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 선거가 지난 7월 31일 치러졌다. 교육자치제도란 대 명제를 표방하고 교육위원회가 운영되어온 기간도 이미 16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지나치리만큼 이번 교육위원 선거에 적잖은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우리의 미래를 보다 알차게 열어가자는 뜻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교육위원 선거보다 두 달 앞서 치러진 지방자치제의 기초 및 광역의원 선거와 비교해보자. 당장 후보자등록 때 기탁금 액수가 기초의원은 200만원이고 광역의원이 300만원인데 교육위원은 600만원이다. 도대체 어떤 기준에 의한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등록 전후 허용되는 선거운동기간은 물론 선거운동방법의 규제 역시 형평성을 잃고 있다. 교육위원후보는 소견발표와 홍보물배포만이 자기를 알릴 수 있다. 정치권 후보들에게는 소형전단 제작 배포도 허용된다. 교육위원들에게는 그마저 금지로 되어있다. 물론 방문이나 전화까지도 금기로 되어있다. 홍보물 제작에 대해서도 정치권과 너무 형평성을 잃고 있다. 기초의원이나 도 광역의원의 경우는 홍보물제작에 따른 제작 기간이 며칠 더 여유로울뿐더러 제작비도 선거 후 지방세비에서 보전해 주고 있다고 한다. 정치권의 선거 때
2006-09-07 11:0020년 전, 우리반 반장 준희가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다. 작품을 읽어봤더니 “나는 오늘도 서랍 속의 조약돌을 만져보면서 나 자신과 선생님에 대한 약속을 돌아보고 있다”는 문장으로 끝맺음하고 있었다. 조약돌, 나도 잊고 있었는데…. 그해 중간고사에서 우리반은 꼴찌를 했었다. 아침 자율학습 시간, 내 눈을 똑바로 보는 아이들이 없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이들이기에 걱정스러웠다. “지금부터 선착순으로 운동장에서 재주껏 예쁜 조약돌을 주워와 책상 위에 놓는다. 실시!” 뜻밖의 명령이었지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당탕퉁탕 아이들은 2층인 교실 문을 박차고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다. 잠시 후, 헐떡이며 뒷자리에 앉아있는 정은이가 제일 빨리 들어와 책상 위에 조약돌을 놓았다. 뒤따라 우르르 아이들이 들어와 책상 위에 조약돌을 놓고 기다렸다. “조약돌은 바로 너희들의 의지다. 점심시간까지 너희들이 주운 조약돌에 좌우명을 써라. 아직 좌우명도 없이 공부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평생 좌우명 하나를 정해서 적는다. 깨끗이 목욕시켜 예쁘게 적어라.” 점심시간에 교실로 갔더니 모두 조용히 앉아 기다리고 있다. “조약돌을 꺼내봐!” 나는 깜짝 놀랐다. 교실 전체가 알록달
2006-09-04 10:34본지 보도(8월21일자)에 따르면 교육재정 파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재정난으로 신규교원 선발계획을 축소하는가 하면 인건비 마련을 위해 학교 신축계획을 미루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뺀 가용재원이 절반이상 줄어 교육복지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교육재정 적자는 6조원을 넘고 있고 올해도 각종 관리비 상승으로 인해 9000 여억원의 초과지출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여건은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 중앙 정부예산 중 교육부문 비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90년 22.3%에서 지난해 20.8%, 올해는 20.1%였다. 시도자치단체장들은 이미 자치단체가 6조원의 교육재정을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부가 부담을 더 늘려 전가하려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교육재정 확충 방안을 둘러싸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그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교육현장은 교육재정 빈혈 상태로 활력을 잃고 있다. 이럴 경우 과거 정부에서는 청와대와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나서 교통정리를 했는데, 참여정부는 교육재정 GDP 6% 확보 공약 이행을 포기한 듯 오불관언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2006-08-31 10:42지난달 29일 교총이 주최한 ‘5대 교육위원 당선자 초청 웍샵’은 1일부터 시작되는 4년 임기의 교육위 의정활동이 시작되기 전, 교원단체가 주관한 최초의 자발적 웍샵이란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올바른 교육자치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 날의 행사에 참석한 교육위원들은 한결같이 오늘의 교육자치가 벼랑 끝 위기 상황에 내몰려 있음을 실감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자는 결의와 각오를 다졌다. 참여정부 출범 후 대두된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통합논의가 교육위원 당선자 모두에게 공통적인 위기감으로 작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9월 정기국회가 개원하면 이 문제가 첨예한 입법 현안으로 대두될 것이란 사실이 교육위원 당선자들의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이날 교육위원들은 교육위원들과 교원단체, 학부모단체가 참여하는 ‘교육자치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의 구성과 ‘지방교육자치 발전센터’의 설치 운영을 제안했다. 또한 교육위원들은 ‘교육자치 수호 결의문’을 통해 “교육위원회의 지방 의회 편입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전제한 뒤 ▲ 교원들의 전문성 보장 ▲ 호도된 이념교육의 배격 ▲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 등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지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교육
