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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북 문경 산북초(교장 서정원)는 바람직한 교권존중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2학기 교권보호주간’을 운영했다. 본 주간을 맞이하여 교권보호 현수막 게시 및 홍보활동, 사과와 감사의 편지 쓰기, 교권보호 삼행시 짓기, 사제동행 체육행사, 사과데이 등 다채로운 교내행사를 실시했다. 특히 점점 높아지는 가을 하늘 아래에서 펼쳐진 사제동행‘킥런볼’체육활동 속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은 서로 해맑은 표정으로 돕고 의지하며 끈끈한 사제의 정을 나누었다. 또한, 경기를 마친 후에는 서로의 땀을 닦아주고 안아주면서 사제 간의 배려와 따뜻한 마음 을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 글쓰기 및 삼행시 짓기 대회에서는 그동안 선생님께 전하고 싶었던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학생은 선생님을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며, 선생님들은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학생들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이번 교권존중 보호주간행사를 통해서 교사의 학습권과 교육권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는 아름다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 교육이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는 고지를 선점하려는 선행학습 중심의 교육이고 학교수업 중심보다는 사교육 중심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에 대한 도전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선진교육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사의 학습지도 방법과 학생들의 학습방법을 어떻게 질적으로 개선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그러나 우선 자기주도학습을 통한 공부의 맛을 느끼며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 학생은 학습 코칭을 받으면서 6개월 동안에 변화를 이뤘다. 첫째,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한 것이다. 둘째, 자신의 문제인 예습과 복습이 부족하다. 그리고 암기하는 것을 못한다. 준비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지적했다. 이같은 자신의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노력한 결과 1학기 기말고사에는 평균 점수가 98점을 돌파했다. 이제는 '공부에 자신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주변 친구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발표를 했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학습코칭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목표의식 결여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모르는 것이 학생들이 갖게 있는 문제였음을 지적할 수 있다. 이 학생은 이제 극히 일부만 학원과외를 하고 있다. 난 여태까지 학원을 5개 정도 다녔다. 물론 초 6때 말이다. 현재는 그중 2개만 나니고 가끔씩 필요하다고 느낄 때 주로 간다. 근데 학원은 필요없는 것 같다. 출제자는 선생님이시다. 그러기에 선생님이 정리해 주신 것만 잘 듣고 집중하면 된다.
생각이 통통 글이 술술 2017. 담양영재교육원 산출물 전시회에 출품된 인문영재반 학생들의 글쓰기 작품 필자는 3년째 담양교육지원청(교육장 김남규)의 5, 6학년 인문영재반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춘기에 들어선 초등학교 학생들의 자아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좋은 책을 권하여 읽게 하는 일, 독서 평가를 하고 독서 토론하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계획과 실천할 방법을 글로 표현하여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문영재반은 학년 당 연간 40시간씩, 주1회 실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숨겨진 글쓰기 잠재력이나 상상력이 풍부함을 확인하고 발견하는 순간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생각하는 수준이 초등학생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학생을 볼 때 느끼는 쾌감과 가르치는 보람입니다. 공교육은 보통교육을 지향하고 있기에 그 수준을 넘는 학생들에게 심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도 공교육의 몫임을 생각하면 수월성 교육도 꼭 필요합니다. 다만 학년 교육과정을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에서 영재 교육을 해야 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필자는 가르침으로 끝나지 않고 인문영재반의 모든 학생들의 산출물을 개인 별로 모아서 작품집(책)으로 만들어 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투입한 만큼 산출물도 내놓아야 제대로 된 교육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행 평가 파일철을 꽉 채운 학생들도 여러 명이어서 남은 몇 시간 동안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써야 남는다, 글과 그림으로 남겨야 꿈을 이루 수 있다.'고 늘 강조합니다. 특히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천재와 일반인의 차이는 학문에 대한 태도에 있다. 일반인은 자신의 출세와 의식주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공부하지만, 천재는 학문 그 자체에 희열을 느끼기에 공부한다."라고 말한 것을 자주 들려주며 가끔은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아 주곤 합니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 다시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영재반 수업에 참여하며 힘들어 하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노력한 만큼 얻는다는 진리를, 선택 받은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공부에 주력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담아 다독여줍니다. 3년에 걸친 인문영재반 학생 지도의 산출물로 선 보인 전시회를 보며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자녀의 작품을 꼼꼼히 읽고 대견해 하는 모습을 보며 필자도 행복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이런 글 재주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 한 마디에 그간의 수고로움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더 열심히 가르치겠다는 다짐도 새롭게 다졌습니다. 칭찬은 선생님도 춤추게 하니까요.
