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1일자로 개교한 신설학교에 전근 발령을 받고 모든 것이 낯설고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한지 벌써 두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주말을 맞아 그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미루어 왔던 짐 정리를 하던 중 눈에 들어온 한 통의 편지는 그간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었다. 그 편지는 자그마한 농촌학교에서 5년 근무만기가 되어 인사발령 통지서를 받은 그 이튿날 종업식에 앞서 학생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교문을 나서면서 담임했던 2학년 상후로부터 받은 꽃다발 속에 살며시 꽂혀 있던 것이다. '선생님께!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서 가시다니 너무 섭섭하고 속상해요. 그래서 귀청이 터질 만큼 소리 지르고 싶었어요. 우리를 가르쳐 주시지 않으셔도 우리 학교에 계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과 같이 재미있으신 분은 없을 거예요. 우리가 떠들 때 선생님이 화나셨지요. 그런데도 우리를 재미있게 해주시는 선생님이 좋아요. 1년 동안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로 가시는지 모르지만 어디서나 건강하세요. 선생님을 잊지 않을게요. 안녕히 가세요. 조상후 올림' 상후는 잔병치레도 많고 결석도 잦았으며 학교 다니는 것조차 힘들어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명랑…
2003-05-29 14:13
정부가 표류하던 나이스 정책를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가 나서서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득하고, 교원단체와도 대화하는 노력을 계속하라고 말했다. 이에 앞선 19일 교육부는 민주당과의 당정협의를 마친 뒤 "이전 시스템인 CS로 복귀할 수 없고, 대학입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나이스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열린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서도 "보건영역 중 학생건강기록부에 대해서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은 CS 이전의 단독컴퓨터(SA)로 처리하되, 나머지는 나이스로 시행하라"고 교육부에 권고했다. 나이스를 시행하려는 정부의 이런 의지는, 'CS를 병행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문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반증임과 동시에 대다수 교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 교총은 19일 전국 6018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정보화담당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예정대로 나이스를 시행해야 하며, CS로 회귀할 경우 CS업무거부운동과 대대적인 정책불복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의 이런 방침은 CS로의 회귀가 결코 학생인권을 보호할 수 없고, 학교를 엄청난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2003-05-23 10:52지난 대선 때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마치 서로 입을 맞춘 듯 집권하면 초정권적 교육기구를 만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인수위 때부터 교육혁신 기구 출범을 앞두고 있는 지난 몇 달간 더 이상 '초정권적'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선 당시 후보들이 '초정권적 교육기구 설치'를 공약했을 때는 국민들과 교육계의 여망을 읽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들과 교육계는 왜 초정권적 교육기구를 원할까. 여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선 교육정책에 여야가 없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교육이념과 방법, 그리고 키우고자 하는 인간상에서도 여·야간 시각 차가 드러나고 있다. 이 시각 차는 비단 여·야당간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 일반은 물론 심지어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간에도 가치관이 다른 부분이 많다. 이러한 엄연한 시각 차이를 대동소이하다고 해서 혹은 국민의 투표를 거쳐 당선된 측의 시각이 정책에 반영되는 게 순리라는 식으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초정권적 기구'를 약속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거니와 국민적 기대
2003-05-23 10:51여성의 교단 진입중가추세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여교사의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왔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도입된 교육대학의 성별입학 제한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교대 남녀 학생의 입학성적 차이가 나타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남학생 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군필 가산점의 폐지로 교사 임용고사에서 남학생들의 임용고사 탈락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생겨났다. 이렇게 되자 교사 임용에 남성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했고, 결국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초·중등 교사 임용고사에 한 쪽 성비가 7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2005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사회적 여론도 이 정책에 비교적 우호적인 편이어서 정책 도입과 시행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정책의 도입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이 정책이 여성의 교단 진입을 줄이고 남성의 진입을 유도하는 데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고, 양성평등정책이라고는 하지만 여성에 대한 역차별의 논란은 없는가 하는 문제다. 사실 교직에 여성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 전체의 경제와 고용 환경에
