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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제54회 전국교육자료전에서 황찬식·김미현 경남 김해봉황초 교사와 홍성주 김해동광초 교사, 김경진 진해냉천초 교사가 출품한 ‘교실농장 버그팜으로 실천하는 애·지·중·지 生生 실과 수업 통합자료(실과 부문)’가 대통령상을 거머쥐었다. 한국교총은 30일 오후 2시 교총회관 다산홀에서 ‘제54회 전국교육자료전 최고상 전수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수상자들을 대표해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국무총리상은 ▲경남 이수호·천정훈·안태환·홍성숙 교사 팀의 ‘TALK 소리나게 공부하는 AI-English 자료 아이톡톡과 AI로 의사소통하다!(외국어 부문)’ ▲대전 김성중·김가람·김동근·임종민 교사 팀의 ‘흥미로운 계기교육, 메타버스와 함께 1년 톺아보기(인성·창체 부문)’가 받았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축사를 통해 “학생들을 위한 땀과 열정이 결실을 맺은 데 대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더 생동감 있고 더 풍요로운 수업을 위해 연구하는 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총은 앞으로 연구하는 교직 문화 확산을 위해 더 많이 지원하고, 선생님들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실 여건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어떤 작품들이 수상했나 대통령상을 받은 ‘교실농장 버그팜으로 실천하는 애·지·중·지 生生 실과 수업 통합자료’는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도 동물을 기르는 경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 환경을 이해하고, 동물 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고안됐다. 주 자료인 ▲교실농장 ‘버그팜’ ▲지속 가능한 생활 실천 노트 ▲‘만화’로 만나는 애지중지 ▲곤충으로 그린 미래 ‘웹사이트’와 보조 자료인 ▲애지중지 ‘메타버스’ ▲애지중지 ‘보드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제작한 황찬식 교사 팀은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실천적 경험으로 지식, 기능, 태도를 함양할 수 있는 실물 자료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특히 지속 가능한 생활에 대한 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고 학습자 주도의 탐색을 위한 자료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자료는 5·6학년 실과 교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5학년 ‘생활 속 동식물’ 단원의 동물 기르기 학습과 곤충 사료 만들기 활동, 6학년 ‘친환경 농업과 미래’ 단원의 곤충 분변토를 활용한 친환경 농업 경험과 농업의 자원 순환 체험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들은 “개발 자료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적용과 활용을 높이고, 교사의 수업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TALK 소리나게 공부하는 AI-English 자료-아이톡톡과 AI로 의사소통하다!’는 텍스트, 문장 익히기에서 벗어나 AI를 기반으로 한 소통에 초점을 맞춘 영어 교육자료다. 특히 읽기, 쓰기, 듣기, 묻고 답하기를 통해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콘텐츠를 구성했다. 주 자료는 ▲TALK 소리 AI 앱 ▲TALK 소리 보이스다. 보조 자료에는 톡톡퍼즐, AI 보드게임, 꾸러미 영상, 꾸러미 책 등이 있다. TALK 소리 AI 앱은 AI와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TTS(음성 합성)와 STT(음성 인식 기술)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듣고 말하고 쓰고 표현할 수 있게 돕는다. AI가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알려주고, 메타버스 안에서 학생들의 표현을 피드백해 준다. 국무총리상 수상작 ‘흥미로운 계기교육, 메타버스와 함께 1년 톺아보기’는 영상과 학습지로 한정됐던 계기교육 매체를 다양화하고,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자료를 보완했다. 또 국경일과 각종 기념일부터 명절 및 세시풍속까지 차근히 배울 수 있도록 산재한 교육자료를 하나로 통합했다. 김성중 교사 팀은 “놀이, 체험 중심의 자료와 활동을 구성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높이고, 학생 스스로 학습자료를 선택해 공부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 자료는 ▲메타버스 계기교육 자료 ▲계기교육 영상자료 ▲계기교육 사이트 ▲학생용 워크북으로, 보조 자료는 카드·보드게임 세트, 스마트 달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학생은 디지털 도구를 통해 계기교육과 가까워질 수 있고, 교사의 계기교육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족의 지지 덕분에 좋은 결과 얻어 최고상 수상자들은 수상 공로를 가족에게 돌렸다. 홍성주 교사는 배우자인 김경진 교사와 함께 대통령상의 영예를 얻었다. 홍 교사는 “아내와 함께 출전한 첫 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 더욱 기쁘다”면서 “연구한 내용을 다른 선생님들과 나누겠다”고 소감을 밝했다. 국무총리상을 받은 이수호 교사는 “작은 학교에 근무한 지 3년째다. 이 학교에서 보낸 3년은 기적의 연속이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첫해에는 육상부를 만들어 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두 번째 해에는 금메달을 땄고 올해는 최고의 팀원을 만나 자료전 최고상을 받았다”면서 “학교 일과 교육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건 아내 덕분”이라며 웃었다. 임종민 교사도 “선배 교사들과 함께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지난 4월 아이가 태어났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가족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올해 자료전은 ‘새로운 변화, 미래교육의 중심, 학생이 희망입니다’를 주제로 지난 10월 경인교대 경기캠퍼스에서 열렸다. 시도별 대회를 거쳐 본심사(발표 심사)에 오른 13개 분야의 76편이 최종 입상했다. 입상 교육자료는 교총 홈페이지에 접속 후 ‘제54회 전국교육자료전 온라인 갤러리’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또 교총 홈페이지 전자도서관에서 탑재, 공유한다.
교육부가 ‘함께학교’ 디지털 소통 플랫폼을 개통하자 수업 준비 등 교원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학부모 글이 올라왔다. 교육부는 20일 14시 교육 3주체(학생‧학부모‧교사)가 교육정책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통 공간인 ‘함께학교(https://www.togetherschool.go.kr)’를 개통했다. ‘함께학교’는 PC·모바일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국민 누구나 회원가입 및 간단한 실명 인증 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의 경우 안드로이드는 11월 말, IOS는 12월 말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교육정책 제안 기능을 먼저 공개했다. 개통 3일째인 23일 14시 기준으로 총 88건(교사 63건, 학부모 10건, 학생 5건, 일반 10건)의 제안이 이어졌다. 교사들은 비본질적인 행정업무는 경감하고, 본질적인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학생 징계 전담 인력 배치 ▲각종 지역 조례안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교육의 질 저하 해소 ▲초등학교 우유급식 폐지 ▲유치원 수업 전담교사 일괄 배치 등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학부모에게서도 나타났다. ‘기숙사 1실당 정원 규정 신설’과 ‘시외 학생 문제 해결’ 등 자녀를 위한 제도 개선 의견을 내면서, ‘교육력 개선을 위한 교원 지원 의견’도 함께 냈다. 교육 본질 회복이 자녀를 위해 필요하다고 공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공무직 채용 최소화 ▲교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아동 학대 문제 해결을 통한 교사 지원 등 의견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수능 영어 상대평가화 ▲n수생 정시 및 수시 유입 비율 해결책 ▲학폭 근절을 위한 안전한 공간 만들기 등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소통 플랫폼에서 다수의 구성원이 동의하고 지지하는 제안에 대해 답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20일 1차 개통에 이어 조만간 교사를 위한 정보 및 소통 공간을 2차로 오픈한다. 추후 2024년 2월 말까지 교사‧학부모‧학생을 위한 정보 나눔, 상담, 토론 등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학교 소통 플랫폼은 전국에서 선발된 365명의 현장 교사지원단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현장교원 대화’에서 제안된 정책과제와 추진 상황 등도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진행될예정이다.
