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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과밀특수학급을 담당하며 과도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특수교사에 대해 교총이 순직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교총과 인천교총은 24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인천교육청이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 유족 급여 청구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인이 사망한 지 8개월이나 지나 늦은 감은 있지만,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신속히 심의해 반드시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한 순직 인정은 선생님의 명예를 회복하고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에 대해서도 신속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고인은 특수학급 담당 교사로서 중증 장애학생 4명을 포함해 8명의 과밀학급을 맡아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교와 함께 학급수 증설 등 개선을 교육청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발생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공식적인 조사 결과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교총은 “시교육청은 고인이 겪었던 어려움과 제도적 미비점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결과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도 반드시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건 발생 이후 교총은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교육부에 특수교사 지원 요구서 전달 ▲특수학급 설치기준 하향을 위한 특수교육법 개정안 발의 요구 및 국회 입법 발의 실현 ▲인천교육청 앞 추모제 개최 및 특수교사 여건 개선 촉구 등 특수교육 여건 개선에 노력해 왔다. 강주호 교총회장도 지난해 12월 고인의 유족을 방문해 위로하고 “순직 인정과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교총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특수교사 증원 및 특수학급 과밀 해소, 공격행동 등 위기행동을 보이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및 교직원 보호와 현실적인 지원체계 구축, 전일제 특수학급 해소, 통합학급 지원 및 특수교육 지원 인력 확충, 특수학교 신‧증설 확대 등 근본적, 종합적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교사 10명 중 8명은 올해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정착은커녕 폐지를 검토해야 할 만큼 유지가 어렵다고 인식했다. 한국교총은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학교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 고교 교사 10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고교학점제의 학교 정착 정도’를 물었더니, 10명 중 5명이 ‘여러 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으나 교원들의 희생으로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10명 중 3명은 ‘폐지를 검토해야 할 정도로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나 비교적 정착되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교총은 “결국 고교 교사의 87%가 고교학점제가 학교 정착은커녕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시행이 어려운 지경임을 토로하는 현실”이라며 “획기적인 여건 개선을 추진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시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 및 폐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알려진 것보다 심각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이수해야 하는 만큼 ‘과목선택권’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늘어난 과목을 담당할 교사가 부족해 교사 1명당 여러 과목을 지도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 ‘몇 개 과목을 담당하느냐’는 질문에 42.6%가 2개, 29.5%가 3개를 담당한다고 응답했다. 4개를 담당한다는 교사는 5.9%, 5개 이상은 1.7%로 나타났다. 담당하는 과목이 늘면서 교사의 부담도 함께 커졌다. ‘담당 과목이 늘면 어떤 부담이 가장 크냐’는 질문에 교사들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 학생부 기재 부담’이 가장 크다고 꼽았다. 이어 ‘수업 준비 및 업무’, ‘시험문제 출제’ 순으로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과 지역 온라인학교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 수업시간 내 운영이 어려워 실질적인 활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50.7%였다. 또 ‘물리적 이동의 어려움이나 교내 디지털 인프라 문제가 크다’(19.5%), ‘학생들의 수요가 별로 없다’(10.5%) 등 부정적인 응답이 높았다. 교총은 “교사 확충 없이 학생의 과목선택권만 확대하면 학교 혼란, 교사 부담 가중을 넘어 학생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며 “고교학점제의 성패는 다양한 교과를 가르칠 정규 교사 확충에 달려 있다”고 촉구했다. 교사들은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와 사실상 미이수 없는 미이수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미이수제를 도입해 출석 일수와 학점 모두 충족해야 졸업할 수 있지만, 미이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을 강제하는 정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미이수 과목을 보충지도 하는 과정에서 보충지도 대상 학생의 낮은 참여도와 부정적인 참여 태도를 우려했다. ‘방과후, 방학 중 보충지도에 대한 교사 업무 과중’, ‘수행평가의 비중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등 기본 점수 최대 부여를 통한 형식적 운영’ 등도 문제로 지적했다. 고교학점제가 도입 목적에 맞게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제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부담 완화’, ‘다과목 개설을 위한 대폭적인 교원 증원’, ‘출결 처리 NEIS 개선 등 제반 시스템 대폭 보완’ 순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5%포인트다.
