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전혀 모르던 나.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 방울 토마토와 고추 정도를 기른 것이 농사의 전부였다. 그렇게 하기를 5년 이상하다가 새로운 기회가 왔다. 바로 일월공원 텃밭을 분양 한다는 소식. 인터넷으로 분양신청하고 희소식을 기다렸다. 많은 신청자들이 있어 경쟁률이 높았다. 도시농부는 도시민들에게 로망인 것이다. 드디어 텃밭 운영자로 선정되었다. 작년엔 고추, 가지, 방울토마토, 들깨, 옥수수 등을 가꾸었다. 면적은 적지만 수확량은 꽤 된다. 고추와토마토는 우리 가족이 먹고도 남는다. 당연히 이웃에게 나누어 준다. 공원텃밭의 목표가 수확량 늘리는 것이 아니다. 텃밭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이웃끼리 사귀는 것이 목표다. 우리의 농사가 농부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수확이라는 결과보다 가꾸는 과정이 중요하다. 어제 수원시공원사랑연합회 김태현 회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우리 일월공원을 여러 언론기관에서 취재를 한다는 소식이다. 그러지 않아도 일월공원은 다른 지역 공원 텃밭의 모범이 되고 있다. 농작물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꽃도 함께 가꾸고 있다. 비료나 농약,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꾸는 기쁨을 느끼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다. 오늘 오전 9
2017-04-27 15:11오늘은 더 아름다운 날이다. 어제보다 더 하늘을 맑고 깨끗하다. 아침 공기가 시원하다. 이런 날이 계속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낮에는 온도가 여름을 방불케 한다. 벌써 봄을 다 빼앗긴 느낌이다. 봄이 다가기 전에 봄과 함께 많은 행복한 추억을 쌓아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에 골담초라는 시를 접했다. 너무 아름답고, 계절에 맞는 시였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둔 우리에게 큰 선물은 주는 시였다. 골담초는 키가 1~2m 정도로 자라고 줄기에 가시가 있으며, 5~6월에 노란색의 꽃이 피고 8~10월에 열매가 열린다. 관상용이나 울타리용으로 쓰이며, 뿌리는 약재로 사용한다. 꽃이 피기 전 모양이 버선을 닮아 버선꽃이라고도 부른다. 오늘 아침에 골담초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골담초는 아름다운 노란색의 꽃을 피운다. 선생님은 언제나 아름답다. 선생님은 언제나 입술에 사랑을 머금는다. 선생님은 언제나 미소를 입술에 머금는다. 그리고는 그 아름다운 미소로 학생들에게 다가간다. 애들은 선생님을 보고 함께 사랑을 머금고 미소를 머금는다. 함께 아름다워진다. 골담초는 가시를 가지고 있다. 몸에 가시가 있는 것은 평생 고통이다. 짐이다. 이것을 벗어야 하는데 그렇지
2017-04-27 14:46사람이 살아가는 상황은 모두가 다르다. 취업을 앞 둔 청년에게는 취업에 필요한 것들을 가방에 꾸려야 한다. 이 가방 꾸리기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이미 많은 시간 축적한 것이 없다면 더 담고 싶지만 담지 못해 가방은 비어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받은 학점에서 다양한 스펙에 이르기 까지...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초, 중학생들은 너무 조급하게 대학입시에 맟춘 선행학습을 할 필요가 없다. 대치동 학원가를 누비는 고등학생이 하버드대 학생보다 미적분을 잘 푼다고 미국의 대학생들이 결코 부러워 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가치관이다. 아인슈타인은 "세상을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기적은 없다고 믿고 사는 것, 또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면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은 후자, 즉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으면서 사는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기적을 만들어낼 만큼의 '무한잠재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그것을 끄집어 내도록 노력을 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도 손색은 없을 것 같다. 누구나 배우고 인식하는 데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알아
