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을 꼽을 때 항상 1위에 오르내리는 세종대왕. ‘훈민정음’의 창제부터 과학, 음악, 문화의 황금기를 일군 배경에는 인재의 발굴과 각기 다른 재능의 계발을 중시한 세종의 마인드, 그 재능을 꿰뚫는 통찰력 그리고 백성을 향한 진실한 마음이 자리한다. 세종대왕은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 혹은 실현한 교육자였으며, 저마다가 가진 재능을 올바르게 쓰도록 한 훌륭한 스승이었던 것이다. 세종대왕은 온 나라에서 재주 있는 인재들을 찾아냈고,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중용하였다. 세종은 ‘인재가 길에 버려져 있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의 수치’라고 믿은 탁월한 지도자였다. 이름뿐이던 집현전을 조선 최고의 학문 기관으로 성장시켜 재능 있는 소장 학자를 발굴하고, 그들이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커다란 바람막이 역할을 자처해 최상의 연구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관료 사회와 연계되는 길도 열어줌으로써 또 다른 성장의 길을 마련해 주었으니, 요즘 말로 하면 학문적인 통섭과 융합적 사고를 실현시킨셈이다. 그 자신이 엄청난 독서가였고 생각의 달인이었으니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학문의 꼭대기에 오르지 않고는, 학문의…
2014-02-10 10:26우리 학교 제13회 졸업식이 성대하게 끝났다. 구성은 1부 표창식 및 장학금 전달, 2부 본 행사, 3부 학급별 작은 졸업식이다. 본 행사에 성악가가 출연, '오 솔레 미오' '희망의 나라로'의 축가를 불렀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학교장 회고사가 영상(사진, 글자, 배경음악)에서 교장의 생생한 목소리로 바뀐 점이다. 물론 내용에 맞는 배경화면이 제공되었다. 왜? 필자는 교장으로 재임하면서 졸업식 회고사를영상으로 하였다. 서호중에서 2회, 율전중에서 2회다. 요즘 세대가 영상세대이기도 하고 졸업식에서 하는 마지막 훈화격인 학교장 이야기, 귀담아 듣는 학생이 많지 않다. 그저 빨리 끝나기만 기다린다. 당연히 교육적 효과가 크지 않다. 그래서 감성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 졸업식, 교장의 생목소리를 들려 주기로 결정했다. 동영상은 준비되었으나 교장이 마이크를 잡기로 했다.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었을까? 있었다. 얼마 전 수원 00초교 부장교사와 통화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헉, 20년전 필자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이다. "교장 선생님, 혹시 구운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지 않으셨어요?" "예, 맞아요. 교사 시절 그 학교에서 5년간 근무했지요." "3학년…
2014-02-10 10:25누구든지 중학교 시절 김동인의 ‘광화사’를 읽어보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보면 새로운 생각들로 가득찰 것이다. 이번엔 아쉽고 안타까운 점이 많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배울 점도 있었다. '광화사'가 주는 교훈을 짚어보겠다. 먼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아쉬운 점은, 추한 얼굴의 결함으로 인해 세상과 거리를 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 결함 없는 사람은 없다. 약점 없는 사람은 없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주어진 대로 살아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세상을 등지고 사는 사람은 자신을 포기한 삶과 마찬가지다. 결함이 있으면 그 반면에 엄청난 장점도 있음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광화사’의 주인공 ‘솔거’는 세상에 보기 드문 추악한 얼굴을 지녔다. ‘코가 질병자루 같다. 눈이 퉁방울 같다. 귀가 박죽 같다. 입이 나발통 같다. 얼굴이 두꺼비 같다.’ 얼굴을 형용하는 온갖 형용사를 한 얼굴을 지닌 흉한 얼굴을 가졌다. 두 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그 못난 얼굴 때문에 결혼에 실패하고 말았다.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그 얼굴로 당당하게 살아갔더라면 남이 가지지 못한 천재적인 화가의 소질로 인해 남부럽지 않는,