경기 시흥 생금초(교장 장종복)는 23일오전 9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See-興 찾아가는 클래식 여행”이라는 주제로 유치원생을 포함한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회 임원 등 400여 명이 강당에 모여 클래식 공연을 관람할 수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다문화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교통이 다소 불편하여 문화예술 소외지역으로 여겨진 생금초에서 학생들에게 예술적 감수성을 높여주고자 시흥교육지원청과 시흥시청 주관으로 공모한 2025 시흥 찾아가는 공연문화예술교육에 신청하여 선정된 것으로, 500만 원을 지원받아 시흥시 소재 ‘시흥윈드오케스트라단’과 연계하여 준비하였다. 강당 입구에서 무대까지 단원들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학생들 사이를 통과하여 등장한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알라딘 메인테마,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문어의 꿈 등 학생들이 많이 알고 있는 곡과 함께 뮤지컬 지킬엔 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1막 중 ‘축배의 노래’ 등 12곡의 관악합주와 오페라, 팝페라 공연이 뜨겁게 이루어졌다. 생금초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들은 아는 노래가 나오면 같이 부르기도 하고 박수로 박자를 맞추는 등 열렬한 박수와 환호 속에 순식간에 1시간이 마무리되어 아쉬운 듯 공연자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신청하고 준비한 이재찬 교사는“클래식 공연의 접근성이 낮은 학생들에게 눈높이 맞는 공연을 선보이게 되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공연을 관람한 5학년 정ㅇㅇ학생은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니 정말 재미있었고 생금초에 와주신 시흥윈드오케스트라 분들께 정말 감사했다. 나중에라도 다시 한번 더 보고싶다”는 기대감을 남겼으며 이미영 학부모회 부회장은 “먼저 뜻깊은 행사에 함께 할 수 있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리면서 클래식이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대중적인 노래와 음악으로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고, 학생들이 이런 음악 행사를 통해 클래식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2학기에는 국악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생금초 학생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고, 작년에 이어 올해 가을에도 생금초 오케스트라 등굣길 음악회도 준비 중이다. 장종복 교장은 “문화적 소외 지역인 우리 학교에서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감수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학생들의 체육활동 활성화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갖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하 향기 짙어지는 유월 초, 남산팔각정의 나무 그늘 벤치에 아내는 내 무릎을 베게 삼아 지친 몸을 뉘고 있다. 가만히 잠든 모습을 보니 삶의 회한과 더불어 고생한 흔적이 얼굴이며 손등 곳곳에 묻어난다. 흰머리도 많아지고 주름도 늘어났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눈앞이 흐려진다. 올해로 결혼한 지 35년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파고를 겪었다. 시부모님 병시중과 몸져누운 일 등 숱한 사연은 아내를 힘들게 했다. 그런 고개를 넘어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지난 5월 초였다. 연휴 기간이 길어 모처럼 당일치기로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하니 서울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기차표는 매진이어서 6월 공휴일인 현충일로 잡았다. 생각해 보니 아내가 나와 같이 서울에 가 본 기억은 까마득하다. 연애 시절에 잠깐 들린 기억뿐, 3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나 같은 경우 누나들이 서울에 살아서 학창 시절 방학이면 서울에 머물러 별로 낯설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막상 떠나려 하니 부담이 된다. 결혼 후 첫째를 출산하고 3년 동안 몸져누운 후 다리 길이가 차이가 나서 치마를 입거나 예쁜 구두를 신을 수 없었다. 지금도 신발 한쪽에 두꺼운 밑창으로 높여서 걷지만, 오랫동안 걷는 것은 무리이다. 그래도 아내와 같이 가는 길이라 신이 나서 일주일 전부터 움직일 동선을 꼼꼼히 지도를 찾아 정보를 파악하였다. 현충일 새벽 4시다. 아내와 나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순천역을 향해 출발한다. 6시 25분 용산행 KTX를 타기 위해서다. 하지를 앞두고 길어지는 낮에 맞춰 해가 빨리 뜬다. 처음으로 KTX를 타보는 아내의 얼굴이 약간 상기된 표정이다. 드디어 기차는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흐른다. 아내는 차창 밖 경치라도 보면 좋을 것인데 평소 건강이 안 좋은지라 냉방된 차 속이 춥다며 준비한 무릎담요에 긴소매 옷, 장갑에 마스크를 끼고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는다. 그렇지 생활고에 찌들며 살다 건강도 잃고 변변찮은 정장 한 벌도 없는 아내의 잠든 모습을 물끄러미 보며 시선을 다시 창밖으로 돌린다. 아내는 길치다. 번잡한 도회에 가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 청와대를 보기 위해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경복궁역에서 내릴 때까지 내 손을 꼭 잡고 따라다닌다. 혹시 미아가 될지 모른다고 걱정이다. 청와대 입구에 가니 인산인해다. 새 대통령이 청와대로 집무실을 옮긴다고 하니 이 기회가 아니면 못 본다고 관람 대기 줄이 1시간 이상으로 서 있다. 아내와 나도 그 줄에 함께 했다. 겨우 청와대 본관을 보고 나오니 지친다. 잘 정리된 정원과 나무들이 초여름 하늘에 기대어 소담스럽다. 그 배경에 사진을 촬영하려고 하니 지나는 인파로 인해 만족할 사진이 없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인파에 밀려 청와대를 나와서 신무문을 통해 경복궁으로 간다. 아내는 경복궁이 처음이라 한다. 경복궁 역시 공휴일 관람 인파로 인해 낯설기만 하다. 외국인 관광객은 한복을 입고 초여름 날씨인데도 땀을 흘리며 걷고 있다. 향원정, 경회루, 사정전, 근정전을 돌아 광화문 앞에서 사진으로 기억을 남긴다. 이제 남산으로 갈 여정이다.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 시내 한가운데 빌딩 사이에서 음식점을 찾아 대충 점심을 때운다. 점심 먹는 내내 아내의 표정을 보니 지친 기색이 완연하다. 명동역에서 걸어서 남산 오르미까지 가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서 택시를 타고 케이블카 승강장에 내린다. 하지만 이곳 역시 대기하는 많은 인파로 인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적어도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줄이다. 나는 줄을 서고 중간중간 아내는 앉아 있으라고 권한다. 긴 기다림은 자신의 목적이 달성될 때 해소되는 법이다. 남산 정상 부근에 도착한다. 걸어서 오르는 사람도 있었다. 지친 몸이지만 불어오는 바람과 파르르 떨리는 녹음의 소리가 상큼하다. 남산에도 역시 인파로 넘쳐났다. 도심에서 자연의 숨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리라. 이번에는 남산N타워 전망대로 가기로 했다. 이곳 역시 줄서기를 한다. 아내의 지친 표정이 더해진다. 기다림 끝에 전망대에 올라 서울 시내를 빙 둘러본다. 아내는 집들이 장난감 같다고 한다. 아내가 너무 지친 것 같아 자리를 찾아도 많은 사람으로 인해 어렵다. 다시 줄을 서서 기다림을 더하여 내려온다. '힘들어 잠깐 눕고 싶어.' 아내의 얼굴에 그늘이 지고 있었다. 마침, 벤치가 비워 팔각정 아래 나무 그늘 밑에 아내는 몸을 뉜다. 30여 분의 휴식이 아내는 꿀맛이었다고 조금 밝아진 얼굴이다. 해는 점점 서쪽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사랑의 언약을 채운 형형색색의 자물쇠가 난간에 걸려 벽을 이루고 있다. 모든 사람은 이곳에서 사랑이 영원하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우리도 한 번 걸어볼까 하다가 무슨 연애하는 기간인가 하는 핀잔에 물러난다. 기다림 끝에 다시 내려온다. 방송에서 맨날 '명동 명동'하는데 한 번 가보자. 사실 그즈음 나도 당이 딸려 지쳐가고 있었다. 시원한 냉커피가 당긴다. 아내와 나는 걸어서 명동 입구의 한 카페에 들어간다. 매장 안에는 젊은 사람뿐이다. 백팩에 수건을 목에 걸고 사진기까지 들고 들어서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우리 부부에게 오는 느낌을 받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잠시의 충전이 기운을 회복시켜 준다. 시간은 돌아올 KTX 출발 시각 쪽으로 가까워진다. 