2017-04-27 10:121교시 2학년 ○반 영어 시간. 수업을 시작한 지 10분쯤 지났을까?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꾸벅꾸벅 조는 한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조는 모습이 워낙 적나라해 아슬아슬해 보이기까지 했다. 순간, 아침부터 졸고 있는 그 여학생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결과, 그 여학생은 다름 아닌 ○○○였다. 평소 수업 시간에 워낙 수업 태도가 바르고 집중을 잘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아이였다. 가까이 다가가 인기척을 냈으나, 그 여학생은 나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로 몇 번의 헛기침을 했으나 그 아이의 졸음을 깨우는 데 역부족이었다.문득 내 시간에 단 한 번도 존 적이 없는 이 아이가 이렇게까지 비몽사몽(非夢似夢)인 이유가 궁금했다. 특히 어젯밤에 무엇을 했는지에 의구심이 생겼다. 옆 짝이 깨우지만 않았으면, 어쩌면 이 아이는 이런 식으로 한 시간 내내 졸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야,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니? 왜 그렇게 졸아?”잠에 취해 녀석은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 듯했다. 그리고 대답 대신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선생님, 죄송해요. 어젯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녀석은 금요일부터 시작되…
2017-04-26 10:48천의무봉이다. 구름 한 점 없다. 맑고 깨끗하다. 아름답다. 봄꽃과 어울리니 아름답기가 배가 된다. 푸른 잎들과 한데 조화를 이루니 눈이 호강을 한다. 이런 날이 계속 되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인내의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선생님이 되면 늘 행복하리라고 생각을 하고 출발을 했지만 그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35명이나 되는 애들이 교실에서 정신없이 즐기고 있다. 이들을 잘 통제해서 효과적으로 수업하기가 만만치 않다. 하루 종일 이렇게 시달리다 보면 '왜 내가 교직의 길을 선택했지' 하면서 후회를 하게 되기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인내의 마음이다. 인내의 마음이 없으면 교직 생활을 잘할 수가 없다. 늘 갈등 속에서 살면서 행복이 다 빼앗기고 만다. 기쁨이 메마르게 된다. 교직의 생활은 기쁨이 생활이고 행복의 생활임을 늘 기억하면 모든 것을 참을 수 있다. 나에게 맡겨진 업무가 과하면 그 때부터 스트레스가 쌓인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 둬야지, 오래 할 교직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 스트레스 때문에 위염 같은 질병에 걸리고 자신의 약한 부분이 더 약해진다. 업무가 많으
2017-04-26 09:22일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잠깐이나마 운동할 요량으로 아파트 근처 초등학교를 찾았다. 학교 운동장에는 중학생 여러 명이 편을 나눠 축구를 하고 있었다. 운동장 트랙 위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조깅하며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그리고 운동장 한쪽에는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배드민턴을 하고 있었다. 사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 한번 제대로 못 했다. 그리고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운동하려고 하면 행사와 약속이 겹쳐 무산된 적이 여러 번. 그런데 오랜만에 약속 하나 없는 휴일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운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봄 날씨였다. 이미 트랙을 따라 운동장을 돌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운동장을 몇 바퀴 돌았을까?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조금 피곤했지만, 기분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한 바퀴만 돌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장을 돌고 있는데 무언가가 내 뒤통수를 때렸다. 순간, 걸음을 멈춰 뒤돌아보니 발밑에 축구공 하나가 뒹굴고 있었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한 아이가 찬 공이 빗맞아 내 머리를 맞춘 것이었다. 저 멀리서 공을 찬 아이로 보이는 한 아이가 나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 공 좀 차 주세요."…
2017-04-24 15:37푸른 하늘을 만나게 되어 감사하게 되는 아침이다. 아름다운 봄꽃을 만나게 되니 역시 감사하다. 눈이 늘 풍성하다. 눈이 아름다워지니 마음도 아름답게 물들고 있다. 월요일 아침에 새봄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감사하며 한 주를 열어갔으면 한다. 오늘 아침에는 멈춤이 없는 연습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 선생님들은 가르침의 주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 가르침에 대한 자기 연찬과 연구가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멈춤이 있는 곳에는 발전이 없다. 자전거를 타보면 안 된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지 않으면 나아가지 않는다. 