제4회 서산 중왕리 뻘낙지먹물축제가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충남 서산 중왕리 중리포구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서산의 세발낙지(다리가 가는 낙지)는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킬 정도로 영양이 뛰어나고 특유의 육질에 담백한 맛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 있다. 이러한 서산의 대표 수산물인 서산 낙지를 맛볼 수 있는 축제가 서산의 청정해역인 가로림만에서 펼쳐졌다. 서산뻘낙지먹물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박현규)가 주관하는 이 축제가 열리는 동안 낙지를 주제로 한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가 마련됐다. 낙지비빔밥을 먹는 퍼포먼스를 비롯해 맨손 뻘낙지 잡기, 갯벌 바지락 캐기, 감태 팩 해보기, 낙지캐릭터와 사진 찍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낙지댄스 경영대회와 노래자랑에서는 그동안 감쳐왔던 끼와 재능을 뽐낼 수 있었다. 낙지비빔밥 등 낙지요리 시식회에서는 갯벌의 가을보약인 서산 낙지를 무료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고, 여기에 축제기간 내내 이어지는 인기가수의 콘서트와 공연 등은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와 함께 대하, 낙지, 우럭포, 붕장어포, 쌀, 고구마, 고추 등 지역 농특산물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판매부스도 운영됐다. 한편 서산뻘낙지먹물축제는 3년 연속 해양수산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고,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주민이 동참하는 서산지역의 대표적인 가을철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일본 도쿄한국국제학교(교장 김득영)무용부 학생들은 9일 ‘제 36회 오오쿠보 축제 퍼레이드’에 4회째 참가해 한국 전통 무용과 전통악기를 연주하면서 행진하며 신주쿠의 코리아타운을 빛내는 주역이 됐다. 본교 무용부는 중학교 1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 남녀 학생으로 구성돼, 박경란 선생님 지도 아래 한국 전통 무용, 악기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융합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오오쿠보 퍼레이드에서도 사물놀이, 바라춤, 어우동과 부채춤 등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무엇보다도 외국 팝송 ABBA의 곡을 사용해 신선한 느낌을 일본 관람객에 전달, 퍼레이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남학생들의 장구, 꽹과리와 북의 연주는 박력있고 힘찬 악기 연주는 흥겨운 분위기를 조성해 주변 관람객이 함께 맞장구를 치며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대열의 두번 째에 위치한 바라춤 팀은 4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다.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시선을 끌었으며, 간간이 보이는 발랄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위치한 어우동춤 팀은 5명의 학생으로 구성해, 오색 빛깔의 한복과 그에 어울리는 화려한 어우동 모자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화려한 의상과 상반된 도도하고 절제된 춤사위는 한국무용의 아름다움 자체를 선사했다. 매년 많은 일본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부채춤팀은 맨 뒤에 위치해 퍼레이드를 마지막을 빛내었다. 19명의 학생들이 대거 참가한 부채춤은 저학년 학생들로 구성돼 깜찍하고 화려하며 야무진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가수ABBA의 노래가 길거리에 퍼질때 ‘Honey, Honey’에 맞춰 귀엽고 흥겨운 강강술래를 펼쳤다. 교장선생님은 물론 학부형과 관람하고 있던 일본 관람객들이 손을 이끌고 같이 춤을 추는 등 오오쿠보 시민들과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다. 본교 고등부 2학년 정재원 무용부장은 "일본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긍지를 갖고 활동하는 부서이며, 한국의 아름다운 정서를 살려내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홍보하는 작은 외교관들이다. 이번 오오쿠보 마츠리 행사에 4회째 참가를 하며 느낀 점은, 일본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욱이, ABBA의 곡을 함께 추면서 오오쿠보 시민들과 하나되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려는 노력을 통해 일본과 한국 사이의 관계를 좀더 우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느꼈다. 앞으로 무용부는 한국인들이 일본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무용을 통해 일본인과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행사 참여를 위해 연습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감은 물론 성취감을 얻게 되고, “나는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내보였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체회의실에서 교육부 산하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한국장학재단,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연구재단, 한국고전번역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이 대상이다. 여야의원들은 △동북아 공정에 대한 계획 △사립대학 입학금 논란 △NEIS 시스템 보안 확충 △대학생 등록금 경감 및 장학 시스템 보완 △교직원 평생복지 문제 등을 거론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17일 오전 전국단위의 마지막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졌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두고 서울 성심여고 3학년 학생들이 진지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에 임했다.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14일 경기 남양주 운길산에서 등산대회를 가졌다. 오전 10시 ‘물의 정원’을 출발해 운길산(610M) 정상을 돌아오는 코스로 3시간 정도 진행됐다. 경기교총은 이날 등산대회에 앞서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기념품 및 간식 증정과 함께 이벤트 추첨을 통해 회원에게 상품들을 수여하는가 하면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와의 협력으로 등산대회 참석자에게 부상 예방을 위한 기초건강검진(체성분 및 모세혈관 검사) 및 상담도 제공했다. 이날 경기교총 회장단, 임원, 시·군교총 회장, 자문위원, 학교바로세우기 경기연합 회장단이 참석하는 등 회원 및 가족 1568명이 참석했다. 장병문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동료 회원 및 가족들 간 결속과 화합을 다지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교총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 회원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항녕 인천 송림초 교감이 21∼30일 인천평생학습관 다솜 갤러리에서 ‘제2회 이항녕 조형서각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서는 문자조형과 채색이 어우러진 조형서각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독서의 계절을 맞아 책을 테마로 제작한 작품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개인전은 2005년 서울 코엑스몰에서 개최한 이후 두 번째다. 