EBS와 입시 전문가들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초고난도 문항을 뜻하는 ‘킬러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16일 EBS 현장교사단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어·수학·영어영역 모두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며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어영역은 표준점수(개인의 원점수와 평균 성적의 차이) 최고점이 134점으로 비교적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은 물론, 142점으로 변별력이 강화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더 어려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수학도 올해 9월 모평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지적 받았던 최상위권의 변별력까지 보완한 것으로 파악했다. 9월 모평 결과 전체적인 난도는 높았으나 킬러문항 배제로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자)가 작년 수능의 3배 수준으로 증가한 바 있다. 절대평가인 영어 역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7.83%였던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봤다. 1등급이 4.37%로 급감했던 올해 9월 모평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입시업체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킬러문항 없이 난이도를 확보하면서, 지난 9월 모평 당시 지적받았던 최상위권 변별력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 수능의 실제 성적 분포에 대해서는 대거 유입된 n수생 비중, 코로나19에 따른 재학생의 학력 저하 등 변수 때문에 이전과 다소 차이가 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올해 수능에는 작년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결시율은 10.6%(1교시 기준)로 지난해 수능(10.8%)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20일까지 평가원 누리집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별도 조직 구성해 킬러문항 집중 점검 수능 출제위원단은 이날 출제 방향에 대해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출제위원단에 따르면 전 영역과 과목에 걸쳐 2015 개정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문항 수 기준 50% 정도다. 연계 방법은 지문이나 자료 활용, 문항 재구성 등이다. 위원단은 정부가 킬러문항을 배제한 ‘공정수능’ 방침을 밝힌 뒤 처음 치러진 9월 모평을 출제 기준으로 삼아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킬러문항 배제를 위해 이를 걸러낼 ‘출제검토단’을 별도 조직으로 구성해 운영했다. 이들은 출제 시작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킬러문항 요소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검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출제 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는 “출제 문제에 대해 검토하는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킬러문항 여부만 들여다봤다. 검토단으로부터 킬러문항 요소가 있다는 의견이 들어오면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 캄보디아 태생인 김민호(21·남) 씨는 올해 1월 한국폴리텍 다솜고등학교 설비과를 졸업하고설비 기계 제조업체인 ‘스페코’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씨는 다솜고에서 3년간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 용접기능사 등 2개의 국가기술자격과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을 취득했다. 김씨는 “2020년 귀화한 후 원하던 취업까지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 일본 출신인 고토마끼꼬(36·여) 씨는 8년 전 결혼 후 한국에서 살고 있다. 육아와 건물 소독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가 직장동료의 소개로 한국폴리텍대학을 알게 돼 올해 3월 원주캠퍼스 의료공학과 하이테크과정에 입학했다. 일본 치바대에서 도시환경시스템학을 전공하며 관심 있었던 설계(CAD)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는 기회가 됐다. 그는 재학 중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등 3개의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했다. 수료 전 조기 취업해 현재 세화이티에프에서 5G 통신 기지국 설계 일을 맡고 있다. 그는 “우선 회사에 적응을 잘하는 게 첫 번째 목표고, 업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게 레벨업 하고 싶다”고 전했다. # 필리핀에서 태어나 결혼 이주 여성으로 지난해 귀화한 임예원(35·여) 씨는 영어 교육과 보험 설계 일을 하다 금속제품 제조업체에 취직했다. 더욱 전문적으로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끝에 한국폴리텍대학을 다녔던 남편의 지지에 힘을 얻어 올해 포항캠퍼스 융합산업설비과 전문기술과정에 입학했다. 임 씨는 단 한 번의 지각, 결석 없이 직업훈련을 받고 있다. 벌써 피복아크용접기능사 등 2개의 국가기술자격을 따냈다. 수료 전 자격증 3개를 더 취득해 용접기술자로 취업하는 게 목표다. 그는 “이주 여성들이 기회가 된다면 기술을 배워서 새로운 길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직무대리 임춘건, 이하 폴리텍)은 최근 다문화가족의 직업훈련 참여 사례를 소개했다. 폴리텍은 그동안 다솜고(충북 제천, 2012년 개교)를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고교 단계 직업교육을 제공해 왔다. 또한 2023학년도부터 직업훈련과정의 입학 자격을 결혼이민자 등 다문화가족까지 넓혔다. 2024학년도부터는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가산점(5%)을 신설해 다문화가족 구성원의 직업훈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도입국 자녀, 결혼 이주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의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폴리텍은 다문화가족에 대한 맞춤형 직업훈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지역 캠퍼스에 18세 이상 다문화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직업훈련과정을 추가로 편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지역 산업 수요를 반영해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취업까지 지원한다. 다문화 청년의 필요를 반영해 진로 교육 등 특화 교양 교과를 운영하고, 중도입국 자녀를 위해 필요시 한국어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임춘건 이사장 직무대리는 “우리나라는 다인종·다문화 국가 진입을 목전에 뒀다”면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함께 짊어진 다문화가족이 직업훈련을 통해 잠재력을 발휘하고, 건강한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성장 단계별로 더욱 촘촘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현재 대학입시의 두 축을 이루는 학생부의 교과성적 산출방식과 수능의 통합형·융합형 과목체제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교육과정이 바뀌고 이에 따라 대입제도가 개편되면 고교는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 발표한 개편안의 두 축이 이미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하여 고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개편안의 보완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과평가의 변화 이번 개편안에서 교과평가의 변화는 교과등급 축소, 전 과목 성취도와 등급 병기 그리고 논·서술형 평가 강화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그에 맞추어 대입이 바뀌는데 이번에는 대입을 개편하면서 교육과정 평가를 개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 3가지 변화가 각각 고교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 보고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석차등급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축소한 변화가 고교 교육에 미칠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예상된다. 먼저 대입에서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 성취도와 9등급을 병기하는 현행 방식보다 교과성적의 변별력이 약해져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등급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고1 공통과목만 9등급을 병기하는 기존의 고교학점제 관련 방안보다는 훨씬 더 변별력을 확보하여 대입에서 학생부의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5등급 병기는 선택과목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고교학점제 관점에서는 퇴행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고교 교육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 있으며, 소인수과목의 불리로 인한 선택과목 왜곡, 변별력 약한 과목 수강생의 긴장감 완화, 절대평가로 인한 성적 부풀리기와 그에 따른 대입에서의 학생부 변별력 약화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온전한 고교학점제를 실현하기 위한 과도기적 방안이다. 급격한 변화로 인한 고교와 대학의 혼란을 완화한 현실적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래서 5등급제 도입은 고교학점제가 정착하는 초기단계의 고교 교육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선택과목 5등급 도입의 다른 이유는 고교학점제 도입 전제가 고교체제 개편(외고·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2에서 존치한다3로 바뀌어 교과성적에서 불리했던 학생들이 입시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게 되어 일반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현재 9등급보다는 자사고 등의 학생이 유리할 수 있지만, 선택과목 절대평가만 기재하는 방식보다는 일반고 문제를 많이 해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신에서의 불리함을 많이 극복한 이 학교들이 우수 학생을 독점할 수 있어 일반고의 약화로 인한 공교육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2019.11.28.)에 따른 학생부 교과 외 영역의 글자 수 축소나 미기재 또는 대입 미반영의 족쇄를 풀면 비교과가 전형요소로서 신뢰받게 될 것이다. 이는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를 유도해 일반고의 불리함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으로 구성된 교육과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논·서술형 평가만으로도 교과평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기존 평가에 엄청난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그동안의 평가는 주로 단순암기형의 5지선다형이었는데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논·서술형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출제역량 강화와 평가에 대한 신뢰도 확보 등 다양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행평가 도입기 때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평가방향이 시대적 요구에 적합하고 절대평가의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측면, 학업역량과 사고력 향상을 위한 수업방법의 변화 등을 고려하면 고교 교육의 질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준비를 통해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수능에도 도입해 고교 교육과 대입의 연계성을 강화시켜 입시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당황스러운 고교 현장 입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능은 이번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 고교 현장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기존 국어와 수학영역의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일반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형 과목체계를 도입한 것과 사회·과학을 융합하여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인 통합과학1·2와 통합사회1·2를 모두 응시하되 시험시간과 점수는 분리한다. 그리고 미적분Ⅱ와 기하를 절대방식으로 평가하는 심화수학 영역 신설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선택에 따라 점수 차가 많은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불공정 시비를 종식시키는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수학에서 일반선택과목인 대수·미적분Ⅰ·확률과통계를 보면 기존보다 수준이 하향된다. 그래서 이공·의학계열 대학에서 검토안인 심화수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2과목이 더 늘어나 학습부담이 증가하는 것이고, 선택과목에서 수학이 5과목이나 필수가 되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어 선택과목제를 표방한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그만큼 퇴색할 수 있다. 한편 국어와 수학은 일반선택과목을 모두 공통으로 평가하면서 영어는 영어독해와 작문을 제외하여 교육과정 운영에 혼선을 주고 있다. 아마 기존 국·수·영 8과목에 너무 집착하여 ‘수능 등 대학입시와 연계한 일반선택5’이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구분 취지를 간과한 것 같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과목별 기본 학점 축소(5단위→4학점)와 학기제 운영을 고려하여 교과 내용도 축소하였다. 그래서 굳이 과목 축소를 의식하지 않고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하였으면 좋을 듯하다. 수능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 이번 수능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사회·과학 융합평가이다. 1학년 때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평가하고 일반선택과목은 제외하였다. 사실 학기제 운영 때문에 1과 2로 구분하였지만, 지금으로 보면 2과목에 불과하다. 현재와 이수학점이 같으니 내용도 지금과 대동소이할 것이다. 기존의 2과목 선택과 비교해도 학습량이 증가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외형상은 기존과 비슷하여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학년 과목을 2년 뒤에 수능을 볼 경우, 학교 수업이 없으니 사교육으로 가거나, 학교에서 편법이 난무하여 사교육 증가와 교육과정의 파행이 예견된다. 또한 통합과학과 사회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가교(架橋) 수준이어서 교과내용 요소도 많지 않아 수능 출제가 쉽지 않고, 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변별력을 갖추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로 결국 킬러문항과 같이 고교생 수준의 사고에서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 고교 교육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한편 대학 입장에서는 1학년 수준의 성적으로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특히 이공·의학계열은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다. 만약 대안이 대학별고사라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재현될 것이다. 수능과 학생부라는 두 축의 흐름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부가 수능에 비하여 약화되었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교육과정 입장에서는 다른 영역과는 달리 사회·과학만 1학년 공통과목에서 출제한다6는 것은 평가 과목의 학년 혼재와 과목 분류가 뒤섞여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고, 교육과정의 취지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일반선택과목이 8과목이라 수능과목이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 학습내용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일반선택과목이 기초지식을 기반으로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본을 다질 수 있으므로 일반선택과목을 수능에 포함하여야 한다. 굳이 과목 수가 부담이 된다면 8과목을 융합사회Ⅰ·Ⅱ, 융합과학Ⅰ·Ⅱ로 융합하면 좋을 듯하다. 수능을 준비하는데 학기 단위 이수는 불편함이 있다. 수능은 3학년 2학기에 보는데 그 이전에 이수했다면 2학기 때 수업들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으며, 2학기 때 이수 중이면 진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응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수능과목만이라도 학년 단위 이수를 허용해주면 사교육으로 내몰릴 위험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대입제도는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과목을 위해 절대평가를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줄 세울 수밖에 없는 대입 사이의 현실적인 절충안이어서 양측의 대립이 만만치 않아 교육과정을 준비하는 고교는 더 혼란스럽다. 하지만 개편안을 곰곰이 보면 교육과정의 개편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여 현재의 입시준비와 큰 차이가 없다. 수능과목과 나머지 과목 선택에 대한 학교역량 강화에 집중하면 고교학점제는 현장에 연착륙할 것이라 생각한다.