2014-02-10 10:24오늘은 다른 날보다 바쁜 아침이다. 우리 반 6학년 국어 시간에 면담의 대상이 되어줘야 하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복장에 신경이 쓰였다. 장래에 하고 싶은 직업을 선택하여 면담 계획을 세워 질문지를 작성하고 기록, 편집, 발표에 이르기까지 역할을 나누어 면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장래의 직업으로 선생님을 원하는 아이들이 더 많은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담임이 취재의 대상이니 나도 긴장해서 답변 자료를 준비해야 했다. 선생님이 가장 아름다워야 하는 곳은 아이들이 있는 교실이라는 나름의 지론에도 불구하고 분교장에 온 이후로 차츰 편한 복장에 길들여진 내 모습에 놀라곤 한다. 아이들 곁에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복장을 좋아하다 보니 바지 차림이 출근복이 된지 오래다. 어쩌다 치마를 입고 출근하면, "선생님, 오늘은 출장가세요? 아니면, 학교에 손님이 오시나요?" 라고 묻곤 한다. 그 때마다 반성을 하며 초임 시절을 되돌아보곤 한다. 아이들 앞에서 긴장된 모습을 보이며 몸과 마음이 더 아름다운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했던 처녀 시절의 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밝은 색, 아기자기한 복장을 보면 참 좋아하곤 한다. 3학년을 가르칠 때는 살색 스타킹을 신고 출
2014-02-06 17:46우리 학교 졸업식 바로 내일이다. 학교의 커다란 주요행사다.제13회 졸업생 339명이 졸업한다. 졸업생 한 명 당 부모님을 포함해 평균 세 명이 온다고 계산하니 외부인사가 1천명이 넘는다. 학교에서 세심히 신경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당부장은 졸업식 준비 마무리에 바쁘다. 교감, 교장도 마찬가지다. 졸업식을 거행함에 있어 소홀함이 없는지 하나하나 꼼꼼이 챙겨야한다. 그런데 장학금 수여가 문제다. 장학금은 부모님 통장에 입금이 되고 학생들은 장학증서와 금액이 적힌 빈 편지봉투를 받는다. 속에 든 내용은 없다. 이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심사숙고 끝에 결론을 내렸다. 장학금 빈봉투만 줄 수 없다고. 그 속에 내용을 넣어야 한다. 어떤 내용이 좋을까? 졸업도 축하하고 장학금 받는 것도 축하하고, 평상 시 학교생활에서 강조했던 것을 재강조하는 것도 뜻이 있으리라. 아래 글은 장학금 편지 봉투 속에 들어간 '율전중학교 장학금 받는 학생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이다. 오늘 우리학교 제13회 졸업식에 즈음하여 장학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되어 영광스런 장학증서 받음을 축하합니다. 소정의 장학금은 부모님 통장으로 입금이 되겠지요. 부모님과 상의하여 매우 뜻있게 사용
2014-02-06 17:38오늘도 어제에 이어 추위가 계속된다. 오늘까지 춥다고 하니 잘 참아내면 되겠다. 그렇게 많은 추위가 아닌데도 춥게 느껴지는 것은 그 동안 따뜻했기 때문이다. 이번 추위로 인해 그 동안의 따뜻한 날씨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진다. 이번 설날에 큰집에 갔었는데 큰집 거실에는 많은 식물이 잘 자라고 있었다. 정성껏 잘 키웠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재미가 있는 것은 돈을 주고 산 것은 잘 자라지 않고 아파트에 버려진 것을 주워 키운 것은 잘 자란다고 하였다. 보통이면 돈을 주고 산 것이 전문가의 손에 길러진 것이라 잘 자랄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정반대였다. 여기에서 얻는 것이 있었다. 전문가라도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겉은 싱싱해 보이고 잘 자랄 것 같아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전문가다. 하지만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학생들을 잘 성장시킬 수가 없다. 정성이 참 중요하다. 전문가라고 자랑하기보다 전문가답게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 또 뿌리가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뿌리가 내리지 못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가 없다. 비록 버려진 화분의 식물일지라도 뿌리가 잘 내려져 있으니 새 주인을 만나 잘 자랄 수가 있었던 것이다. 뿌리교육은 참 중요하다.