이 교감은 지난 1991년부터 국제각자공모대전, 대한민국서각대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초대작가로도 활동하며 200여회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사단법인 한국서각협회 상임이사를 거쳐 현재 자문위원, 인천지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은 월요일,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출근했다. 보건교사로 일하다 보면 월요일은 보건실이 아픈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나 또한 경력이 쌓일수록 월요일은 늘 긴장되고 두렵기까지 하다. 주말 내내 놀거나 어디 다녀와서 아픈 경우가 대부분인데 주말이니 꾹 참았다 월요일에 병원을 가든지 보건실로 오기 때문이다. 또한 주말동안 이완된 몸이 새로운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미처 적응하지 못해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층 보건실로 올라오니 역시나 아이들이 이미 문 앞에 줄서 있다. 아, 월요일이었지. 마음을 다잡고 보건실 문을 열자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와 앉는다. 그런데 오늘은 좀 이상하다. 한 아이에게 여러 명이 몰려서 시끄러운 것이다. 어디 많이 다쳤나 싶어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 아이는 아주 조심스럽게 양손을 가슴에 붙이고 있었다. 가만 보니 고사리 같은 2학년 남자아이 손 안에 참새가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참새 다리가 이상했다. 그제야 그 아이는 "보건 쌤, 참새 치료해주세요" 한다.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종민아, 나는 사람을 치료하는 보건 쌤이지 새를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종민이는 "보건 쌤은 학교에서 우리 다 치료해주잖아요. 학교 오다 참새가 다쳐서 데려왔어요. 참새도 환자잖아요. 도와주세요." 이러면서 우는 게 아닌가. 순간 가슴이 철렁하면서 종민이와 친구들의 얼굴을 보았다. 다들 잔뜩 실망과 기대가 섞인 얼굴들로 묘한 표정들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경력 15년을 넘어가면서, 그리고 1200명이 넘는 학교에 근무하면서 나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고 심신은 피곤에 절어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보건실에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오는 줄 모른다. 간단한 상처부터 집에서 키우는 동물(햄스터, 개, 고양이 등)에게 물려서 오는 아이, 감기나 각종 질병, 학교 부적응, 우울, 애정결핍, 성 고민, 이성문제 상담은 물론 옷에 실수를 하거나 바지가 뜯어져 바지 ‘응급처치’를 해달라는 경우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그런데 종민이의 그 말에 나는 뭔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종민이의 동심을 짓밟았구나’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려 들 수 없었다. 그래서 바로 "어디보자, 종민아 보건 쌤이 참새 고쳐볼까? 아깐 미안해"라고 사과를 하고 참새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누런 코를 흘리며 울던 종민이의 울음도 뚝 그쳤다. 새를 치료해 본 적은 없지만 아이들이 쳐다보고 있어 나는 비장한 각오로 새를 진지하게 살폈다. 참새를 자세히 살펴보니 오른쪽 다리가 골절돼 절름이며 날지 못하는 상태였다. 통증으로 바들바들 떨면서 상처에서는 피도 나고 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그리고 천천히 다리를 소독하고 아이들에게 하듯이 부목(두꺼운 박스종이)을 댄 후 붕대를 감아줬다. 부목을 댄 다리가 무거워서 힘들지 않게 세심한 손길이 필요했다. 그런데 치료를 하면서 아이들의 얼굴 표정을 살짝 살펴보니 참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표정이 점점 환해지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소리까지 죽이며 보고 있는 모습들이란! 순간 월요일부터 우르르 몰려온 아이들에게, 사람도 아닌 참새를 치료해달라고 온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퉁명스럽게 말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치료가 다 끝나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아이들이 새를 날려보란다. 아이들의 호기심이란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치료는 했지만 과연 새가 다시 날지 자신이 없었다. 만약 날지 못하면 마치 내가 치료를 잘 못해서 그럴 거라고 생각할거고 애들 앞에서 망신을 당할 것 같기도 했다. 계속 고민하는데 아이들은 계속 오고 더 이상 어찌할 방법도 없어 그냥 날려보기로 했다. 그래서 보건실 창문을 열고 두 손에 참새를 소중히 올려놓은 다음 스스로 주문을 외웠다. "참새야, 이제 치료했으니 넌 날 수 있어. 훨훨 멀리 날아가거라!" 하늘을 향해 손을 올리고 새를 날렸다. 그런데 새가 처음에 좀 기우뚱하더니 날아가는 게 아닌가! 순간 나와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일제히 "와~난다 날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종민이는 한 술 더 떠서 "거봐요, 보건 쌤은 할 수 있다고 했잖아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그 말을 듣는데 왜 이리 가슴이 쿵쿵거리면서 울컥하는지 아직도 그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천천히 그렇지만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산 쪽으로 날아가는 참새를 우리들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다 같이 바라보았다. 당시 나는 읍소재 학교에 근무했었다. 학교 주변이 논과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학교로 의료시설도 적었다. 그래서 더욱 보건실로 오는 아이들이 많았고 대부분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었다. 부모님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해 한 번 아픈 아이는 나을 때까지 보건실에 오는 게 당연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인구 100만이 넘는 도회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여전히 수많은 아이들과 보건실에서 지지고 볶는다. 자식을 낳아서 힘들게 키워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다. 이제 아무리 아이들이 많이 와도 학생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변했다. 난 참새도 치료한 보건 쌤이니까. 아이들이 오면 치료하면서 간혹 참새 치료이야기를 해준다. 그럼 아이들은 기특하게도 "와~ 우리 보건 쌤 짱이다"하며 탄성을 지른다. 2009년부터 국가교육과정에 의해 보건교과서를 가지고 아이들과 정규 응급처치교육을 한다. 이 수업을 할 때면 참새가 다쳤다고 응급처치를 해달라던 사랑스런 코흘리개 종민이와 친구들이 생각난다. 그러면서 문득 ‘내일은 참새 다쳤다고 데려오는 녀석이 없을까’ 하고 은근히 기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며 놀란다. 종민아, 고맙다. 그때 네가 "보건 쌤은 할 수 있다"고 말해줘서 나에게 정말 큰 힘이 되었어. 앞으로도 네가 말한 것처럼 너희 뿐 아니라 동물도 사랑으로 꼭 치료하는 보건 쌤이 될 거야.
