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빈자(貧者)들을 위한 헌신과 사랑으로, ‘성녀(聖女)’라는 칭호를 들으며, 세계인 모두를 경건하게 감복시켰던 마더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 1910~1997)를 우리는 기억한다. 세상은 그녀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 했지만, 그녀가 노벨상 때문에 우리에게 감명을 준 것은 아니었다. 인류 전체를 ‘사랑의 공동체’로 여기고 섬긴 그녀의 실천에 대한 외경을 갖기 때문이리라. 마더 테레사가 1992년에 쓴 책, The Joy of Living에는 다음과 같은 그녀의 체험담이 나온다. 인도 콜카타(Kolkata), 극빈의 사람들을 위해서 사랑으로 헌신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한 늙은 촌장이 나에게 찾아와, 자기가 사는 마을에 여덟 아이가 딸린 집이 있는데, 그 집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으니, 뭔가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나는 그날 밤 내가 겪었던 일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이야기를 듣고 나는 쌀을 좀 챙겨 그 집으로 갔다. 그 집 엄마는 내 손에서 쌀을 받아, 그것을 둘로 나눈 다음, 밖으로 나갔다. 나는 배고픈 기색이 역력한 어린 자녀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가 돌아오자, 나는 어디 갔다 왔는지 물어보았다. 아
2020-08-06 10:30“딴다 딴다 딴딴다~ 이렇게 전주가 네 번 나오면 다섯 번째 마디에서 들어가자.” “알았어, 박자가 헷갈리니까 하영이가 시작 큐를 줘.” “그럼 이때 컵을 내려놓고 손을 올리면 되는 거지?” “맞아, 근데 그냥 올리면 밋밋하니까 웨이브를 넣어볼까.” “오, 좋은데, 다시 시작하자. 하나, 둘, 셋, 넷~.” 해거름녘 찾은 서울선사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 초등교사 유튜버 ‘301room’의 정예멤버가 모였다. 오늘은 이들의 최대 히트작 ‘컵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촬영하는 날. 요즘 인기 있는 가수 비의 깡(GGANG)이 흘러나온다. 힙합 분위기를 내려는 듯 검정색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쓴 4명이 컵을 탁자에 딱딱거리며 손뼉으로 리듬을 탄다. 벌써 두 시간 째, 창밖엔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연습과 촬영이 반복된다. 한 주일의 피로가 몰려오는 금요일 저녁, 지칠 법도 한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깔깔댄다. “자, 이제 녹화 들어간다”란 말이 떨어지자 4명이 호흡을 척척 맞춘다. 딴다 딴다 딴딴다~, 빠른 비트를 타고 경쾌하게 움직이던 컵들이 어느 순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멈췄다. “와~ 성공이다.” 까르르 웃음보가 또 터졌다. 서울교대 14학번
2020-07-06 11:00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 virus disease 19, 이하 COVID-19) 유행으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야했던 초·중·고등학교가 마침내 개학을 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개학 첫날부터 확진자 발생이나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는 등 수십 개 학교가 등교 첫날부터 다시 문을 닫아야만 했다. 나머지 학교는 정상적 등교가 이루어졌으나, 자가격리자와 발열검사에서 귀가 조치되는 학생들이 있어 여전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조심하며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먼저 COVID-19가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 심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학교환경에서는 특히 어떤 특성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할지, 그리고 학생들의 안녕을 위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에게 엄청난 공포를 일으키는 신종감염병 신종감염병의 일종인 COVID-19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COVID-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감염되면 약 2~14일(
2020-07-06 11:00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행정부가 입법부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행정국가’ 형태를 하고 있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입법부의 독립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 교육정책 결정에서 국회의 역할은 점차 커지게 되었다. 그러자 국회가 구성될 때마다 교육계의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중에는 서로의 의견이 일치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용이한 요구도 있지만, 상충하는 것들이 더 많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국회의 존재 의의는 이러한 갈등을 풀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식물국회’를 벗어나 보다 ‘생산적인 국회’가 되어 달라는 요구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그리고 국민들과의 충분한 소통과정을 거치면서 교육의 막힌 곳을 뚫어주고, 교육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반과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교육계 요구 봇물 ... 국회 입법 영향력 갈수록 커져 집권여당과 행정부의 당정협의에서도 정부 측이 주도하는 의제에 대해 정당이 대정부 견제 역할을 함으로써 양보안을 이끌어 내는 등 정당의 역할이 더욱 강력해졌다. 그 결과 교육분야에서 의원입법 제안 건수만이 아니라…
2020-07-06 11:0001 천마산 자락에 사는 H가 30년 전 옛 동료들을 초대했다. 해마다 모임이 있었지만 나는 참여를 하지 못했었다. 이번에는 꼭 좀 같이 오라는 H의 당부가 있었다. 아침에 C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 차로 다섯 사람이 가기로 했으니, 그 차를 이용하라고 한다. 약속 장소에 와서 차에 오르니 뒷좌석에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옛 동료들이 셋이나 앉아 있다. 나를 보고서 누군가 말한다. “세월이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네.” 늙어 보인다는 말이다. 다른 한 여자 동료가 나를 달랜다. “박 교수, 하나도 안 변했어요. 그대로야. 세월이 거꾸로 가는가 봐요.” 나는 잠시 기분은 좋지만, 이내 이렇게 말한다. “고맙습니다. 근데 하하, 그 거짓말이 사실입니까?” 어쨌든 옛 동료들은 솔직하다. 오늘은 솔직함이 지배한다. 차가 서울 도심을 출발하면서, 우리는 30년 전 함께 일했던 시절의 추억담으로 돌아갔다. 추억담이란 자유스럽다. 그때의 그 시간 그 공간, 그 모든 관계에서 이제는 구애받을 게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솔직하기까지 하다. 차 뒷자리의 J 여사가 내 주변 사람에 관해서 묻는다. “아, 그 기획부 K 씨는 잘 있나요?” 나도 K를 본 지 오래이어서 딱히
