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리더가 된 당신에게 (최재천 지음, 창비 펴냄, 100쪽, 1만 3,000원)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발달장애, 우울증, 은둔형 외톨이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와 학교에 적응이 힘든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다룬다. 저자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노력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섣부른 응원이나 무분별한 위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한다. 그들 개개인이 처한 복잡한 환경과 심리 구조를 이해하고 의욕과 동기를 끌어낼 구체적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최준영 지음, 교보문고 펴냄, 304쪽, 1만 8,800원) ‘경제·주택·에너지·인구·기후’ 5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리적 조건이 국가의 운명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관적인 데이터와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한다. ‘경제·주택’ 편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주택 가격 안정 비결과 최저임금·퇴직금·상속세가 없는 스웨덴의 사례 등을, ‘에너지’ 편에서는 수소·셰일·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둘러싼 국제 관계를, ‘인구·기후’ 편에서는 인도·카자흐스탄·플로리다의 인구정책과 중국·호주의 기후 위기 사례를 살핀다. 머리 좋은 아이는 이렇게 키웁니다 (에일린 케네디 무어·마크 S. 뢰벤탈 지음,…
2025-10-02 10:00
교사들은 58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하고 싶어 한다. 정년을 5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면 본봉의 절반 되는 금액의 5년 치를 한꺼번에 명예퇴직수당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전에 임용된 교사들의 경우 만 58세에 퇴직해도 곧바로 연금이 나온다. 그래서 30년 이상 재직하였으면 학교 근무할 때 소득의 70% 수준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임용된 교사들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정년퇴직해도 65세부터 연금이 지급된다. 58세에 퇴직을 하면 연금 개시일까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명예퇴직을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최근 5년간 명예퇴직률은 교원의 약 1.8%이고 6,500명 정도 된다. 1995년에 주로 임용된 1972년생이 58세가 되는 2030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1~2036년까지는 명예퇴직이 급감하는 시기다. 2037~2041년까지 정년퇴직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해서 퇴직자 수가 2030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2031년을 기점으로 발생할 ‘명예퇴직 급감’ 현상을 분석하고, 정년연장의 방안들을 고민해 보는 글이다. 명예퇴직 급감 시나리오 교원들이 명
2025-10-02 10:00
어쩔수가없다에서 전 세계가 공감한 ‘해고’ 사태 9월 24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영화 어쩔수가없다는 국내 개봉 이전부터 전 세계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먼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자 칸국제영화제·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8.27~9.6)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박찬욱 감독이 20년 전 원작소설(액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저)을 읽고 영화로 만들 기획을 했다. 이번에 완성한 어쩔수가없다가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베니스를 꼭 20년 만에 다시 찾은 박찬욱 감독은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담담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9월 4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주목할 만한 화제작을 소개하는 부문인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고, 9월 2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열리는 제63회 뉴욕영화제의 메인 슬레이트(Main Slate)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초청됐던 가장 주요한 부문이다.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제…
2025-10-02 10:00
1998년 여의도 한강둔치와 장충단 공원 등에서 열렸던 교원 정년단축 반대 집회에 교직 경력 4년 차의 신임교사였던 필자도 참여한 기억이 생생하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되고 경직된 교직사회 활성화를 위해 교원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였다. 그 당시 정부는 ‘고령 교사 1명을 퇴출하면 신규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고령 선생님보다 젊은 선생님을 더 선호한다고 홍보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25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으로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동일하게 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데 있다. 지속가능한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우수한 생산가능인구 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정년연장을 통해 고경력 근로자를 노동시장에 묶어 두면서 새로운 생산가능인구의 유입을 위해 학제개편, 유학생 유치, 해외근로자 채용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기되어 왔고 일부는 적극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번 이재명 정부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확…
2025-10-02 10:00
정지아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고향에 내려와 빨치산 출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며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문 온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간 몰랐던 아버지의 삶을 알아가는 내용이다. 전직 빨치산이자 ‘순수한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늘 ‘혁명을 목전에 둔 혁명가처럼 진지’한 태도로 살아갔다. 겨울 어느 날 소쿠리를 팔러 왔다가 나갈 때를 놓친 방물장수 여인을 재워주려고 데려오자, 어머니는 “베룩(벼룩)이라도 옮으면 워쩔라고”라고 타박했다. 어머니도 빨치산 출신이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자네, 지리산서 멋을 위해 목숨을 걸었능가? 민중을 위해서 아니었능가? 저이가 바로 자네가 목숨 걸고 지킬라 했던 민중이여, 민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머니는 당신 딸은 절대 담배 태우고 그런 애가 아니라고 계속 항변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넘의 딸이 담배 피우먼 못된 년이고, 내 딸이 담배 피우먼 호기심이여? 그거이 바로 소시민성의 본질이네! 소시민성 한나 극복 못헌 사램이 무신 헥명을 하겠다는 것이여!”라고 했다. 화자는 ‘환갑 넘은 빨갱이들이 자본주의 남한에서 무슨 혁명을 하겠다고 극복 운…
2025-10-02 10:00
