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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추석, 뿌리를 잇고 세계를 연결하는 교육의 시간

가을 하늘이 높고,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면 한민족의 가장 큰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한가위, 가배, 중추절 등으로 불리는 이 날은 단순한 연휴가 아닌, 조상과 자연,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이 날의 의미를 대변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그 의미는 점차 흐려지고 있다. 이제 교육은 묻고 가르쳐야 한다. “우리는 왜 추석을 지내는가?”, “그 안에 어떤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가?”

 

추석, 전통을 통해 배우는 삶의 가치

추석은 단지 조상을 기리는 의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본질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 공동체의 연대, 그리고 감사의 정신에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명기해 본다.

 

첫째, 자연과의 공존이다. 추석은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절기다. 농경사회의 뿌리 깊은 삶의 방식 속에서 인간은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왔다. 오늘날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체험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소중한 교육적 기회가 될 수 있다.

 

둘째, 공동체 정신이다.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이웃과 정을 나누는 추석은 분열과 경쟁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 필요한 '함께함'의 가치를 전한다. 교육은 단지 개인의 성장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셋째, 감사와 존중의 태도다.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는 예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세대 간의 존중과 기억을 되새기게 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기억하는 힘'은 곧 인간됨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속의 추석, 문화는 다르되 마음은 같다

놀랍게도 추석과 유사한 문화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면, 학생들은 우리 문화를 깊이 이해함과 동시에 타문화를 존중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중국의 중추절은 우리 추석과 시기와 의미가 비슷하다. 월병을 나누며 가족 간 정을 나누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빈다. 베트남의 뗏쭝투는 어린이를 위한 축제로, 추석과 달리 아이들이 중심이 된다.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크다. 미국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역시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명절이다. 다만 종교적 색채와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

 

이러한 명절은 문화는 달라도 공통적으로 감사, 나눔, 공동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를 비교·탐구하게 한다면, 문화 간의 다양성과 공통성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 방안

 

1. 통합교과형 프로젝트 수업

국어 시간엔 추석 관련 시와 설화를 읽고, 감상문이나 창작 시 쓰기를 하게 한다. 사회 시간엔 명절의 역사적 기원과 변화, 세계의 유사 문화를 조사하도록 한다. 과학 시간엔 음력과 달의 변화, 보름달 현상을 학습할 수 있다.

 

2. 세대 간 소통 활동

‘조부모 인터뷰’, ‘가족에게 듣는 옛 추석 이야기’ 활동 등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고,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게 한다.

 

3. 전통문화 체험의 날 운영

송편 만들기, 강강술래, 윷놀이, 한복 체험 등 학생들이 전통을 ‘몸으로 익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체험이 아닌, 의미와 맥락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세계 명절 문화 전시회

학급별로 다른 나라의 추수 명절을 조사하고, 전통 음식·의상·놀이 등을 소개하는 ‘명절 박람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는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고, 세계 시민교육으로 확장할 것이다.

 

뿌리를 아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화된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지만, 진정한 세계인은 자신의 뿌리를 아는 사람이다. 추석은 우리에게 단지 명절이 아니라, 정체성과 가치, 공존과 감사, 기억과 연대의 교육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송편을 빚고, 보름달을 이야기하며, 세계의 유사한 문화를 탐구하는 그 순간, 교육은 지식이 아니라 삶을 가르치는 일이 될 것이다. 전통은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는 다리다.

 

추석이라는 문화 자산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더 넓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세계 시민으로 자랄 수 있다. 이 가을, 교실에서 추석이 살아있는 교육의 소재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울림이 아이들의 가슴에 오래도록 간직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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