이곳에서 다시 집으로 갈 동선을 핸드폰으로 보고 있는데 모처럼 여기까지 와서도 폰 보냐고 한다. 그래 우리도 젊음의 인파 속에 묻혀 보자. 아내와 나는 간판의 다양한 색 LED 불빛이 들어오는 거리를 걸으며 윈도 쇼핑을 한다. 마음에 드는 것 있으면 액세서리나 다른 것을 골라보라고 해도 아내는 둘러보기만 한다. 돈도 쓸 줄도 모르는 바보다. 그리고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스름이지는 명동역에서 우리는 다시 지하철 타고 용산역으로 향한다. 또다시 아내는 내 팔을 붙들고 따라온다. 길 잃을까 봐 걱정된다고 한다. 용산에서 순천으로 향하는 KTX는 8시 조금 넘어 출발한다. 올라올 때는 밝아서 창밖 경치를 구경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어둠에 물드는 불빛뿐이다. 아내는 또다시 춥다면 가져온 옷으로 완전무장을 한다. 그리고 피곤하여 지쳤는지 2시간 넘게 소리도 없이 잠에 취해 있다. 중간중간 정차할 때마다 아내의 얼굴을 본다. 이것도 여행이라고 따라나서 준 아내가 고맙다. 아내는 시간 나면 평일에 오면 복잡하지 않고 좋겠다고 한다. 밤 11시 가까이 순천역에 도착한다. 다시 1시간여 자동차를 달린다. 아내는 또 피곤한지 눈을 감는다. 가로등 불빛이 차창을 스며들 때마다 잠든 아내의 얼굴이 파리하다. 집 가까이 다가오며 차창을 연다. 개구리 소리가 요란하다. 정말 오늘 아내와 한 오늘은 20시간의 도깨비 같은 사랑 여행이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특성화고 현장실습 예산을 놓고 교육부의 매뉴얼과 달리 적용하고 있어 논란이다. 학교들은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게 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23일 전국의 간호과 운영 특성화고들에 따르면 일부 시·도가 간호과 1·2학년 학생들의 현장실습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곳은 강원·경남·대구·세종으로, 강원·경남·대구는 지난해에도 예산 사용 불가 지침을 내렸다. 이 지역의 특성화고들은 교육청의 방침으로 학생 개인 부담이나 학교 일부 예산 지원 등으로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교육청은 3학년에 이뤄지는 ‘산업체 채용형 현장실습’만을 ‘직업계고 현장실습’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1·2학년이 나갈 수 있는 ‘산업체 체험형 현장실습’ 관련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학교에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간호조무사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740시간의 이론교육과 780시간 이상 의료기관 현장실습을 이수해야 한다. 고3 9월 국가시험일 이전까지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학기 중에는 수업 때문에 방학 등 시간을 활용해야 하며, 1학년 1학기 여름방학부터 3학년 1학기 여름방학 때까지 여러 차례 나눠서 활용해야 정해진 시간을 채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교육부 매뉴얼에는 고1·2 학생에게도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육청이 1·2학년의 현장실습을 정식 현장실습으로 볼 수 없다며 반대하는 중이다. 학생 1인당 한 학기 동안 들어가는 비용은 시·도별 개인별 차이가 있긴 하나 많으면 수십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는 터라 개인 부담에 맡겨야 하는 현실을 보면 교원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시·도별 차이가 크기에 더욱 마음이 걸린다. 중등간호교육학회 측은 교육 당국에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한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도 관련 자료를 보내 예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학회 관계자는 “교육부 매뉴얼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자의적 해석으로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직업교육 관련 예산이 제대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 증가하는 민원에 더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학교민원처리지원법’이 21일 시행됐다. 법에는 교육부의 민원 처리 계획 수립, 교육청의 지역 실정에 맞는 지원 계획 마련, 전자적 민원 처리 시스템과 교직원 보호 방안 수립 등이 포함돼 있다. 악성 민원과 문제 학생 분리지도 등에 있어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행과 동시에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법안이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원론적인 계획 수립 및 안내 의무만을 부여해 사실상 선언적인 규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보호 방안’이라는 추상적 문구로는 학교폭력·교권 침해·문제행동 생활지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법을 시행하기 위한 실질적 예산과 인력, 프로그램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학생 분리와 민원 대응에 있어 시·도별, 지역별, 학교급별, 규모별, 국·공·사립별 등에 따라 학교 현실이 달라 세밀한 맞춤형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에 마련된 ‘학교 민원을 전자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교육부는 ‘(가칭)학부모 온라인 민원(소통) 시스템’을 5월부터 구축해 시범운영 후 2학기부터 학교에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스템 구축에 있어 중앙 차원에서 일원화 할지, 현재 시·도별로 구축된 것을 인정해 2가지 방식으로 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면서도 “학생 분리 지원인력을 학교 자체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대체인력 확보 및 예산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6월 14일, 정부서울청사 앞. 검은 옷을 입은 수많은 선생님이 아스팔트 위에 모였습니다. 그날 저는 ‘故 제주 교사 추모 및 교권보호 대책 요구 전국 교원 집회’의 현장 발언자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발언을 준비하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가 전하고자 했던 건 지금도 악성 민원과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선생님의 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진심을 담고자 한 글자 한 글자에 마음을 싣고자 했고, 선생님들의 마음을 대신 전한다는 책임감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수업 중 면도날로 교과서를 찢은 학생을 제지했더니 “목소리가 커서 아이가 공포심을 느꼈다”는 이유로 민원이 제기된 일. 길 가던 행인에게 돌을 던진 아이에게 자리 이동을 지시하며 행동을 제지했더니 “아이에게 땀띠가 생기고, 밤에 오줌을 쌌다”며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일. 장기결석 중인 아이의 안전을 걱정해 가정 방문을 했더니 오히려 교사가 주거침입죄로 고소당한 일. 당시 현장에서 전했던 사례들이 다소 충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실제로 일어난 일이며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지 않고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면 내일 또 일어날 수 있는 게 우리가 당면한 현실입니다. 교실 속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조차 민원의 대상이 되는 지금, 누가 감히 교육을 말할 수 있을까요? 지도하지 않으면 ‘방치’라 하고, 지도하면 ‘학대’라 하는 이 구조 속에서 교사는 대체 무엇을 기준 삼아 아이들 앞에 서야 할까요? 