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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의 첫걸음, 고마움부터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을까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교사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부모는 자녀가 잘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하지만 아이는 원하는 대로 자라주지 않고, 부모는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불안감을 떨쳐낼 비법이 있다. 바로 ‘자녀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아이는 그저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기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그 시선을 잃는다. 잘 먹어야, 잘 자야, 무엇이든 잘해야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존재는 곧 조건으로 바뀌고, 그 조건이 채워지지 않으면 실망과 짜증,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까지 따라온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고마움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잘했어’는 성과, ‘고마워’는 존재 중심

 

자녀가 부모의 마음에 드는 행동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잘했다’, ‘역시 너는 최고야’라는 말을 하게 된다. 이러한 칭찬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처럼 들리지만, 때로는 조건적인 사랑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잘했어’는 결과에 반응하는 말이다. 성적이 좋을 때, 숙제를 끝냈을 때, 착한 행동을 했을 때 쓰게 된다. 그 결과에 따라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는 아이는 다음에도 ‘잘해야 사랑받는다’는 조건적 사고를 가지기 쉽다. ‘최고야’도 마찬가지다. 이 말은 누군가와의 무의식적인 비교를 포함하고 있다. 칭찬을 받는 순간은 좋지만 비교의식은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지금은 최고지만, 다음엔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따라 붙는다.

 

‘잘했다’, ‘최고다’라는 말 대신 ‘고마워’로 바꾸면 어떨까? 고마워는 결과와 상관없이 아이의 존재와 노력 자체에 반응하는 것이다. “인사를 잘하네” 대신 “인사해줘서 고마워”로 바꾸어보자, “식탁에 물 올려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되는 의미있는 존재로 느끼게 된다. 즉, 자기 존중감과 긍정적 사회성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관계 회복과 감정 연결

 

부모가 자녀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품고 살아간다고 해도 아이는 실수하고, 문제를 만들고, 부모를 화나게 할 수 있다. 이럴 때야말로 고마움의 태도가 가장 큰 힘이 된다. 존재에 대한 ‘고마워’라는 말을 자주 들은 아이들은 자신의 행위와 존재를 분리해서 부모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평소 존재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부정적 상황에서 부모의 교정은 존재를 부정하는 말로 들리게 된다. “왜 그랬어!” 대신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다시 해보려고 하는 너의 마음이 고마워” 이런 말은 훈육과 동시에 부모에 대한 신뢰와 정서적 연결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

 

‘고마워’라는 말은 존재에 대한 존중이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은 존재로서 존중받는 경험이다. 이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란다. 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작고 일상적인 표현이 가장 깊은 울림을 만든다.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고 자녀를 바라보며 이유 없이 조건도 없이 그냥 말해보자. “오늘도 고마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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