10일 65주년 개교기념식을 개최한 경기 동두천여중(교장 강미자) 식장에는 다소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오세창 동두천시장을 비롯해 장영미 시의장, 임완택 교육장, 남병근 경기북부경찰청 차장 등 지역 인사 300여명이 함께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유는 단순히 동두천여중의 65주년 축하라기보다, 이 학교가 자랑하는 ‘수용성교육(5차원 전면교육)’ 20주년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이날 동두천여중은 기념식을 주관하며 수용성교육의 결과를 보고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력·심력·체력·자기관리·인간관계 5요소를 골고루 기른 학생들은 고교 진학 후 사교육 없이도 수도권 4년제 대학에 붙는가 하면, 교내 학교폭력은 대폭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열매를 맺었다. 이를 경청한 이들마다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동두천여중이 수용성교육을 처음 접한 것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동연 KAIST 미래전략연구위원회 위원장이 1997년부터 중국, 몽골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낸 후 동두천여중에 소개했다. 동두천여중은 일단 2년 간 방과후학교에서 기초학력미달학생을 위주로 일부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그 결과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났다. 도저히 학업 근처에 얼씬도 안 할 것 같던 아이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에 전교생에게 적용하기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에 들어갔다. 학생 대부분이 사교육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교육의 본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강미자(61) 교장은 “눈앞에서 믿기지 않는 일을 목격한 교사들이 수용성교육을 접목시키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고, 이후 모든 교사들이 받아들이게 됐다”며 “모든 교사가 똘똘 뭉친 끝에 중학교 교육과정에 알맞은 수용성교육을 일궜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 수용성교육을 전면 시행한 이후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학교폭력은 대폭 줄어든 대신 성적은 고공행진이었다. 동두천여중 학생 대부분이 입학하는 동두천고는 2009년부터 대입진학 성과가 ‘비포 앤드 애프터’로 나뉠 정도가 됐다. 전교생 약 200명 중 15% 정도가 4년제 대학을 진학하던 것이 2009년부터 50%로 껑충 뛰었다. 최근에는 인근 특목고 보다 높은 80% 진학률을 올리기도 했다. 특성화고교인 한국문화영상고에 진학한 동두천여중 학생들은 늘 솔선수범하며 취업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동두천여중의 수용성교육은 이렇다. 등교 후 5분 간 교실에서 체조를 한 후(체력) 안구훈련으로 속해 능력을 기른다(지력). 안구훈련을 통해 보다 빠른 속도로 독서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집중력도 향상된다. 속해능력이 올라가니 자연스럽게 교과서 이해도 빨라 학업에도 도움이 된다. 안구훈련 후에는 ‘전면적 인성교재’를 통해 ‘5차원 자기경영서’를 작성한다.(심력) 간단 일기쓰기와 주간계획을 점검한 뒤, 좋은 글을 3분 간 묵상하고 느낌 및 적용할 점도 글로 남긴다. 총 20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조금씩 쌓여 학생의 전인격 성장을 일군다. 강철(54) 교감은 “인류애, 선행, 상식 등을 묵상주제로 주고 있다”면서 “아이들 중 묵상하다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런 카타르시스가 수업에서 좋은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교과서도 전부 ‘5차원’ 향상에 맞춰 새 교재를 만들어 교육방법도 바꿨다. 교사 전원이 아이들의 전인격 향상을 위해 수업 전·중·후 모두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러 방과 후와 방학 중 연수,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주요 교사들은 수용성교육 전문가가 돼 전국을 다니며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교육청 직무연수 등을 개설해 현재 전국 1만5000명의 교사에게 노하우를 전파했다. 사실 수용성교육은 전인격을 위한 교육법으로 인성의 변화가 먼저 나타나게 된다. 학교폭력은 최근 7년 간 2건에 불과하고, 화장을 하거나 교복을 지나치게 변형시키는 등 ‘겉멋’을 부리는 아이들도 타 학교에 비해 눈에 띄게 적다. 학부모들이 동두천여중 입학을 더욱 선하는 이유다. 2014년부터는 5요소 측정 기준을 만들어 종업 시즌에 5단계 컬러의 ‘다이아몬드 배지’와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1~3단계는 재적생 절반 정도가 달게 되지만 4단계부터는 각 1~2명에 그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그래서 5단계 화이트컬러 배지는 영예의 상징이다. 3학년 이경희 양은 “체력이 약한 편이어서 지난해 4단계 달성에 머물렀는데 올해 화이트배지를 달고 싶어 체력 증진에 힘쓰고 있다”며 “수용성교육 덕분에 공부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성을 기르며 서로 정을 나누는 학교 분위기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원동연(63·사진) KAIST 미래교육연구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미래교육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용성교육(5차원 전면교육)’의 창안자다. 수용성교육이란 그가 20년 전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교 부총장 시절 처음 선보인 교육법으로 지력(Intellectual power), 심력(Mental power), 체력(Physical power), 자기관리능력(Self-management), 인간관계능력(Human relations) 5요소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원래 명칭은 ‘5차원 전면교육’이었으나 KAIST 미래전략연구센터가 올해 초 ‘대한민국 국가미래교육전략’을 펴내면서 ‘수용성교육’이란 이름으로 소개했다. 아무리 좋은 지식, 정보가 있더라도 이를 제대로 분별하고 받아들일 능력이 없다면 손실만 따를 뿐이다. 특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이 불가능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인류에게 끼칠 영향을 먼저 고려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용성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이 이름을 붙였다. 11일 서울 송파구 소재 ‘디아(DIA)글로벌아카데미(수용성교육 대안학교)’에서 만난 원 위원장은 수용성교육을 땅을 갈아 밭을 만드는 것에 비유했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아가 열매까지 맺으려면 밭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밭이 옥토냐 황무지냐에 따라 열매의 품질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상당수 학부모들이 이 부분을 놓쳐 교육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원 위원장은 “밭이 망가진 상황에서는 그 어떤 좋은 씨앗을 뿌려도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며 “학생도 마찬가지다. 학생의 뇌 상태가 지식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깨져 있다면 아무리 잘 가르쳐도 머릿속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밭을 갈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요소다. 5요소가 골고루 상승하면 수용성도 좋아지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널빤지를 이어 붙인 원형 물통을 빗댈 수 있다. 