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가 아직 안 됐는데도 출출하거나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챙겨 먹는 것을 간식(間食)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일본말 ‘かんしょく’에서 왔다고 합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1)간식 → 곁두리, 샛밥, 참, 새참, 군음식 ‘곁두리’는 주로 농사꾼이나 일꾼들이 먹는 음식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샛밥’이라고도 한다. ‘사이에 먹는 밥’이라는 뜻이다. (2)곁두리: 농사꾼이나 일꾼들이 끼니 외에 참참이 먹는 음식. 여기에서 ‘참참이’는 ‘일정한 동안을 두고 이따금’이라는 뜻인데, 이 말은 ‘일을 하다가 이따금 쉬는 시간’을 뜻하는 ‘참참’에 접미사 ‘-이’를 더한 것이다. 이 ‘참참’이라는 말은 다음에 나오는 ‘참’이 겹쳐진 말이다. (3)참 ㄱ. 일을 하다가 일정하게 잠시 쉬는 동안. 한자를 빌려 ‘站’으로 적기도 한다. ㄴ. 일을 시작하여서 일정하게 쉬는 때까지의 사이. ㄷ. 일을 하다가 잠시 쉬는 동안이나 끼니때가 되었을 때에 먹는 음식. ㄹ. 길을 가다가 잠시 쉬어 묵거나 밥을 먹는 곳. 이처럼 ‘참’이라는 말에는 참 여러 뜻이 있다. 시간의 간격을 나타내기도 하고 그 사이에 먹는 음식이나 그것을 먹는 장소를 나타내기도 한다
2014-10-01 17:16우리는 마음속에 오래도록 풀지 않고 담아두는 이야기가 더러 있다. 밖으로 드러내기에는 가슴이 저린, 태우 이야기가 그러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삭히기 벅찼다. 가끔 태우의 흔적이 담긴 학급문집을 보며 개구진 눈매를 기억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하기를 기원했다. 이제 올해가 지나면 십년, 그래도 밖으로 드러내기는 힘들었지만 용기를 냈다. 어엿한 청년 태우를 상상하면서. 엄마를 위해 회사원이 되고 싶다던 태우, 다 큰 늠름한 모습 속에도 개구진 눈매는 여전하리라. 오늘 따라 다 큰 태우와 열두 살의 왜소한 태우가 오버랩 돼 눈에 어른거린다. 교사인 나의 마음이 이러할 진데, 태우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 수상의 기쁨에 앞서 아픈 아이, 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르는 이 땅의 모든 장한 어머니들께 힘찬 박수를 보낸다. 그녀들의 눈물과 땀과 애정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녀들의 헌신적인 노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임을…. 더불어 오늘도 장애우를 맡아 힘겹게 교육에 임하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의 수고 또한 잊지 않기를.
2014-10-01 17:10태우는 그날 아침에도 교실 문 앞까지 엄마의 등에 업혀왔다. 아침 회의를 마치고 계단을 올라오는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자 특유의 눈매를 반달로 만들며 선생님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는 것이었다. 라일락이었다. “선생님, 태우가요, 등에 업혀오다 어디서 향기가 난다며 고개를 들고는 손짓을 하더라고요. 저기라며. 교문 바로 지나서요. 잠깐 향기나 맡으라고 멈춰 섰더니 똑 따는 거예요. 안된다고 하니, 킬킬 웃으며 엎드리더라구요. 선생님, 혼 좀 내주세요.” 태우 엄마의 말을 흘려들으며 손에 쥔 꽃을 코언저리에 가까이 대보았다. 향기로웠다. 짐짓 표정은 향기를 못 맡은 척 “이 녀석” 한마디 하며 눈을 슬며시 흘겨주었다. 태우를 처음 만난 것은 삼월의 둘째 날이었다. 삼월이라 하지만 며칠 전 내린 눈이 바로 녹지 않아 길 곳곳이 질척이고, 쌓아놓은 눈이 구정물을 뒤집어 쓴 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다. 그런 날 아침, 태우는 엄마의 등에 업혀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아이가 둘러멘 가방의 무게로 엄마는 더욱 힘이 들어보였다. 아이는 심장이 약했던지라 4층까지 혼자 걸어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특히 몸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날에는 더욱 그랬다. 요즘이야 비상용 엘리
2014-10-01 17:0823년차 고등학교 교사인 김 모씨는 최근 자신도 모르게 몸을 긁는 날이 많아졌다. 대중목욕탕에서 때도 밀고 샤워 후 바디로션도 꼼꼼히 발랐지만 가려움이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옷이 살에 조이는 허리와 발목은 더 심했다. 가려워 긁다 보니 가끔은 피까지 났다. 간지러움과 쓰라진 증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결국 그는 피부과를 찾아 연고와 약을 처방받았다. 수업환경 개선사업으로 친환경 칠판을 사용하는 곳이 늘었지만 칠판과 분필을 사용하는 교실이 여전히 많다. 그러다 보니 교사와 학생은 분필가루로 인한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적인 것이 호흡기질환과 피부트러블, 건조증이다. 분필을 사용하거나 지우는 과정에서 생긴 작은 입자의 석고가루가 입, 코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각종 호흡기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이미 폐렴, COPD와 같은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상태가 더 악화된다. 분필의 원료인 석고가루는 피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공의 크기는 0.02~0.05mm. 분필가루 입자의 크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지만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비슷하다고 했을 때 모공보다 현저하게 작다. 미세먼지의 입자는 10㎛가량이고 2.5