2003-05-23 09:16NEIS 시행을 둘러싼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교무·학사, 보건, 입학·진학 영역 기존 CS로 운영' 권고안은 현장 교사들의 혼란과 반발을 가중시키고 있다. 13일부터 18일까지 교육부, 인권위, 전교조, Daum 등 주요 사이트에는 인권위 결정에 대한 반대의견(83.4%)이 찬성(16.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각 언론도 14일 인권위 권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사설을 7편, 긍정적 시각의 사설을 3편 게재했으며, 이후 칼럼에서도 NEIS 시행지지 및 해결방안을 5편, 인권위 권고 수용촉구를 1편 싣는 등 인권위 결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인권위 결정에 대한 교총성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보안 전문가가 관리하는 NEIS가 CS보다 훨씬 안전하고 경제적이다. NEIS로 일원화가 되지 않고 NEIS와 CS가 병행하여 사용된다면 정말 정보 담당자는 약먹고 죽을 시간조차 없다. 공익요원과 전산담당자가 있는 학교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도 늘어만 나는 각종 공문과 업무, CS로 생활기록부를 관리한다면 보안에 드는 막대한 예산과 인력. 우리 모두 가정 감정싸움에서 벗
2003-05-22 17:54나는 교육부총리로 1년 1개월을 근무했다. 그 동안 교육계의 갈등과 혼란을 몸소 겪었다. 갈등과 혼란의 가운데 전교조가 있다. 그들은 과격한 투쟁적 행동을 하고 있다. 교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사람들 때문에 몸서리가 쳐진다, 무섭다, 영이 서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교장하기 좋을 때는 평교사를 했고 평교사하기 좋을 때는 교장을 하고 있다"는 등 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들은 "미국은 나쁘다"거나 "교육감이 돈 먹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내 개인적으로는 다른 장관들에 비해 전교조와 큰 마찰을 겪지 않았지만, 크게 두 번의 진통을 겪었다. 한 번은 지난해 4월의 발전노조 파업 때였다. 전교조가 조퇴투쟁 선언을 했다. 나는 "교육문제도 아닌데 발전노조 문제로 조퇴투쟁을 하느냐"고 했다. 당시 국민들의 반발도 컸다. 부교육감회의를 소집해 강력 경고해 마침내 이를 철회시켰다. 두 번째는 초등학교 진단평가 때다. 전교조가 또 반대하고 나섰다. 이 평가는 초등학생의 읽고, 쓰고, 셈하기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것을 못하면 평생 불행하다. 진단해서 모자란 경우, 이를 보충해줘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머리 깎고 가두에서 서명 받고 했다.…
2003-05-16 14:56학교에서 법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학부모나 교사들은 교사나 교장이 학생교육과 학교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대화와 협의로 수정을 요구하거나 법적인 절차에 따라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집단이기주의로 힘을 과시하여 요구를 관철하려고 한다. 집단으로 달려들어 자백과 사과를 받아내는 풍토이다. 교사가 제대로 직무수행을 하지 않아도 교장이 법적 권리인 지도·감독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법에 정한 대로 책임을 물을 줄도 모르고 후환이 두려워 가슴만 앓고 있다. 학교나 교육청도 학부모나 교사가 몰려들어 소란을 부리고 행패를 부려도 공무집행방해 책임을 물을려고 하지도 않고 당하고만 있다. 정부는 교육법에 정한 권리나 의무를 제대로 행사하지도 못하고 이리 끌리고 저리 끌리고 있다. 보통교육단계에서는 정치상황의 판단 등 특수한 교육에 대해서는 교육의 중립성에 관한 국민다수의 보편적 가치에 따른 판단과 검증이 필요한데도 이러한 판단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자료를 제시하거나 지침을 주는 일을 하지 않고 어려운 것은 학교장에게 미루고 보니 학교마다 교실마다 제 각각으로 수업이 되고 편향교육 시비가 나지 않을 수 없다. 교원단체와의 단체협약에서도 교육의 본질과 근로조건을 혼동하여 학교
2003-05-16 14:55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교사의 지위와 존경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한국교총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실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생이 없는 교사가 있을 수 없듯이 이번 조사결과를 바람직한 교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설문조사가 시사하는 바는 첫째, 교권의 위기에 대해 교사와 학생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총이 매년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사의 직무만족도는 최근 5년간 크게 낮아졌으며, 여기에도 학생들조차 교사의 지위가 낮아졌다는 결과는 우리 교권이 총체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도 정부와 학부모의 교원경시 정책을 주 원인으로 꼽고 있어 정부 차원의 보다 근본적인 교권회복 대책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둘째, 최근 교단갈등이 교사에 대한 인식을 더욱 나쁘게 할 우려가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부모 등 주위로부터 교사를 비하하는 발언을 들은 적이 있으며, 이때 교사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따라서 최근 교단갈등이 사회문제화 되고, 교사들이 마치 제 밥그릇이나 챙기는 집단으로 비춰지는 현실이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영향을…
2003-05-16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