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아침 10시경엔 바람이 몹시 불었습니다. 싱싱한 생낙엽들이 아스팔트에 떨어져 어지럽게 나뒹굴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비가 오려니 생각은 못했습니다. 해서 가벼운 행장만으로 등산에 나섰다가 비를 쫄딱 맞았습니다. 미처 일기예보를 주의깊게 듣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속옷까지 흠뻑 젖도록 산을 돌아다녔더니 몸에서 비릿한물냄새가 났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에만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면 장갑으로 꼭 감싼 다음 온몸은 그대로 비에 맡겨버렸습니다. 시원한 빗줄기가 얼굴을 타고 목을 지나 등으로 배꼽으로 흘러들었습니다. 빗줄기가 제 몸 구석구석을 지날 때마다 벌레가 살금살금 기어가는 것처럼 간지러웠습니다. 위의 사진은 막 비가 오려고 하늘과 바람이 요동을 칠 때 찍은 수석마을의 전원풍경입니다. 바람이 어찌나 거세게 불던지 벼포기들이 서로의 몸을 의지한 채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일 겁니다. 논두렁에 서서 흔들리는 몸을균형 잡으며 마지막 한 컷을 남겼습니다. 온통 녹색의 파도와 신선한 바람, 그리고 볼을 때리는 차가운 빗줄기. 아, 옛 선현들의 물아일체의 경지를 전 오늘에서야 비로소 체험으로깨달았습니다.
2007-08-05 09:10일본에서도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자유분방한 교육이 점차 확산되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점차 자기 관리가 허술해진 면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엄격한 체험학습을 통한 자기관리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은 절 글방에서 새로운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숙제를 한 뒤에는, 마음껏 몸을 움직이고 나서 간식을 먹고, 마지막에 절 본당에서 정좌를 한다. 이는 고가시에 있는 어느 방과 후 스쿨「절 글방의 어린이 숲」의 일정이다. 어린이들이 보여주는 동과 정의 두 가지 표정이 둘 다 사랑스럽다. 이 절 글방은, 보장사 주지스님(49세)이 2004년 4월에 개설한 것이다. 처음 년도는 20명 정도로 출발하였는데 해마다 늘어나, 금년도는 초등학교 1~4학년까지의 37명이, 월~금요일 방과 후에 주지스님이 소형버스로 학교까지 데리러 가서 절에 인접한 교실에 모인다. 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학동보육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입학 조건이 있다.「식사예절을 가르친다.」,「나쁜 짓을 했을 때 꾸중을 하고, 꿀밤도 먹인다」,「정좌시간도 있다.」등 이다. 모두 주지스님이 「어린이들의 풍부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서 필요하다」라고 생
2007-08-05 09:09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지 18일째 날이다. 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는 내가 청주 효성병원 366호에서 보낸 기간이기도 하다. 병실은 몸이 아픈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특수상황의 장소다. 더구나 일반병실은 낯모르는 8명의 환자와 8명의 간병인이 같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는 방법이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10여일 째 할머니를 간병하고 계신 할아버지가 있다. 아흔의 나이에도 할머니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니실 만큼 정정한데 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 낮에는 혼자 복도의 의자를 지키고, 밤에는 할머니 옆에서 “끙끙” 앓으시는 게 하루의 일과다.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요즘 세상은 ‘웬 놈의 병이 이렇게 많으냐?’고 걱정을 하신다. 예전에는 고뿔(감기)이나 뽀드락지(종기) 밖에 없었고, 그것도 산약으로 치료하면 되었다며 병원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도 되던 시절이 그립단다. 먹을 게 없어서 고생했던 소싯적 이야기도 자주 하신다. 상도 없이 밥을 먹던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 끝에 낡은 집 한 채 있다고 영세민으로 등록을 안 해준다며 푸념을 하신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상살이가 공평하지 못하다. 쉽게 바