다섯 개 널빤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물은 줄줄 샌다. 한두 가지에 치우친 교육보다 전인격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하는 셈이다. 이 같은 교육을 전개한 결과 지난 20년 간 기적 같은 성과를 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몽골, 라오스 등 전 세계 12개국에서 교육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던 아이들의 인성,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큰 힘을 발휘했다. 중국 연길시의 한 중학교 10개 반 중 최하위 학급에 이 교육법을 적용해 1년 만에 1등을 차지했다. 몽골에서는 길거리 아이들의 교육기관인 ‘밝은미래종합학교’가 1997년부터 수용성교육을 도입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이렇다 보니 전국 도서벽지는 물론 전 세계에서 수용성교육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를 위해 원 위원장은 원격화상교육까지 구축해 이제 어디서나 수용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동두천여중, 동두천중, 한국문화영상고, 동두천고 등 일반학교 교육과정에 수용성교육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면서 미래교육을 위한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용성교육이 학생 뇌파 개선에 좋은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는 연구 또한 잇따라 도출됐다. 원 위원장은 “20년 간 쌓인 수용성교육의 데이터가 교육의 성패요인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대안학교 뿐 아니라 일반학교에서의 사례는 수용성교육의 일반화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10시간을 교육하는 것보다 1시간을 줄여 수용성교육을 도입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수용성교육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도래하는 상황 속에서 수용성이 뛰어난 인재야말로 인류를 선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인간이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하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며 “초연결 사회,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이를 자칫 잘못 이용한다면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을 전후한 한국의 연휴는 역사상 가장 긴 기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기에 공항은 북적거렸다. 필자도 9월 27일 부산을 출발해 나리타에 갔다. 치바에서는 저녁에 오래 전부터 교류하던 일본인 현직 교사들과 식사를 하면서 한일교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9월 28일(금) 오후에는 도쿄한국학교에서 연구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특강을 하고 인근 기독교회관에서 선생님들과 연수에 관한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아들 집에 들러 새로 이사한 집을 둘러보고 3일간 함께 지내다가 도중에 코베에서 내려 외국인 거류지를 관광하고 히로시마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미야지마를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곳에도 역시 많은 외국인들이 북적거렸다. 히로시마에서 1박을 한 후 아침 일찍부터 미야자키역까지 많은 시간을 기차로 달렸다. 미야자키의 아오시마는 전에 가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바닷물이 빠진 현장을 둘러 볼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섬에 들어가 다시 한번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됐다. 짐을 맡긴 장소에서 81살이 된 할머니를 만났는데 작년에 남편을 잃었다면서 부부가 살아있을 때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라는 당부도 귀에 남아 있다. 큐슈의 최남단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예전에 교통이 매우 불편한 곳이었으나 큐슈신간센이 개통되면서 많이 개선됐다. 이곳은 과거 시마즈 영주가 지배한 지역으로 막부 말기에는 일본 최초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곳이다. 다네가시마는 포루투갈에서 처음으로 총이 들어온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오스미반도에 있는 우치노무라 로켓센터와 함께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야쿠시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그중에서도 조문스기나무는 7200년이라고 전해지는 야쿠시마의 상징물이 되고 있다. 가고시마시의 높은 곳에 자리잡은 시로야마 관광호텔에서는 분화를 거듭하는 사쿠라지마가 눈 앞에 보인다. 이곳에서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심수관의 15대 후손이 대를 이어가면서 만든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어서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도자기의 원산지는 한국이지만 이처럼 15대를 이어가면서 도자기를 발전시키는 문화는 일본인의 위대한 인내심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가고시마에서 숙박을 하고 큐슈의 최남단 관광지인 이부스키에 도착했다. 이곳은 1993년에후쿠오카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가족과 방문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아직도 검은 모래 찜질을 하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10월 5일, 모래찜을 마치고 온천에서 몸을 푼 후 열차 시간이 많지 않아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7시 48분 기차를 타고 이부스키역에서 가고시마중앙역을 향하는 시간이었다.일본에서 여러 지역을 다녀봤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일본 고등학생들에게 자리잡고 있는 문화를 발견했다. 학생들의 겉 모습으로 보아 운동부에 소속된 학생들이었는데 같이 통학하는 차 안에서 운동부 후배 학생이 먼저 하차를 하기 전에 선배가 앉은 자리에 찾아가서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것이다.이 시간이 오후 8시가 넘은 때라 손님도 많지 않았지만 가방은 전차 의자에 놓지 않고 차 바닥에 놓은 것을 보니 철저하게 사람이 앉아야 할 곳이라는 것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것에서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참 융통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동과 달리 차 안에서는 떠드는 소리가 전혀 없고, 휴대전화는 걸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다. 남을 존중하고 차 안이 모두의 공간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공중도덕을 지키는 모습에서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면 9시가 넘을텐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일본 학생들의 일상이다. 이처럼 일과는 끝났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있으니 당연히 선생님도 학교에서 함께 하는 것이다.