이러한 암담한 현실 한가운데서도, 집회 현장에서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간 교육 현안에 대해 서로 조금씩 다른 목소리를 내던 교원 단체들이 이번만큼은 하나 된 목소리로 “교사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을 함께했습니다. 그날은어느 곳에 소속된 누구냐는 질문이의미가 없었습니다. 각자의 소속과 견해를 내려놓고, 그 자리에 모인 우리는 모두 한 명의 교사였으니까요. ‘선생님, 수고 많으셨어요.’ ‘힘내세요, 우리는 함께예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옆자리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가 맞잡은 손끝을 타고 전해졌습니다. 우리는 그날, ‘각자’가 아니라 ‘함께’로 존재했습니다. 이제는 진정 교사들이 아스팔트 위에서 눈물로 외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로 몸과 마음에 병이 드는 선생님이 더는 없기를 바랍니다.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연히 안전해야 할 교실’이기에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누군가 지쳐 쓰러지려 할 때 곁에서 손을 내밀기 위해,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며 교실을 지키려는 마음들은 서로 맞닿아 있음을 알리기 위해, 언제라도 다시, 조용히 목소리를 보탤 것입니다. 그 마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교단에 서겠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미국 아이비리그 중에서 최고의 명문 사립대로 손꼽힌다. 학부 교육에 중점을 두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 스타일의 교육방식을 추구하고 특히 자연과학, 경제학, 정치학, 철학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사실은 법대, 의대, 경영대가 없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재정보단 명예와 자존감 최우선 이 대학는 2025년 현재, 학부에, 4700명 대학원에는 2000여 명 정도의 학생이 있으며 총자산이 150억 달러가 넘어 학생 1인당으로는 미국에서 가장 부자인 대학이다. 특이한 점은 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아너 코드(honor code)’ 선언으로 무감독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명예와 자존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문화를 간직한 이례적인 학교라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가장 선호도가 높은 법대나 의대, 경영대와 같은 전문대학원 설립의 유혹을 끝까지 거부하고 인문학 교육을 고수한다. 이는 단순히 재정 수입에 대한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자신들이 배출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필요한 비판적 사고 능력과 공공 윤리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인문·사회·과학 교육을 통해 공적인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 그 핵심 이유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대학의 독특한 교육은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한 투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교는 어떤가? 명문대학일수록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고 소위 황금알을 낳는 법대, 의대, 경영대 등에 집중 투자해 졸업생들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공무원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또 취업률을 올리고자 하는 단기 교육목표에 ‘올인’하는 경우가 많다. 재정상 불가피한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학문의 전당이자 진리의 산실인 대학이 그런 현실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수준에서 교육 비전과 목표를 내세우는 현실이 초라하고 서글픈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이타적 인재 육성 배워야 대학은 각종 부정의와 불공정, 불법적이고 상식을 벗어난 모든 제도와 정책 등에 건전한 비판의식을 견지하고 사회와 국가 발전을 위한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이어야 한다. 단지 개인적인 출세와 성공 지향의 교육 가치에 집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바람직한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다. 우리의 대학 교육이 나아갈 길은 세계의 명문대학들이 교육 비전으로 추구하듯이 ‘세상을 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이타적인 인재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단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고, 뭘 모르는 ‘한가한 소리’라고 무시하기보다는 진정으로 대학이 살아갈 길에 대해 보다 뼈를 깎는 절차탁마의 노력에 더욱 다가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교육의 국가 책임을 강화해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건 8대 교육 공약 중 학교 현장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바로 교권 보호 제도 확립이다. 과도하고 불필요한 행정업무 경감, 민원처리 시스템 체계화, 교사 ‘마음돌봄 휴가’ 도입, 교원 근무시간 외 직무와 무관한 정치활동의 자유 보장 등은 교육계의 요구다. 이런 교육 현장의 바람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새 정부의 첫 교육부 장관이다. 차기 교육부 장관은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지난 14일 전국 1만여 명의 교원들은 202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무더위 속 아스팔트 위에 모였다. 현장 교원들은 붕괴되는 교육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외쳤다. 이 같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해결을 위해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교육부 장관이어야 한다. 그동안 현장과 괴리된 무수한 교육정책이 결국 실패했다는 사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학교 본질 회복에 대한 철학도 요구된다. 학교는 언제부턴가 행정기관, 돌봄기관, 사법기관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교육기관이다. 교사가 수업 준비가 아닌 비본질적 행정업무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면 공교육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권 보호에 앞장서야만 한다. 지금 교사들은 교실에서 학습권을 방해하는 학생을 제지하는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정당한 지도와 훈육이 ‘정서학대’로 몰리기 때문이다. 가르쳤다는 이유로 고발을 당하는 상황에서 교육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 학생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주고, 교원이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충실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중심에 두는 교육부 장관이 취임한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경기 남곡초(교장 지정구)는 18일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남곡 핑크셔츠데이’ 캠페인을 실시하며 따뜻한 학교문화 만들기에 나섰다. ‘핑크셔츠데이(Pink Shirt Day)’는 2007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반(反)학교폭력 운동으로, 핑크색 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한 남학생을 지지하기 위해 친구들이 모두 핑크색 셔츠를 입은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후 이 운동은 전 세계로 퍼지며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로 자리 잡았다. 