대학입시제도의 의미와 기능 대학입시제도는 개별 대학이 대학에 입학하려는 지원생 중에서 대학 입학 적격자로서 일정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가려내는 제도이다. 일정한 특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대학마다 다르다. 어떤 대학은 학생생활기록부에 나타난 다양한 기록을 판단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또 다른 대학은 거기에 최저학력기준을 추가하기도 한다. 수능점수만 기준으로 하는 대학도 있고, 고교 내신만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며, 이 둘을 일정 비율로 결합하여 기준으로 설정하는 대학도 있다. 물론 심층면접이나 실기고사 결과를 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입시제도는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우선 대학에서 각자의 전공영역 학문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해 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국가경쟁력이 인재교육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대학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즉 수학능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일은 사회 전체의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으로 대학입시제도는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상급학교 입시제도는 하급학교 교육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대학입시제도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고교 교육 정상화의 현실적 의미는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입시제도는 입학경쟁을 조절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우리나라에서의 대학 졸업 학력은 개인이 삶의 기회를 획득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고, 이 때문에 대학 진학단계에서의 경쟁은 입시전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치열하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모든 대학에서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지만, 위세가 높은 대학에서는 여전하다. 대학입시제도는 진학경쟁을 적절하게 관리하여 과열을 막는 한편,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조절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대학입시제도의 이러한 기능 때문에 학생과 그 학부모, 고등학교·대학·정부가 대학입시제도 변화에 언제나 민감하게 반응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입시제도의 설계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런데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관계가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다. 고등학교는 학교생활기록부가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대학은 학생선발의 주체로서 대학입시제도 운영에서 자율성을 갖기를 원한다. 국가는 이들 학생과 학부모, 고등학교와 대학의 입장을 적절하게 고려하면서 입시제도의 안정성과 타당성, 변화에의 적합성과 효율성, 공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선발자료로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결과인 수능점수는 개별 대학이 정시에 입학생을 선발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대학에 따라서는 수능점수를 수시선발에서도 최저학력기준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다른 어떤 선발자료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자료로 인식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선발자료를 산출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운영 양상과 질(質)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응시과목의 체계, 출제내용 요소, 문항형식은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의 교육방법, 학생의 학습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학교는 응시과목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항내용 요소는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다루어지고, 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내용은 수업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문항형식은 교사들의 교육방법 선택과 학생들의 학습방법 선택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지식의 기억과 이해에 한정하여 평가하는 것인지, 지식의 적용과 분석도 평가하는지, 더 나아가 지식의 종합과 재구성까지 평가하는지에 따라 교수와 학습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 교육의 관계를 설명할 때 들어맞는 말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과목은 모든 학생이 응시해야 하는 공통과목으로, 학생이 자율적으로 택하는 선택과목으로, 또는 이 둘을 결합한 혼합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설계방식의 결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목적, 학생들의 학습부담, 고등학교 간 과목편성 여건 등을 고려하여 이루어진다. 학생들의 교과편식을 막고, 학교 간 교과편성의 차이에 따른 불리함을 해소하려면 공통 응시과목 체계를 설계하는 편이 낫다. 학생의 진로희망과 적성 등을 중시한다면 학생이 자율적 선택에 기반을 둔 선택과목 응시체계를 택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방식의 장점을 두루 고려하면 혼합형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선택과목 응시체계에서 학생들의 과목선택은 점수산출방식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보다는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응시과목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생들의 선택 경향이 이를 확인해 준다. 이런 경우에는 선택과목 응시체계의 취지가 실현되기 어렵고 점수산출방식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공정 시비에 휘말린다. 공정성 실현을 촉진하는 2028학년도 통합형·융합형 수능 교육부가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의 핵심내용은 수능 과목체계의 개편이다. 현행대로 응시과목을 유지하는 영어와 한국사 영역을 제외하고 국어와 수학, 사회·과학·직업탐구영역에서 존재했던 선택과목을 폐지하였다는 점에서 통합형 수능 과목체계를 도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회·과학탐구영역 또한 선택과목 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응시과목을 한정하고 사회·과학 전반을 다루는 융합평가로 개선한다는 점에서 융합형 수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교육계가 크게 요구받고 있는 ‘공정성’을 실현하고, ‘융합학습’을 촉진하는 적절한 방안이다. 주지하다시피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현행 수능의 선택과목 응시체계는 학생 진로와 적성에 맞게 응시과목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입되었다. 그러나 그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이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눈치싸움의 대상이 되었다는 비판을 오래전부터 받아왔다. 현행 선택과목 응시체계에서는 학생들이 똑같이 100점을 맞아도 과목 난이도 등에 따라 전혀 다른 표준점수를 받게 된다. 이는 결국 대학 선택에도 영향을 주므로 수험생들의 수능에 대한 불만을 키워 공정성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통합형·융합형 수능체계의 도입은 학생의 응시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함에 대한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제다. 새로운 수능 응시과목 체계는 학생들이 해당 과목에서 학습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담아내면서도 동일선상에서 평가받도록 하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수험생에게 유·불리함에 대한 눈치를 보지 않고 학업에 집중하도록 하여 학습동기 부여라는 시험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게 한다. 2028년에 실시하는 통합형·융합형 수능은 미래지향성과 융합형 인재양성 측면에서도 환영할 만하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도입 30년이 된 수능이 평가내용이나 방식 측면에서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일부에서는 수능 폐지 또는 수능 자격고사화 등 과격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교육부가 통합형·융합형 수능으로 개편을 결정한 것은 수능변화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적절하게 반영하면서도 수능의 안정성과 미래지향성을 고려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래사회에는 다양한 지식을 폭넓게 학습하고, 또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 통합형 수능과목의 도입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고3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기본적 개념과 핵심적 지식을 폭넓게 배워 진로선택에 필요한 기초학습을 튼튼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융합평가 방식은 학생들이 세부과목의 분리된 지식의 단편적 기억과 이해 위주의 학습을 넘어 전이 가능성이 높은 지식을 학습하여 적용·분석·종합하는 힘을 기르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수능은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도록 하는 융합학습을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수능시험 과목체계 개편의 안착을 위한 과제 앞으로 교육부는 통합형·융합형 수능이 공정성을 실현하고 융합학습을 촉진하며,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제도로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대학입시제도 개편의 방향과 내용이 조속하게 확정되기를 기대한다. 