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강물이 왜 아래에서부터 얼지 않고 위표면부터 어는지를 학생들이 질문했을 때, 찰흙을 물로 반죽했다가 건조시키면 단단해지는 원리, 휘발유에 불을 붙였을 때 높은 열과 불꽃이 생기는 원리를 이과 지망생에게 물었을 때 자신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면 우리나라 과학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이는 과학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채 입시관문만을 향해 가르치고 배우는 우리 과학교육 현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기심이 넘치고 상상이 솟구치고 체험을 갈구하는 청소년 시기에 오히려 호기심을 억누르고 상상을 포기시키며 체험을 최소화시킨다면 이들의 잠재력 계발과 창의력 신장은 어찌될 것인가. 최근 정부는 과학교육의 현실을 통감하고 21세기 과학기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례없는 예산을 확보, 과학교육 정책을 수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이라도 과학실험실 환경이 현대화되고 학습프로그램이 바뀌고 있다니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과학교육방법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시설은 투자로 간단히 끝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은 많은 연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초·중등 과학교육은 첫째, 어떤 과학현상을 놓고 정답을 먼저 따지지 말고 자유분방한 의문과 상상을
2003-11-13 15:44
교원신분의 지방직화는 교육의 만병통치약인가. 교원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좌절되었던 지방직화 논의가 재경부의 교육특구 추진을 계기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군·구립 학교 소속 교원을 지방직으로 하겠다는 발상은 교육의 질적인 측면을 도외시한 것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특구가 지역경제활성화라는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질적인 면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값싼 교육, 질 낮은 교육을 받기 위해 특구를 찾을 리 없기 때문이다. 교원의 질은 교육 질의 바로미터다. 따라서 국가직과 지방직 중 어느 쪽이 수준 높은 교원을 확보하는데 유리한가가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 교총의 조사에 따르면 90% 이상의 압도적인 교원들이 사기저하와 사회적 권위 약화 등을 이유로 국가직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지방직화가 우수한 교원의 유치에 불리함을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직화를 고집하는 것은 교육의 질적인 측면보다 눈앞의 수익에 급급하여 기간제 교원 등 값싼 인건비에 대한 유혹때문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만약 교원인사의 탄력성이 목적이라면 현행 제도하에서도 얼마든지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다. 그러나 그 탄력성이 신분안정과 같은 피고용인이 누려야…
2003-11-13 13:51내년도 정부예산안이 국회예결위에서 심의중이다. 긴축재정의 기조 하에 국민 세금부담을 덜어줘야 하는 예결위의 고충은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각 상임위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외에 증액 예산도 수 조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11월초에 국회교육위는 농어촌교원자녀대학학비보조 등 약 3564억에 이르는 예산을 증액 반영하여 예결위로 넘긴 바 있다. 증액 반영된 사업 하나 하나가 교육발전과 교원사기 진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농어촌교원대학자녀학비보조 예산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주요 과제다. 교총이 실시한 교원의 가정생활과 관련된 복지·후생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원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교원자녀대학학비지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교원의 가계부채 주요 원인에 대해서도 '자녀의 학자금'이다. 이는 교직사회의 "남의 자식 가르치면서 내 자식은 제대로 못 가르친다"는 허탈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교원단체는 그간 교원처우 개선 과제 제1순위로 교원자녀대학학비보조수당 신설을 끈질기게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였고, 급기야 2001년에 교총-교육부간 교섭 합의가 이루어진 바 있으나 재정부담과 여타 공무원과의 형평성으로 실현되지
2003-11-13 13:50지역발전을 위한 지역특화 사업에 교육관련 특구의 신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교육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지방화와 주민참여를 실현할 수 있고, 교육의 다양성까지 가미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의욕만 앞세운다면 구호만 요란한 부실사업으로 전락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교육관련 특구 신청이 27개에 이르지만 이른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교육부가 규제완화 차원에서 시·군·구립 학교의 설립은 취지는 공감하나 현실성이 부족하다. 현재 교육자치는 광역단위인 시·도까지만 실시하고 있다. 기초단위의 경우 교육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는 독자적인 추진기구가 없는 것이다. 기초 단위 일반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일정액을 교육회계로 전출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다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형편없이 낮아 독자적인 학교설립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따라서 시·군·구립 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교육자치를 기초단위까지 실시하고, 지방의 재정자립 확보 방안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교육특구의 다양성이다. 특구는 그 운용여하에 따라서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획일성이라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외국어
