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2~15일 제주의 봄을 찾아 동생 양수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났다. 제주 여행의 둘째날인 13일 오전 재즈마을펜션(064-738-9300, www.jazzvillage.co.kr)에서 일어나 한라산 눈꽃산행 채비를 하던 우리는 아침 뉴스에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폭설로 인해 한라산을 관통하는 1100도로가 통제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밖으로 나와보니 펜션 주변은 흰눈에 덮혀 온통 하얗게 변한 가운데 계속해서 이틀째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펜션의 설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기상악화시 취재 후보지였던 여미지식물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여미지식물원은 동양최대 규모의 온실식물원으로 알려져 있어서 폭설이나 폭우시에도 관람에 큰 문제가 없다. 중문단지로 향하는 도로변에 눈이 수북히 쌓여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덤장 중문점에서 보말국으로 아침을 먹고 나오니 눈발은 약하지고, 도로의 눈이 거의 녹은 상태라 한결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식물원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다시 눈발이 거세지고 있었다. 여미지식물원은 1989년에 개장한 식물원으로 한때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해오다 2005년부터 부국개발이 인수해 운영중이다. 식물원 전체 면적은 약 11만 2천 평방미터에…
2008-02-24 11:28지난 2월 12~15일 4일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2월의 제주도는 봄이 완연하다. 제주도는 언제 찾아도 아름답지만 특히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2월 여행이 좋다. 짧게는 2박3일에서 길게는 6박7일까지 이미 10여 차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2월에 떠나는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으라면 필자는 서귀포의 위미동백나무군락에서 만난 동백꽃을 첫손가락에 넣고 싶다.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 39호로 지정되어 문화재적 가치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100여년 생 동백나무 수백그루가 길게 늘어선 가운데 붉은 동백꽃을 길가에 뚝뚝 떨어뜨린 채, 나그네를 맞이하는 단아한 자태에서 강렬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위미 동백나무군락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903번지 외 6필지로 위미항 인근 해안가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이정표가 없어서 찾아가기에 그리 쉽지 않은 곳이지만, 다행히 네비게이션에 등록되어 있어서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서귀포시청에 따르면 위미리 동백나무숲은 황무지를 옥토로 가꾸기 위하여 끈질긴 진념과 피땀어린 정성을 쏟은 현맹춘(1858∼1933) 할머니의 얼이 깃든 곳이다. 현할머니는 17세 되던
2008-02-22 10:34지난해 딱 요맘때쯤이다. 외로움을 호소하던 여가수가 일요일 한낮에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이혜련이라는 이름으로 중2 때부터 탤런트생활을 시작해 유니로 개명한 뒤 섹시가수로 활동하기까지 연예인 경력이 10년이나 넘은 중견이었다. 그런 레벨이라면 연예계의 생리에 익숙해져 있을 법도 하련만 그녀는 순진하게도 자살이라는걸 택했다. 섹시가수라는 닉네임을 달고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숨가쁘게 오르내릴 때도 화사하게 웃음 짓던 그녀가 겉모습과는 반대로 외로움을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것이다. 그리고 일년이 지난 지금... 사십 평생을 노래만 부르고 살아온 노익장 가수 나훈아가 지독한 루머에 휩싸여서 결국 기자회견을 여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다. 후두암에 걸려서 오늘내일 한다는둥, 그래머 K모 여배우와의 염문설로 야쿠자에 의해 중요한 부위가 절단을 당했다는둥, 남의 마누라를 빼앗은 파렴치한 가정파괴범이라는둥 루머는 끝도 없이 치달았다. 워낙 루머가 컸던 탓에 600여명의 기자가 몰려들었고 이 기사는 해외토픽을 통해 소개되기도 하였다. 건강이상설을 비웃듯 너무도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난 나훈아는 자신을 루머의 주인공으로 몰아넣은 기자들을 모아놓고 1시간 동안 훈계보다 더한 질타를…