교육부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입개편에 대하여 불안해하지 않도록 국가교육위원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중 최종 확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현장과 학생들이 새로운 수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부는 융합평가가 어떤 형식의 문제로 가능한지 시범평가를 통하여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교육부는 교원들의 평가역량과 수능 출제위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융합학습을 촉진하려면 모든 교사가 양성과정과 현직 연수를 통하여 융합평가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이 되고자 하는 교수들에게도 융합평가에 익숙할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회색빛 하늘보다 더 우울한 가을이다. 몇 달 사이에 마치 베르테르 효과처럼 많은 교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전국에서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인 9월 4일은 아마도 한국 교육사에 절대 잊히지 않을 아픈 흔적으로 남을 듯하다. 언제부터,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는 뜻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은 이제 정말 ‘옛말’이 되어버린 것일까? 옆자리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나둘 무너져 내리는 교사들에게 “괜찮다”라고,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은 더 이상 오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어쩌다가 학교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학교’(學校) 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곳에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일 뿐일까? 현실이 더 영화 같아서 슬프지만, 영화 속에서 한 번 더 건강한 학교 그리고 아름다운 사제관계를 꿈꿔본다면? 하늘이 높아가는 만큼, 마음이 추락하고 있는 당신을 위로해 줄 세 편의 최근 개봉작 및 개봉예정작을 소개한다(개봉 순). 수포자 없는 학교, 가능할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시대가 바뀌었지만,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여전히 ‘국어·영어·수학’일 것이다.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최상위 학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의대 진학을 위해서는 ‘수학’의 중요함은 두말하면 잔소리.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법. 학교마다 ‘수포자’(수학 포기자)는 나날이 늘어간다. 세칭 명문대에서는 올해 신입생들의 수학 기초실력이 부족하다는 교수진들의 한탄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 2022)는 딱딱한 사칙연산 속에서 따뜻한 우정을 그려내고 있다.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 경비원으로 살고 있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 다소 기괴해 보이는 행동으로 학생들의 기피 대상 1호인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고등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난다. 이상한 경비원이 ‘이상한 나라’, 즉 북한에서 온 탈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수포자 한지우는 자신에게 수학을 가르쳐달라고 요구한다. 영화는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정답만을 찾는 세상에서 방황하던 수포자 학생에게 올바른 풀이과정을 찾아 나가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수학자의 삶도 변화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이 영화를 한 교사로 인한 수포자의 변화 정도로 읽는다면 영화를 절반만 본 셈이다. 영화 속 수포자인 한지우는 중학교 시절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의 학생이었지만, 자사고에 입학한 이후 성적이 급락한다. 금수저 집안에서 고액 과외 등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동급생을 따라잡기란 무리. 사실 한지우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해 학교생활은 더욱 팍팍해진다. 담임교사는 그에게 일반고 전학을 권하기도 할 정도. 그러니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고등학교부터 줄 세우고 서열을 짓게 만드는 대입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평’과 ‘공정’ 그리고 ‘평등’이라는 가치와는 달리 수포자를 양산하게 만드는 제도권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픔은 아파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일까? 수포자 제자를 품은 건 탈북자 스승이었다. 마치 한국판 굿 윌 헌팅(감독 구스 반 산트, 1998)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에서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다. 교사와 아이들이 별명 부르고 평어로 대화하는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공항은 해외 여행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2023년 엔데믹의 첫 가을을 보노라면, 언제 팬데믹이 우리 곁에 왔었는지, 3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머물렀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진다. 하지만 학교가 문을 닫은 그 기간, 멈출 뻔했던 아이들의 삶을 책임져 준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방과후 교사’들이다. 다큐멘터리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감독 박홍열·박다은, 2023)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 자리 잡은 25년 차 공동체마을의 ‘도토리마을 방과후학교’ 이야기를 담았다. 팬데믹 동안 학교가 문을 닫았지만, 오히려 운영시간을 늘려서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일상을 지켰다. 학기 중에는 정오부터 저녁 6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 특이한 건, 바로 아이들과 교사 모두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른다는 것. 농촌 봉사활동을 감명 깊게 다녀온 교사는 자신의 별명을 ‘논두렁’으로 지었고, 탄탄대로나 포장도로 대신 사람들이 다녀서 내는 길이란 의미에서 ‘오솔길’로 별명을 지은 교사도 있다. 학부모도 이름 대신 별명을 사용한다. 약재에서 따온 ‘하수오’나 ‘오가피’ 같은 별명이다. 더욱 놀라운 건 아이들이나 교사, 어른들이 서로 별명을 부르며 평어를 사용한다는 점. 직업과 나이에 상관없이 대등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아이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힌다. 그렇게 방과후학교는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마을로 거듭난다. 1학년 때 두발자전거 타기를 배우며 힘들어했던 아이들이 3·4학년이 되어 동생들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요리나 바둑, 코딩이나 영어공부 심지어 영화 만든다. ‘놀이=배움’이라는 큰 틀 안에서 아이들은 생활하며 관계를 배우고, 심신의 체력을 키운다. 물론 갈등도 있다. “왜 핸드폰을 쓰면 안 되나요?”, “왜 내 아이는 오늘 빨리 하원하면 안 되나요?” 같은 질문은 매년 반복된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문제를 풀어간다는 것이 다르다. 공동육아에서 어떤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서로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은, 2023년의 학교라는 공간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내 학생이 절도범이라고? 학교 시스템에 문제 제기하는 티처스 라운지 베를린영화제 2관왕, 독일 영화상 5관왕을 석권하고 2024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에서 독일출품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받은 화제작 티처스 라운지(감독 일커 차탁)가 하반기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신입교사 ‘카를라’(레오니 베네쉬)가 교내 도난사건에 자신의 반 학생이 절도 혐의를 받게 되자, 직접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다소 인종차별적 제보로 보이는 터키 부모를 둔 학생의 지갑을 수색하는 학교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 다행히 학생의 지갑 속 현금은 게임을 사기 위해 부모에게 받은 것으로 밝혀지지만, 카를라는 조사를 거듭할수록 학교시스템의 어두운 측면으로 접근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고, 위험에 처한다.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높은 완성도로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후 ‘온몸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강렬한 긴장감’(Guardian), ‘학교라는 설정을 십분 활용해 최대의 극적 효과를 끌어낸다’(Screen Daily) 등 평단의 상찬을 받았다. 열정적이면서도 이상적인 꿈을 가진 신입교사 ‘카를라’역을 맡은 레오니 베네쉬는 200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으로 이름을 알린 뒤 드라마 더 크라운,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비롯, 영국의 웨스트엔드에서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매체에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눈부신 신예 배우로 ‘대사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연기’, ‘강력하고 우아하다’ 등 찬사를 끌어냈다. 학교에서 간혹 발생하는 도난사건들에 대해 일차적으로 교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학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한 신입교사의 고군분투에 눈길이 가는 영화.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교장으로 퇴직한 영어 교육 전문가와 한예지 영국 요크세인트존대학교 언어학과 부교수가 미래 영어 교육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한다. 영어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왜 정상화와 더 멀어지는지를 설명하고, 과도한 사교육을 멈추고 학교 영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어 교육 연구자들의 이론, 논문, 사례와 함께 저자들의 경험을 녹여낸 게 특징. 영어 교육에 관심 있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쓰였다. 부제는 ‘학교 공부가 답이다’.Otree·한예지 지음, 한국문화사 펴냄.
