지는 것처럼, 태양의 흑점이라는 지역은 표면에 강한 자기장이 태양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플라즈마를 계속 막고 있다가 ‘여드름 터지듯이 한 번에 빵~’ 하고 계속 쌓아두었던 에너지를 터뜨려요. 이걸 흑점 폭발이라고 하는데, 이때 엄청난 플라즈마 입자들이 터져 나오고,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태양의 여드름 흑점이 많이 쌓이는 주기가 11년입니다. 11년 주기로 흑점이 아주 많아지는 시기를 흑점 극대기라고 합니다. 그 돌아오는 주기가 바로 2024년 올해이고요! 과학자들의 전망에 의하면 20년 만에 가장 흑점이 많은 시기라고 합니다. Q3. 오로라는 왜 한국에선 안보이고, 극지방에서만 보여요? 우리 지구에는 이러한 태양풍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있습니다. 우리가 게임할 때도 보호막 기술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지구 전체를 거대하게 보호하는 보호막이 지구에서 만들어지는데, 그게 바로 지구에서 나오는 자기장입니다. 지구도 하나의 큰 자석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지구의 남극에서 뿜어져 나온 자기장이 북쪽으로 들어가면서 거대한 자석을 만들어내는데요, 이러한 거대한 자기장 자체가 태양풍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이러한 보호막을 발견한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밴앨런대(Van Allen belt)’라고 불러요! 실제로 오로라는 그린란드나·캐나다·아이슬란드·북극·남극 이런 극지방 근처에서만 보이는데요, 지구의 자기장이 남극에서 나와서 북극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보니, 자기장이 나오고 들어오는 남극·북극은 자기장이 약하고, 오히려 저위도·중위도 지역은 자기장 선이 아주 두껍게 형성되어 있어서 태양풍을 잘 막아줍니다. 결국 북극·남극 쪽은 자기장 보호막이 약해서 쉽게 태양풍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선을 따라 지구의 양쪽 극(남극·북극)지방 지구 대기까지 쏟아져 들어오고, 결국 이 입자들이 지구 대기랑 부딪혀서 우리 눈에 아름다운 오로라로 보이는 거죠! Q4. 오로라가 예쁘다고 무조건 우리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면서요? 네, 결국 오로라는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것이고, 이건 방사선 입자거든요. 당연히 우리에게 방사선은 좋을 게 없죠. 사실 많은 항공사가 최대한 빠르게 가려고 북극항로를 많이 이용해요(북극의 제트기류 활용). 이것 때문에 기장이나 승무원은 생각보다 많은 우주방사선에 피폭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백혈병 등과 같은 암에 걸리는 비율도 일반인보다 높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북극항로를 주로 비행하던 기장이 암으로 사망했고,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은 판례도 나왔었죠. 그런데 11년 주기로 흑점이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크게 터지면 엄청나게 많은 태양풍 입자가 날아와서 아예 이러한 보호막까지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극지방뿐만 아니라 중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종종 관측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많은 위성이나 전자기기·발전소 등이 고장이 나는 경우도 많지요. Q5. 왜 전자기기들이 고장나죠? 혹시 EMP(Elctro magnetic pulse) 폭탄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게임에서도 나오고 무기로도 많이 쓰는데, 이 EMP 폭탄은 말 그대로 전자기파 폭탄이에요! 이런 강력한 전자기파는 전자기기를 전부 고장 내버립니다. 실제로 핵폭탄이 터질 때도 이러한 EMP가 나와서 모든 통신설비가 고장 나버려서 패닉에 빠지고, 제대로 된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EMP 폭탄처럼 태양풍도 고에너지 전리 입자들이 지구를 뚫고 들어오면 주변에 돌아다니는 인공위성들도 전자기기라서 고장이 납니다. 실제로 지구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이 가장 바깥쪽에 있으니 가장 취약해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태양풍으로 인해 인공위성 40개가 추락해 약 600억 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어요. 우리가 쓰는 무선통신은 지구 대기의 전리층을 향해 전자기파를 쏴서 반사되는 원리로 통신하는데 거기도 뒤죽박죽이 되어서 무선통신이나 GPS가 심각하게 오작동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게 너무 강해지면 지상의 전기시설과 금속 파이프들로 유도 전류가 발생하게 되는데, 만약 여기에 대한 대비가 부실하면 결국 폭주하는 전력 시스템을 제어하지 못해 시설이 하나씩 고장 나고, 결국 대정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1989년에 캐나다의 퀘벡발전소가 고장이 나서 퀘벡시와 몬트리올에 대정전이 발생한 적이 있고, 1994년에는 미국의 뉴저지주발전소가 고장 나서 큰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지요. 몬트리올 대정전 때에는 워낙 강력한 오로라가 발생해 밤에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Q6. 올해가 가장 흑점 폭발이 많이 일어난다는데, 이런 방사선 입자가 지상에까지 도달하고 그런 건 아니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우리 눈에 오로라가 알록달록 보인다는 것 자체가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상층부의 공기입자랑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잃고, 파장이 짧은 위험하지 않은 가시광선으로 바뀌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거든요! 즉 우리가 사는 지상까지 방사선 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올해를 놓치면 아주 크고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11년을 또 기다려야 하니 올해는 오로라 관측여행을 계획하시는 건 어떨까 추천 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