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금년 12월이 되었다. 차가운 바람은 매운 맛을 보여주고, 밤은 길어진다. 시내보다 2-3도 가량 온도가 낮은 곳에 학교가 있기 때문에 추위를 더 많이 느끼며 생활한다. 시내처럼 생각하고 옷차림을 하면 큰 코 다친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맑고 밝은 마음이 필요하고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틈틈이 산보 내지 체조라도 하는 게 낫다. 우리 학교에는 1교시가 시작되기 전, 전교생이 교실과 골마루에서 체조를 한다. 미국사람들이 하는 체조를, 동영상을 통해서 보면서 10분간 운동을 한다. 한번 따라해 보니 정말 운동이 되었다. 숨이 차기도 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참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반복되는 하루를 권태 없이 잘 이겨내려고 한다면 함께 하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 지난봄에 중국 광저우 월수외국어고등학교에 갔을 때, 그 학교는 1교시 후 매일 10분간 줄넘기 체조를 음악에 맞춰 하고 있었다. 각 학교마다 이런 운동을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다. 체력이 곧 실력이다. 체력이 곧 국력이다. 체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교육은 관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교육은 사랑인데 사랑이 곧 관심이라는
2013-12-04 10:21달력 마지막 한 장이 남았다. 올해도 딱 한 달 남은 것이다. “와, 정말 세월이 빠르다” 세월이 가는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한다. 20대는 20km, 50대는 50km의 속도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어렸을 때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문득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고향이 수원인 필자. 유년시절에 대한 추억도 모두 수원에 관한 것이다. 유년시절의 놀이는 자연과 함께 했다. 가까이 있는 팔달산은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동네에서 놀다가 심심하면 팔달산을 찾았다. 그 당시 우리들은 ‘팔달산’을 ‘팔딱산’으로 불렀다. 동네에서 구비되어 온 ‘팔딱산’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 하나. 우리는 그 이야기를 믿었다. 그럴듯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어느 때인가 수원에 물난리가 나 온 동네가 물에 잠겼는데 그 중 ‘팔딱산’ 윗부분만 남아 팔딱팔딱 뛰고 있었다는 것. 지금은 믿기지 않지만 그 당시 우리들은 그렇게 믿었다. 팔달문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한글은 물론 한자도 잘 모르는 나이였기에 우리는 ‘팔달문’을 ‘남대문’으로 알고 있었다. 서울에 남대문이 있듯이 수원에도 남대문이 있다고 믿었다. 또 시내버스 안내 푯
2013-12-02 13:00사람은 먹어야 살고, 입어야 살고, 집이 있어야 사는 물질의 자장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자기도 삶을 영위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교육도 시켜야 하며 이들이 독립할 때 까지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힘들고 괴롭다고 갖다 버릴 수도 없는 혹이다. 손자 둘을 키우면서 날마다 힘들어 하는 딸의 모습에서 인간의 삶이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란 것을 가까이서 느끼게 된다. 이처럼 한 존재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혹이 될수도 있지만 사람은 또 그 혹으로 인해 성숙해지기도 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 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모든 것을 선택할 자유는 있지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정한 한도를 벗어나기 어려워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방황하게 된다. 어떤 삶을 선택하든 공과 과가 있다. 필자는 농촌에서 나라나 봄이면 씨를 뿌려 여름 내 땀 흘려 가꾸고, 가을이면 수확하고 겨울이면 내년을 기약하며 땅을 쉬게 하고 농군들은 숨을 고르는 자연의순환을 보며 자랐다. 정성을 기울인 만큼 작물들은 풍성하게 자랐고 땅은 비옥해졌다. 때로는 가뭄이나 홍수, 태풍이 휩쓸고 갈때도 있었지만 자연 재해를 이겨내는 것도, 견뎌내는 것도 크게 보