저는 삶을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삶을 사는 데는 두 가지 방법만 있을 뿐. 하나는 기적이란 없는 양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인 양 사는 것이다. 나는 후자를 믿는다. " 라고 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이 삶이 기적이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광대한 우주 공간에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완벽한 생명체로 살아 숨 쉬며 자유 의지로 살고 있으니! 소멸될 운명임을 알면서도 그 길을 묵묵히 가고 있지만 비관하거나 미리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이 모든 생명체의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환생을 믿거나 윤회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단 한 번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것도 사색하는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축복, 대한민국이라는 좋은 나라에 태어난 행운, 가난함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얻은 공무원과 교직 생활 40년! 이 모든 결과는 기적이라는 말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학급 담임을 충실히 맡아온 덕분에 1500명이 넘는 제자를 길러낸 그 오랜 세월도 축복이 분명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척박해졌다고 해도, 바깥 세상에서 선생님을 흔들어도 결코 기죽지 않고 자신을 지켜내며 이 자리에서 당당한 선생으로 살아온 길. 평생 배움의 道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 제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걸음을 향해 가는 중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듯, 교직도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저의 진심과 다르게 달을 가리킨 내 손가락만 보고 나를 오해했던 사람 때문에 아팠던 순간도돌이켜 생각하니 더 고운 열매를, 진주를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오히려 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나를 거쳐간 제자 중 단 한 사람도 문맹자를 만들지 않으려고 매달렸던 순간들이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1학년 때 한글을 다 깨우치지 못한 제자는 2학년이 되어서도 아침마다 내 교실로 오게 해서 책을 읽어주고 다독이며 글을 읽어내는 기쁨을 찾게 했던 일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6학년 때 만난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반 학기만에 한글을 다 깨우쳐 음악 책을 보고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날의 희열은 어제 일처럼 감동을 안겨줍니다. 초임지에서 만난 4학년 아이들은 48명 중에 15명이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늦가을에 만난 그 아이들을 데리고 해가 질 때까지 책을 읽어주고 읽게 하고 받아쓰기를 시키며 글을 알게 하던 그 가을은교직을 시작하며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그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순간들이 어제 일처럼 또렷한 까닭은 아직도 문맹을 걱정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영리한 학생을 가르치며 받았던 그 많은 상장과 등급 표창보다 더 귀한 진주들입니다. 4학년 때 내 무릎에 앉혀놓고 한글을깨우친 초임지의 제자는 아직도 그날의 추억을 새기며 행복한 전화를 걸어옵니다. 성공한 제자들이 수십 년 무심하게 무소식을 희소식으로 알고 지내는 것에 비하면 아들처럼 따스한 목소리가 참 반갑습니다. 문맹은 뜻 있는 선생님이 있는 교실이라면, 관심을 가진 학교장이 있는 학교라면, 어떻게든 탈출구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는 담양금성초(교장 최종호)에는 단 한 명의 문맹자도 없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늦게 글을 깨친 아이들을 위해서 독해력 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글을 모르는 아이들보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아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픕니다. 거짓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가장 하층부에 자리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피해자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파괴된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고 울던 아이들은 이제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을 향해 분노의 불길을 태우고 있습니다. 가난과 가족의 부재는 그 아이들에게서 사랑 받을 권리와 보호 받을 안식처를 앗아가고 말았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아픈 손가락입니다. 이는 그동안 억눌렸던 목소리, 사회의 아픈 현실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과도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쌓인 적폐 현상이 학교도 결코 예외일 수 없음을 인정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분노를 표출하는 그들 가슴에 응어리진 진짜 목소리와 아픔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이 먼저일 때 해결할 방책도 분명히 있다고 확신합니다.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과격하고 비인간적인 겉모습만 보고 낙인을 찍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은 지금 살고 싶다는 언질을 그렇게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탓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못했음을 시인하고 이제부터 배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저에게 남아 있는 교단의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고 빠른 요즈음, 더 빨리 출근하고 더 많이 일하고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 봅니다. 석양이 아름다운 해넘이처럼 마지막을 향해가는 교실의 하루하루가 어느 때보다 귀하고 소중한 순간들입니다. 선생님에게 대들고 함부로 말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예서제서 걱정하고 힘들어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시골 학교도 예외는 아니어서 걱정이 많습니다. 아침독서 시간에 도서관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며 웃어주는 작은 몸짓 하나만으로도 닫혀 있는 아이의 가슴을 열게 하는 시작임을 믿습니다. 말은 하지 않고 엄지척을 해주는 손짓 하나만으로도 관심을 표현해 줄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는 걱정해주고 아끼고 있음을 알게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많아지기를! 아파하는 아이들이 내지르는 분노의 화살이 도와달라는 목소리라고 해석해주시기를! 환자에게 의사가 필요하듯 마음이 다친 아이들에게 한 번 더 눈맞춤을 하는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교직은 선택을 넘어 아름다운 소명임을 뒤늦게 깨달은 무명교사의 고백입니다. 그 소명은 '사랑'이 시작이고 끝임을!