2008-02-22 10:34가끔 사랑이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고 상상할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에서 사랑의 종류를 말할 때 아가페, 에로스, 플라토닉이란 용어를 사용하여 이야기하지만 그걸로 사랑을 다 표현했다고 볼 수는 없다. 또 종교적인 의미에서 자비니 사랑이니 하는 것들도 살펴보면 추상적인 것이지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건 아니다. 사실 우리는 늘 사랑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 사랑 속에는 미움이라는 가시도 들어있다. 그러고 보면 사랑과 미움은 한 나무에서 자라는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미움도 사랑이라는 열매 앞에선 바람에 흩어지는 연기가 될 수 있다. 3년 동안 쓰고 다듬고를 반복했다던 심규완의 엔 그 오롯한 사랑들이 가슴 진하게 울렁댄다. 그 사랑의 모습을 간단히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은지에 대한 외할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이다. 바이올린을 잘 켜는 은지는 부모의 이혼으로 외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다. 그런 은지는 운동회 날 친구의 잘못으로 사자탈춤을 추다 한쪽 눈을 실명한다. 그런 은지를 위해 할머니는 500개의 목각 보살을 만들기 시작한다. 천 개의 눈동자를 만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망을 갖고 있는 할머니는 은지의 눈을…
2008-02-22 10:24인천지역 공공 도서관들이 새학기를 맞아 알차고 다양한 2008 상반기 평생학습프로그램으로 수강생을 맞는다. 정보가 가득한 이들 프로그램은 각 도서관마다 2.18일부터 각 프로그램별로 현장 접수 및 인터넷 접수를 통해 받으며 무료 강좌이거나 재료비만 부담하면 된다. 중앙도서관에서는 성인, 유아, 초등학생 대상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다문화가정을 위한 희망문화학교, 건강장애아동을 위한 나이팅게일 독서교실등을 진행하고, 서구도서관에서는 무료 공부방 프로그램인 서동이 공부방의 논술NIE 등 총 1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연수도서관에서는 소외계층 프로그램으로 청각장애인 대상으로 독서관련 정보 및 지도방법을 배우는 '독서지도'를 운영한다. 또 주안도서관에서는 어린이들의 지능과 감성을 개발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과 '엄마와 함께 하는 미술놀이'등을 진행하며, 북구도서관에서는 어린이북아트지도자과정등 총 19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 밖에 화도진도서관 중국어교실등 14개 강좌, 부평도서관 노벨과 아인슈타인등 총12강좌, 계양도서관 'ABC 동화나라'등 각 도서관 별로 3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모집인원은 각 프로그램별로 10명부터 30명…
2008-02-20 14:07우연히 전국우표ㆍ편지지도위원회를 알게 되었다. 지난 1월 24일과 25일 양일간은 천안의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해 학교 우취반 운영에 관한 교육도 받고 우표편지지도위원으로 위촉장도 받았다. 박은주 위원장의 솔선수범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는 전국우표ㆍ편지지도위원회는 각 체신청은 물론 전문 우취인들의 행사 협조를 받아 학교 우취반의 구성 운영지도, 우표작품 제작 및 출품 지도, 우표전시회 관람, 학교 편지쓰기반 운영 및 편지쓰기 대회 참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우표정보, 우표전시회, 수집, 우취, 우표상식, 우표장터 등이 수록된 한국우표포탈서비스 ‘K-stamp(http://www.kstamp.go.kr)’는 120여년의 대한민국 우표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웹 사이트로 커가는 아이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다. K-stamp는 불법 유해정보의 유통을 방지하고 건전한 정보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청소년권장사이트 ‘아이틴넷(http://www.iteennet.or.kr)’에도 선정되었을 만큼 알차고 좋은 내용들로 가득하다. ‘K-stamp’에는 그동안 발행되었던 우표로 훌륭한 인물과 역
2008-02-19 17:50어린 시절, 내 기억 속에 용트림하며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겨울밤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안고 들었던 옛날이야기다. 저녁을 먹고 예닐곱의 꼬맹이들은 이웃집으로 몰려가곤 했다. 그 이웃집엔 이야기꾼으로 소문난 할머니가 계셨다. 우리들이 달려가면 할머닌 귀찮은 표정보다는 생고구마를 한 소쿠리 내다놓았다. 그리고 우리들 손에 손수 깎은 고구마 하나씩을 들려주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엔 무서운 이야기도, 배꼽 빠지는 이야기도, 슬픈 이야기도 있었다.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 밤엔 측간에 갈 때도 깨금발로 조심조심 걸어갔다. 이야기 속의 도깨비나 몽달귀신 같은 것이 갑자기 나타나 ‘네 이놈!’ 하고 뒷덜미를 잡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 이야기엔 수더분한 입담이 살아있다 요즘 동화책을 보면 구어의 냄새보다는 문어체의 냄새가 많이 나는 게 사실이다. 특히 구전되어 내려오는 이야기를 정리한 책들도 ‘~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되어 있고 아이들은 그렇게 읽는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듯한 구수한 입말보단 읽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서정오의 철따라 들려주는 옛이야기·겨울 -‘범아이’는 아이들을 옆에 두고 말하는 입말로