이번 캠페인에서 남곡초 학생들은 핑크색 티셔츠, 모자, 액세서리 등 다양한 핑크 아이템을 착용하고 등교하며 학교폭력 근절 의지를 표현했다. 또한 학교 자체적으로 ‘따뜻한 말, 소중한 친구, 행복한 우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핑크색 팔찌를 준비해 전교생에게 나눠주고 이해와 배려 속에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날은 남곡초학부모 폴리스와 남곡초 학생들, 교직원이 함께 참여해 반폭력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평등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지정구 교장은 이번 행사를 기획하며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준비한 행사”라며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곡초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성교육과 예방 중심의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과 더불어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힘쓸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 공약과 관련해 교육계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반응이지만 일부 내용과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경계하고 있다. 그 내용들이 학교 교육, 대학 입시 등 본질적 문제와 연관된 만큼 교육 구성원 모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우선 ‘초·중·고에서 시민교육 강화’에 대해 특정 정치적 이념을 주입하는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약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힘, 공동체 이해하는 힘 기르는 교육’으로 기술되긴 했으나, 일부에서는 시민교육이 이처럼 좋은 취지로 시작하고도 나중에 정치적 편향성이 나타났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편향화 예방, 제어장치 확보가 필수 전제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교총 교육정책국은 "시민교육이 개인의 권리만을 강조하거나 특정 정치세력 비판, 국가정체성 약화 등으로 변질되는 부분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개인의 의무, 책임, 국가정체성에 대한 부분도 동일한 가치로서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초학력 향상, 학습역량 강화 차원에서 지역에 ’자기주도학습센터‘ 설치를 통한 사교육비 부담 경감의 경우 교원 행정업무 부담이 유발될 수 있다. 아직 운영 주체나 구체적 운영 방식은 확정되진 않았지만, 학교로 책임 전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교육 현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센터 참여에 대한 강제성마저 부여된다면 정책 취지와 전혀 다른 형태의 ‘타인주도학습센터’로 변질되면서 교원의 부담까지 더해지게 된다. 고등교육 공약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논란의 중심이다. 교육의 본질은 뒤로 가고 간판에 집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형적인 ‘서울대’ 브랜드만 확산시키는 것은 짝퉁 양산의 여지가 있는 만큼 학문적 깊이, 교수진, 연구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간판 평준화에 그치게 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서울대 분교’보다 전국 대학의 질적 경쟁력 제고가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입시 다양화·정원 확대 명분에 따라 지역 안배 등 ‘사회적 고려’가 가미된 ‘정치적 입시’로 변질되면 공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역거점국립대 집중 육성 통한 대학 서열 완화 및 국가균형발전 달성’의 경우 방향성은 이해하지만, 대학 서열 완화 대안 연계나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접근하면 부작용이 따를 위험성이 있는 만큼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주된 분석이다. 지역 내에서 거점국립대와 일반대 사이에서의 격차가 벌어지면 ‘이중 서열’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지역 내 대학들의 고른 지원은 물론 공동 커리큘럼 개발 등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총은 "단지 서울대라는 이름을 여러 개 만든다고 해서 기존 서울대의 학문 수준이나 사회적 위상이 분산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역거점국립대 집중 육성은 더 큰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 깊이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동남아 남부협의회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에서 ‘2025 해외 청소년 통일 골든벨’ 행사를 열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날 인도네시아인 대학생 100명이 참가한 ‘인도네시아 학생 통일 골든벨 대회’가 진행됐다. 대회 참가자들은 한국어로 통일과 남북한 역사 등에 관련된 문제를 풀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학생 대회에서는 인도네시아 교육대학교(UPI) 한국어 교육과 4학년생인 피를리 파딜라(22) 씨가 최후의 1인이 돼 골든벨을 울렸다. 피를리 씨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과 함께 한국에서 열리는 민주평통 외국인 통일 골든벨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항공권과 경비 등을 지원받게 됐다. 한국 첫 방문에 설렌다는 피를리 씨는 졸업 후 한국 대학원에서 미디어 관련 공부를 하고 언론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6·25 전쟁 당시 유엔군에 포로로 잡힌 공산군을 수용하던 한국의 섬’(답 거제)을 맞춰야 하는 등 문제 난이도가 ‘토종 한국인’에게도 쉽지 않은 터라 우승자의 실력이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피를리 씨는 "용어가 어려웠지만 평소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어 유튜브로 관련 영상들을 많이 찾아봤던 것이 도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열린 인도네시아 거주 한국 청소년 대상 통일 골든벨 예선 대회에서는 JIKS 11학년(고교 2학년 해당)인 우은수 학생이 최후의 1인이 돼 대상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박수덕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 대리와 한인회 김종헌 회장, 상공회의소 이강현 회장, JIKS 이선아 교장 등도 참석했다.