2007-08-05 09:09최근에 일본에서 부모를 살해하는 행위가 증가하여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후쿠시마현립고교 3학년 소년(17세)이 어머니를 살해, 머리 부분을 가지고 자수한 사건은 급증하는 부모 살해사건과 엽기적인 살인이라는 두 가지 면을 함께 가지고 있다. 소년은 왜 모친을 죽였는가? 최근에 보이는 부모와 자식 관계의 변화를 검증하면서 그 배경과 동기를 살펴보았다. 소년에 의한 부모 살인, 살인 미수 사건은 2005년에 17건으로 급증하여, 최근 10년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왜, 부모를 살해하는데 까지 발전하는 것일까? 또한, 이번 사건과 이 경향은 관련이 있는 것일까. 가족과 자녀교육에 있어서의 문제 상담에 응하는 “가정문제 정보 센터”의 사무국장은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져서 부모가 자식에게 지나치게 기대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도시부, 지방 상관없이 전국적인 경향이다”라고 지적한다. “10대 중반의 자립하는 시기에 간섭이 지나치면 거부감이 표출된다. 한편 부모는 가만히 지켜보는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 「너는 안 돼」라는 등 전부 부정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부모에 대한 폭력으로 표출될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작년 6월에 나라현의 고교…
2007-08-04 14:57
- 영화평 폴 버호벤의 블랙북을 보고 '블랙'이란 말은 군사 정보 계통에서 자주 쓰는 말 중의 하나이다. 블랙박스는 항공기의 모든 비행 정보를 담은 상자를 말한다. 비행기가 추락할 시 가장 먼저 회수하는 것이 블랙박스다. 그리고 미국을 위시한 핵 강대국의 정상 옆에는 핵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암호를 담은 검은 가방이 항상 따라다닌다. 이른바 '핵 가방'이다. 또 국가의 1급 정보를 담고 있는 책자를 '블랙북'이라고 부른다. 블랙북에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정보가 담겨 있다. 블랙북에는 음모와 거짓, 진실이 함께 담겨 있다. 그 내용이 공개되면 엄청난 불행을 가져다주는 판도라의 상자인 셈이다. 영화 블랙 북은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엄혹한 상황 하에서 벌어지는 공작과 거짓, 진실을 다룬 영화이다. 유대인 출신의 여자 스파이가 전쟁이라는 상황 하에서 가족과 조국, 사랑의 계곡을 위험스레 넘나드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원초적 본능으로 유명한 폴 버호벤 감독의 원숙미와 예술적 감각, 기막힌 스토리 전개 등이 너무나 돋보이는 영화가 바로 블랙북이다. 블랙북에는 네 가지 이야기 구조가 거미줄처럼 완벽하게 짜여 있다. 영화의 퍼스트 시퀀스는 이스라엘에서 학생들을 가
2007-08-04 14:57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었지만 태풍과 호우로 기상이 좋지 않다. 이러한 때 아동과 청소년들의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절이다. 보건복지부의 아동안전관련 연구용역인“선진국 수준의 아동안전통계 구축방안 연구”( 이화여대 의과대학박혜숙)와 “아동안전사고 효과적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체계 개발”, (한국생활안전연합권기창․윤선화) 에 의하면 아동 손상발생의 계절변동은 익수가 가장 뚜렷한 계절 변동을 보여 7-8월에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연구결과에 나타난 아동과 청소년들의 안전사고 실태를 삺펴보면 안전사고 예방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안전사고로 인한 손상발생 인원을 보면 2004년 1~17세 아동의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916명(남자 634명, 여자 282명)이며, 입원자 수는 90,015명 (남자 58,507명 여자 31,507명)으로 나타났다. 둘째,아동 손상에 대한 직접의료비용 추계를 보면손상발생에 따른 아동 1~17세의 직접비용은 남자의 경우 615억원, 여자의 경우 330억원으로 추계. 따라서 전체 손상으로 인한 직접비용은 9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셋째, 아동의 전체사망 중
2007-08-04 14:56내동 롯데아파트 누님 댁에 들려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려고 아파트 정문 쪽으로 아내와 나는 걸어서 가고 있었다. 갑자기 오토바이 한대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흔히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뒤에는 손자장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노란 깃발을 휘날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것이다. 정문에 다다를 즈음에 오토바이 소리가 더 가까이 들려오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뒤를 힐끗 돌아보는 순간 바로 내 옆에 와서 서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한 청년이 오토바이를 세우고 헬멧을 벗고는 깍듯이 인사를 한다. 나는 청년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르쳤던 조금은 어리석지만 마음씨 착한 녀석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박진이입니다." "그래! 반갑다. 오랜만이구나. 그동안 잘 있었니?" 물어보는 순간 손을 쑤욱 내민다. "선생님! 명함 주세요."하는 것이다. "야! 초등학교 선생님이 명함이 어디 있냐?" 특별히 명함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나는 명함을 만들어 본 일이 없다. "진이야, 나는 명함이 없단다." 그랬더니 손바닥을 쑥…