2013-12-02 13:00정말로 숨 막히는 세상이다. 올해도 수능이 끝난 다음 날 보지 않아야 할 기사를 본 것이다. 엄마와 함께 고등학생 아들 둘을 미국에 4년째 유학 보낸 50대 초반의 아빠가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는 기사였다. 아빠는 일거리가 끊겨 학비를 보내지 못하는 경제적 고통과 함께 홀로 남아 있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미안하다. 너희들은 아버지처럼 살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과의 인연을 접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조려왔다. 이 기사를 보며 생각했다. 미안하다니, 아비가 왜 미안해야 하지? 아비는 오로지 자녀를 위하여 외로움과 힘든 노동을 감내하며 ‘사랑’ 하나로 헌신했는데 말이다. 아버지처럼 살지 말라니, 이 또한 자녀에 대한 헌신과 사랑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인데 말이다. 이 기묘한 모순을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가? 이러한 현실이 계속된다면 한국엔 미래가 있을 것인가 마음이 움츠려든다. 그런데 아버지처럼 사랑하면 행복해야 하지 않는가. 그것도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모두가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이고 사랑이지 않는가. 어느 한쪽만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이건 진정한 행복도 진정한 사랑도 아니다. 부모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꿈을 꾸지 못하고 미래의 성공을 위해…
2013-12-02 12:58수능도 끝이 났다. 우리 아이들은 정말 큰일을 해냈다.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이제 시작이란다. 대학별로 치르는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대학입시 문제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 마디로 국가적 이슈이다. 한국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때문에 주택 가격 격차가 심한 나라가 되었다.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오늘의 대한민국 각 급 학교에는 잘 준비된 우수한 젊은이들만이 교단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대부분의 교사들은 '왜 가르치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였는가?'에 대한 신념이나 포부가 낮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육 현장에는 무력감을 느끼는 교사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교사에게 무력감을 주는 것들이 한 두가지 이겠는가. 교원능력 개발 평가라는 이름으로 교사에 대한 상황 파악이 어려운 현실에서도 학무모가 교사를 평가해야 하는 현실도 안타깝다. 이것이 바로 현실을 무시한 교육 정책 추진의 결과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가 욕설과 시비를 거는 현실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리고 최근에 전국의 대부분 학생들이 치른 '수능시험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수능을
2013-12-02 12:57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세계지리 문항에 문제가 있다며 집단 소송을 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험생 38명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을 2번으로 결정, 이에 근거해 수능 등급을 결정한 것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다. 평가원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의 규모가 크다'는 보기 ㉢이 맞는 설명이라고 보고 문제를 냈다. 수험생들의 주장을 살펴본다.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지문은 객관적으로 틀린 지문으로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답을 고를 수 없게 만들었다. 이 문제는 '정답 없음' 처리가 돼야 한다"이다. 수험생들은 "총생산액은 매년 변화하는 통계수치인데 해당 문제에서는 어느 시점으로 비교할지 기준시점을 제시하지 않아 문제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에 제시된 그림 표시처럼 기준 시점을 2012년으로 본다면 당시 EU의 실제 총생산액은 17조730억1천100만 달러이고 NAFTA는 18조6천220억9천200만달러다. 보기
2013-12-02 12:56오늘은 즐거운 토요일이다. 바람은 겨울 냄새가 난다. 학생들은 겨울옷으로 바꾸어 입었다. 아침식사 메뉴는 양식이었다. 영국 느낌이 났다. 빵도 우유도, 계란도, 스프도 맛이 있었다. 예전 같으면 많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공을 찼을 텐데 한 학생만 열심히 공을 차고 있었다. 차가운 겨울에 건강관리를 하는 이는 참 지혜롭다. 어제 오후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선생님들을 보내고 나서 애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었다. 애드가 앨런 포는 미국의 시인, 작가, 비평가다. 참 불행한 사람이다. 2세 때 배우였던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는 행방불명이 되어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대학에 들어가 도박으로 중퇴, 다시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불량학생으로 쫓겨나고 27세 때 14세밖에 안 되는 조카와 결혼, 아내는 폐결핵으로 죽고, 포는 절망과 가난 속에서 술과 아편으로 세월 보내다 40세 길거리에서 횡사했다. 이런 불행한 삶을 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서는 왜 이런 소설이 청소년 필독도서에 들어있을까 하는 걱정 어린 생각도 들었다.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고 나쁜 것 배울까봐 걱정도 된다. 정신분열 현상을 일으킨 이상한 행동을 본받기보다는 정신적인 분열이 아주 무서운…