화전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세 번째 탐방 학습 『섬진강 체험길 걷기와 토지 문학관 둘러보기』가 시월 한 가운데에서 열린다. 가을비 그친 다음 날 파란 하늘을 보듬은 하동 평사리 무듬이 들판의 짙은 겨자색 가을이 남해 아이들의 가슴에 가을동화로 물들기 시작한다. 섬진강을 따라 오른다. 무듬이 황금 들판엔 말라져 가는 콩 이파리가 바람에 수런거리고 곳곳엔 바람의 흔적이 실루엣으로 남아있다. 무엇을 새기려고 했을까? 물결치듯 그리움은 ‘우우우~’ 가을로 익어간다. 이 평사리 들판에 아이들의 웃음은 청아하게 날아올라 구름에스며 하얀 문장을 새긴다. 남해아이들! 섬이며 마늘농사에 바쁜 남해에서 넘실거리는 넓은 가을 들판을 보고 거닐기는 어려운 일이다. 시선을 발끝에서 위로 옮기면 진한 노랑, 군청색 산, 코발트블루 하늘과 하얀 구름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자리 잡는다. 가을 햇볕 아래 넉넉함이 아이들의 얼굴에 배어난다. 그늘이 없다. 공부, 학원, 스마트폰에 시달린 몸과 눈이 숨표와 쉼표를 찍는다. 넓은 들길은 엄마의 품 안이다 형제봉을 바라보며 부부송과 동정호를 지나는 동안 아이들의 걸음은 느려진다. 소금기 머금은 바람에 익숙해진 후각은 지리산 자락에서 풀어내는 산바람과 에돌아 감는 섬진강 바람을 낯설게 만난다. 눈은 더 풍요로워 진다. 태양을 등지고 들판을 보면 역광일 때와 또 다른 부드러운 노란 물결이 진하게 발목을 잡는다. 가을 들판이 물든 얼굴에 해맑은 웃음이 시를 쓰기 시작한다. 친구끼리 도란도란 가을 이야기도 나누고 유리알보다 투명한 물길도 보고 앞서가는 친구의 어깨도 건드려 본다. 빠름이 잦아드니 모든 게 여유롭고 행복하다. 오늘 아이들은 무듬이 들 가을 무대에 주연이 된다. 허수아비가 늘어선 들길을 지난다. 익살스러운 표정을 보며 까르르 웃는 웃음이 옥구슬처럼 메아리친다. 샹그릴라가 따로 있을까? 조금 더 가을 들판을 거닐고 싶지만 아쉬움을 달래며 박경리문학관으로 향한다. 이제 낮은 곳에서 젖은 마음을 높은 곳에서 조망하며 달래고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경사진 길 양옆에는 배꼽부터 붉게 번져가는 대봉감이 주렁주렁 반기고 있다. 주여 가을 햇살을 더 놓아 주소서 떫은맛에 단맛이 깃들 수 있도록! 릴케의 가을날이 발효로 일어서고 한창이었던 코스모스는 씨앗이 여물고 아직 지지 않은 몇 송이는 떠나는 가을 하늘을 부여잡고 한들거린다. 우리 아이들 마음이 참 예쁘다. 구부러진 허리에 홍시 감 함지를 들고 가는 할머니의 부탁을 들어준다. 한 녀석은 떨 채를 든다. 잠시 뒤 풍겨오는 단내와 시큼함. 할머니가 주셨다며 홍시 감을 먹으며 걸어오고 있다. 그래 저 모습이 시골 아이 모습이다. 이틀 전 일이 떠오른다.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텃밭에 심은 목화에서 어린 다래를 따왔다. 이미 벌어진 다래에서 솜도 뽑았다. 다래가 이런 맛이라며 맛을 보자고 했다. 어린 다래 속살을 잎에 넣자 달착지근하면서도 약간 떫은맛이 유년의 기억을 불러온다. 하지만 아이들은 금세 뱉어버리며 이게 무슨 맛이냐 한다. 먹거리 많고 인공 감미료에 길든 요즘 아이들의 입맛이 안타까웠다. 이제 이런 기억은 영원히 잊힐 것이다. 설령 이뿐일까? 소설 토지 1부 2권에 간난 할멈의 장례식 날 열두 상두꾼이 멘 상여의 상두채에 올라서서 앞소리 하는 서서방의 상두가도 들을 수 없다. “어하넘 어하넘/ 어나라 남천 어하넘~” 시대의 조류에 따라 삶이 변하는 것을 어찌 탓하랴만 도시화와 간편함, 빠름을 추구하다 보니 장례식장 이용이 일상화되었고 상엿소리는 단지 채록된 글과 녹음을 통하여 들을 수 있다. 박경리문학관과 최참판댁에서도 가을은 진하게 배어난다. 느림을 추구하는 취지에 맞게 아이들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넘나든다. 최참판댁 사랑채 담에 기대니 무덤이 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넓게 보려면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여유를 가져야 한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박경리의 말이 의미 있게 다가선다. 아직 아이들에게는 걸맞지 않지만 토지를 탈고하기까지 이십육 년 쉼 없이 달려온 작가의 고통이 그대로 묻어있다.푸기 어린아이들은 별당, 안채, 사랑채를 거닐며 소설 속 배경에 빠진다. 안채에서 사랑채로 통하는 담장 가에 물들기 시작하는 주홍빛 감잎이 주름진 기와지붕 용마루 뒤 솟아난 미루나무 꼭대기 뒤로 물러선 파란 잉크 빛 하늘에 대비되어 아련한 문신으로 남는다. 앞날은 이 아이들의 무대이다. 가까이 보면 빨라지고 수평선과 지평선보고 달리면 너른 마음이 된다. 이 마음은 서로를 감싸주고 보듬게 한다. 이게 느림의 미학으로 만나는 길 위의 인문학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바래길, 산길, 무듬이 들길을 걸은 기억이 남해 아이들의 마음을 넓게 하고 빠름과 느림이 필요한 순간을 아는 비교의 감성으로 싹이 트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교총은 교육부(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곤), 경남교육청(교육감 박종훈)과 공동으로 1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소재 교총회관 2층 다산홀에서 ‘2017년 학생언어문화개선 우수 사례 시상식’을 개최했다. 플래시몹 대회는 경북 영천여고 등 6개교가 수상했고, ‘나를 바꾼 한마디 말’을 주제로 공모한 웹툰 부문에서는 경기 성보경영고 정연수 학생이 대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교총은 2011년부터 청소년들의 올바른 언어 사용 습관 형성을 위해 학생언어문화개선 사업을 전개해왔다. ‘2017년 학생언어문화개선’ 우수 사례는 학생언어문화개선 홈페이지(kfta.korea.com)에 탑재해 전국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입 수시모집 비중이 높아졌지만 수능 점수는 아직 중요 변수로 남아있다. 마지막 한 달, 학생들은 컨디션 조절과 최종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오랜만에 일본영화를 감상했다. 독도나 위안부 문제 등 전범(戰犯)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아베정권을 맹렬히 질타하는 입장이지만, 그 때문은 아니다. 내가 오랜만에 일본영화를 본 것은 한국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어서다. 일본영화는 그들의 만화처럼 결코 세계적이지 않다. 한국영화 보기도 바쁜데, 부러 극장까지 찾아가 일본영화를 볼 필요성을 못느낀 것이라 할까. 그런데 추석특선 TV영화표를 보다가 ‘바닷마을 다이어리’(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고레에다는 한국 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감독이다. 2013년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그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12만 5324명을 동원, 일본영화로선 나름 흥행한 영화로 기록되기도 했다. 방송시간도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게 하는데 한몫했다. EBS ‘금요극장’ 전파를 탔는데, 평소 고정적으로 보던 어떤 프로나 다른 방송사 추석특선 영화들과도 겹치지 않았다. 편성전략은 좋았지만, 그러나 좀 생뚱맞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평소 ‘금요극장’에서 방송하는 고전영화들과 너무 다른 최신작이기 때문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2015년 12월 17일 개봉한 영화다. 일반극장 개봉 전 제20회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그때 영화제에 참석한 고레에다 감독은 한겨레(2015.10.7.) 인터뷰에서 “송강호와 언젠가는 꼭 영화 찍고 싶다”는 다짐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제20회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6편의 영화에 들어있다. 75개국 304편이 상영작이었으니 자그만치 5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대단한 영화라 할 수 있다. “부모없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자매 이야기는 슬픈 듯하지만, 한편으론 샤방샤방한 영화. 뛰어난 흡인력은 고레에다 감독이 왜 거장인지를 보여준다”(한겨레, 2015.9.30.)가 추천의 말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한 마디로 이복자매의 한 가족 되기 영화이다. 장례식이 시작과 끝을 장식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밝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래서다. 