2003-11-10 10:25지난 10월 29일 인천지법의 판결이 예사롭지 않다. 서울지역 사범대학 출신자가 인천의 중등교사 시험에 응시하여 불합격 하자 인천교육청을 대상으로 불합격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인천지법은 "지역가산점 제도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과 제25조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였고 능력주의와 기회 균등의 원칙을 선언한 교육공무원법 제10조에도 위반하게되어 다른 지역 출신자가 교육공무원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 재판을 한국교총과 교육계가 주목하는 것은 지역가산점이 폐지될 경우 농어촌 교육과 사범대학에 미칠 영향력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대상이 된 지역가산점은 교육대학, 사범대학, 일반대학의 교육과 및 교원대학 졸업자가 해당 지역에 응시하는 경우에 한해서 시·도교육청별로 2∼5점을 부여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물론 우리는 법으로 말한다는 사법부의 판결에 왈가왈부할 뜻은 없다. 다만 이번 판결이 가산점제도가 나름대로 정책수단으로서의 적합성과 합리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는 데 아쉬움을 느낀다. 지역가산점제도가 차별적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그동안 이제도가 지역인재의 대도시 편중
2003-11-10 10:24지난주에는 인천지방법원에서 '교원임용시험 불합격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응시지역 소재 사범대 출신에 가산점을 준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져 교육계가 발칵 뒤집히는 충격을 겪었다. 판결의 요지는 이미 알려진 대로 지역가산점제도가 다른 지역 사범대 출신자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공무원임용에서의 능력주의 원칙에 반하며, 위임입법의 한계를 넘은 것이므로 위헌이라는 것이다. 이 제도는 중등교사 임용시험만이 아니라 초등교사 임용시험에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초등교육계와 교대 측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 판결이 앞으로 대법원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가 하는 점인데, 필자는 피고측인 시교육청과 법원의 이 사건 판단에 몇 가지 허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판결에서 그 허점들이 충분히 짚어지기를 기대한다. 우선 피고측인 시교육청은 법적으로 볼 때 이 사건의 핵심적인 쟁점이 무엇인가 하는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특히 검토되었어야 할 법리 부분은 헌법상의 평등권, 공무담임권, 학습권과 교육제도 법정주의, 포괄적 위임입법 금지의 원칙, 기본권 제한에서의 비례의 원칙들이다. 그러나 피고측에서 짚은 것은 지역가산점 제도의 목적의 정
2003-11-10 10:22
세상을 살아가면서 학창시절의 진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학생들은 진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거나, 학교나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을 받아보는 경우는 미미하다고 할 정도로 전무한 상태이다. 학교에서도 학생이나 학부모를 상대로 제대로 된 진로교육을 제공하지 못했고 또한 중 3담임 교사도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특수 목적고를 선택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거의 예외 없이 인문계 고등학교를 지원하며, 성적이 극히 낮은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실업계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업계 지원자가 줄자 지방 중소도시 명문 실업계 고교조차 일반고로 전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이맘 때면 실업계 고교에서는 중학교를 방문해서 진학자료집을 내놓으면서 실업고 진학을 하소연해보지만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그래서 교육부에서 묘안을 짜낸 것이 실업고를 지원하는 메리트로 대학진학을 용이하게 만들어 실업계 지원을 유도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본래의 실업고 설립취지와 전혀 맞지 않으며 그저 전환기에 생존하기 위한 단말마적인 저항에 지나지 않는
2003-11-06 14:31시민권이라 함은 본질적으로는 개인과 국가와의 관계에 있어 발생하게 되는 권리와 의무에 관한 개념이지만, 18세기 후반 이후 근대적 개념의 의미는 국가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을 권리를 포함하여 국가에 대한 청구권과 참정권 등을 모두 포괄하는 범주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대적 의미에서의 시민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인 선거권, 국가를 개인이 직접 운영하기 위해 선거에 후보자로 나갈 수 있는 피선거권, 그리고 국가를 운영하는 관료들 또는 정책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그의 수정 및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 등을 들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적용되는 시민권 개념도 기본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 단, 공동체의 법적 체계가 허용하는 시기까지 그들의 시민권 중 일부분은 잠정적으로 유보되는 것뿐이다. 이런 차원에서 대부분의 국가는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의 연령을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의 특수성에 기반해 상이하게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청소년들의 경우 과도한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과 이로 인한 무한 경쟁의 결과, 기성세대뿐 아니라 청소년들 스스로도 그들의 시민 권리에 대해
2003-11-06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