2014-09-18 20:412013 교단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문자를 받고 감사하면서도 부끄러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아이들을 위해 훌륭한 교육을 펼치고 있을 텐데, 제가 이런 좋은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단에 서면 마음을 늘 한결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시선을 맞추고 살아가자’는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글의 주인공인 아이도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는 데에는 서툴렀지만, 동시조 창작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고, 그로 인해 세상과 소통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아 참 기뻤습니다. 며칠 전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들이 찾아오겠다고 연락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선생님이 조금 먼 곳으로 전근 가는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였습니다. 아이들이 무척 기특하고 착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언제까지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09-18 19:45“선생님, 저 진규(가명)에요. 오늘 찾아뵈려고 하는데, 전근 가신 학교가 어디에요?” 수업이 끝나고 잠시 쉬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낯익은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아이의 얼굴과 함께 작고 앙증맞은 개망초 꽃이 떠올랐다. 작년 이맘때 즈음이었다. 새 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진규가 현일(가명)이와 화장실에서 치고 박고 싸우고 있어요.” 다급하게 교실로 뛰어온 우리 반 아이를 따라 화장실로 뛰어 갔다. 그곳에 내가 도착했을 때 현일이는 진규에게 맞아서 얼굴이 멍든 상태였고, 주먹을 불끈 쥔 진규의 눈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두 아이를 교실로 데려 와 자초지종을 들었다. 현일이가 진규를 부모도 없는 고아라고 놀리는 바람에 화가 난 진규가 현일이를 주먹으로 쳤던 것이다. 진규는 학기 초부터 말수가 적었다. 그날 처음으로 진규의 가정사를 들었다. 엄마는 집을 나간 지 오래됐고, 아빠는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에는 진규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대화하는 내내 진규는 먼 산만 응시했다. 더 이상 학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 무의미하게 느껴져 진규와 함께 가까운 용왕산에 올랐다. “진규야,…
2014-09-18 19:44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결혼을 하면 으레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 맞벌이를 하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만큼 가정 살림살이가 남편 혼자 벌어서는 꾸리기 어려운 여건 때문일 것이다. (1) 맞벌이를 해야 그나마 살지, 남편 혼자 벌어서는 어려워요. (2) 그 부부는 신혼 때부터 맞벌이를 해 벌써 큰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다. ‘맞벌이’는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을 이르는데, ‘서로 똑바로 향하여’의 뜻인 ‘마주’가 줄어든 ‘맞-’에 ‘(돈을)벌다’에서 파생된 ‘벌이’가 결합한 말이다. ‘맞벌이’와 발음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 말이 ‘막벌이’다. 김동인의 소설 ‘감자’는 개화기에 ‘복녀’라는 여인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복녀가 결혼을 한 후 생활이 어려워지자 막벌이꾼으로 전락해 평양성으로 들어오는 대목이 나온다. (3) 그들 부처는 여러 가지로 의논하다가 하릴없이 평양성 안으로 막벌이로 들어왔다. ‘막벌이’라는 말은 아무 일이든지 닥치는 대로 해서 돈을 버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을 ‘막노동’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막일’이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다. (