2006-08-31 10:40어제는 23년 전에 가르친 제자가 찾아와서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같은 반에서 공부한 두 제자가 함께 오기로 한 시간에 맞추어 점심을 준비하는 기쁨으로, 내 손길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마 위에서 여러 시간을 보내게 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만으로는 보고픔을 참을 수 없다며 여름방학이 가기 전에 시간을 내달라는 어리광을 받아주기로 하던 날부터 아이처럼 만남을 기다렸다. 친자식보다 내게 더 정성을 쏟는 또 다른 제자는 내 건강을 걱정하며 제일 좋은 과일이니 혼자만 잡수시라며 처음 본 과일까지 한 아름 안고 들어서던 순간, 나는 시집 장가보낸 자식을 맞은 듯 부산을 떨었다. 서울에서 강진까지 그 먼 거리를 달려온 제자는 몇 년 전 주례를 서주었는데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가장이다. 삼십대 중반이니 이제 한창 바쁘게 사는 그에게 습관처럼 던지는 말은, “둘째 아이는 언제 가질 계획이지?” “저도 하나 더 낳고 싶은데 아내가 자신 없어 합니다. 같이 일하다 보니 육아를 힘들어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 곁에 있는 동안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다섯 살 난 아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고 날마다 목욕을 시킨다는 말을 들으니 좋은 아빠 노릇을 잘 하고
2006-08-31 09:40충북 제천의 박달재 수련원은 매년 학생들과 함께 수련활동을 하는 곳이다. 처음 교총 2030여름캠프 일정이 공지 되었을 때, ‘7월초 학생들과 다녀왔던 박달재 수련원을 또 가야하나?’라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캠프의 강렬함을 회상하면서 기대에 부풀어 참여하게 되었다. 2030여름캠프를 위해 충북 제천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은 너무도 가벼웠다. 2030캠프는 찌는 듯한 더위도 이겨내려는 젊은 선생님들의 산악오토바이체험과 한마음 단체 활동으로 시작되었다.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우리는 서로가 조별활동을 통해 이어지는 끈끈한 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둘째 날 오전에는 닥나무 종이를 이용한 닥종이 공예품을 만들고 드디어 오후가 됐다. 강렬한 태양 아래 시작한 동강 래프팅은 당당히 여름레저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힘차게 저어가는 패들과 그 옆으로 지나가는 자연. 우리는 하나가 되어 동강을 타고 물위를 질주했다. 서로 하나같이 협력하여 물살을 타고 내려온 3시간이 짧았다는 생각에 아직도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다. 그 후 이어진 마술강사와의 마술 체험활동은 학생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아이템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 셋째 날, 충주 문화탐방을 끝
2006-08-29 16:55일부 교사의 절제되지 못한 체벌이 일파만파 사회적 이슈로 퍼지고 있다. 전국 1만5000여개의 학교 40만여명의 교직원 중 일부가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점은 일선 현장교사로서 수치스럽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고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부모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자라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에 체벌의 수위와 교육적 의미를 둘러싼 교사와 학생들 간의 인식 차가 적지 않으며, 교육적으로 ‘사랑의 매’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은 마치 폭력교사처럼 비춰지는 실정이다. 사랑의 매를 행하는 선생님의 의도는 무시한 채 무조건 나쁘다고 금지하자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학생 개인의 욕구와 자유를 무조건적으로 인정한다면 전인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생 스스로 기초생활 규정을 지키도록 지도하고 벌점 카드에 기록하는 등 자율성을 주지만 자발적으로 지키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지키지 않는 훈화식 지도는 교사를 무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학생들의 인권과 자유를 소중하게 여겨야 하지만 동시에 절제와 규율과 질서의 가치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줘야 한다. 학생들은 배우며 가치관을 확립하고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수정하
2006-08-24 15:19지난 11~13일 북경에서 열린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는 실제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중·일 3국이 함께 한다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같음’과 ‘다름’이라는 현실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항상 교재 속에서만 존재하였던 중국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름대로 일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었던 나로서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다. 토론장소는 마치 3국의 역사 교사 대표들이 모여서 자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고자 하는 투쟁의 장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동안 일본 측과는 몇 번의 만남과 교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의식의 차이를 확연하게 실감했다. 비교적 진보적 집단이라는 일본 교직원 조합 16명 참가자들의 입장에서 특히 두드러진 부분의 ‘평화교육’과 ‘원폭’에 대한 집요함이었다. 평화교육을 전제로 한 애국주의, 민족주의에 대한 우려, 또 다른 원폭 사용을 염려하는 주장이 있었다. 사실 침략을 경험한 이들이 경계하는 ‘애국주의’와 민족의 생존을 전제로 하였던 이들이 주장하는 ‘민족주의’와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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