가을은 운동회의 계절이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단체 경기와 매스게임 등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다. 많은 학부모는 학교 운동회를 통해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며, 자녀들이 운동장에서 뛰고 달리는 모습을 보며 함께 즐거워한다. 최근에는 운동회를 이벤트사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교육적 의미보다는 노는 것을 추구하는 이른바 ‘외주형 운동회’라는 비판과 함께 운동회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외주형 운동회에 대해 긴 시간의 준비 단계를 없애고 축제로 즐기려는 새로운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 시간이 줄고, 지나치게 흥미 위주라 교육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이제 운동회는 체육교육과 학교교육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단순한 명랑운동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확산은 불가피하게 학교교육의 정체성과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운동회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학교의 상황과 여건들을 고려한 정합성이 있는 미래지향적 운동회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위탁형 운동회의 확산 배경과 문제점 ● 위탁형 운동회 확산의 배경 최근 위탁형 운동회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
2025-10-02 10:00
우리 사회는 전체 주민등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8년 고령사회를 지나 6년 만에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초고령 사회,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정년연장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고령자의 삶은 녹록하지 못하다. 통계청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6세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는 37.8%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혼자 사는 고령자의 55.8%는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혹여 준비하고 있더라도 ‘공적연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월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이 65만 원에 불과해 2021년도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노후 최소 생활비(부부 198만 원, 개인 124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년퇴직 이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하려는 고령층이 전체 고령자 중 69.4%(남성 77.6%, 여성 61.8%)에 달한다. 65세 정년연장을…
2025-10-02 10:00
프롤로그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네팔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나는 대학 시절 네팔에 세 번 방문했고, 그중 한 번은 8개월 넘게 머무르며 도시·산촌·평야는 물론, 깊은 계곡까지 다양한 네팔의 지형을 느끼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주민들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네팔 사람들의 순한 성품과 향신료 가득한 음식, 그리고 히말라야의 풍경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네팔에 가게 되었다. 동행인은 네팔이 처음이었기에 대표적인 여행지인 카트만두와 포카라를 중심으로 일정을 계획하였다. 1월의 네팔 여행은 어디로 가면 좋을까? 따뜻한데 추운 곳? 수공예 장인들의 나라에서 쇼핑은 못 참지! 네팔은 우리나라보다 낮은 위도에 위치하여 카트만두는 서울에 비해 낮 기온은 약 15℃ 정도 높고, 밤 기온 역시 다소 온화하다. 대체로 한국 초봄 날씨보다 조금 더 따뜻하다고 할 수 있다. 출국 당시 기모 맨투맨과 패딩 점퍼를 입은 채로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하면 후텁지근함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경량패딩으로 갈아입은 뒤 여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낮 기온만 고려해 인…
2025-10-02 10:00
현대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는 글로벌 무한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많은 국가는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인재 양성 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진국들은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하여 ‘수월성’ 제고를 토대로 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은 교육 수요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고, 국가는 이러한 교육으로 사회·문화·경제·복지 등의 다양한 혜택을 다수가 누릴 수 있게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의 ‘모든 학생을’ 지향하는 수월성 교육 사례인 ‘공동 프로젝트 ‘(학업)성취가 학교를 만든다’(Gemeinsame Initiative ‘Leistung Macht Schule’(이하 LemaS)’를 소개하고,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교육정책과 그 실천 사례가 우리나라 교육의 수월성 제고에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일의 보편적 수월성 제고 교육개혁 프로그램 독일은 2001년 수월성 교육의 방향을 영재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기회균등의 원칙에 기초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교육은 학생들의 소질과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주는 방향으로 이…
2025-10-02 10:00
해외에서 한글을 가르친다는 일은 단순히 문자를 익히는 교육을 넘어, 아이들의 정체성과 자아를 형성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필자가 호주에 처음 도착한 것은 38년 전인 1987년 9월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호주 사람들에게 한국은 지구 어디쯤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매우 낯선 나라였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 중계를 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나운서가 가짜 명품 시계를 가리키며 “한국 이태원에 가면 햄버거값으로 롤렉스를 살 수 있다”고 조롱하던 모습은 한국의 위상이 얼마나 낮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 시절에는 한국의 존재와 가치를 알리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문화의 확산과 함께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호주 현지 학생들까지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글학교를 찾는 시대가 되었다. 해외 한글학교에서는 늘 동포 자녀들의 정체성 혼란과 아이덴티티 형성이라는 문제와 마주한다.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한국 문화와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기 쉽다. 한글 수업은 이들에게 자신이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뿌리를 느끼며 자긍심을 심어주는 소중한 통…
2025-10-0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