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남북한 언어지도’를 제작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최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는 우리나라 교포와 탈북자 등 1만 명이 거주하는 유럽 최대 한인타운 런던 뉴몰든에서 남북한 출신 한인의 언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 데이터화하는 ‘AI를 활용한 남북한 언어지도 제작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구비는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서 전액 지원한다.
연구팀은 지역별 언어 차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도를 제작하고, 정보 검색 기능을 갖춘 인터랙티브(대화형) 플랫폼(앱)으로 만들어 정부, 비정부기구(NGO), 민간 등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데다 결과물이 영어로 나오는 만큼 국제적으로 남북한 언어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조 교수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서 북한에서는 어떤 언어를 쓰는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궁금해 하고 있다"며 "남북한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내년 5월까지인 1차 연구 기간에 뉴몰든에 사는 남북한 출신 한인의 언어를 어휘, 통사, 음성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청소년부터 부모 세대까지가 연구 대상이다. 분단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언어를 제외하면 문화를 거의 공유하지 못한 남북한 MZ 세대의 언어 격차를 확인하고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생활 속 표현 등 언어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언어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상세하게 분석하고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 책임자인 조 교수는 언어 연구 및 AI 전문가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어 단어를 선별해 등록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최근 제주의 언어를 연구하고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참여했다. 또한 신문기자 출신으로 탈북자 인권 탐사보도로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이학준 연구원이 선임 연구원으로 참여한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적인 한류열풍의 인기에 힘입어 진행되는 것이기도 하다. 옥스퍼드대는 올해 초 ‘한류 아카데미’를 개설했고, 외국어 교육 기관인 옥스퍼드대 랭귀지센터도 이번 학기부터 한국어 교육 과정을 신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