경북 의성남부초(교장 정원숙)는 17일과 18일 양일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의성지질공원과 떠나는 교실 속 지질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의성군청 관광문화과에서는 의성국가지질공원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증진하고, 지역 자원 보전 의식을 함양하고자 학교로 찾아가는 지질공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1~6학년까지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의성국가지질공원 소개, 태양계 거리 체험, 지질시대 시계 만들기, 공룡발자국 비누 만들기 등 흥미로운 체험 활동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직접 만들고 체험하며 지질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우리 지역의 소중한 자연유산을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4학년 김ㅇㅇ학생은 “평소에 어렵게 느껴졌던 지구의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만든 공룡발자국 비누를 집에 가져가 가족에게 자랑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정원숙 교장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지역의 자연유산과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체험 중심의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의성남부초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경기미사강변초(교장 조온목)는 10~11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남시 보건소와 연계하여 ‘2025년도 감염병 예방(손씻기) 체험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하남시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감염병 예방 체험학습(뷰박스)’ 교육으로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이 올바른 손씻기 습관을 형성하고 감염병 예방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질병관리청에서 권장하는 손씻기 6단계 방법을 배운 뒤, 손에 형광물질을 바르고 손세정 검사기를 통해 씻은 후의 결과를 확인하는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손씻기 전후의 차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함으로써 손씻기의 중요성을 보다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었다.특히 손세정 검사기를 활용한 시각적 체험은 학생들에게 손씻기 실천의 필요성과 감염병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효과를 거뒀다. 학교에서는 “손씻기는 감염병 예방과 전파 차단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어릴 때부터의 생활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체험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손씻기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학생은 “손세정 검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균이 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고, 올바르게 손을 씻었을 때 세균이 사라지는 걸 확인하니 앞으로 손씻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북 문장초(학교장 최제석)가 지난 19일, '미래 글로벌 해양수산 인재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해양과학의 신비를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국립해양과학원의 송규민 연구원이 진행했으며, 그는 ‘해양과학 연구의 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쳐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해양과학 기초 안내와 진로 탐구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탐색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송 연구원은 강연에서 "바다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비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러분도 언젠가는 바다의 비밀을 풀어낼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라며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북돋웠다. 이에 대해 6학년 김ㅇㅇ학생은 "평소 바다에 관심이 많았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해양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제석 교장은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해양수산 인재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나아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장초는 앞으로도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다채로운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해양수산 교육 역시 그 일환으로,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전면적인 남침이 있었다. 전쟁이 일어났지만 6월 25일의 상황을 ‘38선에서 일어난 국지전’으로 받아들여 휴교하지 않았다. 이에 서울 등 지역에서는 전쟁이 일어났어도 학교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하다가, 6월 27일 정부가 무기한 휴교 지시를 하면서 교육이 중단됐다. 이후 1951년 1월 26일 백낙준 문교부(오늘날 교육부) 장관이 전시학교 교육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서 1951년 2월 16일(2월 26일이라는 기록도 있음) 문교부는 부산시청에서 전시하 교육특별조치요강을 제정·공포하여 학교 교육의 재개를 명했다. 그리고 전시 교육과정인 『전시학습지도요항』을 제정하고, 전시 교과서인 초등학교용 『전시생활』과 중등학교용 『전시독본』을 제작하여 피난지 학생에게 무료로 배부했다. 문교부의 조치는 피난지 소재 각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교부의 임시 조치로 피난민이 많이 이주한 부산, 대구, 대전 등지에 피난 학교가 개교하니, 초∙중등학교가 118개교, 총 학생수가 9만310명에 이르렀다. 피난 학교는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못해 선생님과 아이들은 산이나 광장, 길이나 냇가에 노천교실, 천막교실 등 임시로 교실을 만들어 수업했다. 학생들은 맨바닥에서 무릎 위에 책을 펼치고 선생님을 바라봤다. 그보다 나은 곳은 미국에서 보내준 천막 속에서 가마니를 깔고 사과 궤짝을 책상 삼아 공부하는 경우였다. 학생들은 학교 운영비를 조금이나마 보태기 위해 닭을 키워 계란을 판매하는 등 가축을 키우기도 했다. 수업 이외 다양한 활동도 천막 학교였지만 수업뿐만 아니라 글쓰기, 체육, 음악, 웅변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예술제 등을 개최했다. 오늘날 숙박형 체험학습처럼 수학여행도 실시했고, 졸업식에서는 학교를 졸업한 것을 증명하는 졸업인증서를 주었다. 문교부에서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전시학생증’을 발급해 징병을 연기해줘 학업을 계속할 수 있게 했다. 1954년부터 국민학교(오늘날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필자의 부친은 “이제 막 전쟁이 끝나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선생님들은 모두 하나같이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 능력을 개발해 나라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열심히 가르쳤다”고 회고하셨다. 힘든 피난 생활과 배움의 환경은 미비했지만, 교사와 학생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학교는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2달러의 기적 6.25 전쟁 당시 가평에 주둔한 미국 40사단장인 조지프 클리랜드 장군은 천막 두 동 안에서 배움을 잇는 선생님과 학생들에 감동해 장교와 병사들에게 모금 연설을 했고, 1만5000여 장병들은 곧바로 1인당 2달러 이상씩 약 30만 달러의 성금을 모았다. 가평읍 대곡리에 학교 공사를 시작해 1952년 8월 15일, 전쟁 중임에도 교실 10개와 소강당 1개로 가이사중학교가 개교했다. 가평 가이사중학교는 1953년 학교 인가를 받아 정규 공립학교로 운영되었고, 현재 가평고등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클리랜드 사단장은 197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별도로 장학금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내 연금 일부를 가평 학생들에게 보내달라”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2004년 사망할 때까지 30년 동안 장학금을 보내왔다. 전쟁 중에도 이어진 이러한 교육열이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 발전과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이제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받았던 도움을 아프리카 등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나누는 것은 조지프 클리랜드 장군과 장병들을 비롯한 6.25 전쟁 전후에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던 분들의 바람일 것이다.