사치(아야세 하루카)⋅요시노(나가사와 마사미)⋅치카(가호) 세 자매는 15년이나 안본 아버지 부음 연락을 받고 찾아간 장례식장에서 이복동생 스즈(히로세 스즈)를 만난다. 스즈는 아버지 두 번째 부인의 딸이다. 아버지 임종을 맞은 지금의 부인은 세 번째이기에 스즈와 아무 관계도 아니다. 따라서 가련한 신세의 스즈다. 아버지 첫째 부인의 소생인 세 자매는 가련한 처지에 놓인 스즈를 별다른 거부감없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냥 받아들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정성을 다한 동생 받아들이기다. 가령 술 취해 잠든 스즈를 세 자매가 다소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은 뭔가 찡한 여운을 안겨준다. 아주 보기 드문 장면으로 신선해 보인다. 그것이 그런 느낌을 주는지도 모른다. 바람이 나 조강지처와 자식들을 버리고 집을 나간 아버지조차 “저런 여동생을 남겨줬으니까” 구제불능이었지만, 정말 다정한 사람이었을 것이라 긍정한다. 그런 이복자매의 한 가족 되기는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환기 또는 전달한다. 스즈를 통해 기억 희미한 아빠 추억하기에 나선 치카, 뱅어 토스트 먹으며 아버질 떠올리는 스즈, 할머니 옷들을 들어올리며 냄새까지 맡아보는 세 자매들이 그렇다. 할머니, 아버지로까지 이어지는 가족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불운한 가족사 영화이면서도 어둡거나 슬프지 않은 이유다. “가끔은 남의 말도 들을만하다니까”라든가 “괜찮은 여자일수록 비밀이 많다는 것 몰라?” 등 기억해둘만한 대사와 다르게 좀 아니지 싶은 것도 있다. 우선 “내 존재만으로도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며 괴로워하는 스즈가 그렇다. 과연 15살 중학생이 할 수 있는 생각일까? 유부남일망정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도 되게 씩씩한 사치 역시 좀 아니지 싶다. 어찌된 일인지 사치 생모가 떠나가는 기차역엔 다른 승객은커녕 역무원조차 없다. 세세한 일상적 디테일이 박진감을 안겨주는 영화의 전반적 인상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좀 아쉽다. 대사 없이 생김새나 쌀 씻고 빨래 걷는 사치 네 자매 모습만 보면 그들이 일본 배우임을 깜박 잊게 된다. 영락없는 한국 배우란 느낌이 되게 신기하다.
아이들의성장을 보기에 '학습코칭'을 '비효율적 학습으로 시간낭비'하는 학생들이많아 많은 학생들이 성장과정에서 중학교에 진학한 후 의식의변화를 겪게 된다. 열 살에 신동, 열다섯 살에 수재, 스무살이 되면 보동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다.상당수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때는 성적이 좋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성적이 떨어져 고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같은 배경에는 평가의 관점이 달라지는데 이를 부모들은 파악하기가 어렵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단순 암기하는 평가가 주류이지만 중학교 후반부터는 이와는 달라지기에 성적의 변동이 심해지는 것이다. 항상 암기에만 의존하는 암기 중심의 공부법에 의존하면 더 이상 학력이 향상되지 않아 낙오자가 되는 쓰라린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성적 향상의 부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즉 암기중심의 정리 방식에서 정리 중심의 정리 방식으로 날마다 수업에서 배운 중요하고 많은 내용을 정리해 가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노트를 보면 그 학생의 성적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 학생이 지금까지는 공부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시험을 앞두고 변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내왔다.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이렇게 카톡으로 보내온 내용이다. 어제, 오늘 2일 동안 공부한 것인데 무작정 공부를 시작하려다 보니까 너무 정리가 안 됐네요 ㅠ.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한발씩 나아가는 저를 보면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고 성취감이 들어 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많이 듭니다. 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진짜. 저는 지금까지 공부에 흥미도 없고 공부를 항상 억지로 하는 편이었는데.. 사실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하는 척(?) 하였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번 기회로 공부의 재미를 깨닫게 되고 제 자신이 더 커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16년 동안 이렇게 재밌게 공부해 본 적이 처음인 거 같아요.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저 중학교 졸업하고 나서도 제 선생님 해주세요. 진짜 ㅠㅠㅠ.. 부탁입니다. 선생님 ㅜ. 어떤 것이 방아쇄가 되어 각성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이 학생은 각성의 단계를 지나 공부의 맛을 느끼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면서 예전에 내가 선물한 볼펜을 다 썼다면서 돈을 드릴테니 사 달라는 부탁을 할 정도로 나와 가까워졌다. 이처럼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에 지금도 아이들의 학습코칭을 돕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공부의 핵심인 수업 시간을 소홀히 하고 학원에 가서 더 높은 점수를 기대하는 학생들이 많아 공부시간은 많지만 학습성과는 낮은 비효율적 학습에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아 아쉽게 느낀다.
당뇨·알레르기 쇼크로 학생이 응급상황일 때, 앞으로는 보건교사가 투약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교사의 투약(주사 등)처치 허용을 골자로 한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이에 따르면 법 제11조에 ‘학교장은 사전에 학부모 동의와 의사의 자문을 받아 보건교사로 하여금 제1형 당뇨로 인한 저혈당쇼크 또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위급학생에게 투약행위 등 응급처지를 제공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 경우 보건교사 등에 대해 의료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또 응급조치로 발생한 사상 등에 대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질병, 장애가 있는 학생의 관리·보호를 위해 보조인력을 둘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이번 법률 개정은 응급 학생을 보건교사가 적극 조치하도록 하되, 대상 질병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적절한 투약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교총과 보건교사회의 대국회 활동이 반영된 결과다.당초 법 개정안은 투약행위 대상 질병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내용이었다. 또 투약 시 의료법 위반을 해소할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다.이에 교총과 보건교사회는 교문위원 면담과 건의서 전달을 통해 “대통령령 위임은 처치 범위를 광범위하게 만들 수 있어 부담을 초래하고, 사고 위험도 높일 수 있다”며 당뇨·아나필락시스 쇼크에 한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적절한 투약조치에 대해서는 사고 시 면책조항을 두고, 보건교사의 투약이 의료법 위반이 되지 않도록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