2014-02-06 17:362014년 새해가 떠오르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저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올 한 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신년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열심히 일해서 원하는 승진을 하고, 부지런히 뛰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소망을 가질 수도 있다. 가족의 건강과 집안의 화목 역시 빠져서는 안 될 연초 계획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공부에 대한 계획이 제대로 서야 할 것이다. 공자삼계도에서 공자는 인생 계획을 3가지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다. ‘일생의 계획은 어려서 세운다(一生之計在於幼).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운다(一年之計在於春).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운다(一日之計在於寅). 어려서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幼而不學老無所知), 봄에 밭을 부지런히 갈지 않으면 가을에 거둬들일 것이 없다(春若不耕秋無所望). 새벽에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 종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寅若不起日無所辦).’ 일생의 계획은 어렸을 때 세우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세우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고, 부지런히 일하고, 성실한 인생을 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온다는 교훈도 준다. 한해 계획을 세우면서 무엇보다도 챙겨야 할 일 년
2014-02-06 17:32오늘은 봄을 알리는 입춘이다. 봄이 서는 날이다. 하지만 봄 냄새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한겨울 못지않게 춥다. 울산만 해도 오늘 아침 영하 6도의 날씨다. 이럴 때 건강관리 잘 해야 하겠다. 전영택의 ‘화수분’에서 배울 점이 있다. 화수분의 사람됨이다. 화수분은 주인을 보면 어느 때든지 그 방에서 고달픈 몸으로 밥을 먹다가도 얼른 일어나서 허리를 굽혀 절하는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우리가 창의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이 실력이고 학력 향상이고 기술을 익힘이다.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다. 화수분과 같이 예의 바른 사람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 분당에서 지하철을 탄 적이 있다. 노인석에 한 노인께서 앉아 계시다가 더 나이가 많은 분이 올라오니 자리를 양보하였다. 아직도 어른들은 우리의 아름다운 예의범절을 지니고 계셨다. 우리 학생들에게도 이런 교육은 반드시 시켜야 할 것 같다. ‘화수분’에서 배울 점은 형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형이 시골에서 일하다가 발을 다쳐서 일을 못하고 누워 있기 때문에, 굶어죽을 형편이니 내려오라고 하니 두말도 하지 않고 시골에 내려갔다. 추수나 해주고 오겠다고 했는데…
2014-02-04 17:16子曰學而時習之不亦說乎(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논어에 자왈(子曰)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자(子)자는 스승을 나타내는글자이다. 논어의 자왈(子曰)은 공자의 가르침을 뜻한다. 하지만 공자 이외의 사람의 가르침은 맹자왈(孟子曰), 노자왈(老子曰)처럼 가르침을 준 사람의 이름을 붙였다. 논어는 공자의 언행을 제자들이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굳이 스승님의 이름을 기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스승님의 존함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제자로서 예의를 다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에서 기원전 479년까지 73세를 살았다. 공자는 주나라의 여러 제후국 가운데 약소국인 노나라 추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지금의 산동성 곡부에 해당 한다. 본래 노나라는 주나라 초기의 공신인 주공의 후손의 땅이었다. 공자가 그리던 인물은 주나라의 문물제도를 완비하고 통치 기반을 다진 주공이다. 따라서 곡부는 비록 작은 땅이기는 해도 상당한 문화수준을 가졌다. 공자사상은 이러한 문화적 토양과 무관하지 않다. 공자의 집안은 몰락한 귀족으로 아버지 숙량흘은 하급 무사였다. 공자의 출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공자의 아버지는 몸이 성한 자식을
2014-02-04 17:16“남산 위의 저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우리 민족은 소나무와 함께 운명을 같이 했다.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숯 덩어리로 금줄을 치고,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소나무 땔감을 구해 겨울을 이겨냈다. 죽을 때에도 소나무로 만든 집안에서 앓다가 소나무로 만든 관에 누워 거름이 되는 삶을 선택했다. 그래서 소나무는 민족의 나무로 불렸다. 소나무는 벼슬을 하사받기도 하였다. 세조로부터 하사받았다는 정이품송이 그것이다. 소나무에게 벼슬을 내린 것은 중국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소나무를 나타내는 ‘松’의 유래는 진시황이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한 뒤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짐이 이 나무에게 ‘公’을 주겠노라,’했다고 한다. 그래서 ‘木公’으로 불리다가 훗날 두 글자가 합쳐져 ‘松’이라는 한자가 생겨났다는 말도 있다. 公은 당시 벼슬 품계 중에 가장 높은 자리이다. 소나무는 궁궐을 지을 때 사용한 나무이다. 대원군이 경복궁을 지을 때 사용했던 소나무는 강원도 소나무(金剛松)였다. 지금도 우리나라 도처에 궁궐을 지을 만한 나무에 벼슬을 내린 나무가 몇 그루 있으며영동지망에도 있다. 몇 해 전 우연히 남쪽 지방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다도해를 배경으로 우거진 산봉우리 활엽수가…
2014-02-04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