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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6년째 계속된 '사랑의 헌금'


서울정진학교 金智培 행정실장 선행 화제

▩구세군 냄비가 등장하는 세밑. 해마다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익명의 인물을 입에 올리며 우리는 소외된이에 대한 관심을 접고 살았던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숨겨진 곳에서 남을 돕는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서울정진학교 김지배 행정실장(45). 그의 선행은 연말정산시 기백만원에 이르는 기부금 공제액수 때문에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6년째 계속
되온 '사랑의 헌금'.(김실장은 기부금을 이렇게 부른다) 그러나 그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어렸을 때부터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였죠. 그러다 우연찮게 여수에 사는
누님과 함께 뇌성마비 아이들이 기거하는 '동백원'을 방문하게 됐고 그 때부터 계속 '헌금'을 하고 있지요"
94년 '동백원' 방문 이후 김실장은 매달 형편이 되는 대로 '헌금'을 보냈다. 동백원 뿐 아니라 꽃동네, 천사의집 등에도 그의 '사랑의
헌금'은 이어졌다. 한달이라도 빠뜨리면 왠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98년 그는 서울남부교육청에서 정진학교(교장 김효진)로 발령을 받았다. 수많은 학교 중에서 정신지체 특수학교인 정진학교에 오게 된 것을 김실장은
'인연'이라 말한다. '동백원'의 인연이 계속된다는 느낌때문이었다.
그는 행정실장으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설립된지 10년이 된 학교는 구석구석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바닥·도색공사,
공구실, 가사실습실도 만들어야하고 너무 낡아 위험한 아이들의 등하교 버스도 교체해야 했다. 시설비용을 따오기 위해 거의 매일 교육청을 찾았다.
IMF로 예산이 삭감된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들었지만 끈질긴 설득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김실장은 또 '손재주'(조경2급 기사자격증도 갖고 있는 그는 틈이 나면 학교의 나무손질도 한다)를 살리고 봉사도 하기위해 이용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금은 학교 아이들의 머리만 잘라주고 있지만 앞으로는 양로원 이발봉사도 할 계획이다.
"이맘때면 삐뚤빼뚤 알아보기 힘든 글씨로 쓰여진 '동백원' 아이들의 감사편지 한 장이 날아옵니다. 그 편지는 언제나 제게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축복 받은 삶인지를 깨닫게 하지요"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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