꽃이 언제 피었다 졌는지도 모르게 바쁜 일상 속, 퇴근 후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쇼츠나 릴스를 보게 된다. 5분만 보려던 영상이 어느새 두세 시간이 지나 있다. 그 짧은 영상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학생들 역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미지와 영상 중심의 콘텐츠를 소비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정보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미디어의 제작 의도와 숨겨진 메시지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며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질문 중심의 수업 전개 수업의 핵심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뉴스 기사를 제시하고 “이 기사 제목은 감정을 자극하는가?”, “기사에 인용된 인물은 누구이며, 왜 이 사람이 선택되었을까?” 등의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기사 속 의도와 맥락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광고도 “이 광고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왜 그 사람이 선택되었을까?”, “이 장면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이 효과적이다. 교사는 질문을 통해 관점을 확장시키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학생 참여형 수업 구성 학생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포함될 때 그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특정 주제를 정해 소그룹별로 ‘가짜뉴스 판별 퀴즈’를 만들고, 이를 발표하는 활동은 재미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또, 직접 뉴스 클립을 제작하거나, ‘1분 짧은 광고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구성해야 설득력이 있는가?’, ‘정보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흥미를 끌 것인가?’ 등을 고민하게 되며, 이는 곧 리터러시 역량으로 이어진다. 교사는 활동 중심 수업에서 그 활동을 하는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인식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발표물이나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떤 생각이 들었고, 어떤 의문이 생겼으며 어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도 함께 교육과정에 설계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 차원의 협업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특정 교과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어에서는 뉴스, 광고, 자막 등을 분석하며 표현의 의도와 효과를 살피고, 비평문 쓰기를 통해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사회에서는 뉴스 시각 차이를 비교하거나 SNS 여론 형성을 토론 주제로 삼을 수 있다. 도덕에서는 ‘온라인 소통의 책임’이나 ‘가짜뉴스의 윤리성’을 주제로 토론하거나 역할극을 할 수 있다. 미술에서는 광고 포스터 분석이나 직접 콘텐츠를 디자인하는 활동으로 시각적 리터러시를 기를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우리 학교 알리기 영상’, ‘가짜뉴스 바로잡기 캠페인’ 등 프로젝트를 통해 종합적 미디어 활용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처럼 교과 간 연계를 통해 단편적 기술이 아닌 ‘삶의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교실은 학생들이 그 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며, 교사는 그 여정을 이끄는 안내자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믿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이현주 장학사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저자
뮤지컬 히든러브 결혼과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 요즘, 사랑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창작 뮤지컬.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이혼, 비혼, 관계의 다양성 등을 이야기하며 현재의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표현되지 않은 사랑'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그것이 개인의 삶과 감정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따라가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관계의 본질을 조용히 되짚는다. 7/4~6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 연극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한 가족의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단 하룻밤의 사건을 다룬다. 임신 소식을 축하하는 저녁을 보내고 있는 헬렌과 다니 앞에 헬렌의 동생 리암이 피로 얼룩진 채 나타난다. 영국 극작가 데니스 켈리의 작품으로,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숨겨진 진실과 도덕적 딜레마를 이야기한다. 6.18~30 우란문화재단 우란 2경 뮤지컬 스트라빈스키 1900년대 프랑스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의 인물을 그린 니진스키 디아길레프에 이은 '인물 시리즈' 최종작. ‘현대 음악의 황제’라는 별칭을 가진 스트라빈스키와 주변 인물을 통해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그의 음악적 열정을 그린다. 7.28~10.12 대학로 티오엠 2관 연극 보도지침 1986년 한국일보 기자가 정부의 언론통제 실태를 폭로한 실제 사건을 무대 위로 옮겼다. 법정, 대학 연극반 무대를 오가는 구성을 통해 언론 통제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갈등을 생생하게 그린다. 이번 공연에는 전 배역을 성별 구별이 없는 젠더프리 캐스팅과 4면 입체 무대를 도입해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7.5~8.17 서울숲 씨어터 1관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의 민·형사상 면책 규정을 신설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안전법)’이 21일부터 시행되지만, 면책을 위한 ‘안전조치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지 않아 논란이다. 