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수능시험이 끝났다. 수능시험은 끝났지만 정작 중요한 대입진학 진로지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날이 갈수록 수능과 관련한 입시정보 제공이나 대입진학 진로상담이 주로 입시학원의 정보에 의존함으로써 사교육을 조장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 이제 학생들의 대입진학 진로지도를 더 이상 입시학원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적성과 재능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자신의 특성을 살려 국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입시학원이 지나치게 점수 위주로 대학을 서열화하여 진학지도를 하는 관행을 과감히 개혁해야 할 때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교총이 올해부터 대교협과 연계하여 학생, 학부모는 물론 언론 등에 대학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대입진로상담에적극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 학력수준은 물론 적성과 소질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교육적인 관점에서 진로지도를 하는데 있어 가장 적임자는 역시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일선 교사들이다. 그러나 일선 진학상담교사들은 온갖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자들의 진학진로지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2004-11-22 11:10도교육청은 국회, 감사원, 교육부, 교육위원회 감사와 격년제인 도교육청평가 등 연중 281근무 중 198일, 즉 70% 가량을 감사준비에 시달린다. 이것만 해도 현장이 교육본질에 매달리지 못하는,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다시 도의회에서 지역교육청 행정감사까지 실시한다니 40만 교직원들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법 제112조 1항 규정을 보면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에 맡기지 않고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회에서 사무를 관장하여 추진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교육·과학·체육에 관한 감사는 교육위원회가 실시하고 지방의회에 보고로 대신하며 지방의회는 특정사안만 감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비특별회계에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 부담비율도 보통 8.27%로 매우 낮은데 학교기관이 도의회의 행정감사까지 받는 것은 많은 교직원들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알찬 교육은 도의회와 도교육청이 하나 되어 이중감사의 정책낭비보다는 전문성을 지닌 교육의 자율성을 존중할 때 이뤄질 수 있다.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회에 교육을 전적으로 맡겨 교사들이 만족하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일선학교는 국정감사 때문에 교사들이 국
2004-11-18 15:47우리 반에 현자라는 아이가 있었다. 말도 없고 덩치는 또래 아이보다 큰데 보기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현자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가르쳐서 같이 놀아준다. 노는 것은 그런대로 어울리는데 공부는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구구단을 가르쳐도 글자를 가르쳐도 다음날이면 기억을 못한다. 아이들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현자를 가르치려고 아우성이다. 아이들이 현자를 위하는 마음이 기특하고 대견스러워 담임으로서 고마울 따름이다. 현자네 반을 맡게 되니 다른 선생님들이 현자 엄마 이야기를 한다. 현자와 같이 놀아주라고 같은 반 아이들에게 먹을 것도 사주고 집으로 초대해서 이것저것 많이 챙겨준단다. 학급일에도 빠지지 않는단다. 만나기도 전에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궁금한 것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 날 현자 엄마가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약속 장소를 알려왔다. 현자 엄마는 별로 말이 없었다. 현자를 잘 봐달란 이야기도, 속상하다는 말도 없었다. 우리는 별말 없이 음식만 맛있게 먹었다. 현자 때문에 힘들까봐 담임에게 신경써주는 현자 엄마가 고마웠다. 어느 날, 난 싱싱한 생선이 먹고 싶어 중앙시장 어물전을 지나게 됐다. 팔딱팔딱 뛰는 생선을 보니 기운이…
2004-11-18 15:45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사학측과 지지하는 측이 각각 대규모집회를 하면서 극력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사학측은 이 법률안이 통과되면 학교를 자진 폐쇄하고, 위헌소송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1963년 사립학교법이 제정된 이래 몇가지 쟁점에 대한 개정논의가 계속되어 왔는데 이번 개정안의 쟁점 사항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않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렇게 생사를 거는 듯한 극한대립의 사태는 없었다. 그것은 이번 열린우리당의 개정안이 사학법인의 존립을 지나치게 위협하는 내용이어서 벼랑끝에 서게 된 사학측이 최후의 카드를 던지지 않을 수 없게된 상황으로 보인다. 그것은 교육계의 여론수렴이나 논의가 부족했고 국민적 이해를 위한 노력도 부족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학교육이나 사학법을 논의할 때에는 공교육체제에서 사학의 존재이유에 기초한 몇가지 전제를 소흘히 해서는 안되며, 이 전제위에 법 개정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공교육체제에서 국민은 다양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국가는 이를 보장하는 교육체제를 갖추고 그러한 교육을 국민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 사학을 통한 개성화, 다양화 교육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기초인 다양한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한 것
