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학교를 자퇴하게 되었니?”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처음 온 청소년들에게 항상 하는 질문이다. 그럼 늘 “그냥”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들에게 그냥이라는 대답은 가장 편한 답이다. 어른들이 자신들에게 다시 물어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을 하게 되면 항상 속마음이 나온다. “그때, 그 순간만 참았으면 계속 학교를 다닐 수 있었을 텐데….” 혹은 “그때 엄마가 나에게 한 번만 의견을 물어봐 줬다면 그렇게 집을 나가지 않았을 텐데….” 등 후회의 말이 쏟아져 나온다. 혼자서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제대로 사고 친 아이 재작년 센터를 오게 된 유식(가명) 이는 학교에서 공부를 제법 하는 우등생이었다. 학업성적 유지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부모님은 걱정하실 것 같아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고, 선생님은 가볍게 여겼기에 속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결국 늘어나는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지나가던 초등학생을 성추행하는 사고를 쳤다. 법원에서 수강명령을 받은 유식이는 하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수강명령이 끝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갔지만 한번 사고를 치고 자퇴한 학생을 보는 학교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그래서 결국
2016-02-01 09:00최근 학교 현장에는 학업중단학생을 위한 지원과 대책 마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학업중단숙려제를 도입·적용하고, 학교 내 대안교실 운영 확대, 관계부처 합동의 학교밖청소년 지원대책 수립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자라나는 모든 청소년에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발견하고, 꿈과 희망을 품고 자신의 진로를 찾아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학업중단예방을 위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곁으로 가라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곁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행복의 소셜네트워크 연구 분석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끼리 모이며,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끼리 모인다고 한다. 행복한 친구와 직접 연결된 친구의 행복 확산 효과는 15%, 친구의 친구는 10%, 친구의 친구의 친구는 6% 높아진다고 한다.* 부적응 학생이나 위기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대부분 주요 원인은 학생의 가정환경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간의 가정불화와 부모의 지나친 간섭 또는 방임 등으로 학생 정서가 불안정하거나, 감정 기복이 심하기도 하고, 폭력성과 충동성의 특징을 가지기도 한다. 이러한 아이들도 공통적으로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2016-02-01 09:00한 해 평균 약 6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고 있다. 이 중 질병이나 해외 유학?봉사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학교 생활이나 학업부적응, 가정문제, 대안교육이나 검정고시 선택 등의 실질적인 이유로 학업중단을 선택한 학생은 2만8천 명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초·중·고 학생의 0.45%에 해당하는 수치로 고등학교 탈락률이 30%에 이르는 미국이나, 학교 생활이나 직업이 없는 만 18세 이하 청소년 비율이 7~8% 인 캐나다?영국에 비하면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학업중단은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자립과 건강한 성장을 저해하고, 국가적으로는 인적 자원 손실 및 범죄율 증가에 따른 비용 발생 등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각종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것은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양성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교육정책이다. 학업중단률 0.45% … 낮다고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학업중단예방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먼저 2008년부터 단위학교에 Wee 클래스(상담실)를 설치하고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여 학교 내 상담 활동을 강화하였고, 학교 차원의 지
2016-02-01 09:00등교 하지 않는 학생 … 학업중단숙려제 활용도 어려워 현실적으로 학업중단숙려제 의무대상 학생(자퇴원을 제출한 학생) 중 실제로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다. 2014학년도 상반기 전국 시·도교육청별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현황에 의하면 전국의 학업중단숙려제 의무대상 학생 8,534명 중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4,815명으로 56.4%에 불과했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41.9%), 광주(41.7%), 경기(46.7%), 강원(49.6%), 충북(40.3%), 전남(34.2%), 제주(26.0%)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학업중단숙려제 의무대상 학생이 절반 가까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학업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담임교사 등과 이미 여러 차례 상담을 거쳐 자퇴원을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자퇴 결정이 확고한 상태이고, 마음을 굳힌 학생들은 학교 등교 자체를 아예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업중단숙려제도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한 2014학년도 상반기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 유형별 참여 현황을 보면 상담 71.2%, 예체능·인성 관련 활동 및 체험 25.3%, 진
2016-02-01 09:00정치로부터 고립된 교육 및 교육학 ‘교육의 정치학’은 교육 분야에 대한 정치학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고, ‘정치의 교육학’은 정치 분야에 대한 교육학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정치학계에서 교육 분야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는지, 그리고 교육학계에서 정치 분야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토론해왔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교육학자들 중 일부는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교육정치학회를 결성하여 교육정치에 대해 연구해 왔다.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교육과 정치의 역동적인 과정과 의사결정자 및 주요 행위자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연구 및 토론과정에 정치학자들을 깊이 참여시키고 정치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였다. 그 와중에 ‘경제와 행정’ 및 ‘경제학과 행정학’은 ‘교육과 교육학’을 ‘정치와 정치학’으로부터 고립시켰고, 정치권력과 함께 교육에 대해 경제적·행정적 논리를 적용하려는 시도를 강화해왔다. 예를 들면, 교육재정을 일반 재정과 통합시키려 하거나 교육재정을 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에 사용하도록 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었다. 국가는 누리과정을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대해 교육기관이 아님에도 불