교총은 시행 이틀 전인 19일 ‘현장 체험학습 면책 규정 마련 요구서’를 교육부에 전달하고 학교 안전사고 예방 조치 의무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개정 학교안전법의 핵심은 현장 체험학습 등 학교 안팎에서 교육활동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원이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학교 밖 교육활동 시 보조 인력을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요구서에서 교총은 “교원이 실질적으로 지킬 수 있는 ‘예방 및 안전조치 의무’의 기준과 내용을 명확히 마련하지 않으면 학교안전법은 ‘면책’이 아니라 교원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조차 꼬투리 잡아 책임지게 만드는 ‘귀책’ 법률이 될 뿐”이라며 “법 개정 6개월이 지나도록 어떠한 기준이나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것은 교육부의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현장 체험학습이 교사에게 과도한 안전 관리 업무와 책임을 부과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2022년 강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현장 체험학습 도중 버스 운전자의 부주의로 학생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올해 2월 1심 재판부가 인솔 교사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학생도, 교사도 보호하지 못하는 현행 현장 체험학습은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교총은 “현장 체험학습은 단순한 고충이 아니라 교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명확한 면책 기준·규정 마련 등 교사 보호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교원 의사에 반하는 현장 체험학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교원 동의 없는 현장 체험학습을 강행하지 않도록 각급학교에 공문으로 안내해 줄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이어 “지금의 현장 체험학습은 교사가 기획부터 준비, 안전 점검, 행정 처리 등 모든 것을 감당하느라 정작 교육적 목적과 내용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육청과 지자체가 중심이 돼 안전한 체험프로그램과 공간을 제공하고, 학교가 행정업무와 안전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참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안전법에 따라 학교 밖 교육활동 시 보조 인력을 배치할 수 있지만, 배치 기준과 방법 등을 시·도 조례로 정하게 돼있어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관련 조례를 개정하지 못한 지역도 적지 않다. 교총에 따르면, 19일 현재 대구, 인천, 울산, 경남, 제주가 조례를 개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교총은 “개정한 지역 중에서도 한 곳은 조례에 보조 인력의 자격, 배치 기준 등을 명시하지 않아 학교장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고, 또 다른 지역은 보조 인력에 학교 내 안전요원까지 포함해 자칫 교직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교육청이 자격을 검증한 외부 인력풀을 구축하고 학교가 요청하면 배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대 위 한 편의 공연을 탄생시키는 과정은 작품의 내용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이러한 과정을 그려낸 뮤지컬을 소개한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또다른 배우로 변신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 또한 다른 작품에서는 만날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보잘것 없었던 주인공의 성장담만큼 짜릿한 감동을 안겨주는 이야기도 없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그 보장된 감동 공식을 따르는 작품이다. 뮤지컬 댄서를 꿈꾸며 상경한 시골 소녀 '페기 소여'. 우연히 데뷔작에서 주인공을 맡게 되지만, 이틀 만에 완벽한 노래와 춤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페기는 물론 극단 역시 우여곡절을 함께 겪으며 성장해 나간다. 작품은 198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지금까지 사랑받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한국에서는 1996년 처음 무대에 올랐다. 특별한 점은 해외 뮤지컬의 저작권을 정식으로 구입해 공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제1호 공연이라는 것. 그전에도 해외 작품이 공연되기는 했지만 계약 없이 암암리에 공연하는 해적판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작품의 시그니처이자 하이라이트는 대규모 앙상블을 선보이는 탭댄스 무대. 화려한 조명 아래 반짝이는 의상을 입은 20여 명의 앙상블이 일사불란하게 발을 맞추는 장면은 가히 '쇼 뮤지컬의 진수'라고 할 만하다. 올해 공연은 신선한 캐스팅으로 기대감을 더한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으로는 박건형, 양준모와 함께 박칼린이 캐스팅되었다. 지금까지 남자 배우들이 전담해온 배역에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한 것. 박칼린은 실제 음악감독과 연출가로서 활약해온 만큼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대 위 스타로 거듭나는 히로인 '페기 소여' 역은 유낙원과 최유정이 맡았다. 유낙원은 지난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에서 앙상블로 데뷔한 후 꾸준히 경력을 쌓으며 마침내 주인공을 따낸 배우. 작품 속 페기 소여와 똑같은 길을 걸어온 만큼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아이오아이, 위키미키로 활동한 최유정은 처음 작품에 합류에 신선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7월 10일~9월 14일 샤롯데씨어터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라는 말이 있다. 뮤지컬 쇼맨에 등장하는 노인 '네불라'의 인생이 그렇다. 작품의 배경은 2020년 미국 뉴저지주의 어느 소도시. 한국계 입양아로, 대형마트에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수아는 어느 날 유원지에서 수상한 노인 네불라를 만난다. 카메라를 들고 유원지의 사진을 찍던 수아를 본 그는 자신을 찍어달라고 의뢰한다. 단순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해 사진촬영에 임한 수아의 마음과는 달리, 네불라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지난 인생 역정을 털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노인의 뜻밖의 과거가 밝혀진다. 작품은 가상 국가인 '파라디수스공화국'에서 독재자를 대신해 대역을 연기한 노인의 삶을 조명한다. 남의 삶을 흉내내는 동안 어느새 주체성을 잃어버리고만 한 인간의 삶과 회복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내가 나로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쇼맨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레드북 등 믿고 보는 창작 뮤지컬을 탄생시킨 박소영 연출가, 한정석 작가, 이선영 작곡가 트리오의 작품으로, 초연부터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 극본상, 남자주연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올해 공연에는 배우 윤나무, 신성민, 강기둥이 지난 공연에 이어 다시 한번 네불라 역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7월 11일~8월 31일 국립정동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