2007-08-04 14:56
드디어 말 많고 탈 많았던 교육청 혁신평가를 위한 혁신지수 입력이 7월 20일에 끝냈다. 때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5일간 지수입력을 하면서 느낀 혁신평가에 대한 유감을 몇 가지 토로하고자 한다. 우선 글을 이끌어 가기에 앞서 혁신지수라는 생소한 개념을 설명하고자 한다. 2005년 행정자치부가 개발한 정부혁신지수(Government Innovation Index)는 공공부문의 혁신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러 있는지 진단하기 위한 도구이다. 정부혁신지수는 환경 변화 속에서 조직이 자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혁신시키는지를 다양한 영역에서 점검하고 그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표이다. 이 지수를 통해 각 공공조직은 자신의 혁신수준과 취약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지수 측정의 전반적 결과를 통해 혁신발전 추세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혁신활동 특성과 차이 등을 파악함으로써 국가의 혁신전략 수립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학생으로서는 각종 평가에 따른 성적표라 할 것이다. 교직원들에게는 근무평정(유명무실해서 사용가치가 거의 없지만)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긍정적인 자기발전
2007-08-03 19:30일주일에 한 번씩 시사 잡지책을 보고 있는데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가 기고한 글을 읽다보니 교육계에 시사한 바가 있어서 몇 자 소개하고자 한다. 주요내용을 보면, 미국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메가트렌드(1982)라는 책으로 유명해지자, 사람들은 그에게 “나는 당신이 책에서 말한 것들을 대부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모든 조각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주었지요”라고 말하곤 했다. 칭찬 같으면서도 듣기에 따라선 폄훼의 의미도 담겨 있는 평가였다. 그러나 나이스비트는 마인드 세트(2006)라는 책에서 그런 평가에 대해 “‘익은 과일 따기’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라며 “문제는 무엇을 따서 어디에 놓을까 하는 것이다”고 여유를 보였다.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을 연관 지어 하나의 커다란 그림으로 엮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익은 과일 따기’라는 재치 있는 표현을 접하면서 새삼 ‘암묵지’라는 단어를 등장시키고 있다. 暗黙知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지식을 말한다. 즉, 기가 막힌 음식 맛을 볼 때 말로 가르칠 수 없는 특유의 손맛이라고나 할까. 이와 반대로 明示知가 있다. 이는 우리가 보통 알고
2007-08-03 19:29여름 방학이 시작된 지도 벌써 2주 이상 된 것 같다. 옛날 학교에 있을 때에는 그래도 방학이 되면 으레 자그마한 설렘도 있었다. 나중에 개학 때쯤 되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아 마음 아팠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왜냐하면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입시지도를 하다 보면 방학도 그리 특별한 것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학은 조금의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기대만으로도 조금은 새로웠다. 교육청에서 두 번째로 학생과 선생님들의 방학을 지켜보고 있다. 여전히 학생들은 모자란 학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고생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에 정신이 없고, 초중학생들도 학원 문전을 기웃거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선생님들의 생활은 어떠할까. 학교에 나가서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해야 함은 물론이고, 연수나 수련활동 및 행사 지원 등도 해야 하고, 인문계고등학교 선생님의 경우는 입시지도를 위해 방과후학습과 자율학습에 비지땀을 흘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며칠 전에 잘 아는 후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는 방학 중이라면서 방학도 없이 어떻게 지내냐는 것이다. 나는 방학과 관련하여 특별한 추억이 없이 살
2007-08-03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