정부가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교과용도서 편찬·검정·가격 결정 등을 심의하는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위원 임기 및자격 제한을 강화하는 등구성·운영에 관한 사항도 정비했다. 교육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AI 디지털교과서가 차질 없이 개발되고 학교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디지털교과서의 정의, 검정 절차별 필요 사항이 담겼다. 디지털교과서를 지능정보화 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로 정의해 기술결함 조사 및 기술·서비스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해 검정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검정 도서의 합격을 결정하면 디지털교과서 사용대상 학교·학년도, 사용방법 및 사용환경 등을 관보에 공고해야 한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2025년에 수학‧영어‧정보 및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사회‧과학 등 모든 교과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는 교과용도서심의회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연임은한 차례만 허용하는 항목이 신설됐다. 위원이 심의 안건의 당사자이거나 해당 안건에 대해 자문·연구·용역 등을 한 경우에는 제척·기피 및 회피해야 함을 명문화하는 등의 규정도 포함됐다. 소은주 책임교육정책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양질의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현장 안착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며 “미래 세대인 우리 학생들이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안정적 시험 시행을 위한 지원대책'을 보고하고 수험생의 원활한 응시를 위한협력 사항을안내했다. 정부는 수능 당일 오전교통 혼잡을 줄이고, 시험시간 중에는 시험장 주변 소음을 방지하는 등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수험생의 지각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관공서‧기업체 등에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하도록 협조 요청한다. 수험생 등교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8시10분에 수도권 지하철 운행 대수를 늘리고, 경찰서‧행정기관의 비상 수송차량을 수험생 이동 경로에 배치한다. 시험장 주변의 교통 혼잡 예방을 위해 수능 당일 시험장 200m 전방부터 차량 출입을 통제한다. 이에 따라 수능 당일 자차를 이용하는 수험생은 시험장 200m 전방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3교시 영어영역 듣기평가 진행 시간(13시10분∼13시35분, 25분간)에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기‧헬리콥터 이착륙 시간을 조정하고, 포 사격 및 전차 이동 등 군사훈련을 잠시 중단한다. 시험장 주변을 지나는 버스‧열차 등은 서행하고 경적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시험장 주변 행사장, 공사장 등의 생활소음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17개 시·도교육청은 안전한 시험 환경 조성을 위해 16일부터 11월 4일까지 전체 시험장을 대상으로 안전을 점검한다. 수능 당일 지진 발생에 대비해 지진 상황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전체 시험장의 정보 전달 체계를 구축해 지진 발생 시 대처요령에 따라 빠르게 대응하도록 한다. 또한 경찰청, 시·도교육청과 함께 문답지 관리를 위한 경비체계를 마련하고 모든 시험지구에 교육부 중앙협력관을 파견해 문답지 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도에서는 기상악화에 대비해 도서‧벽지 수험생 수송 대책, 제설 대책 등을 마련한다. 수험생은 11월 10일부터 기상청 홈페이지(https://www.kma.go.kr)에서 시험장 날씨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수능은 일반수험생 기준으로 16일 8시 40분부터 17시 45분까지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시행된다. 응시자는 전년보다 3442명 감소한 50만4588명이다.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만화책을 많이 읽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그다음이 ‘어떤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으냐?’는 겁니다. 책을 읽어주거나 권해주고 싶은데 ‘정답을 알려달라’는 답답한 심정이 담긴 질문입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인터넷을 뒤지거나 어린이도서관, 학교 도서관, 독서 단체에서 배포하는 책 목록을 활용하면 됩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마음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한 권 질문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기보다는 특효 처방을 찾는 환자들처럼 ‘우리 아이들의 증상과 수준에 딱 맞는 책을 알려달라’는 것 같습니다. 마치 알약 몇 개를 처방해 달라는 건데요. 그런 책이 있을 리 없습니다. 특히 어렸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읽어주기 좋은 책, 소개하거나 권해주기 좋은 책은 아주 많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학부모에게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체계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권장 도서 또는 필독 도서가 없다는 점, 아이들의 성장·발달·학습에 필요한 어휘와 문장의 수준, 그리고 책의 수준, 연령대의 적합성 등을 기반으로 한 책 분류가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AR(Accelerated Reader, 책의 수준별 분류) 지수와 SR(Start Reading, 독자의 읽기 능력 분류) 지수를 활용하고, 렉사일(Lexile, 영어 읽기 능력 분류) 지수 등을 개발, 활용해 학생들의 읽기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시스템을 갖춘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연구도 부족하고, 시스템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가 모여 우리나라 아이들, 학생들, 나아가 국민이 책을 덜 읽게 되는 것입니다. 읽어줄 책을 고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몰라서, 두려워서, 낯설어서 등의 핑계를 대면서 읽어주지 않는 부모가 있을 뿐입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한 권 골라서 읽어주세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기 어렵거나 두렵다면(?) 아이 친구네 집에 가서 적당한 책을 빌려와 읽어주면 됩니다. 기준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이면 됩니다. 이야기책이 가장 좋다고 누누이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지 않다면 다 괜찮습니다. 읽어주는 책은 1학년에게 3, 4학년이 읽을 만한 책을 읽어줘도, 6학년에게도 3, 4학년이 읽을 만한 책을 읽어줘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재미있어하면 말이죠. 물론 처음부터 재밌어하지는 않습니다. 시간도 필요하고, 과정이 좀 필요합니다. 읽어주는 책을 들을수록 수준이 올라가면서 좋아하게 됩니다. 우선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구하십시오. 아이의 나이를 고려해 10권 정도 필요합니다. 점점 늘려가면 100권, 200권, 300권 정도는 금방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구하지 않아도 됩니다. 계속 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고, 얻고, 빌리면 됩니다. 헌책을 사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달라지듯 책도 그렇습니다. 수준에 따라 계속 책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손때가 묻어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전집류를 사지 말라고 하는 독서전문가(?)도 있지만 독서 흥미를 자극하고, 닥치는 대로 많이 읽을 때를 대비하려면 전집류, 백과사전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고를 때까지 읽어주기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면 책을 읽어줘야 합니다. 꾸준히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집니다. 책 몇 권을 읽어주는 것을 약 처방처럼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책 읽어주는 일을 기쁘게 생각하며 꾸준히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읽어준 책을 또 읽어줘도 크게 관계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책을 좋아하게 되고, 읽는 힘이 길러지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 수준까지 갑니다. 읽어주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거기까지입니다.
서울교총(회장 김성일)이 다음 달 4일 ‘2023 서울교육가족 플로깅 대회’를 개최한다. 대회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 일대에서 진행된다. 참석자들은 서울숲 환경정화 활동 및 학생 공연 등을 함께 할 수 있다. 서울시내 교원 및 초‧중‧고 학생과 가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플로깅 세트와 기념품, 간식이 제공되며, 학생에게는 봉사활동 3시간이 부여된다. 참가 신청은 이달 27일까지 서울교총 홈페이지(seouleedu.or.kr)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한편, ‘플로깅’이랑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운동으로 ‘줍다’라는 의미의 스웨덴어 ‘piocka upp’과 영어 ‘jogging’의 합성어로 2016년부터 스웨덴에서 시작됐다.
한국교총이 주최한 제60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에서 총 4편이 1등급을 받았다. ‘새로운 변화, 미래교육의 중심, 학생이 희망입니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1등급을 받은 작품을 소개한다. ▨ 이재익 교사의 ‘꿈생공 전략’ 학교‧학교경영 아이디어 연구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경계선에 선 위태로운 아동의 교실 적응을 위한 꿈생공 전략’은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교권 침해 사건을 계기로 진행된 연구 결과물이다. 이재익 서울신구로초 교사는 “후배 교사를 지켜주지 못한 선배 교사로서 아픔을, 무너진 교육 현실에 대한 슬픔을 느낀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과 보완이 시급하고, 교사도 전략적인 학급경영으로 민원을 예방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연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학급에서 한두 명 있는, 경계선을 넘나드는 아동을 학급경영에 있어 제일 약한 고리로 봤다. ‘경계선을 넘는 아동’을 선생님의 지도 역량과 한계를 넘는 문제행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아동으로, ‘경계선에 선 아동’을 선생님의 지도 역량과 한계를 넘나들며 인내심을 시험하는 아동으로 정의한다. 이 교사는 경계선에 선 아동이 교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크게 세 가지를 실천했다. ▲꿈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아존중감을 키우는 ‘꿈세김’ 활동 ▲학교생활에서 경계를 넘는 문제행동을 통제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생활기록부 활용 학생생활지도’ ▲학급 규칙 세우기, 사제동행 등을 통해 공동체 역량을 키우는 ‘공동체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교사는 “꿈세김은 영어 학습법에서 착안했다”며 “꿈을 뇌에 각인시키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 활동으로, 생각과 행동을 반복해 익숙해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실태 조사인 나의 학교생활 점검 설문을 진행하고 연구가 유의미했는지를 검증했다. 학기 초인 3월과 꿈생공 활동을 하고 난 후인 7월에 각각 조사한 결과 “경계선에 선 학생과 반 전체의 일탈이 크게 줄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 박구슬 교사의 ‘새내기 문해력 세빛나래 펼치기’ 교수-학습지도안 개발 연구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박구슬 경기 양동초 교사는 초기 문해력에 주목했다. 