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9월 1일, 영구세로서 교육재정의 큰 축을 차지하는 교육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단일 세원에 세금을 중복 부과함으로써 세제를 복잡하게 하고 특히 목적세로서 재정운용의 경직성을 야기해 예산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세를 별도 세목으로 존치시킬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 같은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국회에 교육세법폐지법안을 제출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교원 및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교육세 폐지로 줄어들 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분 교부금을 조정함으로써 전체적인 교육재정 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달랬다. 오히려 교육 분야 ‘중기재정운용계획’에 따라 교육 분야 예산을 더 늘릴 계획이고 각종 지원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글로벌 조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세목을 간소화하고 한 가지 용도로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목적세를 폐지해 재정 운용의 탄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이 교육세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교육 재원이 풍부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면 몰라도 가뜩이나 교육 재정이 부족한 마당에 교육세를 폐지한다는 것은…
2008-11-17 14:36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1일 교육세 폐지를 포함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관계부처 국장급 회의(9.12), 차관회의(9.23, 9.29), 국무회의(9.30)를 거쳐 10월 13일 동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10월 22일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했고, 11월 18일 심의를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9월 25일 지방교육세 폐지를 포함하는 지방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세법 개정법률(안) 입법예고(9.26~10.16), 법제 심사(10.21~),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11월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대로 둔다면 자칫 2008년 기준 4.1조원의 국세교육세와 4.4조원의 지방교육세는 폐지될지도 모르는 운명을 맞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는 교육세를 포함한 목적세의 폐지이유로 “몇 개의 세원에 중복 부과돼 세제를 복잡하게 하고, 특정 목적에만 사용되므로 재정운용의 경직성을 야기해 예산의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교육세 해당 분은 본세에 통합하며, 교육세 폐지에 따른 교육재정 감소분은 어떤 식으로든 보전 혹은 전출해 줄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교육재정에 변화가 없을 것이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
2008-11-17 14:29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달 30일 편향성 논란의 대상이 되어 있는 고등학교 근ㆍ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구체적인 수정권고안을 내놓았다. 그 내용은 각계에서 요구한 253개 수정 요구 항목 가운데 55개 항목을 수정할 것을 '집필진'에게 '권고'한 것이다. 이 같은 교과부의 조치에 대하여 '집필진'이 반발하고 나섰다. 물론 집필자들의 반발은 예상 되었다고 해도 문제는 교과부가 내놓은 '수정 의견'이 본질적 문제를 외면한, '쭉정이'와 같은 내용이라는 점에 있다. 달리 말해 왜 오래전부터 우리사회에서 역사교과서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그 문제제기의 핵심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좋게 말하면 깨닫지 못하고 있거나 나쁘게 말하면 알면서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현행 교과서를 가지고 열심히 '현대사'를 배우고 익히게 되면 건전한 역사의식을 가진 건강한 시민이 되기 어렵다는데 있다. 다시말해 근ㆍ현대사 교과서 수정 논란의 핵심은 학생들에게 특히 현대사를 성공한 '대한민국 역사'로 가르칠 것이냐, 아니면 실패한 '좌우 합작의 역사'로 가르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잘못된 역사교육을 우려해왔던 뜻있는 사람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2008-11-06 16:41고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고등교육의 성과나 평가는 크게 저조한 실정이다. 2008년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에서 평가한 한국의 교육분야 경쟁력은 전년 29위에서 35위(55개국 중)로 추락했고 대학의 경제사회적 요구부합도가 53위를 기록, 대학교육이 문제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인식하고 있는 정부는 국립대학 법인화, 대학통합, 국립대학 재정회계법 등 고등교육 개혁정책을 적극 추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구상들은 무언가 앞뒤가 안 맞고 수순이 뒤바뀐 느낌이 든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 수 없듯이 적절한 과정 없이 결과만을 기대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며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소지가 크다. 특히 국립대학 법인화정책이 그렇다. 국립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무엇보다도 충분한 국고지원이 우선돼야 함에도 이를 외면한 채 구조조정이란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일본의 국립대 법인화가 거의 실패로 나타나고 있고, 대부분의 국립대학들이 재정의 50% 이상을 기성회예산으로 충당, 재정측면에서 상당부분 준사립대학화 돼 가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국립대 법인화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금 시급한 일은 정부