2004-11-15 11:43지난 주 수요일에 비가 오는 굳은 날씨에도 교총에서는 ‘연금법 과거경력 미합산 교원 대책회의’가 개최되었다. 지난 95년도 연금법 개정으로 인해 신분변동이 있었던 교원들이, 재임용 된 2년 이내에 과거 재직기간을 합산하지 못한 결과로 모인 자리다. 사연도 가지가지다. 상당수의 교원은 그런 법 개정 사실을 바쁜 교직생활 중에 통보 받거나 알지도 못했다는 경우고, 또한 알면서도 경제적 부담으로 퇴직금을 반납하고 싶어도 제한된 기한 내에 반납 못해, 교직경력을 합산을 못한 경우가 많다. 합산신청서를 작성해 내었으나 행정실수로 연금공단에 신청이 늦어 과거경력을 합산 못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오랜 기간 우뚝 서있는 교직사회 민원이다. 전 국민연금시대에, 과거 교직경력을 합산 못해 연금을 아예 못 받거나 연금 수혜폭이 대폭 줄어들어 해당교원들은 노후걱정이 태산같다. 60년 공무원연금법 제정 취지를 돌아보면, 낮은 보수와 후불성 보장 성격으로 사회보장제도로는 처음 도입된 제도다. 행정자치부는 ‘법 개정을 충분히 공지하였고, 2년간의 유예기간도 주었는데 자신이 몰라 대처 못한 것을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는 이유로 그간 계속된 교총의 해당 교원 구제방안 마련 촉구를 거
2004-11-15 11:41
제85회 전국체육대회가 지난 10월 충북 청주에서 치러졌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 85년간의 전국체전은 이 나라 민족이 걸어온 형극의 길이었으며 수난과 영광을 함께한 역정이기도 하다. 스포츠의 진흥은 국가 경쟁력을 제고 하며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위대한 창조적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번 아테네 올림픽을 통해서 또 한번 체험하였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은 전 세계 인류에게 우리 민족의 뛰어난 우수성을 보여주었으며 큰 자신감과 긍지를 심어주었다. 지난 2월 체육과학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를 따는데 약 188억원이 소요된다고 했다. 이 발표를 보고 우리는 학교체육의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체육예산이 현재처럼 대한체육회와 선수촌 방향으로만 편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육계의 여론이다. 정부는 학교체육진흥을 위한 예산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 체육의 뿌리인 학교체육을 육성하지 않는 한 스포츠의 발전이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체육은 국민체육의 근간이다. 엘리트체육, 사회체육의 활성화는 바로 학교체육의 진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정부는 대한체육회에 시드니 올림픽 이후 4년간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2004-11-11 15:472005학년도 대학수능시험 출제에서 교사의 비율을 37%로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그간 수능시험에서 많은 문제점과 부작용이 발생했던 점에 비추어 보완과 개선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태껏 대학교수위주로 출제를 해왔음에 비추어 교사가 참여하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도 그 비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고교생들의 교육과정과 교과내용, 성적실태를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교사들이 아닌가. 그렇다면 사실상 고교교사들이 출제하고 대학교수들이 검토위원이 돼야 함에도 그간 거꾸로 교수들이 출제하고 교사들은 단지 검토하는데 그쳐 문제점과 폐단들이 드러났다. 매년 뒤바뀌는 난이도라든지, 정답시비라든지, 교육과정 포함 여부 등은 아무래도 대학 측에서 파악하기 어렵고 곤란한 점이 많다. 구미 여러 나라에서도 대학입학자격시험은 고교교사들이 출제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고교교사들이 출제하고 대학교수들이 검토하는 체제로 바뀌어야할 것이다. 또한 특정대학출신자들을 40% 이하로 낮춘 것도 바람직하나 여전히 그 비율이 엄청나게 높다고 본다. 이는 학맥과 학연에 의한 학문독점현상을 방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비율을 더 낮추어야
2004-11-11 15:46
교육전문직 공채시험에 합격한 후, 발령을 앞두고 W초등학교에서 교사로서 마지막 6개월을 근무하게 됐다. 어쩌면 내 교단생활에서 마지막 담임을 맡은 제자들이 될지도 모를 서른명의 눈망울을 보면서 새로운 각오로 학기를 시작했다. 학기가 거의 마무리되는 때였다. 교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데 우리 반 아이들 몇 명이 헐레벌떡 달려와서 “선생님, 큰일 났어요”라고 숨찬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달려가보니 유리가 깨지고 K는 발을 심하게 다쳐 복도에 피가 낭자할 정도였다. 평소 여학생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잘 치는 K가 여자애들이 보건실 문을 잠그고 약을 올리니까 맨발로 보건실 유리문을 찬 것이다. 나는 우선 보건교사와 함께 K를 보건실에 눕히고 다리에 박힌 유리조각을 빼냈다. 간단히 지혈을 하고 공주의 한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해 진찰을 해본 의사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큰일 날뻔했다”고 말했다. K를 입원시키고 학교로 돌아오니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다친 K의 부모가 여학생들과 장난을 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니 여학생들 부모에게 치료비를 변상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여학생 부모들은 아이들이 장난하다 일어난 일이고 본인이 발로 차서…
2004-11-11 1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