초기 문해력이란 만 8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에 이뤄지는 문해력이다. 박 교사는 “다년간 1학년 담임을 하면서 초기 문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배움의 장면에서 아이 스스로 움츠러들고 배움의 문을 닫는다는 것을 느꼈다”며 “초등 1·2학년 시기에 형성된 문해력 수준과 질은 아이의 평생 학습 능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학년과 2학년의 언어발달 단계가 다르다는 데 주목하고, 1학년 맞춤 초기 문해력을 ‘새내기 문해력’이라고 정의했다. ‘새내기 핵심질문 탐구학습으로 새내기 문해력 세빛나래 펼치기’는 세 가지 연구과제로 구성됐다. 어휘력과 표현력 신장 학습 프로그램인 ‘새배움 새내기사전’, 한글해득 프로그램 ‘내탐구 한글대장’, 읽기·쓰기 통합 학습 프로그램 ‘기이룸 꼬마작가’다. 수업 전략도 차별화했다. 핵심을 관통하는 질문으로 배움을 자극하고, 학생들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끌었다. 배움을 자극하는 돋움 질문, 학생 주도적 탐구 과정에 길잡이가 되는 도움 질문, 각자 수준에 맞는 배움을 이루는 맞춤 질문 등이다. 박 교사는 “말 많은 교사는 아이들이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며 “조금 시간이 더디더라도 아이들 스스로 답을 찾도록 기다려 줬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모든 학생의 한글 해득 수준이 향상했고, 문자 민감성, 어휘력, 읽기 유창성, 독해력 등도 높아졌음을 확인했다. ▨ 김현준 교사의 ‘인성 역량 더하기’ 김현준 경기 송신초 교사가 출품한 ‘마음 心(S.I.M) P.L.U.S. 프로젝트를 통한 인성 역량 더하기’는 인성교육 및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 개발 연구 부문에서 1등급을 받았다. 교육과정에서 기초소양 교육을 강화하고, 특히 미래 사회의 인재상이 변화하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 주제의 ‘마음 心(S.I.M)’은 사람의 성품을 발전시키는 교육인 인성교육은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는 뜻으로, 나의 마음 발견(Self), 너와 마음 나누기(Interact), 우리의 마음 빛내기(Meaning) 등 실천 과제의 앞 글자를 따왔다. 또 ‘P.L.U.S.’는 각각 놀이(Play), 배움(Learn), 이해(Understand), 실천(Show) 등 실천 전략을 의미한다. 김 교사는 “프로젝트를 통해 인성 덕목을 더하고 자기관리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심미적·감성 역량을 갖춘 미래 사회 민주시민의 역량을 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문화와 환경 속에 처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학교라는 공간에서 인성 역량을 키우면서 바르게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성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소통하며 한 방향으로 지속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최혜영 교사의 ‘협력인성보물 찾기’ 최혜영 서울압구정초 교사도 인성교육에 주목했다. 그는 “코로나19로부터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늘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심각한 학교폭럭이 아니라 일상적인 갈등 사안이었다”며 “학생끼리 상호작용이 줄면서 관계성이 저하하고 갈등 조절의 어려움이 표출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관계성 회복을 통한 인성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고, ‘relationSHIP호의 SEA(海) 탐험 프로젝트로 협력인성보물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배를 타고 건강한 관계 맺기 탐험을 떠난다는 의미다. 그는 “관계성 회복을 통한 인성교육에서는 자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친구를 존중하는 방법에 대한 배움이 필요하다”며 “이를 가족, 마을, 나라, 지구촌 문제에 대한 관심과 책임 의식으로 확장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계가 나와 연결돼 있음을 깨닫도록 활동을 구안했다”고 했다. ‘협력인성보물’은 타인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녀야 할 성품과 역량인 협력적 인성을 의미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6가지 핵심역량 가운데 자기관리 역량, 의사소통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정의했다. 프로젝트는 그림책 이야기로 관계 열기(Story)에서 시작해 협력적 인성놀이로 관계 탐험하기(Explore), 관계 더하고 다지기(Addition)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최 교사는 “자신감 없던 학생들은 ‘저요! 제가 해볼게요’를 외치고, 경쟁과 승부욕으로 불타 친구를 비난하던 학생들은 존중어를 사용하고 혼자가 편했던 학생들은 틈만 나면 친구들과 틈새 채움 놀이 활동을 하고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분리배출이 가능한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과 EBS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중3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코칭을 지원한다. 교육청은 11일 EBS와 함께 중3 학습지원대상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AI학습 진단과 맞춤형 학습콘텐츠 지원, 일대일 학습 멘토링을 지원하는 ‘기초탄탄 e-스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초탄탄 e-스쿨’은 AI를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수준별 맞춤형 학습콘텐츠와 온라인 일대일 학습 코칭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된 EBS는 올 하반기 참가 대상 학생들에게 학습 콘텐츠와 일대일 멘토링을 제공한다. 참가 대상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수준을 진단받은 후 국어, 영어, 수학 중 수준에 맞는 2개 강좌를 선택해 학습한다. 진단과 계획, 학습 등 진행 과정은 학습관리시스템(LMS)에 기록돼 맞춤형 일대일 학습 코칭에 활용된다. 참가 학생들은 방과후, 주말, 방학 등 희망하는 시간을 정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매일 20분’, ‘일주일에 3번’ 등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꾸준히 공부할 수 있도록 일대일 학습 코칭을 20차례 받을 수 있다. 현재 학생 500명이 참여를 희망했고, 오는 18일까지 2차 모집을 할 예정이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한편, 교육청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2학기를 ‘기초학력 보장 채움학기제’로 운영하고 있다. 중3을 대상으로 ▲학습 몰입의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꿈을 키우는 도약캠프’ ▲나에 대해 잘 아는 우리 학교 선생님과 공부하는 ‘완전학습 키다리샘’ ▲ADHD, 우울, 관계성 등 복합 요인에 의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가정학습 지원(상담 치료 지원) 등도 운영 중이다.
현장체험학습 사고에 대한 법원의 판례 가운데 교사·학교장·교육청 등 학교 측에 책임이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교사·학교장의 주의의무 위반에 대한 개별적 책임 그리고 사고 예방 Tip을 살펴보자. 사례➊ _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현장학습장에서 물놀이하던 중 익사한 사건 【사건개요】 고등학교 교감과 교사 등은 학생 90여 명을 인솔하여 현장학습 장소인 공원유원지에서 체험학습을 실시하였다. 체험학습장은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른 곳으로 수영금지 구역의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교사 등은 인명구조를 대비한 구명동의 착용, 구명줄 비치 및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채 물놀이를 해도 좋다고 승낙하였으며, 이에 따라 1학년 A 학생은 친구들과 물놀이하다가 물에 빠져 사망하였다. 【교사책임 및 판결요지】 날씨가 더워 체험학습에 참가한 학생들이 강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할 것이 충분히 예견되므로 사전에 학생들을 상대로 물놀이 금지 등 위험한 장소인 강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안전교육을 실시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하고 물놀이 금지 등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감과 교사는 직무상의 과실 책임이 있고, 교육감은 교감 및 교사의 사용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A 학생의 부모에게 2억 4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04. 7. 2. 선고 2003가합2377 판결). 사례❷ _ 고등학생이 수학여행 중 레일바이크 탈선으로 부상한 사고 【사건개요】 A 고등학교는 수학여행을 가서 레일바이크(Rail Bike) 체험을 하던 중 앞에서 달리던 바이크가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멈춰서자 뒤따라오던 바이크에 타고 있던 B 학생이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충돌을 피하지 못해 탈선했다. B 학생은 이 사고로 레일 위로 떨어졌고, 그 뒤에서 따라오던 바이크 역시 제대로 멈추지 못해 B 학생과 부딪쳐 부상을 입었다. 【교사책임 및 판결요지】 재판부에 따르면 교장이나 교사들은 수학여행 중 학생을 보호하고 감독할 직무상 의무가 있는바, 학생들이 레일바이크에 탑승하여 운행할 경우 레일바이크 운행은 비록 운영업체 주도하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인솔 교사들로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교사들도 사고 당시 함께 탑승해 학생들의 일탈행위를 감시했던 점 등 사고 발생 경위와 상황 등을 종합해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30%로 한정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8. 8. 선고 2017가단5135023 판결). 사례❸ _ 교사가 여름방학 때 학생들과 함께 친목을 목적으로 해수욕장에 갔다가 학생이 사망한 사건 【사건개요】 A 중학교 2학년 담임 B 교사는 학생들의 학업성적 향상 및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1학기 중에 성적이 오른 학생들과 여름방학 때 함께 놀러 가기로 약속한 후, C 학생을 포함한 같은 반 학생 12명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해수욕장을 갔다. 하지만 학교장에게 미리 보고하거나 명시적인 승인을 받지는 아니하였다. 해수욕장에서 C 학생은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해 물놀이하다가 갑자기 밀려들어 온 파도에 떠내려가 사망하였다. 【교사책임 및 판결요지】 학교 측은 사고 이후 단독으로 학급 교육활동을 실시하였다는 이유로 B 교사를 징계하였고, 교육청도 이 사고와 관련하여 학생 안전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A 중학교에 기관경고 처분을 하였다. 재판부는 B 교사가 학생들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하게 하거나 튜브를 지참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학생들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지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담임교사가 소속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 배상할 책임이 있고,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군과 학교안전공제회는 공동으로 C 학생 유족에게 3억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광주지방법원 2018. 1. 12. 선고 2016가합58135 판결). 이 사건은 재판과정에서 학교장 승인 없이 담당 학급의 학생들과 친분을 쌓을 목적으로 떠난 여행에서 발생한 사고는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고가 아니므로 안전공제회가 공제금을 지급할 수는 없다고 다투었다. 많은 논쟁 끝에 간신히 교육활동으로 인정되었지만, 학교장의 승인 없이 교사가 임의로 추진하는 행사는 「학교안전법」 제2조에서 명시한 교육활동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교사 자신의 배상책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 사례❹ _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현장학습 가서 축구 골대가 넘어져 머리를 다친 사고 【사건개요】 초등학교 4학년 A 학생은 현장체험활동 중 영어교육업체가 운영하는 영어마을 잔디구장에서 2인 1조의 학생들이 원반던지기 수업을 하였다. 