멈추면 제자리에 서있기가 힘들다. 곧 넘어지게 된다. 선생님들의 전문지식에 녹슬지 않고 더욱 실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멈춤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끊임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피는 돌고 돈다. 이 피가 어느 장애물을 만나 멈추게 되면 사망 내지 중상을 입게 된다. 멈추는 것은 안 된다. 흐르고 흘러야 하는 것이다. 실력의 향상을 위해 멈추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실력이 학생들에게 흘러가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흘러 보낼 것이 없으면 마르고 만다. 영국의 어느 가수에게 슬럼프를 극복하고 재기하게
2017-04-24 13:55“아빠, 이 거 받으세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식탁위에 커다란 봉투 하나가 놓여있었다. 봉투는 무려 다섯 개가 나란히 놓여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를 고르란다. “이 게 뭐야?” 난데없는 아들 녀석의 봉투 선물이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엊그제 첫 월급 받았다고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할머니와 조카까지 용돈을 챙겼단다. 순간 눈물이 글썽거리며 잘 말이 나오지 않는다. “우와,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사실 올해 임용고사를 합격해 3월에 첫 발령을 받았는데 첫 월급은 첫 열매라 해서 헌금을 했다. 그러니까 한 달은 거의 거지같이 살았을 게 뻔하다. 더구나 방세 내고 혼자 자취하는데 필요한 부식을 사고 새로운 직원들과 인간관계를 터야 하니 많은 돈이 필요했을 법한데 어떻게 잘도 견뎠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대학시절 계속 고기 집 불판 나르기, 피아노 레슨, 과외 등의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게 있다고 하는데 매몰차게 첫 월급을 몽땅 헌금을 했으니 아마 첫 발령지에서 어떻게 생활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아이의 자립심을 길러 준다고 좀 가혹할 정도로 아들에게만큼은 긴축재정을 했다. 그런데 두 번째 달 몇 푼 안 되는 월급으로 부모님 용돈
2017-04-24 10:02오늘은 일요일이다. 우리 가족이 일월공원 텃밭에 모종을 심는 날이다. 작년에 이어 2년차 텃밭 농사를 짓는다. 그 이전에는 땅이 없어 베란다에서 화분에 농사를 지었다. 고추농사와 방울토마토 농사였다. 그 기르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지 텃밭에 욕심을 냈다. 그래서 작년에 수원시로부터 일월공원 텃밭을 무료로 분양 받았다. 분양기간은 2년. 그러니까 올해가 2년차이자 마지막 농사다. 베란다에서 화분으로 짓는 농사는 농작물을 가까이에서 늘 볼 수 있어 관리하기에는 좋으나 식물의 자람에는 한계가 있다. 식물이 화분 속의 양분을 다 빨아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쇠퇴하기 시작한다. 식물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흙의 선택도 잘해야 한다. 작년도 사용했던 흙이나 남이 버린 흙을 재활용하면 어김없이 실패다. 화분의 여러 가지 단점을 텃밭은 해결할 수 있다. 서울에서 누님이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같이 했다. 모종은 어제 미리 준비했다. 오목동에 위치한 수원농협 경제사업장에서 농부로부터 직접 구입한 것이다. 붉은 고추 모종인데 품종이 ‘장수촌’이다. 고추모종 20그루, 황금색 방울토마토 4그루, 일반방울토마토 4그루를 샀다. 고추모종 4천 원, 방울토마토 모종 값이 4천 8백 원
2017-04-24 09:54봄이 점점 익어간다. 연두색 잎이 눈을 호강시킨다. 마음을 유쾌케 한다. 잎이 꽃처럼 노랗게 물들이는 사철나무도 있다. 봄을 닮아가나 보다. 봄은 새 마음을 준다. 봄은 새 힘을 준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달려 집에 오면 녹초가 된다. 자연의 신비함 속에서 새 힘과 용기를 얻어 매일의 삶을 기쁨으로 이겨내기 바란다. 오늘 아침에는 친절의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지난 수요일 목동에 있는 한 병원에 병문안을 갔다. 인천에서 버스를 타고 또 지하철을 타고 그리고 또 버스를 탔다. 목적지에 잘 도착했다. 내린 곳이 병원 앞이라 돌아갈 때는 반대편에서 버스를 타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길을 건넜다. 버스 타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아들 같은 한 젊은 청년에게 물었다. 너무 친절했다. 몇 십 미터 걸어가서 다음 가는 길을 가르쳐 주었다. 가보니 타고자 하는 시내버스가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 청년의 친절을 가슴에 저축해뒀다. 필요할 때 나도 사용해야지. 일본의 100세 할머니의 시를 읽은 적이 있다.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두어 쓸쓸할 때면 그걸 꺼내 기운을 차리라 그게 연금보다 낫단다.” 저
2017-04-21 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