2013-12-02 12:55학교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면 즐겁다.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고하신 두 어르신의 얼굴도, 수고하시는 선생님도, 일찍 출근하시는 선생님도 볼 수 있으니 즐겁다. 이런 날이 계속 되면 좋겠다. 요즘은 새벽이 참 길게 느껴진다. 이런 때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은 독서다. 아침에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란 소설을 접했다. 교과서에 실려 있어 우리에게는 익숙한 소설이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큰 바위 얼굴은 글자 그대로 깎아지른 듯한 몇 개의 바위로 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사람의 모습과 같다. 닮고 싶은 얼굴이다. 그 동네 사람들의 모델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델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제시해야 할 사람됨이다. 동네 사람들은 큰 바위 얼굴처럼 인자하고 친밀하고 장엄하고 겉과 속이 같고 말과 행동과 생각이 일치하는 그런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주인공은 어니스트다. 어니스트는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큰 바위 같은 얼굴이 나타나기를 고대했다. 어릴 적에 큰 바위 같은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백만장자였다. 고향을 찾아온 위인은 ‘개더골드’였다. 이름 그대로 황금을 엄청 모았다. 고향에 나타났을
2013-11-29 13:38필자는 지금 '학교 경영자 리더십 과정' 연수 중이다. 경기도내 초중고 교감과 교장 46명이 모여 연수를 받고 있다.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연수자들가 주고 받는 교육정보 또한 중요하다. 조별 토의 때에는 허심탄회한 내용이 발표되기도 한다. 그게 교육현장의 현실 모습일 수도 있다. 첫 시간, '학교경영의 환경과 변화관리' 학교가 바뀌었다. 과거의 모습을 생각하면 안 된다. 교장의 모습도 바뀌었다. 과거 교장을 생각하면 아니된다. 학생, 교사, 교감, 교장이 생각하는 교장상이 다 다를 것이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할 수 없다. 사람마다 원하는 교장상이 주관적일 수도 있다. 경기도내에서 모인 교감과 교장들이 보는 '좋은 교장의 조건 5'는 무엇일까? 8개조에서 5개씩 내세우니 무려 40개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특이한 것도 있다. 교장으로서 반성할 내용도 보인다. 세상이 참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우리 조에서는 '교직원에게 베푸는 교장' '즐거움을 나누워 주는 교장' '항상 웃는 교장' '교사를 믿어주는 교장' '업무를 빋고 맡기는 교장'이 나왔다. 우리 조는 교장 2명, 교감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장 경
2013-11-28 16:15하늘을 보면 천의무봉(天衣無縫)이다. 산을 보면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아직 가을이 다 지나갔다고 말할 수 없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가을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 입력이 되도록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규칙적인 생활은 건강을 유지케 한다. 반대로 불규칙적인 생활은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다. 우리학교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선생님과 교육가족들을 보게 된다. 아침 일찍 청소를 하시는 선생님, 멀리 동구에서 아침 도시락을 준비해서 일찍 출근하시는 선생님, 밤낮 학교를 지키시는 사감선생님, 아침마다 뵙게 되는 두 어르신, 급식 모니터링을 하시는 두 학부모님, 아침을 담당하시는 여사님들을 뵈면 생기를 다시 얻게 된다. 오늘 새벽에 머리 언저리에 있는 책을 읽었다. 정비석의 ‘성황당’이다. 이 소설은 교육청에 근무할 때 읽고 나서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오늘 또 읽었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이 소설에는 네 사람이 나온다. 주인공인 ‘순이’와 남편인 현보. 그리고 ‘순이’를 탐내는 김 주사와 칠성이다. 이 소설에서 얻는 것이 많다. 그 중의 하나가 현보와 순이의 행복한 삶이다. 이들은 부자도 아니다. 이들이 사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도 아니다. 또…
2013-11-28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