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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차터스쿨 논란의 허와 실


최근 전경련이 미국에서도 논란 속에 시행되고 있는 차터스쿨(Charter School) 제도 도입을 주장하면서 우리 교육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전경련이 차터스쿨 제도 도입을 주장한 배경은 우리 공립학교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학부모와 학생이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초·중등학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그렇게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경쟁이 없는 상황 때문에 일부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공교육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경쟁 체제를 접목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여기서는 미국의 차터스쿨 제도와 그 제도와 관련된 논란을 간단히 소개하고 우리나라 도입시 예견되는 장단점을 간단히 분석해보고자 한다. 미국의 차터스쿨은 교육위원회로부터 교육과정을 포함한 학교 운영에 관한 포괄적인 자율성을 허용하는 헌장 혹은 특허장을 부여받은 학교를 일컫는 말이다. 차터스쿨은 초기에는 3년 동안, 그 다음에는 5년 주기로 연장을 받는다.

차터스쿨은 주로 학생들의 실력이 낮고 생활지도에서 많은 문제를 보이고 있어서 기존의 학교 개선이나 개혁을 통해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기존의 학교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였다. 즉, 본래 취지는 전경련이 생각한 것처럼 부유한 계층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외된 계층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차터스쿨 운영은 자율에 맡겨져 있으나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그 중의 하나는 반드시 비종교계 학교여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소한 75% 이상은 자격증을 가진 교사로 충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주에서 차터스쿨은 영리법인을 포함해 누구나 설립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일단 신청이 들어오면 교육위원회가 차터스쿨 설립 희망자의 기획, 지원, 교육 프로그램 제공 능력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전체로 보면 2000∼01학년도 현재 2069개의 차터스쿨이 있고 재학생은 약 50만명 정도다. 에디슨 스쿨이 21개주에서 108개의 학교를 경영하는 등 전국적으로 약 10%의 차터스쿨은 기업이나 개인에 의해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의 주요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지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며 많은 사람들은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가장 앞서고 있는 애리조나주의 포닉스는 102개의 차터스쿨을 가지고 있는데 과학과 기술 등 다양한 과목별 차터스쿨, 영재교육, 농경제, 예술학교와 몬테소리 교육과정 등의 차터스쿨이 있다. 심지어 10대 임산부 부모교육 차터스쿨도 있다.

1992년부터 차터스쿨 제도를 도입한 미네소타주의 미니에폴리스에는 청각장애인학교, 2개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복수 언어 차터스쿨이 있다. 캔자스시는 전체 공립학교 학생 중 18%가 차터스쿨에 다니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일반 공립학교의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자율학교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한계는 있다. 미국 차터스쿨 정도의 자율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차터스쿨은 기존 공립학교와 경쟁체제를 이루면서 차터스쿨에 다니는 일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차터스쿨이 약속했던 교육 개혁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교육구의 교육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높다.

또한 '아이가 옮겨가면 교육비도 따라서 옮겨간다'는 원칙 하에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차터스쿨 제도는 커다란 추가 재정소요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교육구의 입장에서 보면 학생 몇 명이 빠져나간다고 해서 교육비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아닌데 빠져나간 학생수만큼의 돈을 차터스쿨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추가 재원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최근 전경련이 주장하는 차터스쿨, 기부금입학제 등을 살펴보면 사회 계층간 벽을 높이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전경련이 외국의 기업들처럼 번 돈을 교육에, 특히 소외된 계층의 교육에 투자하는데 주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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