2008-02-17 18:12요즘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소돌아들바위 공원은 강릉시 북쪽 주문진읍 주문6리 해안도로변에 위치한다. 식당이 몇 곳 있는 주차장을 지나 공원에 들어서면 독특한 모습의 바위들이 눈앞에 나타나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공원에 널려 있는 기암괴석들은 1억5천만 년 전에 바다 속의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라 바람과 파도에 깎이고 다듬어지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절묘하고 기이한 모습이 마치 부풀어 오른 비누거품이 그대로 굳거나 찰흙공작을 하다 말은 듯 추상적이라 더 신기하다. 여기저기 한 자리씩 차지하는 거무스름한 색의 날카로운 바위들이 마치 힘센 수소의 머리나 코끼리의 형상을 연상케 한다. 신기하게 생긴 바위들이 제각각 멋을 뽐내면서 동해와 어울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자연이 빚어낸 조각품들이 바닷가에서 여행객들을 반기는 소돌아들바위 공원은 볼거리가 많은 조각전시장이다. 소돌아들바위 공원에서 대표적인 기암은 역시 아들바위이다. 먼 옛날 자식이 없던 노부부가 아들바위에서 백일기도 후 아들을 얻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이곳에서 기도하면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나 신혼부부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소돌이라는 이름은 공원이 위
2008-02-11 23:49경북 울진군의 죽변항은 강원도와 가까운 울진의 북단에 위치한다. 높이 15.6m의 울진등대가 서 있을 만큼 동해안에서 손꼽히는 어항으로 대게, 오징어, 고등어, 꽁치가 많이 잡히고 미역이 특산물이다. 어항 주변에 크고 작은 수산물 가공공장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영덕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요즘 울진대게의 맛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며 대게를 맛보기 위해 죽변항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늦은 밤까지 불이 환하게 켜 있는 것으로 봐 죽변항은 해산물이 풍부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항구임이 분명하다. 울진대게의 맛이 알려져 항구 주변에 대게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많다. 이곳에서는 직접 대게 잡이를 나가는 어부들을 통해 대게를 싼값에 먹을 수도 있다. 이른 아침이 되자 대게 잡이 나갔던 배들이 항구로 들어온다. 배에서 막 내린 대게들을 뒤집어서 배가 하늘을 향하도록 가지런하게 줄을 맞춰 진열하는 것은 아주머니들의 몫이다. 그렇게 해놔야 뒤집지를 못하는 대게가 기어 다닐 수 없다는 것도 재미있다. 오징어, 대게, 광어 등 각종 해산물을 경매하는 광경도 볼 만하다. 경매인이 호루라기를 불면 해산물 주위로 상인들이 몰려들고 경
2008-02-11 23:48포항시 송라면의 보경사는 불국사의 말사로 일조 스님이 723년(성덕왕 22년)에 세운 사찰이다. 그 후 고려 고종 때 원진국사가 중건했다. 경내에 부도(보물 제430호)와 원진국사비(보물 제252호), 5층석탑, 적광전 등의 유물이 있다. 계곡이 깊은 내연산 자락에 있는 사찰답게 어느 시골길을 지나듯 평탄한 길을 달리는데 길가에서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들을 만난다. 이 길을 오가는 스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만큼 나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멋지다. 그래서 보경사는 눈이 내리는 날 찾으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입구의 불이문도 멋진 소나무 숲이 에워싸고 있다. 소나무 숲을 지나면 바로 사천왕문을 비롯한 보경사 경내가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초입에 우뚝 서있는 소나무들이 사찰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들면서 포근하게 다가오게 한다. 사천왕문을 들어서면 적광전과 오층석탑이 나타난다. 창건 연대를 알 수 없는 적광전(경북유형문화재 제254호)은 보경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조선 중기 사찰건축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다. 높이 5m의 오층석탑(경북유형문화재 제203호)은 고려시대의 석탑으로 금당탑으로도 불린다. 그 옆에 꽈리를 틀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멋진 모
2008-02-11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