2014-08-13 19:19샴푸, 에센스 등 의약외품에 의존하면 안 돼 육안으로 확인되면 이미 늦어…초기진단 중요 중학교 교사인 A씨는 정수리 부위 탈모로 고민이 많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용모,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다. 그러나 2년 전부터 탈모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자리에 앉아 학생들을 훈계할 때면 정수리 탈모가 들킬까봐 걱정부터 앞선다. 탈모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두피의 성모(굵고 긴 털)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연모(굵기가 가늘고 짧은 털)와 달리 성모가 빠질 경우 미용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상인에서도 머리카락이 하루 70~100개 정도까지는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자고 난 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가 넘으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탈모의 원인과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흔히 ‘대머리’라고 하는 안드로겐탈모증의 경우 유전적 원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중요한 인자다. 원형탈모증은 자가 면역 질환의 하나로 면역세포의 이상으로 모낭이 공격을 받아 탈모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 외에 영양결핍, 특정 약물 사용, 출산, 심한 발열
2014-07-03 19:25지난 1년 간 저와 아이들이 함께한 체험들은 우리가 동시에 커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데 선생님의 공이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역으로 선생님을 성장시키는 일등공신 또한 아이들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손잡고 같은 곳을 걸어간다는 것은 퍽이나 따듯한 일입니다. 학급의 체험 행사 후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1년간의 행사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물음에 아이들은 ‘리빙 라이브러리’를 꼽았습니다. 교과로만 만나던 선생님들이나 평소 만나고 싶은 분들을 책으로 대출해서 삼삼오오 인생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값진 추억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재능기부를 해주신 한 사람 책은 행사 후 제게 메일을 보내오셨습니다. “각설하고, 어제의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에게 뭔가 가르치는 일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가르치는 사람 자신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겼습니다. 학생들의 눈빛을 접하고 마음이 좋았습니다. 서투른 문답과 강연에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뿌듯하고 동시에 부끄러운, 그런 선물을 주셨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열 분의 사람 책들에게 이 수상의 기쁨을 돌려드려 마땅할 것입니다. 이 기회를 통
2014-06-12 16:55(1)책을 읽지 않을 권리 (2)건너뛰며 읽을 권리 (3)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책을 다시 읽을 권리 (5)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7)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읽고 나서 아무 말도 않을 권리. 이 신성한(?) 10가지 권리는 프랑스의 교사이자 작가인 다니엘 뻬냑이 그의 책 ‘소설처럼’에서 천명한 독자의 권리이다. 독자, 특히 그 독자가 학생이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할 독자의 권리를 학급 도서 100여권의 내지에 다 붙여 놓았다. 비교적 도서관 시설이 좋은 우리학교에서 굳이 학급문고를 만들게 된 사연은 이러하다. 전임 학교에서 4년 근무를 마치고 새 학교로 둥지를 틀어 1학년 담임을 맡게 됐다. 3월 어느 날, 전 학교에서 역시 1학년 담임을 하며 나머지 2년을 지켜봐온 한 제자에게서 카카오톡으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저 〇〇예요. 새 학교로 옮기셨다고 들었어요. 선생님과 함께 한 동아리 트루바도르(troubadour)가 지금 제 공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그때 읽은 책과 체험 덕분으로 이렇게 대학교 생활도 잘하고 있답니다
2014-06-12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