2008-11-05 16:26봉사활동과 체육활동으로 체험학습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일찍 출근해 봉사활동 구역을 정하기 위해 학교를 둘러본 뒤 교무실에서 조 편성을 하고 있을 때, 한 녀석이 찾아왔다. 교무실 주위를 살피며 그 남학생은 김밥과 생수 한 병을 내려놓았다. “선생님 제가 직접 싼 거예요. 맛있게 드세요.” “손은 제대로 씻었니? 설마 김밥에서 담배 냄새 나는 건 아니겠지?” 내 말에 녀석은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선생님이 농담 한 거야.” “선생님, 비닐장갑을 끼고 했으니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학기 초 담임을 맡으며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학생이었는데 그동안 흡연 문제로 사연이 많았다. 주위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이 많아 기대가 컸던 이 학생은 5월초 대대적인 단속기간에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다 걸려 처음으로 흡연사실을 알게 됐다. 2학년 때부터 피워오 던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다가 중간고사 성적이 좋지 않아 다시 피우게 됐다는 것이었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이후 이 녀석은 학생부 흡연 단속에 적발돼 학교봉사를 받기도 했다. 또 교내 흡연추방캠페인 기간에는 교감선생님에게 걸려 일장 훈시를 듣고 담임인 내게 인계되기도 했다. 화가 치밀어 올
2008-11-05 16:24우리는 집에서나 학교에서 그 ‘사랑의 매’란 것을 사용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때리는 거야.’ 그러나 경험상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매를 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아이의 잘못된 점을 고쳐주고 바른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를 대는 경우는 있다. 이로 인해 개선의 효과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의 매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랑과 매는 어울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물과 기름 같은 사이이다. 그런데 우리는 물과 기름과 같은 사랑과 매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학교에선 체벌 동의서를 만들어 체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했다고도 하는데 사실 체벌에 정당성이란 없다. 그저 아이들을 잘 다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사람 또한 체벌이라는 형태를 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후회를 하곤 한다. 체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왜 내가 그랬지 하면서 말이다. 아이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다보면 체벌의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불가피한 경우 가벼운 체벌의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다만 그럴 경우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거나 이해시킨
2008-11-05 16:22현직교사의 갑작스러운 병가, 특별휴가, 학기 중에 휴직 등이 있을 경우에 기간제교사나 시간강사를 채용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1학기 때는 임용대기자나 채용고사에서 실패한 예비교사, 명예퇴직교사 등의 자원이 많아서 홈페이지에 공고를 내면 곧바로 채용희망자가 지원을 하지만 2학기가 되면 그 많던 예비교사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게 된다. 기간제교사 기근현상이 벌어져 교내인사를 담당하는 교감들은 기간제 교사를 구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초등이 중등보다 훨씬 더 심각한 실정이다. 교육청홈페이지의 구인난에 채용공고를 내고 기다려도 한 통의 전화 연락도 없고 구직난에 올려진 초등교사는 찾기가 힘들고 간혹 올라있는 선생님들도 연락을 해보면 이미 모두 다른 곳에 채용돼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임용대기자들은 9월 1일자 발령으로 거의 소진됐고 채용고사를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은 공부여 열중하고 있다. 2학기의 기간제교사는 건강상 사유나 지도능력에 한계를 느껴 명예퇴직한 교사들을 수소문해 통사정을 하다시피해 다시 모셔다 쓰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 8월에 명퇴한 교사가 교단을 떠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곧바로 교단에 다시 서고, 심지어 퇴임한지 십 수년…
2008-11-05 16:21서울의 한 지역교육청 교육장 A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무려 11개의 관내 초·중학교를 방문했다. 하루 평균 2~3개 학교를 찾은 셈이다. A씨의 주말일정은 더 바쁘다. 예전 같으면 ‘봉투’만 전달했을 결혼식장을 일일이 찾고, 일요일 산행모임은 빠지지 않는다. 또 다른 교육장 B씨. 본청근무 당시 기사(記事)가 불만스럽다며 신문사 사장에게 전화를 거는 호기도 서슴지 않던 그는 이제 ‘자기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유달리 잦은 학교 방문과 저녁 식사자리 참석을 아무 이유 없이 하겠느냐”고 말한다. 교육감을 꿈꾸는 A씨와 B씨가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갔다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한 때 공정택 교육감의 최측근을 자처하던 인사들이 각개약진하고 있다. 공 교육감 품안에서만 살 수 없으니 당연한 노릇이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타이밍이 좋지 않다. 공 교육감은 ‘선거비용 차입’ 문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간두(竿頭)에 선 주군을 제쳐두고 차기를 도모한다는 것이 피아(彼我)를 떠나 볼썽사납다는 것이다. 장학관 출신의 한 교장은 “모시던 분이 어려울 때는 힘을 보태는 것이 도리”라고 꼬집었다. 공 교육감에게는 주자들이 사전양해를
2008-10-29 09:21잠시 물러서서 내 교육관과 내 삶에 통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즈음에 베트남 국제학교로 파견근무를 떠나게 됐다.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시작했던 베트남 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나는 교사로서 가르치러 갔고, 한편으로는 더 많은 배움을 얻고자 했다. 베트남은 여러 가지 정황 면 에서 우리나라와 매우 흡사한 역사적 전개과정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나라로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내가 머물렀던 호치민시의 첫인상은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의 물결이었다.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다니면서도 도무지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광경 속에서 그들 특유의 여유로움과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배웠고, 금방 마비가 될 것 같은 호치민시의 절망적인 교통지옥도 순환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해결해 가는 위기관리능력으로 체험하게 했다. 아오자이의 역사와 오토바이의 물결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진정 그들의 세계를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는 대단했다. 자녀가 성공하는 길이 교육에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에 투자하는 교육비가 매우 높다. 유연성이 다소 부족한 우리의 경직된 교육
2008-10-27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