수업 도중 A 학생은 잔디구장 내에 있는 축구 골대에 매달렸는데, 축구 골대가 A 학생 쪽으로 넘어지면서 A 학생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A 학생은 두개골 골절 및 경막외 출혈 및 기질성 정신장애 상태가 되었다. A 학생의 가족은 3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교사책임 및 판결요지】 재판부는 A 학생은 만 9세의 초등학생으로 아직 분별력이나 자제력이 미흡해 위험한 행동을 할 우려가 있었다며 인솔 교사들이 체험활동 중 A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므로 이들이 속한 지방자치단체도 영어교육업체와 공동으로 7천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22. 선고 2014가합581597 판결). 사례❺ _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버스에서 용변 본 이후에 교사가 직위해제되었던 사건 【사건개요】 초등학교 6학년 담임 A 교사는 현장체험학습을 가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를 10여 분 앞둔 지점에서 B 학생이 복통을 호소하자 달리는 버스 안에서 비닐봉지에 용변을 보게 했다. 휴게소에 도착 후 속옷과 하의가 젖고 남학생들로부터 놀림을 받아 충격을 받은 B 학생이 화장실에서 울면서 나오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은 B 학생 부모는 A 교사와 연락하여 가까운 휴게소에 내려주면 데리러 가겠다고 말하였다. A 교사는 B 학생을 휴게소에 내리게 하고, B 학생은 부모가 도착할 때까지 1시간가량 혼자 휴게소에 남아 있었다. B 학생 부모의 민원에 따라 경찰은 아동학대 여부를 수사하였고, 교육청은 A 교사를 직위해제했다. 【교사책임 및 판결요지】 원심 재판부는 아동유기죄(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 교사에 대해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은 아동유기죄로 처벌받으면 10년 이내의 기간 교단에 설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A 교사가 보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어린이를 고속도로 휴게소에 방임한 공소사실이 인정되지만, 현장학습 전체 진행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A 교사의 당시 입장에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보이는 만큼 원심의 형은 무겁다 하여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해당 선고를 유예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 5. 18. 선고 2017고정2029 판결). 이 사건은 원심판결에서 아동유기죄로 처벌하였기 때문에 아동관련 기관 취업이 제한되어 교직을 떠나야 하므로 교육계에서는 많은 우려와 구제활동을 벌였으며, 결국 항소심에서는 다행히 선고를 유예하였다. 선고유예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정상을 참작해 형량을 선고하지 않는 판결의 일종으로서, 경미한 범죄에 대해 일정한 기간 선고를 연기해 형의 선고를 면하는 제도이다. 2년이 지나면 형의 효력이 사라지고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따라서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은 면하고 교직을 떠나지는 않게 되었다. 현장체험학습 중에 더욱 주의해야 할 점은 미리 예약된 현장학습장 입장시간이나, 다른 학급과의 약속시간 등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전체 학생을 목적지로 인솔하다가 개별 학생을 소홀히 한다면 아동유기·방임 등으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한 학생이라도 정상적인 활동에 이상이 생겼다면 교사는 그 학생의 고충을 우선하여 해결해야 한다.
“I will be back!”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이다. 기계인간들의 반란을 그린 공상과학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역을 맡은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반복적으로 이 대사를 구사한다. 시리즈 2편에서는 기계인간인 터미네이터가 인류를 구원할 인류 저항군의 미래 지도자인 존 코너를 세상 지배를 위해 반란을 일으킨 기계인간들로부터 목숨을 지켜준다. 기계인간으로서 터미네이터는 강력한 파워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인공지능으로 무장하여 빠른 판단과 신속한 행동으로 존 코너의 목숨을 지키는 임무를 완수해 낸다. 이야기 초반 터미네이터는 인간의 말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여 행동이 서툴기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의 미묘한 감정까지 이해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터미네이터는 기계인간이 더 이상 인간사회에서 악용되지 않도록 스스로 영구히 사라지기 위해서 용광로로 들어갈 때, 존 코너와 그의 어머니인 사라와 ‘눈물’의 교감을 나누는 모습에서 기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감동을 준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사이버 인간 이 영화 1편이 등장한 시기는 초보 수준의 인터넷이 상용화되기도 전인 1984년도이다. 당시 영화로 그려낸 인공지능의 상상력들은 도저히 현실에서 불가능할 것만 같았는데, 식당의 서비스로봇, 가정의 청소로봇 등을 보면 점차 사이버 인간이 우리 생활에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Davos Forum)에서 처음으로 이슈화되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로봇기술·드론·자율주행 자동차 등 전 세계 질서의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였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40여 년 전에 읊은 대사 “I will be back”이 디지털 산업혁명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4차 산업시대는 실생활의 영역뿐만 아니라, 학교교육의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미 교육부에서는 발 빠르게 디지털교육을 전담하는 조직을 설치하여 미래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우리 교육은 교사 한 명이 한 교실 안에 있는 십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 각 개인은 저마다 학업성취수준과 속도, 장단점이 다른 차이를 갖고 있는데 교육시스템은 산업시대에나 유용한 철 지난 집단의 평균 수준에 맞춘 전달식 수업에서 한 걸음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 증가에 비례하여 공교육의 약화는 오늘날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게 한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의 등장은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학생은 저마다 AI 튜터(말할 줄 아는 똑똑한 로봇) 1명을 두고 필요한 학습 도움을 언제 어디서든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생은 교실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던 기초적인 교과지식이나 개념을 AI 튜터를 통해서 더 잘 배울 수 있고, 교사는 학생의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활동이나 학생의 사회·정서적인 문제를 집중 지도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소위 HT-HT(High Touch-High Tech) 교육혁명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잠재력과 가능성이 발현되는 교육의 혁명적 변화 HT-HT 교육혁명은 디지털교과서를 핵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으로 설계된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의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의 수준을 진단하고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학습을 지원하도록 설계된다. 디지털교과서에 내장된 AI 보조교사는 학생의 단원별 성취수준 진단뿐만 아니라 학습태도까지 누적 관리하며, 교사와 학부모에게 학생의 학습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잠재력과 가능성이 발현되는 교육의 혁명적 변화를 앞당기게 된다. 디지털교과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 시기에 맞춰서 디지털 환경으로 구현하기 쉬운 수학·영어·정보교과를 2025학년도에 도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2028학년도까지 단계적·연차적으로 국어·과학·사회교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서책 발행사와 민간 에듀테크 기업들이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들어가 있고, 정부에서도 필요한 절차와 규정들을 새롭게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 민간 차원의 디지털교과서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는 사례가 있지만, 국가 수준에서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고 교육혁신을 모색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수평적 파트너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부에서도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교사·학생·학부모 그리고 개발사와의 소통을 위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것을 보았다. 올 8월에는 교육부에서 디지털교과서 개발의 지침인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는데, 교사·학생·학부모가 참여하는 ‘AI 디지털교과서 디자인 워크숍’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를 도출하여 가이드라인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개발사에도 가이드라인 발표에 앞서 시안을 공개하고 여러 차례의 의견수렴 자리를 마련하여, 최종 발표 시에는 개발사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 기간이 확대되었고, 개발 절차도 보다 명료하게 제시되었다. 세계 최초의 국가 수준 디지털교과서 개발 교육부에서는 앞으로의 개발 과정에서도 디지털교과서 개발사와 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참여하는 T/F팀을 통해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정부와 개발사가 한 팀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며 세계 최초의 국가 수준 AI 디지털교과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기존 출판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통합지원센터도 설치한다고 하니 개발사 입장에서도 가장 큰 부담 하나를 덜어내고, 양질의 교과서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서 개발사들이 각자의 창의성을 자유롭게 발휘하여 ‘500만 학생을 위한 500만 개의 교과서’를 개발하는 건강한 교과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해본다. 디지털교과서 개발과 함께 디지털 교육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디지털교과서 활용수업 역량뿐만 아니라 디지털환경에서 플립러닝·프로젝트수업 등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끌어내는 수업혁신과 함께 학생들의 사회·정서적인 문제를 도와주는 교사의 하이터치 역량이 필요하게 된다.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2025년은 우리나라 디지털 교육혁명의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수준의 교사연수를 병행해 나가야 한다. 교육부에서도 대규모의 교원연수를 추진하고 있고, 특히 2025년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영어·수학·정보 등 세 과목을 담당하는 교원은 2024년까지 100%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붕괴된 교권도 우리 선생님들이 디지털 수업혁신을 통해서 다시 세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기계’가 ‘기계인간’이 되었을 때 감동을 줬듯, 우리 교실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만나 감동을 주길 바란다. 살아 있는 교실을 꿈꾸며 “I will be back!”