2016-01-01 09:00마을교육과정에서 학원교육과정으로 이 땅의 아이들은 교과서를 통해 생의 많은 것을 배웠고 부모들은 아이가 집에 와서 달달 외우는 교과서 내용을 함께 들여다보고 기뻐했다. 아이를 따라서 할머니는 얼룩송아지를 불렀고, 엄마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배운 생활체조와 손 씻기를 함께 실천했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교과서를 통해 전통을 확인하고 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였다. 국·산·사·자로 시작되는 국가교육과정은 미군정 때부터 1차 때까지 생활력을 기르는 교육을 주축으로 짜여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 국어, 산수(수학), 사회, 자연(과학), 보건(체육)을 중심과목으로 설정하고, 교과서 내용도 실생활에서 적용될 수 있는 요목들을 채택하였다. 국가교육과정은 곧 마을교육과정이었고, 밥상머리에서 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시민적 지식기반을 바탕으로 하였다. 지금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부모들이 잘 모른다. 학원에 맡기면 그만이다. 국가교육과정은 마을교육과정에서 학원교육과정으로 바뀌었다. 국가교육과정의 정치화 학생의 발달 단계와 미래 민주시민의 자질을 고려하여 구성하고 운영되던 국가교육과정은 제2차 국가교육과정 시기부터 차츰 그 본질이 무너지고 정치적…
2016-01-01 09:00문제의 복잡성 교사인가, 정치시민인가? 교사는 곧 정치시민이요, 정치시민이 시민사회에서 가지는 직업들 중의 하나가 교사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문제화’되는 것은 법적·규범적 차원이 사실적 차원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얽히고설킨 실타래와 같다. 우리 헌법에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표방하고 있다. 헌법 제31조에 교육에 관한 조항이 들어 있는데, 제4항에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교육의 정치적 비(非)당파성, 교원의 정치적 중립, 특정 권력으로부터 교육의 독립, 교육에 대한 정치적 압력 배제 및 불간섭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헌법 규정은 ‘교육기본법’과의 관계에서 법리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실제적인 사안에서도 상이한 판단이 등장했다. 이를테면 일부 교원단체 소속 교사의 정치적 중립 위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언제나 동일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교육의원 및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적 당파성은 사실상 묵인되었다. 이렇듯 헌법에서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조항은 법리적
2016-01-01 09:00정치 관련 논의는 금기시하고 제외되어야 하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대단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장면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교실의 장면에는, 중앙교육 행정기관인 교육부 차원과 지방교육 행정기관인 시도교육청 차원의 정치적 관점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교육부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시도교육청의 경우 그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교육관련 제도나 정책 그리고 선거 등과 관련된 정치적 이슈는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육의 장면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통해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모든 상황을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특히 외부 환경의 변화가 극심한 지식 경제 패러다임에서는,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정치,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인가 학교 및 교육조직의 핵심 기술은 교수학습 활동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즉 학생들에게 의미…
2016-01-01 09:00교실에서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졸업과 진학입니다.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하면 성적입니다. 학생에게 성적은 알파와 오메가요, 등급은 앞으로 살게 될 인생의 품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정말 가르쳐주고 싶은 소중한 가치들은 말을 꺼내기 미안할 지경입니다. 따뜻한 마음, 배려, 나눔, 상상력, 창의성, 이런 단어들은 각종 교육계획서에만 있습니다. 각 교과별 지식을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머릿속에 잘 정리해서 넣는 것은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교육의 현장에서도 중요한 것 때문에 소중한 것이 밀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치 있는 것들이 뒤로 밀리면서 목적과 수단이 뒤바뀝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예의바르고, 상상력이 풍부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여러 교과별로 다양한 지식을 가르치고 여러 가지 교육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면서 개인의 삶은 불행해지고 교육은 본질이 흐려지는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많은 인재를 키워냈고 OECD 국가들 중 수학·과학 교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성취도를 보입니다.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것은 높은 성취도에 비해 교과에 대한
2015-12-01 09:00프로그램 아닌 교육과정으로 현장 변화 이끌 것 2013년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서 2009 개정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율과정, 선택프로그램 등 새로운 용어의 등장, 교과시수 20% 이상의 감축 허용, 감축된 교과 시수의 자율과정 전환, 체육·예술 교과(군)과 자율과정의 예술·체육활동 호환 허용 등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예외 사항으로 운영되었다. 자유학기제로 인한 이러한 교육과정 운영상의 혼란은 이번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해소가 될 예정이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개념과 지침을 정리하여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자유학기제가 안정적으로 정착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유학기 교육과정 논의들 미국의 저널리스트 아만다 리플리는 압력밥솥처럼 집착적으로 공부시켜 PISA(세계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이 좋은 한국교육을 ‘커리큘럼이 아니라 동기부여 덕분’이라고 했다(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2014, 부키). 그동안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부분의 정책들이 교육과정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 접근했다면, 자유학기제는 교육과정으로의 접근을 통해 학교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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