2020-07-06 11:00미래는 대체로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의 교육 방법은 여전히 남아 있을까?’, ‘인공지능이 우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막연한 기대와 우려를 동반한다.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과 미래 기술의 혁신과 적용을 연구하고 있는 대학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미래 교육의 모습을 그려본다.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의 사회로 열린 이번 좌담회에는 김병필 교수(KAIST 기술경영학부)와 차현진(인천 영종중 2), 황민기(서울 윤중중 2), 김규리(경기 이매중 1) 학생이 각각 참여했다.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이하 사회)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죠. 수업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김규리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게 돼, 무척 설레고 기대도 많이 됐는데, 한 번도 학교에 가지 못해서 아쉬워요. 예쁜 교복도 맞췄는데 집에서만 입어보고, 속상해요. 차현진 우리 학교는 구글 행아웃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쌍방향으로 선생님과 친구 얼굴을 만나고 있는데 컴퓨터와 웹캠을 미리 준비해서 문제는 없었어요. 황민기 우리는 EBS 온라인 클래스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 수업을…
2020-06-05 10:30아웃도어 교육은 우리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용어이지만, 많은 선진 사회의 교육체계 속에서 적극적으로 시도되며 보급되고 있다. 자연으로 나아가 그 속에서 다양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성장과 발달, 학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웃도어 교육이며 그 방법과 형태는 넓고 다양하다. 숲과 들판, 바다와 강에서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훌륭한 방법임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교육이라는 구조화된 체계 안에서 시도하는데는 발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 그리고 우리가 가진 교육에 대한 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 상황이 바뀌거나, 태도를 극적으로 전환할 수는 없겠지만,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해서 노력한다면 조금씩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아웃도어 교육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실무자로서 늘 이러한 교육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번 글을 통해 여러 다른 나라의 사례를 소개하며, 교육현장의 더 많은 선생님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싱가포르의 아웃도어 교육 마스터 플랜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작은 국토에 자연 자원이라고는…
2020-06-05 10:30‘민식이법’이란 1) ‘민식이법’의 정식 명칭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된 흔히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법률 규정의 정식 명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이며, 그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하에서는 ‘민식이법’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의 운전자가 ①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②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③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만 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④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①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이란 시장 등이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만 13세 미만 어린이(이하에서…
2020-06-05 10:3001 생생하고 역동감 있는 대화(Dynamic Speech)를 하려면, 신체 언어(Body Language)가 꼭 필요하다. 신체 언어를 사용할수록, 상대와 내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느낌으로 대화 분위기가 잡힌다. 편지나 SNS로는 얻을 수 없는 효력이 발생한다. 돈 빌리는 일을 포함하여, 내 쪽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화일수록, 상대를 만나 신체 언어의 현장감을 살려서 말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신체 가운데, 소통의 실행을 돕는 가장 두드러진 곳은 어디인가. 나는 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입도 그런 기능을 하지만, 손이 입보다 신체 사용이 더 직접적이고 역동적이다. 특히 박수와 악수는 신체 언어의 대표선수이다. 박수와 악수는 묘한 차이가 있다. 악수는 ‘개인 간(Person to Person) 소통’의 장면에 잘 어울리고, 박수는 ‘사회적 소통’의 장면에 더 적합한 듯하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악수를 통해서 공동체적 교감을 넓혀가는 사람도 있고, 박수를 통해서 개인 간 호감을 만들어 가는 사람도 있으니, 소통의 센스를 발휘하기 나름이다. 박수는 찬동과 공감을 나타내는 세계 공통의 신체적 기표(記標)이다. 악수도 그러하지만, 박수는…
2020-06-05 10:30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더불어 많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고 채팅앱을 즐겨 사용한다. 채팅앱은 다양한 볼거리, 읽을거리 등을 제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주고 서로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모일 수 있게 해준다. 또 학급 내의 전달사항이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공지되기도 하니 친구 관계 맺기 및 학교생활에도 필수적인 장치이다. 하지만 실제와 다른 사람으로 가장해 익명성을 유지한 채 접근하기 쉬우며, 대부분의 채팅앱은 이성적인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이것이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을 통해 텔레그램 n번방에서 어떻게, 얼마나 많은 성 착취가 이루어졌는지 알려지면서 그와 관련된 청원이 역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분노가 들끓었다.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박사방’에서 드러난 피해자 74명 중 미성년자가 16명으로 약 21%나 차지하고, 가장 어린 피해자는 고작 11세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교육부의 연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공포와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2020-05-06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