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등 교육 부담 감경 정책을 펼친 중국에서 오히려 교육의 불평등을 초래해 저소득층 자녀에 불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경망 등 중국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대 레이샤오옌 교수와 선옌 교수 등 3명이 계간지 ‘경제학’ 최근호에 기고한 ‘교육 부담 감경, 가정 교육 지출과 교육 평등’이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세 차례 교육 부담 감경 정책을 도입해 학생들의 교내 학습 시간 단축, 우수 학생들만 모아 가르치는 ‘중점반’ 운영 금지 등 17개 조치를 시행했다. 이들 정책 시행 이후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소득 분포 최하위 10%에 속하는 가정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률이 이전보다 9.3%포인트 떨어졌다. 이들 가정의 교육비 지출이 21% 감소하면서 자녀의 학습 시간이 주(週)당 9.19시간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반면 소득 분포 최상위 10%에 드는 가정 자녀의 고교 진학률은 5.3%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가정의 교육비 지출이 66% 급증하며 자녀의 주당 학습 시간이 10.37시간 늘면서 저소득층 자녀보다 학습량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소득 분포 하위 54% 가정 자녀의 진학은 어려워진 반면 상위 46% 가정 자녀의 진학은 이전보다 수월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교육 부담 감경 정책이 저소득층의 교육비 지출을 줄여줬지만, 그 대가는 너무 컸다”며 “저소득층 자녀는 경쟁에서 밀려 진학할 기회를 잡기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총체적으로 보면 교육 부담 감경 정책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교육비 지출을 덜어주지 못했으며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켜 가난한 가정 자녀의 진학 문턱을 높였다”면서 “개천에서 용 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교육 부담 감경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진학 경쟁이 없거나 진학률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 돼야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연구의 결과 대로라면 종전보다 훨씬 엄격해진 ‘솽젠(雙減) 정책’이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2021년 7월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의 숙제와 과외 부담을 덜어주는 솽젠 정책을 도입, 사교육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따라 영어 학원을 비롯한 필수 교과목의 학교 내 보충 수업이나 방과 후 교육이 중단됐고, 관련 기업·학원들이 폐업해 수십만 명이 실직했다. 변칙적이고 음성적인 방과 후 교습이 성행하자 교육부는 지난달 초 최대 10만 위안(1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교사들의 과외를 엄중 처벌하는 사교육 단속 조처를 발표하기도 했다.
제37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가15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됐다. ‘교육미래 선도하기’라는 대주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주최국 말레이시아는 ‘더 나은 디지털 학습을 위한 게임화된 학습 접근 방식 지원’이라는 소주제를 맡았다. 게임화(gamification)라는 용어가 교육계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이미 1990년대 초 엔터테인먼트 기법을 적용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가 등장했고, 2000년대 들어 교육, 건강, 공공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기능성 게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21세기 청소년은 21세까지 학교와 대학에서 보낸 시간과 맞먹는 수천 시간을 기기에서 게임하는데 소비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게임 원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행하는 데 관심이 있다. 교육에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면 게임의 메커니즘과 규칙을 활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아세안 교원들 한국교육에 관심 우리 대표단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원론적인 접근보다는 교실 사례를 중심으로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자료를 제작했다. 개인의 보고서가 아닌 국가보고서 발표를 맡은 책임으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똑똑 수학탐험대’와 ‘AI PengTalk’을 예로 들었다. 교육부가 공교육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초등수학수업 지원시스템을 만든 것이 ‘똑똑 수학탐험대’다. ‘똑똑 수학탐험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수학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현재 수준을 진단한다. 향후 학습 성취를 예측하는 한편, 학습 결과를 분석해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개별 맞춤형 학습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AI PengTalk은 고도의 음성인식 기술과 자연어 처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초등영어 공통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교과서 커리큘럼에 따른 콘텐츠를 구성해 수업 시간에 배운 단어나 문장표현을 다시 한 번 반복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영어말하기 AI 학습 서비스 중 공교육 커리큘럼과 매칭된 것은 세계 최초이다. AI 활용교육 발표, 자부심 느껴 똑똑 수학탐험대와 AI 펭톡의 구성을 소개하고, 짧은 동영상으로 시연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생생함을 전달했다. 병행세션에서는 대구 심인고 홍진우 선생님께서 ‘LMS 기반 피드백을 통한 학생주도성 기르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구글 인증교사이신 홍진우 선생님은 학생들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과제와 평가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계셨고, 학생들 또한 상호평가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교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참가하게 된 교육자대회라 설렘보다는 ‘잘해야지’라는 생각이 더 컸고, 앞으로 어떤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더라도 ‘한국에서는 이미 이렇게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더 생겼다.
“대학 수업에서 온라인에 공개된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를 본 후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토론하는 방식은 어떤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한국 교육개혁과 미래 과제’를 주제로 20일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출범 1주년 기념 대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기조 강연을 맡은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은 대학의 변화에 대한 일례를 이같이 들었다. ‘디지털 문명의 대전환과 한국 교육개혁’을 주제로 발표한 염 총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도전, 그리고 인재에 대한 새로운 개념 등을 언급했다.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는 식의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성공적인 교육개혁 모델로 꼽히는 ‘미네르바 스쿨’, ‘에콜 42’, ‘유다시티’ 등의 사례도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형 미네르바 스쿨을 표방하고 나선 태재대가 시도 중인 교육과정도 일부 소개했다. 태재대는 전 과목 20명 이내 온라인 영어수업, 무전공 입학 후 전공선택 및 자율전공설계, 능동(Active)학습을 통한 암묵지 내재화 등을 교육방법으로 내세웠다. 그는 “20세기의 사회적 DNA를 빨리 21세기형으로 바꿔야 한다”며 “대중교육(Mass)에서 문제 기반 학습(Problem Based Learning)으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등교육 패러다임 대전환 방안으로는 교육 중심의 학부 체제 정비, 고등교육 투자 확대, 글로벌 대학 간 연대를 통한 네트워크 확대 등도 제안했다. ‘챗GPT-X 인공지능(AI)의 미래와 교육혁신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맡은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AI와 인간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교육혁신의 방향을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와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 등이 지정 토론을 이어갔다. 이들은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교실에서 질문하고 토론하며, 융합 능력의 가치를 느끼게 하려면 어떤 수업이나 경험이 필요한가 등을 논의했다. AI와 사람의 역할 분담을 통한 ‘하이터치 교육’ 등에 대한 중요성도 제시됐다.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은 “결국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현상이 좌우되기 때문에 사람을 키우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전략을 논의하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는데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이 불법 사교육을 막기 위해 ‘사교육 부조리 근절 대책’을 내놨다. 특히 사교육 증가 및 부조리의 원인을 음성적으로 이뤄진 불법 고액 과외로 보고 개인과외 교습자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선다. 심야 교습시간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한다. 교육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불법 사교육 근절 대책을 올해 하반기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2027년까지 개인과외 교습자 전수조사를 실시해 고액 과외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관내 개인과외 교습자는 지난 7월 기준 2만 8156명으로 집계됐다. 교습비 신고 금액과 교습 시간 준수 여부, 교습 장소 등을 확인한다. 오후 10시까지로 정해진 교습 시간을 어기는 행위도 점검한다. 서울 지역 학원 및 교습소는 ‘학원 심야교습 금지 조례’에 따라 오후 10시까지 운영해야 한다. 교육청이 지난 3년간 심야교습 점검을 벌인 결과, 2020년 49건이 적발됐고 지난해 145건으로 적발 건수가 급증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불법 심야교습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며 “인력 지원을 통해 심야교습 점검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지난 5일 기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184건 가운데 169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중 61건은 시설, 교습비, 강사 등 관련 위반이 적발돼 행정처분을 내렸고, 9건은 과태료를 부과했다. 서울 관내에서 신고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남·서초구로, 전체 신고 건수의 70%(129건)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초등 의대입시반, 방학 중 불법 캠프, 유아 대상 영어학원 등에 대해서도 집중 점검을 추진한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6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근절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신고 내용을 처리하는 권한은 시·도교육청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